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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다5389 판결
[예금반환][공2004.6.1.(203),870]
판시사항

[1] 민법 제470조 에 규정된 '채권의 준점유자'의 의미 및 행위자가 채권자의 대리인이라고 하면서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예금주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예금주의 통장과 인감을 소지하고 예금반환청구를 한 경우, 은행이 예금청구서에 나타난 인영과 비밀번호를 신고된 것과 대조 확인하는 외에 주민등록증을 통하여 예금주와 청구인의 호주가 동일인이라는 점까지 확인하여 예금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470조 에 정하여진 채권의 준점유자라 함은, 변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반의 거래관념상 채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믿을 만한 외관을 가지는 사람을 말하므로 준점유자가 스스로 채권자라고 하여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대리인이라고 하면서 채권을 행사하는 때에도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한다.

[2] 예금주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예금주의 통장과 인감을 소지하고 예금반환청구를 한 경우, 은행이 예금청구서에 나타난 인영과 비밀번호를 신고된 것과 대조 확인하는 외에 주민등록증을 통하여 예금주와 청구인의 호주가 동일인이라는 점까지 확인하여 예금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승희)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조흥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성 담당변호사 강성 외 4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소외 1은 1995. 8. 29. 피고에게 가계금전신탁(계좌번호 1 생략)을 기본계좌로 하여 거치식 신탁예금인 일반불특정금전신탁(계좌번호 2 생략)에 800만 원을 만기 1997. 8. 29.로 정하여 예치하였다.

(2) 소외 1은 1997. 7. 20. 사망하였고, 유족으로는 오빠인 원고가 있다.

(3) 소외 2는 소외 1의 신탁예금통장과 신고한 인감을 소지하고 1997. 8. 30. 피고에 대하여 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예금지급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소외 2가 작성한 지급청구서의 인감과 비밀번호가 신고된 것과 동일하며, 예금주 소외 1과 소외 2의 신분증의 호주명이 '소외 3'으로 동일한 것을 확인하고 예탁원리금 10,098,582원을 지급하였다.

(4) 피고의 금전거래신탁기본약관 제26조 제1항에는 "은행은 지급청구서 등에 표기된 인영(또는 서명)을 신고한 인감(또는 서명)과 육안에 의하여 상당한 주의로써 대조하여 틀림없다고 인정하여 지급 등의 처리를 한 경우에는 거래인감(또는 서명)과 지급청구서 등의 도용·위조·변조, 비밀번호의 누설이나 그 밖의 어떠한 사고로 말미암아 거래처에게 손해가 발생하여도 그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피고가 예금주 소외 1의 통장, 인감을 소지하고 있는 소외 2에게 예금을 지급한 것은 민법 제470조 에 정하여진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1) 피고의 업무지침에 의하더라도 '예금의 지급시 보통 때의 거래상태로 보아 찾는 금액이 너무 많거나 말, 행동 등에 의심이 가는 경우는 가급적 본인에게 확인한 후 지급할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예금주가 아닌 사람이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 그 사람이 평소에 예금주를 대신하여 은행과 거래관계를 한 적이 있는 사람임을 전제로 그러한 사람이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의심이 가는 경우에는 예금주에게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 피고는 소외 2가 예금주 소외 1이 아님을 알게 되었음에도 예금주인 소외 1에게 해지 및 예금인출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소외 2로부터 소외 1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 등의 서류를 제출받지 아니하고, 소외 2가 예금인출 이전에 소외 1을 대신하여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신탁예금에 관한 거래관계를 하였음을 알아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소외 2가 이 사건 신탁예금을 해지하고 전액의 인출을 요구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소외 1에 대한 확인 없이 소외 2에게 신탁예금의 원리금 전액을 지급한 행위는, 피고가 소외 1의 호주명과 소외 2의 호주명이 동일함을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선의이며 과실 없는 변제라고 보기 어렵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민법 제470조 에 정하여진 채권의 준점유자라 함은, 변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반의 거래관념상 채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믿을 만한 외관을 가지는 사람을 말하므로 (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24598 판결 참조) 준점유자가 스스로 채권자라고 하여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대리인이라고 하면서 채권을 행사하는 때에도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하고 ,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는 변제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때에는 채권을 소멸시키는 효력이 있으므로 채무자는 그 채무를 면하게 된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97. 8. 30. 예금주 소외 1의 예금통장과 인감을 소지하고 있던 소외 2로부터 신탁예금의 만기 후에 예금반환청구를 받고, 예금청구서에 찍힌 인영과 신고인감이 동일하며 지급청구서에 적힌 비밀번호가 신고한 비밀번호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다음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소외 1과 소외 2의 호주의 이름이 '소외 3'으로 동일하다는 점까지 추가로 확인하고 소외 2의 주민등록증을 사본한 후에 신탁원리금을 반환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비록 예금주인 소외 1이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외 2는 예금주의 대리인이라고 하면서 예금채권의 반환을 구하는 사람으로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하고, 예금주 소외 1의 사망사실을 알지 못하는 피고로서는 소외 2가 수령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수령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은 데 과실도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비록 피고의 내부업무지침에 예금의 지급시 보통 때의 거래 상태로 보아 찾는 금액이 너무 많거나 말, 행동 등에 의심이 가는 경우에는 가급적 본인에게 확인한 후에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예금주의 대리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예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사람이 은행과 거래를 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그 수령권한이 의심스러운 때의 주의의무의 내용을 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되고, 반드시 그 사람이 평소에 예금주를 대신하여 은행과 거래관계를 한 적이 있는 사람임을 전제로 그러한 사람이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에 의심이 가는 때에 예금주에게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아니한다.

이와 달리 피고의 소외 2에 대한 예금지급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변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470조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령위반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배기원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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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12.11.선고 2003나2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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