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1누31217 정보공개청구 거부결정처분취소
원고피항소인겸부대항소인
A
피고항소인겸부대피항소인
국가보훈처장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8. 18. 선고 2010구합44160 판결
변론종결
2012. 9. 25,
판결선고
2012. 10. 23.
주문
1.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 및 부대항소로 인한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0. 3. 23.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1 기재 영상 녹화물에 대한 정보공개거 부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다음의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0. 3. 23.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1 기재 영상 녹화물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중 별지 2 기재 개인에 관한 정보 부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0. 3. 17. 피고에게 원고 소유의 휠체어 등 시위용품이 2010. 3. 5. 13:00부터 2010. 3. 7. 14:00 사이에 훼손되어 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보훈처 청사현관 출입구(정문방향)에 설치되어 있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이하 '이 사건 CCTV'라고 한다)에 위 기간 동안 촬영된 별지 1 기재 영상 녹화물(이하 '이 사건 녹화물'이라고 한다)을 복제 등에 의한 방법으로 공개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나. 피고는 2010. 3. 23. 원고가 공개를 구한 이 사건 녹화물에는 위 기간 동안 국가보훈처 청사 정문 앞을 왕래한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이 녹화되어 있는바, 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한다) 제9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이름 ,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0. 5. 19.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10. 8. 24. 위 위원회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수년 동안 국가보훈처 청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2006. 6.경부터 현재까지 사이에 수십 회에 걸쳐 청사 정문 앞에 놓아둔 휠체어 등의 시위용품이 누군가에 의하여 훼손된 적이 있었고, 2010. 3. 5. 13:00부터 2010. 3. 7. 14:00 사이에 또다시 위 시위용품이 훼손되기에 이르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손괴행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이 사건 녹화물을 공개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음에도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피고는 위 기간 동안 촬영된 일반 통행인들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 초상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CCTV에 촬영된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이 공개된다고 하여 그 인물이나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녹화물이 위와 같은 손괴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자료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영상 녹화물의 공개를 통한 원고의 재산권과 시위의 자유의 보호라는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반하여 위법하다.
(2) 피고이 사건 녹화물에는 위 기간 동안 국가보훈처 청사 정문 앞을 왕래한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이 녹화되어 있는바, 이는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정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사건 녹화물에 촬영되어 있는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여 개인에 관한 정보와 그 밖의 정보를 분리할 수 없으며, 피고는 이미 관리하고 있는 정보만을 그 상태대로 열람, 사본 또는 복제물의 교부 등으로 공개할 의무만 있을 뿐, 정보를 새롭게 생산하거나 가공하여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일반 통행인의 얼굴이 제외된 이 사건 영상물은 손괴한 사람을 확인하고자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 취지에도 반하여 원고에게 이익이 없고,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이미 이 사건 영상녹화물을 확인하였고 수사기관은 2010. 6. 21. 미제처리하였는바, 원고에게 이 사건 정보공개로 인하여 얻을 아무런 이익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3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비공개대상정보 해당 여부가 관련 법리
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정보공개법의 입법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두20587 판결 참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 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다. 또한, 헌법 제10조는 헌법 제17조와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데, 이에 따라 개인은 사생활 활동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소극적인 권리는 물론, 오늘날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가진다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참조).
나) 일반 통행인의 개인에 관한 정보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국가보훈처 청사현관 출입구(정문 방향)에 설치되어 있는 이 사건 CCTV는 청사 정문에서 현관까지의 출입로, 정문 앞 보도와 차도 등을 촬영하고 있는데, 이 사건 CCTV에는 원고가 청사 정문 앞에 놓아둔 휠체어 등 시위용품, 청사 출입자 및 청사 정문 앞 보도를 왕래하는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을 포함한 신체의 전체 부분 또는 일부분 등이 촬영 · 녹화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녹화물에 들어있는 정보 중 국가보훈처 청사 출입자를 포함하여 청사 정문 앞 보도를 왕래한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은 개인에 관한 사항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CCTV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함께 촬영된 사람들의 얼굴을 공개할 경우 그로 인하여 이들이 촬영된 사진 또는 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복제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녹화물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가 정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
다 그 이외의 정보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평소 시위를 마친 후 눈·비를 막기 위하여 비닐로 휠체어 등의 시위용품을 덮어 이를 국가보훈처 청사 정문 앞 차도에 놓아두었는데, 위 비닐에 약 1 ~ 2cm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가 공개를 구하고 있는 이 사건 녹화물 중 앞서 본 일반 통행인의 개인적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휠체어 등 시위용품을 덮은 비닐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누군가에 의하여 고의적으로 손괴되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고, 그 공개로 인하여 원고의 알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원고의 의혹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공개할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으며, 달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 항 단서의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분리공개 가능 여부
정보공개법 제14조는 "공개청구한 정보가 제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로서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때에는 제9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녹화물에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 등의 비공개대상정보와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가 혼합되어 녹화 · 저장되어 있음은 앞서 인정하였는바,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 등의 방법으로 지우고 나머지 부분을 공개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핀다.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아이디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CCTV의 녹화장비 (DVSS321)에 녹화된 영상물은 위 제품의 하드웨어 장치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서는 편집이 불가능하고 모자이크 처리는 위 녹화장비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아닌 사실, 그러나 위 제품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장치가 아닌 다른 장치를 이용하여 위 녹화장비에 저장된 동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획득한 후 각각 프레임을 그림파일의 형태로 별도 저장한 후 각각의 그림파일에 나타나는 모든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이를 다시 연결하는 등 재편집하여 재인코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사실, 다만 위와 같은 재인코딩 작업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 등의 방법으로 지우고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정보공개법 제17조 제1항은 정보의 공개 및 우송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실비의 범위 안에서 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CCTV 및 녹화장비에서 모자이크 처리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통한 모자이크 처리 등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사정만으로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의 그 밖의 주장
피고는 이미 관리하고 있는 정보만을 그 상태대로 열람, 사본 또는 복제물의 교부 등으로 공개할 의무만 있을 뿐 정보를 새롭게 생산하거나 가공하여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을 모자이크 처리 등으로 삭제한 것을 새로운 정보를 생산한 것이라 볼 수 없다.
피고는 일반 통행인의 얼굴이 제외된 이 사건 영상물은 손괴한 사람을 확인하고자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 취지에도 반하여 원고에게 이익이 없고,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이미 이 사건 영상녹화물을 확인하였고 수사기관은 2010. 6. 21. 미제처리 하였는바, 원고에게 이 사건 정보공개로 인하여 얻을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녹화물 중 일반 통행인의 개인적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정보공개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녹화물 중 위 부분이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한, 피고 주장의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정보의 공개를 거부할 수 없다.
(4)소결
따라서 이 사건 녹화물에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와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개인에 관한 정보인 비공개대상정보가 혼합되어 있고,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 등의 방법으로 지우는 방법으로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으며, 이 사건 녹화물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원고가 휠체어 등의 시위용품에 대한 손괴행위를 확인하는 데 지장이 없어 원고의 정보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도 않으므로,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녹화물 중 위와 같이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까지 정보공개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성백현
판사이인석
판사홍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