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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71724 판결
[주권인도][미간행]
판시사항

[1] 구 섭외사법 제9조 전단에 따른 준거법의 결정 기준

[2]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법률행위를 취소하기 위한 요건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호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2001. 6. 21.자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의 효력에 관한 법적 판단을 함에 있어 그 준거법으로 일본 민법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대한민국 민법을 적용한 원심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상고이유는 당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제기된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 나아가, 이 사건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적용할 준거법에 대하여 살펴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대한민국 민법을 준거법으로 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합의 당시 시행되던 구 섭외사법(1962. 1. 5. 법률 제966호로 제정되어 1999. 2. 5. 법률 제5809호로 개정된 것) 제9조 에서는, ‘법률행위의 성립 및 효력에 관하여는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적용할 법을 정한다. 그러나 당사자의 의사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행위지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준거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이 사건 합의에 포함되어 있는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할 것이며,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이 사건 합의의 성립 배경과 그 경위, 기타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합의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5614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적용할 준거법은 대한민국 민법으로 정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묵시적 의사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

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착오에 기한 이 사건 합의의 취소 주장에 관하여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이에 비추어 볼 때, ①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원고들( 소외 1의 장남인 망 소외 2의 상속인들)이 피고( 소외 1의 차남)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한 (이름 생략)주식회사의 주식 3,000주( (이름 생략)주식회사가 발행한 총 주식의 30%에 해당함.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는 소외 1이 망 소외 2에게 명의신탁한 것이 아니라 증여한 것이고,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을 소외 1로부터 명의신탁받은 것이라고 믿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②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반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합의 체결 당시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을 피고에게 양도하기를 소외 1이 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직접 또는 변호사를 통하여 전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의 양도와 관련한 소외 1의 의사에 관하여 착오에 빠지게 되었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고, ③ 설사 원고들이 피고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고 나서, 또는 다른 경위로 인하여 이 사건 주식을 피고에게 양도하는 것이 소외 1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착오에 빠졌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그 합의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착오가 없었다면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④ 나아가, 설사 원고들에게 위 주장과 같은 착오가 있었고 그러한 착오가 이 사건 합의에 있어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동안의 (이름 생략)주식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경과, 원고들과 소외 1 사이의 다수의 소송수행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전에 어떠한 형태로든 소외 1의 의사를 확인해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확인해보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합의에 대하여 원고들의 착오를 이유로 그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착오를 이유로 한 법률행위의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사기에 기한 이 사건 합의의 취소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반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측이 이 사건 합의 체결 당시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을 피고에게 양도하기를 소외 1이 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전하여 원고들을 기망하였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설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이 오로지 그와 같은 기망행위 때문에 판단을 잘못하여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기를 이유로 한 법률행위의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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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9.14.선고 2004나27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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