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0414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ㆍ사기ㆍ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공2008상,494]
판시사항

유사수신행위의 금지에 관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위반(사기)죄의 관계(=실체적 경합범)

판결요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 그 자체에는 기망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이러한 위 법률 위반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는 각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서로 행위의 태양이나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어 양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로 봄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그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손익수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채증법칙 위배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상습사기의 점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상습으로, 공소외 1 등과 함께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공소외 3을 비롯한 속칭 ‘모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을 동원하여 2004. 9.경부터 2004. 12. 31.경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주식대금 명목으로 총 4,680회에 걸쳐 합계 16,719,035,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공소외 2 주식회사 설립에 일부 관여하고 모젠 기술을 빌미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경영에 어느 정도의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투자자들이 납부한 주식대금 중에서 1,671,903,500원을 공소외 2 주식회사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사실을 인정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공소외 1 등과 함께 직접 피해자들인 투자자들로부터 16,719,035,000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다( 대법원 1990. 10. 26. 선고 90도1229 판결 ,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2234 판결 등 참조).

검사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이는 “사람을 기망하여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로서 형법 제347조 제2항 의 구성요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직접 재물을 편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 본인이 직접 167억여 원을 편취’한 것으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된 바 없음이 기록상 분명한 ‘제3자로 하여금 16억여 원을 취득하게 하였다’는 사실을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도 없이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인정 사실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보고, 특히 일죄로 기소된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위반(사기)죄의 일부의 점에 대하여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점과 이 사건의 진행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위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을 형법 제347조 제2항 소정의 사기죄로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지는 아니하므로 원심이 이를 직권으로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채증법칙 위배 등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ㆍ상습사기ㆍ유사수신행위의 각 점(다만, 앞에서 무죄로 판단한 일부 상습사기의 점은 제외)을 유죄로 인정하고,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4에 대한 사기죄와 관련하여 2005년 7월경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2003. 5. 29.부터 2003. 7. 31.까지 5,000만 원을 투자형식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으로서 범죄사실과 편취금액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다르므로,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공소제기가 공소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특경법 위반(사기)죄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규제법’이라 한다)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공소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특경법 위반(사기)죄와 유사수신규제법 위반죄의 상호관계에 관한 주장 등에 대하여

유사수신규제법 제3조 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 그 자체에는 기망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이러한 위 법률 위반죄와 특경법 위반(사기)죄는 각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서로 행위의 태양이나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어 양 죄를 상상적 경합관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로 봄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그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707 판결 ,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도742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판시 제2의 가. 상습사기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외 5와의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동인 등으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고 인정하면서, 그 판시 제3의 유사수신행위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외 5와의 공모에 의한 범행으로 인정하였다 하여 여기에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처분문서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 주장에 대하여

형사재판에 있어서는 처분문서라 하여도 이를 배척하는 이유 설시를 하여야 한다는 법칙이 없으며 경험칙 내지는 논리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한 그 증거취사는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3. 3. 8. 선고 81도3148 판결 참조), 이와 다른 입장에서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박시환(주심) 김능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