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무집행에 관하여”의 의미
나. 피용자의 폭력행위가 사무집행 관련성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민법 제756조 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다.
나. 사적인 전화를 받던 레스토랑 종업원이 지배인으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한 후 레스토랑을 나가 약 8시간 동안 배회하다가 과도를 사 가지고 레스토랑에 들어왔는데 다시 지배인으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하자 이에 대항하여 지배인을 과도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종업원의 위 불법행위가 레스토랑의 영업시간 중에 사용자의 사업장소에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나, 그 종업원은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담당하게 된 사무의 집행과는 관련이 없이 자기 개인의 인격과 신체에 대한 침해행위에 대항하여 살해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종업원의 위 불법행위를 외형적, 객관적으로 보아도 이를 사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태세
피고, 상고인
강인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들은 전남 영광군 소재 초원의 집 레스토랑을 공동으로 경영하면서 소외 1을 위 레스토랑의 지배인으로, 소외 2를 종업원으로 각 고용한 사실, 소외 2는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면서 1992. 9. 7.부터 야간에만 일하기로 하고 위 레스토랑에 고용되어 손님에게 음식을 나르고 청소를 하는 일을 하여 오다가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방학 중이어서 주간에도 근무를 하였던 사실, 소외 2는 1992. 12. 31. 15:00경 위 레스토랑에서 동인의 여자친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있을 때, 소외 1이 동인에게 “이 새끼야 무슨 장난 전화질이야, 일을 하려면 똑바로 해"라고 욕설을 하면서 동인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밀어 바닥에 넘어지게 하자, 화가 나서 위 레스토랑을 뛰쳐 나와 배회하다가 같은 날 23:50경 위 레스토랑에 들어왔는데 마침 선배 종업원인 소외 정석찬이 동인을 불러 조금만 더 참고 일하라고 하며 타이르는 말을 듣고 있던 중 소외 1이 다시 그곳 카운터 앞에서 “이 새끼 선배를 뭘로 보느냐, 싸가지 없는 새끼야"라고 욕설을 하며 구듯발로 소외 2의 좌측 대퇴부를 1회 걷어 차자 격분하여 미리 소지하고 있던 과도로 소외 1의 훙부를 1회 찔러 소외 1으로 하여금 심장파열상으로 1993. 1. 1. 00:19경 사망하게 한 사실, 위 레스토랑은 이 사건 사고일에 24:00까지 영업을 하여 영업시간이 끝나기 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원고들은 위 망인의 부모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2의 행위를 그의 사무집행 자체로 볼 수 없음은 분명하나, 한편 이는 소외 2가 위 레스토랑의 영업시간 중에 위 레스토랑 내에서 지배인인 소외 1로부터 근무시간에 성실하지 못하다는 질책을 받고 여기에 반발하여 발생한 것이어서 객관적으로 소외 2의 사무집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소외 2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즉 소외 2가 보복적 감정으로 위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각자 소외 2의 사용자로서 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기록에 의하여 관계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이 위의 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을 살펴보아도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 사실인정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없다.
3. 민법 제756조 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 임은 원심이 판시한 취지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소외 2는 사적(사적)인 전화를 받다가 소외 1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한 후 위 레스토랑을 나가 약 8시간 동안 배회하다가 과도를 사 가지고 위 레스토랑에 들어왔는데 다시 소외 1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하자 이에 대항하여 소외 1을 과도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 할 것인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소외 2의 위 불법행위가 위 레스토랑의 영업시간 중에 피고들의 사업장소에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나, 소외 2는 피고들에게 고용되어 담당하게 된 사무의 집행과는 관련이 없이 자기 개인의 인격과 신체에 대한 침해행위에 대항하여 위 살해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소외 2의 이 사건 불법행위를 외형적, 객관적으로 보아도 이를 사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 2의 이 사건 불법행위가 사무집행과 관련한 행위라고 보아 피고들에게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