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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4. 12. 선고 92다54944 판결
[분묘철거등][공1994.6.1.(969),1414]
판시사항

분묘의 확장이나 석물 등의 설치가 종전 분묘의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내의 토지에서 이루어졌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분묘의 확장이나 석물 등의 설치가 종전 분묘의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내의 토지에서 이루어졌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창엽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대조 검토하여 볼 때, 원심이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의 소유자이던 망 소외 1이나 소외 2의 승낙하에 이 사건 각 분묘들이 위 임야 내에 설치되게 된 사실을 인정하였음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거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또 피고 2에게 망 소외 3의 묘지에 대한 분묘기지권이 없다는 소론주장은 동 피고가 위 분묘를 수호 봉사할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위 분묘의 굴이와 그 부지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원인과 상반되는 것으로서 원고에게 불리한 주장이라 할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들이 1989.3.경 당시의 이 사건 임야 소유자인 소외 2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종래의 이 사건 각 분묘를 현재와 같이 확장하고 그 주위에 상석·비석·촛대석(망두석)과 석축 등을 설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피고들이 위 분묘들의 확장과 위 석물·석축 등의 설치에 관하여 위 소외 2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분묘의 확장 정도와 위 석물 등의 위치에 비추어 보면, 현재의 위 각 분묘 등이 설치된 토지 부분은 피고들이 이미 취득한 분묘기지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은 이를 각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분묘들 전면은 경사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여 위 분묘들 주위의 공지였던 현재의 위치에 위 석축을 설치한 것이 위 분묘들을 보존하는데 꼭 필요한 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뿐더러, 묘지의 면적, 분묘의 점유면적, 묘지 내에 설치하는 시설물과 그 설치구역 등에 대하여는 법률로써 그 범위가 제한되고 있는 점(매장및묘지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같은법시행령 제2조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피고들이 위 법 시행전에 가지고 있던 분묘기지권의 범위가 위 법률시행에 따라 위 법률이 규정한 묘지 및 분묘의 면적제한범위 내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심이 이 사건 임야 내에 있는 종전 분묘들의 면적이나 그 확장정도 및 위 석물 등이 설치된 거리 등에 대하여 구체적 설시없이 종전 분묘의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내의 토지에서 위 분묘의 확장이나 위 망두석 등 석물들의 설치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였음도 수긍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모름지기 위 석축이 위 분묘들을 보존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시설인지를 가리고 이 사건 분묘와 새로 설치된 위 석물 등의 거리를 구체적으로 살핀 다음, 법률이 허용하는 한도의 묘지면적 등을 아울러 감안하여 피고들이 위 시설물 등이 위치한 토지부분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하여 별다른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막연히 분묘의 확장 정도와 부속물의 위치에 비추어 이들이 설치된 토지부분은 종래에 설치되어 있던 분묘들의 기지권이 그 효력을 미치는 범위 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고들이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분묘기지권의 효력이 미치는 토지의 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배만운 김주한(주심)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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