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남편을 채무자로 한 출입금지가처분을 무시하고 그 처가 출입이 금지된 밭에 들어간 때 공무상비밀표시무효죄에 해당여부
판결요지
남편을 채무자로 한 출입금지가처분 명령의 효력은 그 처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그 처가 이를 무시하고 출입금지된 밭에 들어가 작업을 한 경우에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강제처분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병철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은, 그 인용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설시 집달리가 피고인의 남편인 공소외인을 채무자로 한 설시 밭(58평)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결정의 집행으로서, 나이론줄로 이 사건 땅의 주위를 둘러치고, 함부로 출입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고시판을 세워놓은 사실을 잘 알면서 위 고시판과 나이론줄을 무시하고 들어가 제초작업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강제처분표시의 효용을 해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본건 출입금지가처분명령이 채무자인 공소외인에 대한 것이라면, 비록 피고인이 위 공소외인의 아내라고 하여도, 그 명령의 효력은 피고인에게 미친다고는 못하리니 남편인 위 공소외인이 아내 피고인을 시켜 들어가게 했다는 사실의 인정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 아내가 남편의 출입이 금지된 밭에 들어갈 때, 위 고시판과 나이론줄을 무시하였다 하여도 공무상비밀표시무효죄( 형법 제140조 )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없는 법리 ( 당원 '61.10.12 선고 60형상781 판결 , '76.7.27 선고 74도1896 판결 각 참조)이니 논지는 짐짓 이유있고 이와 반대의 견해에선 원판결 판단은 법리오해로 결론에 영향을 준 위법을 남겼다고 하겠으니 이를 파기한다. 따라서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