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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7. 10. 24. 선고 2006구합11750 판결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항소[각공2008상,108]
판시사항

[1]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의미

[2] 변호사가 실제로 받은 것보다 적은 금액의 성공보수를 기재한 허위의 약정서를 만들고, 소득 신고도 실제보다 적게 하였지만, 허위의 약정서를 과세관청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한 바 없으므로,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범처벌법 제9조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와 동일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바, 조세범처벌법 제9조 에서 말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 함은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그 수단으로서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러한 행위가 수반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하여 이에 대한 조세를 납부하지 아니한 사실은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변호사가 실제로 받은 것보다 적은 금액의 성공보수를 기재한 허위의 약정서를 만들고, 소득신고도 실제보다 적게 하였지만, 허위의 약정서를 과세관청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한 바 없으므로,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진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동학)

피고

서초세무서장

변론종결

2007. 9. 19.

주문

1. 피고가 2005. 1. 1. 원고에 대하여 한 1995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4,578,769,21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결과, 원고가 1992.경 소외 1 종중(이하 ‘이 사건 종중’이라 한다) 등 43인으로부터 환매권 관련 소송을 수임하였는바, 위 소송이 1995. 10. 12. 화해로 종결되면서 위 소송의 수임료로 7,934,060,200원을 수령하였음에도, 당초 성공보수로 이 사건 종중 등이 국가로부터 받게 되는 경제적 이익의 40%를 받기로 한 약정서 이외에 성공보수를 1억 원으로 정한 허위 약정서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1억 원만 위 소송사건의 수임료로 신고하고 나머지 7,834,060,200원은 신고누락한 것으로 보아, 위 수임료를 신고누락한 것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고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여 2005. 1. 1. 원고에 대하여 위 신고누락금액에 관한 1995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4,578,769,210원을 경정,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나. 원고가 2005. 3. 29. 국세심판원장에게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국세심판원장은 2006. 1. 4.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의 1, 갑2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부과처분은 1995년 귀속분으로 부과처분 당시 이미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인 5년이 경과함으로써 납세의무가 소멸하였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환매권 관련 소송을 수임하면서 일부 의뢰인은 무료로, 일부 의뢰인들에게서는 10-30%의 수임료를 받기로 하는 등 의뢰인들마다 각각 다른 수임료 약정을 하였으며, 또 일부 의뢰인들과는 10%의 수임료 추가약정을 체결하지 못한 데다가 약정된 수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원고가 실제로 받은 수임료에서도 환매대금 등을 모집하면서 약정한 투자금의 300% 상당액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원고의 소득은 이 사건 부과처분에서 인정한 소득과 다르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환매권 관련 소송과 관련하여 성공보수를 40% 받기로 하는 약정서를 작성하여 실제로 이 사건 종중 등이 국가로부터 받은 경제적 이익의 40%에 상당하는 수임료 7,934,060,200원을 받았으면서도 성공보수를 1억 원으로 하는 허위의 약정서를 다시 작성하여 1억 원만을 수입금액으로 신고하고, 나머지 7,834,060,200원의 신고를 누락하였는바, 이는 조세의 부과 또는 징수를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의 부과제척기간으로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10년을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필요경비에 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음에도 원고가 필요경비에 관한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별도의 필요경비를 공제하지 않은 이 사건 부과처분은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국세부과 제척기간 도과 여부에 관한 판단

(1)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의미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은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을 규정하면서,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 공제받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간( 제1호 ), 납세자가 법정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7년간( 제2호 ), 제1호 제2호 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간( 제3호 )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범처벌법 제9조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와 동일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바, 조세범처벌법 제9조 에서 말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 함은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그 수단으로서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러한 행위가 수반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하여 이에 대한 조세를 납부하지 아니한 사실은 부정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5도37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② 그 수단으로서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었으며, ③ 그로 인하여 조세의 부과징수가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되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2) 인정 사실

(가) 원고의 사건 수임 및 약정서의 작성 경위

① 원고는 1992. 8. 말경 이 사건 종중 등 43인으로부터 국가가 수용하였던 이 사건 종중 등 소유의 토지를 환매권 규정에 따라 위 종중 등이 지급받았던 보상금 상당의 환매대금을 제공하고 소유권을 다시 찾아오는 내용의 이 사건 환매권 관련 소송의 소송대리를 수임하면서, 위 소송의 인지대, 감정비 등을 포함한 소송비용 일체를 원고가 부담하되 위임사무가 성공할 때 일정 비율의 성공보수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으로 위 종중 등 43인과 개별적으로 사건수임약정을 체결하였다.

② 이 사건 종중을 대표한 소외 2와 원고와의 사이에서 체결된 약정서(민사)에 의하면, ‘이 사건 종중과 국가 사이의 사건에 관한 1, 2, 3심까지의 소송대리사무를 위임하면서 위임사무가 성공한 때에는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여 일부 승소한 때에는 그로 말미암아 얻은 경제적 이익의 가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③ 한편, 이 사건 환매권 관련 소송의 의뢰인 중 이 사건 종중을 포함한 34인은 환매소송의 제척기간 만료가 1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가에게 선지급하여야 할 보상금 상당의 환매대금을 준비하지 못하게 되자, 원고에게 위 환매대금의 마련을 부탁하여 원고가 이를 국가에게 지급해 주는 대신 원고에게 약정 성공보수에다가 이자조로 10%를 추가 지불하기로 약정하였다.

④ 이 사건 환매권 관련 소송은 1995. 10. 12.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93나24645호 소유권이전등기 사건에서 이 사건 종중 등이 국가로부터 합계 16,727,159,270원의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양도받기로 하는 내용으로 화해가 성립하였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종중이 출급청구권을 양도받은 공탁금 4,075,789,000원을 출급하여 1995. 11. 29. 그 중 변호사보수 16억 원을 공제한 2,475,789,000원을 위 종중 명의의 한일은행 특정신탁자금 및 당시 위 종중의 대표자인 소외 3 명의의 일반통장으로 각 입금하였다.

⑥ 그 후, 소외 3(1991. 1. 20.부터 1997. 2. 2.까지 위 종중의 대표자 역임)의 후임으로 이 사건 종중의 대표자에 취임한 소외 4는 원고의 부탁에 의하여 위 ②항의 약정서와는 별도로, ‘이 사건 종중 외 42인과 국가 사이의 소유권이전등기사건에 관한 1, 2, 3심까지의 소송대리사무를 위임하면서 위임사무가 성공한 때에는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여 전부 승소한 때에는 1억 원’이라고 기재한 약정서(민사)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위 약정서의 사본은 위 종중이 보관하였다.

⑦ 이 사건 종중은 2002. 10. 16.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원고가 위 환매권 관련 소송이 종결된 이후 위 종중이 출급청구권을 양도받은 공탁금을 출급하는 과정에서 공탁금 이자 127,265,054원을 횡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고소하였고, 그 증거 중 하나로서 위 종중이 보관하고 있던 위 ⑥항 기재 약정서 사본을 제출하였다.

⑧ 이에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종중 등으로부터 총보상금 19,835,150,500원의 40%인 7,934,060,200원을 수임료로 받았음에도 이 중 위 ⑥항 기재 약정서상의 성공보수금액인 1억 원만을 세무신고한 것으로 보아 1억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7,834,060,200원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산정하여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다.

(나) 당시의 변호사 수입금액 세무신고 협의내용 및 원고의 사업소득 신고

① 1993. 1. 20.경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사이에서 1992년 귀속 변호사 수입금액 신고에 관하여, 변호사 경력에 따른 등급별, 수임사건 종류별로 일정금액을 신고금액으로 정하여 여기에 서울지방변호사회 사건경유대장에 기재된 경유건수를 곱하여 이를 과세표준 및 세액으로 신고하는 것으로 협의가 이루어졌다.

② 위 협의 내용에 의하면, 변호사들은 수임료의 수령 여부 및 수입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위 협의에 의하여 결정된 신고금액에 맞추어 세무신고를 하고, 그 경우 법인사건을 제외하고는 사건명세를 제출하지 않으며,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협의과세 금액 이상 신고자에 대하여는 세무간섭을 배제하는 대신 위 협의사항에 따른 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은 개별신고자에 대하여는 세무조사 대상자로 처리하기로 하였다.

③ 원고는 1996. 5. 31.경 1995년 귀속분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시 사업소득 수입금액은 276,591,290원, 소득금액은 122,795,263원으로 신고하고, 종합소득세 43,757,860원을 납부하였다(그 후 1997. 6.경 수입금액 386,798,000원, 소득금액 234,181,167원으로 경정이 이루어져 종합소득세 62,039,400원이 추가로 고지되었다).

[인정 근거] 갑3호증, 갑4호증, 을2호증의 1 내지 을1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1996. 5. 31.경 1995년 귀속분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신고, 납부할 때까지 1995년 귀속분 종합소득세와 관련하여 실제로 한 행위는 이 사건 종중 등으로부터 받은 성공보수 및 그 금액에 관하여 과세관청에의 신고를 누락하였거나 과소신고한 사실만이 있었을 것으로 보일 뿐, 별도로 원고가 성공보수를 1억 원으로 기재한 허위의 증빙자료를 작성하여 이를 과세관청에 제출하는 등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로써 과세관청의 조세 부과 및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위 (2)의 (가) ⑥항 기재 약정서는 1991. 1. 20.부터 1997. 2. 2.까지 이 사건 종중의 대표자를 역임했던 소외 3의 후임인 소외 4가 작성한 것으로 미루어 그 작성 시기는 적어도 1997. 2. 3. 이후인 것으로 보이므로 그 무렵 원고가 위 허위 약정서에 기하여 1995년 귀속분 종합소득세의 세무신고를 하였다거나 위 약정서를 과세관청에 제출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위 (2)의 (가) ⑥항 기재 약정서는 당초 1995년 귀속분 종합소득세의 신고, 납부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위 인정 사실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기 위하여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1995년 귀속분 종합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5년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보고 행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을 도과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성수(재판장) 정준화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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