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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350 판결
[소유권보존등기등말소][공2002.6.15.(156),1234]
판시사항

[1] 건축허가서의 사법상 효력 및 건축허가가 타인의 명의로 된 경우 건물 소유권의 취득관계

[2]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의 법률관계

[3]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미완성 건물을 인도받아 완공한 경우, 그 소유권의 원시취득자(=원래의 건축주) 및 독립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의 요건

판결요지

[1] 건축허가는 행정관청이 건축행정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수허가자에게 일반적으로 행정관청의 허가 없이는 건축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 금지를 관계 법규에 적합한 일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줌으로써 일정한 건축행위를 하여도 좋다는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행정처분일 뿐 수허가자에게 어떤 새로운 권리나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건축허가서는 허가된 건물에 관한 실체적 권리의 득실변경의 공시방법이 아니며 추정력도 없으므로 건축허가서에 건축주로 기재된 자가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기 비용과 노력으로 건물을 신축한 자는 그 건축허가가 타인의 명의로 된 여부에 관계없이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

[2]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법 제131조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허가명의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목적이 대지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경우가 일반적이라 할 것이고, 이 경우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은 일단 이를 건축한 채무자가 원시적으로 취득한 후 채권자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침으로써 담보 목적의 범위 내에서 위 채권자에게 그 소유권이 이전된다고 보아야 한다.

[3] 건축주의 사정으로 건축공사가 중단되었던 미완성의 건물을 인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마치고 완공한 경우, 그 건물이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원래의 건축주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고,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주벽이 이루어지면 독립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의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참조판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득수)

피고,상고인

김옥곤 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영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원고들은 안산시 고잔동 540의 15 대 1355.6㎡(이하 '이 사건 대지'라고 한다)의 공유자들 중 일부인 사실, 피고 김옥곤은 1986. 8. 1. 당시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대지의 공유자 30인을 대표한 원고 1과 사이에, 이 사건 대지상에 위 피고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상가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을 위 피고의 비용으로 건축한 다음 그 중 지상 1층(단 주차장 부분 제외, 지상 1층의 주차장은 이 사건 대지의 공유자들이 사용권만을 갖기로 하였다)은 위 공유자들의 소유로 하되, 그에 대한 대가로 위 공유자들은 이 사건 대지에 관한 각자 지분의 5/6를 위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교환계약'이라고 한다)한 사실, 피고 김옥곤은 그 무렵 원고들을 비롯한 대지소유권자(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의 대지사용승낙서 등 서류를 갖추어 피고 김옥곤을 건축주로 하는 건축허가신청서를 작성하여 건축사설계사무소에 건축허가절차를 위임하였으나 원고 1이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피고 김옥곤 단독의 건축주명의로 된 건축허가가 나오면 원고 등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건축허가신청서의 신청인란에 임의로 그 대지소유자들인 ' 원고 1 외 29명'이라고 추가 기재하고 그 옆에 자신의 인장을 찍어 건축허가신청을 하게 하였고, 이러한 건축허가신청을 받은 안산시장은 이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1986. 10. 6. 피고 김옥곤과 원고 등을 공동건축주로 하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허가를 한 사실, 그 후 피고 김옥곤은 원고 등과의 공동건축주 명의를 용인하여 착공신고서, 설계변경허가신청서 및 허가서, 중간검사신청서 및 검사필증 등의 명의를 피고 김옥곤과 원고 등의 공동명의로 하였던 사실, 그러나 피고 김옥곤이 이 사건 교환계약 당시 약정한 바와 다르게 이 사건 건물의 건축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아니하고 또 건축비 전부를 부담하지 아니하여 원고 등이 일부 공사비를 부담하여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게 됨으로써 원고 등과 피고 김옥곤 사이에 분쟁이 야기되었고, 그 과정에서 원고 1이 위와 같이 건축허가신청서를 변조한 범죄사실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자 피고 김옥곤은 1991. 7. 19.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원고 1에 대한 유죄판결을 첨부하여 건축주명의변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위 신고서를 접수한 안산시청 건축과 공무원인 소외 1 등은 확정판결이 아니더라도 명의변경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기도청 법무담당관 명의로 된 전언통신문(팩시밀리)을 위조한 다음 내부결재를 거쳐 다음날인 같은 달 20. 원래의 건축허가신청서 중 원고 등의 명의가 변조된 것으로 인정하고 이를 수리하는 형식으로 건축주명의를 피고 김옥곤 단독명의로 변경하는 내용의 건축주명의변경처분을 하였고, 원고 1 등에게는 사전통보를 하지 아니한 채 그 명의변경처분 이후인 같은 해 8. 1.에서야 위 건축주명의변경처분의 통보를 한 사실, 피고 김옥곤은 위와 같이 위 피고 단독명의의 건축허가변경을 받은 다음 1991. 8. 20. 안산시장으로부터 준공검사를 받은 후 같은 해 9. 6.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피고 김옥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사실(가처분권자 김재석의 대위에 의한 소유권보존등기), 그런데 이 사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의 철근콘크리트 외벽에 슬래브 지붕이 덮혀 있는 구조로서 건물의 각 층은 구분되어 구조상 및 이용상의 독립성을 갖추고 있으나, 그 건물 1층은 일반상가건물로서 그 내부에 아무런 칸막이를 하지 아니하고 1층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하여 준공을 마쳤는데 1층 내부의 점포를 임차받은 사람들이 나중에 점포가 대부분 분양되면 철거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알루미늄 섀시 기둥과 유리로 칸막이 시설을 한 점포가 건물 전면 부분에 4개, 후면에 1개가 있었을 뿐(위와 같은 시설을 한 점포 5개 중 3개는 뒤에 보는 바와 같이 제101호부터 146호까지 구별하여 구분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각 점포 2개씩을 합하여 하나의 점포로 시설한 것이어서 그 상호간에는 경계나 특정을 위한 시설이 전혀 없다), 그 밖에 각 점포의 경계나 특정을 위한 칸막이나 차단시설 등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는데도, 피고 김옥곤은 이 사건 건물 1층 801.6㎡ 중 주차장 19.8㎡를 제외한 781.8㎡를 평면도면상으로만 46개의 판매시설(점포)과 통로로 구획하고 위 구획된 점포에 제101호부터 제146호까지의 번호를 붙여 서로 구별한 다음 1992. 1. 23. 이 사건 건물 1층의 통로 부분을 제외한 각 점포(그 일부가 이 사건 소의 목적이 되는 각 부동산이다)에 관하여 피고 김옥곤 명의의 각 구분소유권보존등기(이하 '이 사건 구분소유권보존등기'라고 한다)까지 경료한 사실, 그런데 원고 1은 안산시장을 상대로 피고 김옥곤 단독으로 건축허가명의를 변경한 위 1991. 7. 20.자 건축주명의변경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위 1991. 7. 20.자 건축주명의변경처분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 한편 이 사건 구분소유권보존등기에 터잡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나머지 피고들 명의의 각 해당 소유권이전등기 및 원심 공동피고들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이 각 경료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당초 이 사건 교환계약상으로는 피고 김옥곤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위 피고가 원고 등과의 공동명의로 건축허가가 있은 이후 이를 용인하였고, 또 원고 등도 그들의 노력과 비용을 들여 이 사건 건물 건축공사의 완성에 일부 협력한 이상, 적어도 이 사건 건물 1층의 소유권은 공동건축주인 원고 등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었다 할 것이고, 피고 김옥곤이 구분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이 사건 건물 1층의 46개 각 점포 중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알루미늄 섀시 기둥과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전면의 4개 점포와 후면의 1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점포는 그 당시 경계나 특정을 위한 칸막이나 차단시설 등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또 위와 같이 알루미늄 섀시 기둥과 유리로 칸막이 시설이 되어 있는 5개의 점포도 그 시설의 경위와 조건, 시설의 구조와 내용 및 3개의 점포는 구분소유권등기를 한 점포 2개씩이 합쳐져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구분소유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구조상 및 이용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건물의 일부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그에 관한 구분소유권보존등기는 무효라고 할 것이며, 따라서 위 무효의 구분소유권보존등기에 터잡은 피고 황철연, 윤강한, 장석봉, 이성국, 이성순 등의 각 해당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모두 무효로 돌아간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건물 1층의 공유자인 원고들은 그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원인무효인 위 각 구분소유권보존등기와 이에 터잡은 위 각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말소를 위 각 등기명의자들인 피고들에게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1층의 공유자로서 피고들에 대하여 위 각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본 원심의 위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건축허가는 행정관청이 건축행정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수허가자에게 일반적으로 행정관청의 허가 없이는 건축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는 상대적 금지를 관계 법규에 적합한 일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줌으로써 일정한 건축행위를 하여도 좋다는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행정처분일 뿐 수허가자에게 어떤 새로운 권리나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건축허가서는 허가된 건물에 관한 실체적 권리의 득실변경의 공시방법이 아니며 추정력도 없으므로 건축허가서에 건축주로 기재된 자가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므로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다10638 판결 참조), 자기 비용과 노력으로 건물을 신축한 자는 그 건축허가가 타인의 명의로 된 여부에 관계없이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 할 것이며(대법원 1985. 7. 9. 선고 84다카2452 판결 참조),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법 제131조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허가명의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목적이 대지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경우가 일반적이라 할 것이고 (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1976 판결 참조), 이 경우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은 일단 이를 건축한 채무자가 원시적으로 취득한 후 채권자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침으로써 담보 목적의 범위 내에서 위 채권자에게 그 소유권이 이전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8884 판결, 1997. 5. 30. 선고 97다8601 판결, 2001. 3. 13. 선고 2000다48517, 48524, 48531 판결, 2001. 6. 26. 선고 99다4750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 김옥곤이 도급인이 되어 최상철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모든 공사를 시행하였음이 기록상(을 제17호증 등 참조) 명백한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 인정과 같이 피고 김옥곤이 건축허가명의를 자신과 원고 등의 공동명의로 한 것을 사후에 용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가지고 피고 김옥곤이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1층의 소유권을 대내외적으로 원시취득하는 것을 용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건축허가명의를 공동명의로 한 것을 피고 김옥곤이 사후에 용인한 것은, 원심판결도 인정하고 있다시피, 피고 김옥곤 단독의 건축주 명의로 해 두면 원고 등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담보 목적에 불과한 것이라 할 것이며,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의 건축을 위하여 원고 등이 비용과 노력을 들인 사실이 인정되어야만 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1988. 6.경 이후에는 원고 1이 원고 등을 대표하여 이 사건 건물 건축을 위하여 비용과 노력을 들인 것으로 볼 여지는 있어 보이나, 한편, 건축주의 사정으로 건축공사가 중단되었던 미완성의 건물을 인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마치고 완공한 경우, 그 건물이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원래의 건축주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고 (대법원 1993. 4. 23. 선고 93다1527, 1534 판결, 1997. 5. 9. 선고 96다54867 판결 등 참조),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주벽이 이루어지면 독립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의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이므로(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누173 판결, 1996. 6. 14. 선고 94다53006 판결, 2001. 1. 16. 선고 2000다51872 판결 등 참조), 비록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건축을 위하여 1988. 6.경 이후에 비용과 노력을 들였다 할지라도, 그 이전에 이 사건 건물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피고 김옥곤이 단독으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을 원시취득하고, 원고 등이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건축을 위하여 비용과 노력을 들이기 시작한 1988. 6.경 당시에 이 사건 건물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여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의 소유권을 일부라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임에도(피고들이 원심에서 한 주장 중 원고 등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주장 속에는 이와 같이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건축을 위하여 비용과 노력을 들이기 시작한 1988. 6.경 당시에 이 사건 건물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으므로 원고 등은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이 포함되었다고 못 볼 바 아니다), 그러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원고 등이 이 사건 건물 중 1층 부분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 공유물에 관한 보존행위로서 이 사건 건물 1층에 관하여 무효인 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건물의 원시취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미진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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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2.10.선고 99나14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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