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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누11065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공2000.3.1.(101),514]
판시사항

[1]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으로부터 도입한 소프트웨어가 단순히 상품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일 경우, 그 도입대가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사용료소득으로서 원천징수의무자인 내국법인에 대하여 법인세를 징수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국세기본법 제18조 제3항의 비과세관행의 성립 요건

판결요지

[1] 구 법인세법(1994. 12. 22. 법률 제48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 제1항은, 제53조에서 '국내원천소득'이라 함은 다음 각 호에 게기하는 소득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9호에서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산·정보 또는 권리를 국내에서 사용하거나 그 대가를 국내에서 지급하는 경우의 당해 대가 및 그 자산·정보 또는 권리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이라고 규정하고, (나)목에서 '산업상·상업상 또는 과학상의 지식·경험 또는 숙련에 관한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나)목 소정의 사용료라 함은 통상 '노하우'라고 일컫는 발명, 기술, 제조방법, 경영방법 등에 관한 비공개 기술정보를 사용하는 대가를 말하므로,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으로부터 도입한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도입가격, 특약내용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단순히 상품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이라면, 그 도입대가는 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사용료소득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59조에 정한 원천징수의무자인 내국법인에 대하여 법인세를 징수할 수 있다.

[2] 국세기본법 제18조 제3항에서 말하는 비과세관행이 성립하려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과세를 하지 아니한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 자신이 그 사항에 관하여 과세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 때문에 과세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며, 위와 같은 공적 견해나 의사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묵시적 표시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한 과세누락과는 달리 과세관청이 상당기간의 불과세 상태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한다.

원고,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섭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삼성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주문

원심판결의 1991 사업연도 귀속분 법인세징수처분에 관한 부분 중, 비엠씨소프트웨어사(BMC SOFTWARE INC.)에게 지급한 언로드플러스(UNLOAD-PLUS) 소프트웨어의 도입대가에 관한 부분(가산세를 포함한 세액 8,574,031원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법인세법(1994. 12. 22. 법률 제48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55조 제1항은, 제53조에서 '국내원천소득'이라 함은 다음 각 호에 게기하는 소득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9호에서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산·정보 또는 권리를 국내에서 사용하거나 그 대가를 국내에서 지급하는 경우의 당해 대가 및 그 자산·정보 또는 권리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이라고 규정하고, (나)목에서 '산업상·상업상 또는 과학상의 지식·경험 또는 숙련에 관한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나)목 소정의 사용료라 함은 통상 '노하우'라고 일컫는 발명, 기술, 제조방법, 경영방법 등에 관한 비공개 기술정보를 사용하는 대가를 말하므로,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으로부터 도입한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도입가격, 특약내용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단순히 상품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이라면, 그 도입대가는 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사용료소득에 해당하여 법 제59조에 정한 원천징수의무자인 내국법인에 대하여 법인세를 징수할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누15653 판결, 1997. 12. 12. 선고 97누400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9. 10. 24. 미국의 에이비비파워시스템사(ABB Power Systems Inc.)로부터 캐드패드(CADPAD)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그 도입대가로 미화 383,700달러(한화 금 259,871,500원)를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1991. 2. 25.까지 사이에 5회에 걸쳐 미국 및 싱가폴 법인으로부터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서 그 도입대가로 위 각 법인에게 지급한 금원이 법 제55조 제1항 제9호 (나)목 및 대한민국과미합중국간의소득에관한조세의이중과세회피와탈세방지및국제무역과투자의증진을위한협약 제14조, 대한민국정부와싱가폴공화국간의소득에대한조세의이중과세회피와탈세방지를위한협약 제12조에서 정한 사용료소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가 법 제59조 소정의 원천징수의무자인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징수처분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소프트웨어의 도입가격이 모두 거액이고, 각 도입계약에 각 소프트웨어에 들어 있는 비밀 내용을 제3자에게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각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기술이 당시 국내에서는 개발·공급이 불가능한 고도 수준의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서 다년간 전기회사의 경영 및 관리, 핵발전소 등의 건설사업관리, 원자로의 설계 및 운용 등에 관한 기술·경험·정보가 축적되어 개발된 것들인 사실, 불특정 다수인에게 판매된다거나 간단한 사용설명서에 의하여 쉽게 사용방법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공자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하고 사용자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일정한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의 유지·관리·오류시정·수준향상 등을 책임지고 관련기술을 지원하여야 하는 사실, 일부 소프트웨어는 원자력 제어계통의 고도기술로서 주무부장관의 확인·추천을 받아 그 수입에 대한 관세가 감면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단순히 상품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 도입대가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사용료소득으로 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먼저, 이 사건 각 소프트웨어 중 원심판결의 별지 소프트웨어도입내역표 제1, 2, 3, 5항 기재 소프트웨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용료소득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내세우는 바는 위 각 소프트웨어의 도입과 관련하여 해당 프로그램을 표현하는 언어배열인 비공개 원시코드(source code)를 제공받아 산업적으로 재생산한 사실이 없다면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나,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이 프로그램의 제작기법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유 없다.

다음, 위 소프트웨어도입내역표 제4항에 기재된 미국의 비엠씨소프트웨어사(BMC SOFTWARE INC.)로부터 도입한 언로드플러스(UNLOAD-PLUS) 소프트웨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이는 데이터베이스의 재편성 및 처리시간 단축, 장애예방 및 신뢰성 제고, 데이터 보관에 소요되는 디스크영역 절약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자료처리용 소프트웨어라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위 소프트웨어는 아이비엠(IBM)형 컴퓨터시스템 하에서 데이터베이스의 효율적 운영을 목적으로 개발되어 불특정 다수의 업체에서 범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된 소프트웨어로서 그 도입과 관련하여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원고는 이를 별도 주문에 의한 특별한 개작없이 구입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품을 수입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노하우 또는 그 기술의 도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소프트웨어의 도입에 따른 사용료소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국세기본법 제18조 제3항에서 말하는 비과세관행이 성립하려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과세를 하지 아니한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 자신이 그 사항에 관하여 과세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 때문에 과세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며, 위와 같은 공적 견해나 의사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묵시적 표시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한 과세누락과는 달리 과세관청이 상당기간의 불과세 상태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누10181 판결, 1997. 7. 11. 선고 96누1748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소프트웨어의 도입에 관하여 과세대상확인에 어려운 점이 있어 과세가 누락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일 뿐, 소프트웨어 도입대가가 사용료소득에 해당하는 경우에 관한 비과세관행이 확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비과세관행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나머지 상고이유는 비과세관행이 확립되었음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유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1991 사업연도 귀속분 법인세징수처분에 관한 부분 중 비엠씨소프트웨어사(BMC SOFTWARE INC.)에게 지급한 언로드플러스(UNLOAD-PLUS) 소프트웨어의 도입대가에 관한 부분(가산세를 포함한 세액 8,574,031원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이임수 윤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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