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4도2581 판결
[입찰방해·배임수재·배임증재][공2007.2.1.(267),245]
판시사항

[1] 입찰방해죄에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의 의미 및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로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여부(소극)

[2]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 입찰에서 여러 회사가 각자 입찰에 참가하되 누구라도 낙찰될 경우 동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로 하여금 휴게소를 운영하기로 합의한 후 입찰에 참가한 경우 입찰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3]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 배임수증재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1] 입찰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고, 여기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그 행위에는 가격결정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되고, 입찰참가자들 사이의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로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입찰참가자들 중 일부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입찰방해죄는 성립한다.

[2]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 입찰에서 여러 회사가 각자 입찰에 참가하되 누구라도 낙찰될 경우 동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로 하여금 휴게소를 운영하기로 합의한 후 입찰에 참가한 경우 입찰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3] 형법 제357조 제1항 의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고 같은 조 제2항 의 배임증재죄는 제1항 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법문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다만, 그 다른 사람이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나 그 밖에 평소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다른 사람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음으로써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은 것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할 수 있다.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1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서희종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입찰방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3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입찰방해의 점(피고인 1 변호인의 상고이유 제1점 및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입찰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고, 여기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그 행위에는 가격결정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그리고 입찰참가자들 사이의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로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과의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입찰참가자들 중 일부와의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입찰방해죄는 성립한다 ( 대법원 2006. 6. 9. 선고 2005도8498 판결 참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판시 입찰방해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피고인 1 변호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입찰방해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나 나아가 원심이, 피고인 2, 3이 피고인 1 및 제1심 공동피고인 4와 공모하여 이 사건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입찰은 천안논산고속도로 주식회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자를 선정하기 위해 실시한 입찰로서, 3년간 매년 연매출액이 30억 원 이상인 업체만이 입찰참가자격이 있고, 입찰절차는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이 제출한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회계법인의 재무평가를 거쳐 그 점수가 상위 50%의 순위에 포함되는 업체만을 입찰참가대상업체로 선정한 다음(1차 서류심사), 그 업체들로 하여금 미리 공개된 임대료 요율의 상한과 하한의 범위 내에서 임대료 요율을 기재하여 응찰하도록 하고 그 중 최고 요율로 응찰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되, 최고 요율 응찰자가 2인 이상일 경우 추첨에 의해 낙찰자를 정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4는 자신이 운영하던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연간 매출액 30억 원 이상이라는 입찰참가자격을 갖추지 못하자 천안논산고속도로 주식회사의 직원인 피고인 1의 조언에 따라 피고인 3을 찾아가 그가 운영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입찰에 응찰하여 낙찰하게 되면 동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휴게소를 운영하도록 하자고 제의하면서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 입찰참가자격이 있는 다른 여러 업체를 모집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 이에 피고인 3은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 2와 공소외 4{ (명칭 생략)물산 운영}, 공소외 5{ (명칭 생략)농산 운영} 등을 만나 각자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 이름으로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하되 어느 업체라도 낙찰되면 동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로 하여금 휴게소를 운영하도록 하자고 제의하여 동의를 받은 사실, 그 무렵 그들은 입찰은 제1심 공동피고인 4가 운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모두 위임하여 그 회사로 하여금 입찰참가절차를 주관토록 하고, 신설회사의 경영 및 휴게소 운영도 제1심 공동피고인 4가 담당하며, 신설회사의 지분은 공소외 1 주식회사 40%, 공소외 2 주식회사(피고인 3) 30%, 공소외 3 주식회사(피고인 2), (명칭 생략)물산 및 (명칭 생략)농산 각 10%로 정한 사실, 그 후 제1심 공동피고인 4의 아들인 공소외 6은 위 각 회사들을 돌며 입찰관련서류와 위임장, 사용인감, 인감증명서 등을 받아 이를 이용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스스로 위 각 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한 사실, 이 사건 입찰에는 모두 7개의 회사가 참가하여 1차 서류심사(재무평가)를 통해 그 중 상위 50%에 포함된 회사로 (명칭 생략)식품과 피고인들 측 회사인 공소외 3 주식회사(피고인 2) 및 공소외 2 주식회사(피고인 3) 등 3개 회사가 선정되었고, 그 회사들이 모두 상한 요율로 응찰함으로써(임대료 요율의 상한과 하한이 공개되어 있어 낙찰받기 위해서는 사실상 상한 요율로 응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추첨으로 피고인들측의 회사인 공소외 3 주식회사(피고인 2 운영)가 낙찰된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 2, 3은 피고인 1 및 제1심 공동피고인 4와 순차 통모하여 이 사건 입찰에서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 피고인 2, 3이 운영하는 회사와 (명칭 생략)물산 등 여러 회사가 각자 입찰에 참가하되 어느 회사라도 낙찰될 경우 동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휴게소를 운영하기로 합의한 후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한 것이라 할 것인바, 사정이 그와 같다면, 이는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회사가 입찰에 참가한 것이면서도 단지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회사가 입찰에 참가한 것처럼 가장한 것에 불과한 것일 뿐 아니라, 그와 같이 하여 낙찰된 후 새로운 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휴게소를 운영하도록 하는 것은 당초 연간 매출액 30억 원 이상이라는 요건으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였던 것이나 재무평가(서류심사)를 통해 상위 50% 순위 이상의 회사를 선발하였던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서,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여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비록 새로 설립된 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휴게소를 운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천안논산고속도로 주식회사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 할지라도 천안논산고속도로 주식회사의 직원과 통모한 이 사건에서 그와 같은 위험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견지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 3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입찰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배임수증재의 점(피고인 1 변호인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인 2 변호인 및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2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앞으로 휴게소 운영과 관련하여 업무편의를 봐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에 응하여 그 대가로 이 사건 휴게소 내 제과·제빵 판매점 2개소의 영업권 시가 1,000만 원 상당을 넘겨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고인 2는 그와 같이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형법 제357조 제1항 의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고 같은 조 제2항 의 배임증재죄는 제1항 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법문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다만, 그 다른 사람이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나 그 밖에 평소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다른 사람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음으로써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은 것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자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위 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판매점에 관한 점포임대계약을 체결하여 영업권을 취득하였던 사람은 피고인 1이 아니라 그의 처제인 공소외 7이었던 사실은 알아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이 사건 판매점의 영업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1, 2에 대하여 배임수증재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공소외 7이 이 사건 판매점의 명목상 영업주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영업주는 피고인 1이었다거나 혹은 피고인 1이 공소외 7의 생활비나 그에 대해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이로 인해 그만큼의 지출을 면하게 되었다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피고인 1이 이를 직접 취득한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 1과 공소외 7 사이에 피고인 1이 이 사건 판매점의 영업권을 직접 취득한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본 연후 이 사건 배임수증재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이에 관한 충분한 심리도 없이 섣불리 피고인 1이 이 사건 판매점의 영업권을 취득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배임수증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나아가 피고인 1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영업권을 취득한 것이라면 추징액은 그 영업권의 객관적 가액이어야 할 것이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단순히 영업권을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면서 받은 금액 전부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추가 심리를 통해 피고인 1에 대한 배임수재죄가 유죄로 인정되어 위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명하고자 한다면 위 영업권의 객관적 가액에 관한 심리도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배임증재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다음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을 찾아볼 수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판시 배임수재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 판시 입찰방해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위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입찰방해 부분도 파기하여 이 부분 각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피고인 3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박일환

arrow
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공주지원 2004.1.9.선고 2003고단555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