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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2008. 5. 20. 선고 2006가단91350 판결
[손해배상(기)] 확정[각공2008하,1062]
판시사항

스프링클러를 시공한 후 1개월 이상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연결 부분이 이탈하여 침수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스프링클러 제조·납품업자에게 제조물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스프링클러를 시공한 후 1개월 이상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연결 부분이 이탈하여 침수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스프링클러 제조·납품업자에게 제조물책임을 인정한 사례.

원고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진윤)

피고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주상외 2인)

변론종결

2008. 4. 15.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2,83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7. 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 사실

(1) 원고는 소방설비 시공전문업체로서 2005. 6.경 대전 유성구 소재 노블레스타워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신축공사에서 소방시설 일체를 다인건설 주식회사로부터 하수급받았다. 원고는 소방기기 제품의 제조·판매회사인 피고로부터 스프링클러 3,200개를 납품받아 위 건물의 소방시설공사에 사용하였다.

(2) 피고가 납품한 스프링클러는 별지 도면과 같이 주름관(플렉시블 관) 중 SP 너트와 연결되는 부위를 패킹으로 감싸고 그 위를 다시 SP 압착링이 감싼 제품으로서, SP 압착링의 내경에 걸림턱이 형성되고 이 걸림턱은 주름관의 홈에 끼워진 상태에서 SP 너트에 결합되어 있으며, SP 압착링의 외경이 SP 너트의 외경보다 크게 제작된다. 원고는 주름관이 결합된 상태로 출고된 SP 너트를 나사를 이용하여 SP 닛뿔과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시공하였다. 한편, SP 너트는 황동으로 제작되었고, SP 압착링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다.

(3) 2006. 8. 3. 이 사건 건물 1408호에서, 스프링클러의 주름관 연결부위가 SP 너트로부터 이탈되면서 스프링클러 배관 내에 있던 소화용수가 천정에서부터 쏟아져 내려 살림살이, 전기설비, 주방기기, 가전제품, 가구, 벽체, 바닥 등이 물에 잠겨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4) 사고현장인 1408호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이하 ‘이 사건 스프링클러’라고 한다)에는 사고 이후에도 SP 압착링이나 주름관의 목 부분(SP 너트에 연결되는 부분)에 별다른 손상이나 변형된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5) 이 사건 스프링클러의 SP 압착링 후면 외경은 별지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피고가 검정승인을 통과할 당시 제출한 규격 28.8㎜와 비교하여 허용오차범위 0.2㎜를 넘어서는 0.35㎜가 작은 28.45㎜로 제작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4, 15, 16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책임의 근거

(1)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는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서 그 유통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우므로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 할 것이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스프링클러를 시공한 후 1개월 이상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주름관 연결 부분이 SP 너트에서 이탈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 스프링클러는 SP 너트와 SP 압착링이 일체형으로 납품된 것으로서 시공을 하면서 무리하게 SP 너트에 압력을 가한다는 이유만으로 SP 압착링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는 이미 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스프링클러의 SP 너트에 흠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시공을 함에 있어서 통상의 힘 이상의 무리한 힘을 가하였다거나 내부 구조에 변경을 가하여 SP 압착링이 제 위치를 벗어나게 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스프링클러를 정상적으로 설치하였음에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스프링클러의 제조자로서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스프링클러는 검정승인을 받은 제품으로서 공급 당시의 법령 기준을 준수한 만큼 제조물책임법 제4조 제1항 제3호 에 의해 면책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스프링클러가 검정승인을 받은 제품의 크기와 달리 SP 압착링의 후면 외경이 허용오차를 벗어나는 크기로 제작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이므로, 피고가 검정승인을 받은 기준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갑 제1, 2, 4 내지 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시행사인 대원종합건설은 위 1408호의 입주자인 소외 2에게 피해물품변상비 및 위로금 등으로 1,500만 원, 도배 87만 원, 마루 208만 원, 천정 219만 원, 전기설비 등 150만 원의 재시공비용, 이사비용 40만 원, 소파 및 침대세탁비 10만 원, 커텐 재설치비용 9만 원, 세탁비 4만 원, 청소용품비 6만 원, 청소인건비 50만 원 등 총 22,830,000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대원종합건설에 위 비용을 모두 지급하였는바, 위 금원만큼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2,830,000원과 이에 대하여 소장 송달일 다음날인 2007. 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임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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