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1구합44488 직업능력개발훈련비용환수처분등취소
원고
주식회사 A
피고
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
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
변론종결
2012. 4. 10.
판결선고
2012. 5. 4.
주문
1. 원고에게 한,
가. 피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의 2011. 9. 30.자 원고의 TOC(Theory Of Constraints)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관련 1년간의 지급제한(2008. 10. 9.부터 2009. 10. 8.까지) 처분 및 그 기간 동안 기지급된 197,258,560원의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반환명령,
나. 피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의 2011. 11. 8.자 가.항 기재 지급제한 처분 기간(2008. 10. 9.부터 2009. 10. 8.까지) 동안 기지급된 7,395,220원의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반환명령을
각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B(2010. 1. 5.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과 합병하여 현재 회사명이 원고로 변경되었다. 이하 합병 전후에 관계없이 모두 '원고'라 한다)은 2008. 3. 12. 피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이하 '피고2)으로부터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고 고객의 서비스만족도를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논리적 사고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론 실습교육인 TOC(Theory Of Constraints)에 대하여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으로 인정받아, 2008. 3. 15. 및 2008. 3. 22. 2일간 원고의 소속직원 31명을 대상으로 하여 사내자체집합교육 방법으로 총 16시간 위 과정을 실시(이하 '이 사건 훈련과정')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훈련과정을 실시한 후, 2008. 7. 22. 피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이하 '피고1')에게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이하 '훈련 비용)으로 1,963,106원을 신청하여 이를 모두 지급받았다.
다. 피고2는 2010. 9.경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간 중 해외 출입국 사실이 있는 훈련생에 대한 부정출결관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인 E, F이 2008. 3. 14.부터 2008. 3. 18.까지 해외로 출국하여 2008. 3. 15, 훈련에는 참석하지 못하였음에도 위 일자에 출석한 것으로 처리되어 원고가 이들에 대한 훈련비용으로 126,650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라. 피고들은 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출결관리를 하여 훈련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피고1은 2011. 9. 30. 원고에게 이 사건 훈련과정 관련 1년간의 지급제한(2008. 10. 9.부터 2009. 10. 8.까지) 처분 및 그 기간 동안 기지급된 197,258,560원의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반환명령을, 피고2는 2011. 11. 8. 원고에게 위 지급제한 기간(2008. 10. 9.부터 2009. 10. 8.까지) 동안 기지급된 7,395,220원의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반환명령(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원고는 이 사건 훈련과정에 관하여 일부 직원들의 출결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과실은 있으나, 허위의 출석체크를 통해 비용을 지원받으려는 의사는 없었는바, 이러한 경우는 구 근로자 직업능력 개발법(2008. 12. 31. 법률 제93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 제1항 제2호, 구 고용보험법(2008. 12. 31. 법률 제9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 제1항의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의 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인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08, 9. 18. 대통령령 제210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6조 제2항은 모법인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 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났고, 위임범위를 일탈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모법의 위임 취지나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법·무효인 조항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첫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위법행위를 이유로 한 제재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제재 여부 및 기준은 원칙적으로 행위시의 법령에 의하여야 하고, 행위 후 개정된 법령에 의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누1 판결 참조),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제재적 행정처분인 이 사건 각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구 고용보험법 및 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을 적용하여야 한다. 또한,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고(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처분에 적용되는 구 고용보험법 및 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관련 규정에서의 제재조치가 가능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지급받을 자격 없는 사업주가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음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의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427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처분의 경위 및 앞서 적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을 지원받았다고 봄이 옳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훈련과정의 실시주체로서 피고1에게 지원금을 신청하기 이전에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이 실제로 출석하여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러한 의무를 해태하여 E, F이 2008. 3. 15.자 이 사건 훈련과정에 실제로 출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확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훈련담당 직원으로부터 인계받은 출석부의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여 E, F에 대한 훈련비용까지 포함한 지원금의 지급을 신청하였다. 더욱이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은 31명에 불과한 점, 이 사건 훈련과정의 기간은 2일에 불과한데 E, F은 그 중 하루를 출석하지 아니한 점, 위 훈련생들의 해외 출국 목적이 해외 고객의 통신망 장애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한 해외출장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E, F이 이 사건 훈련과정 중 위 훈련일자에 불출석함으로써 정상적으로 이를 수료하지 못하리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위 훈련생들에 대한 출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는 E, F이 이 사건 훈련과정 중 2008. 3. 15.자 훈련에 출석하지 못하여 수료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정상적으로 수료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이들에 대한 지원금을 신청하여 피고1로부터 이를 지급받았는데, 만일 피고1이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원고에게 위 훈련생들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따라
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E, F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받을 자격이 없는 사업주가 그 자격을 가장하여 행한 부정행위로서 지원금의 지급에 관한 피고1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두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규정 형식이나 체제 또는 문언상 지급제한기간의 설정 및 지급제한기간 동안 지급된 지원금의 반환을 명하는 처분은 기속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처럼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등을 받거나 받으려 한 자(이하 '부정수급자')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1년간 훈련비용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된 훈련비용 등에 대하여는 반환을 명해야 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부정수급자에 대한 1년간의 훈련비용 등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 내에 지급된 지원금의 반환명령을 통하여 훈련비용 등의 지급과 관련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과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직업능력개발훈련이 고용보험법상의 고용보험기금 등 한정된 공적 재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점에 비추어 그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정한 징벌적 제재처분을 통하여 훈련비용 등의 지급과 관련한 부정행위가 감소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기금 등 공적 재원이 보다 건실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가)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은 징벌적인 의미로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금액에 상당하는 액수 이하의 금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 근로자 직업능력 개발법 제25조 제4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2009. 3. 31. 대통령령 제213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 제1항에서는 과거 5년 동안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을 신청한 횟수 등을 기준으로 추가 징수할 금액을 세분하여 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 추가징수 처분과는 별도로 부정수급자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1년간 지원을 제한하도록 규정하는 동시에 위 지급제한기간 내에 지급된 지원금에 대하여 반환명령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 추가징수 처분과 마찬가지로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추가징수 처분과는 다르게 위반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따른 가중, 감경 등의 세부적인 기준을 규정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1년간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 중 지급된 지원금의 반환명령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들로서는 원고와 같이 부정수급액이 극히 소액인 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제재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데, 반환명령의 대상이 되는 지원금은 통상 부정수급액에 비하여 매우 큰 금액으로서 부정수급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고, 이로 말미암아 그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원고의 경우 부정수급액은 126,650원인 반면, 지급제한기간 중 지급받은 지원금은 204,653,780원이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회수처분은 원고에게 위 부정수급액의 약 1,615배에 상당한 204,653,780원을 반환하도록 명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지급제한의 기산일을 제재처분일이 아닌 '훈련비용을 지급받거나 지급신청을 한 날'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부정수급자로서는 제재처분을 받기 이전에 이미 지원받았던 금액을 소급하여 반환하여야 하다. 그런데 부정수급자는 1년간 훈련비용 등에 대한 지급이 제한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지급제한기간 중 훈련과정을 탄력적으로 실시하여 반환명령의 금액을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고, 이와 같이 훈련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지급제한을 기속행위로 규정하면서도 그 기산일을 훈련비용 등의 수급일 또는 지급신청일로 정한 것은 기산일을 달리 정함으로써 부정수급자가 입게 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는 '훈련비용을 지급받거나 지급신청을 한 날'로부터 1년간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에 이미 지급된 지원금에 대한 의무적인 반환명령을 규정하면서도 위 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 기간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부정수급자의 지위가 장기간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라) 따라서 부정수급자에 대하여 추가징수처분 외에 징벌적 제재규정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중복하여 규정함으로써 그 입법목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부정수급자의 위반행위의 태양에 따라 세부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채 의무적으로 1년간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 중 지급된 지원금에 대한 반환명령을 규정한 것은 부정수급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이를 침해하는 것이다(참고로, 2010. 2. 8. 대통령령 제22026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은 부정수급자에 대한 1년간의 지급제한을 규정하면서도 "다만, 지원금이나 장려금을 받은 날부터 3년이 지난 경우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거나 받으려고 하는 금액이 300만원 미만으로서 최초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는 1년 동안의 지급 제한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제한을 두었고, 2010. 12. 31. 대통령령 제22603호로 개정되어 현재 시행 중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은 "제35조 제1항에 따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1항에 따른 각 지원금 중 어느 하나의 지원금을 받거나 받으려 한 자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반환명령 또는 지급 제한을 한 날부터 1년의 범위에서 새로 지원하게 되는 제1항에 따른 각 지원금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지원금에 대해서는 별표 1에 따른 기간 동안 지급을 제한한다. 다만, 그 부정한 방법의 정도, 동기 및 결과 등을 고려하여 그 지급제한 기간의 3분의 1까지 감경할 수 있다."라고 개정되었는데, 이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의 결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각 처분의 무효를 선언하는 의미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인형
판사정재희
판사손철
주석
1) 피고들을 중심으로 처분의 경위를 정리하면, 피고2가 원고에게 이 사건 훈련과정을 인정한 후 피고1이 원고에
게 이 사건 훈련과정에 대한 훈련비용을 지원한 것이고, 이 사건 각 처분 중 피고2의 처분은 피고1의 지급제
한 처분 기간 동안 피고2가 원고에게 다른 훈련과정에 대하여 지급한 훈련비용의 반환을 명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