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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5. 3. 15. 선고 2004노3133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인정된죄명:사기)] 확정[각공2005.7.10.(23),1189]
판시사항

[1] 비상장·비등록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양도양수를 통한 이득편취에 있어서 그 이득액의 산정방법

[2] 사기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액을 잘못 산정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처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단순사기죄로 처단한 사례

판결요지

[1] 기망에 의한 주식양도양수를 통한 이득편취에 있어 그 이득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한 주식의 재산적 가치라고 보아야 하고 주식의 재산적 가치란 주식 자체가 표창하는 재산의 객관적 가치를 말하므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거나 증권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경우 그에 관한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의 실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아 주식의 가액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속세및증여세법시행령 제54조 소정의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보충적으로 적용하여 산정한 평가액을 그 주식의 가액으로 볼 수 있을 것인바, 거래약정 당사자 사이에 정한 양도가액이 있는 경우 그것이 주식의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를 평가하였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아니한 이상 그 양도가액을 주식의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로 봄이 상당하다.

[2] 피고인 등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회사의 주식 전부를 양수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인수함에 있어 편취한 재산상 이득액을 대차대조표에 따른 회사의 자본가치 상당액으로 계산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처단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정한 주식양도대금 상당액을 위 사기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액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단순사기죄로 처단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검사

김영흠

변호인

변호사 송종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56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공소외 1, 2가 피해자 정호영으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함에 있어 명의상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일 뿐이고, 공소외 1, 2가 피해자 정호영에게 한 거짓말의 내용과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주식 전부를 양수하고도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지 않고 재고물건을 처분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자본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에 관하여 전혀 알지 못하므로, 피고인은 공소외 1, 2와 공모하여 정호영으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자본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여러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4. 4.경 공소외 2로부터 제의를 받아 공소외 1, 2가 피해자 정호영으로부터 주식회사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함에 있어 형식상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로 한 사실, 피고인은 2004. 6. 24. 서울 강남구 논현동 70-6 소재 글로벌비즈니스 사무실에서 공소외 1과 함께 정호영과 사이에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주식양도계약의 주된 내용은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5일 내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주식 등 일체의 권리와 부대사업에 대한 대가로 4억 원을 지급하되 그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액면 합계 417,010,000원의 약속어음 3장을 미리 교부하고, 이에 대하여 양도인은 계약과 동시에 양수인에게 경영권을 이전하는 데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며, 양수인은 이사회가 변경됨과 동시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부채 등 회사 경영상 모든 책임을 지고, 쌍방이 선임한 회계법인을 통하여 계약체결일 현재의 재무제표를 기초로 자산과 부채를 실사한 후 그 결과가 재무제표와 다를 경우 이를 정산한다.'는 것인 사실, 위 계약에 따라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소지하고 있던 액면 합계 417,010,000원의 약속어음 3장에 배서하여 정호영에게 교부하였고, 공소외 1은 정호영으로부터 교부받은 이사 및 대표이사 사임서와 주주명의개서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 및 피고인으로부터 미리 교부받은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이용하여 2004. 6. 26.까지 주주명의개서 및 대표이사 변경등기를 마친 사실, 그런데 공소외 1, 2는 위 계약에 따른 기한인 2004. 6. 29.까지 정호영에게 주식양수대금 4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한편 담보로 교부된 위 약속어음 3장도 위조된 것으로 밝혀진 사실, 나아가 공소외 1은 위 계약에 따른 실사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피고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위임장을 이용하여 2004. 7. 2.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프리마호텔 커피숍에서 공소외 4와 사이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하남 창고 및 장안동 본사 창고에 있는 유아복 등 재고물건을 시중가격의 5% 가량인 3억 4,000만 원에 덤핑으로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즉시 공소외 4로부터 위 대금을 교부받은 사실, 공소외 1, 2는 같은 날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414-6 소재 공소외 3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정호영에게 위 재고물건 대금 중에서 3억 원을 주식양수대금의 일부로 지급하고, '나머지 1억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정호영이 부담하여야 하는 주식양도계약 소개수수료 1억 원을 대위변제하며, 30일 이내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재고와 브랜드 가치, 매장 영업권 가치를 실사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기업은행 대출금 채무 13억 원, 국민은행 대출금 채무 3억 원, 외상 구매자금 채무 14억 9,000만 원과 비교하여 추가로 정산하되, 기업은행 대출금채무와 외상 구매자금 채무에 관련된 신용보증기금 보증채무에 대하여는 인수 주주가 담보 또는 보증 등을 통하여 채무를 승계하고 정호영의 보증부분을 해지한다.'는 취지로 종전의 주식양도계약에 약정을 추가한 사실, 그러나 공소외 1, 2는 위 계약에 따른 실사 및 채무승계를 하지 아니하고 같은 날 밤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하남 창고에서 유아복 등 재고물건을 반출하여 공소외 4에게 인도하였고, 다시 같은 날부터 2004. 7. 5.까지 장안동 본사 창고에서 유아복 등 물건을 반출하려고 하다가 정호영과 회사 직원에게 이를 저지당한 사실, 이에 더하여 공소외 1, 2는 2004. 7. 6. 서울 동대문구 장안 1동 우리은행 장안1동 지점에서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약속어음 20매를 수령한 후 어음을 발행하여 이를 사채시장 등에 유통시키기에 이른 사실, 피고인은 2004. 4.경 공소외 2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에의 형식상 대표이사 취임에 관한 제의를 받을 무렵 공소외 1, 2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주식을 양수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공소외 2가 '회사를 인수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대표이사로 등재되면 수입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에 비추어 정상적으로 일을 추진하지 않으리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공소외 1이 소지하고 다니는 약속어음에 대하여도 정상적인 어음이 아닌 부도가 난 약속어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공소외 2가 1999.경 대출을 받는 데 보증한 것과 관련된 채무 6,000만 원을 갚아 주겠다고 하자, 위와 같이 공소외 1과 함께 정호영과의 주식양수계약을 체결하고 공소외 3 주식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나아가 2004. 7. 5.에는 공소외 1, 2와 함께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장안동 본사 창고로 가서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유아복 등 물건을 반출하려고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2와 순차적, 암묵적으로나마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하에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주식양도계약을 통한 사기행위에 공동으로 가공하였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직권판단

(1) 검사는, 피고인이 공소외 1, 2와 공모하여 피해자 정호영으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주식 전부를 양수하는 방법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인수하더라도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지 않는 등으로 매각대금을 지급하거나 회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이 거짓말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자본가치 32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으로 보아 불법이득죄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원심 또한 위와 같이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에 의한 주식양도양수를 통한 이득편취에 있어 그 이득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한 주식의 재산적 가치라고 보아야 하고 주식의 재산적 가치란 주식 자체가 표창하는 재산의 객관적 가치를 말하므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거나 증권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경우 그에 관한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의 실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아 주식의 가액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속세및증여세법시행령 제54조 소정의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보충적으로 적용하여 산정한 평가액을 그 주식의 가액으로 볼 수 있을 것인바, 이 사건과 같이 거래약정 당사자 사이에 정한 양도가액이 있는 경우 그것이 주식의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를 평가하였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아니한 이상 그 양도가액을 주식의 객관적인 재산적 가치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그런데 피고인 등이 편취한 공소외 3 주식회사 주식의 재산적 가치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나 원심의 판단과 같이 32억 원 상당이 된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정호영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부분(위 주식양도계약 무렵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자산은 71억 원 가량, 연 매출액은 65억 원 가량이라는 취지)과 대차대조표의 기재(2003. 12. 31. 현재를 기준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자산은 74억 원 가량, 부채는 41억 원 가량, 자본은 32억 원 가량이라는 취지)는, 앞서 본 증거에 의하여 살펴볼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실, 즉 (가) 위 주식양도계약 당시 공소외 3 주식회사는 경기 부진, 출산율 저하 등의 이유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고, 직원들 급여도 1개월분 가량 체불한 상태에 있었던 사실, (나) 피고인과 공소외 1, 정호영은 대차대조표상의 자산이 71억 원 가량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자산의 가치를 계산하면 대략 35억 원 가량 된다고 보고 여기에서 부채 31억 원 가량을 제하면 약 4억 원 가량이 남기 때문에 주식양도대금을 4억 원으로 정하고, 추후 쌍방이 선임한 회계법인을 통하여 자산과 부채를 실사한 후 다시 정산하기로 한 사실에 비추어 이를 쉽게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위 가. (2)항에서 인정한 사실과 전항에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 정호영 사이에 정한 주식양도대금 4억 원을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객관적인 재산가치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 공소외 1, 2가 이 사건 사기의 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액은 위 주식양도대금과 같은 4억 원 상당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5)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 론

따라서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당원은 피고인의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함이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과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공소장변경절차를 취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단순사기죄로 처단하기로 하여,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당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범죄사실의 '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오기명 생략)'를 '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명칭 생략)'로, ' (공소외 2의 오기명 생략)'를 ' (공소외 2의 성명 생략)'로, '자본가치 32억 원 상당'을 '자본가치 4억 원 상당'으로 고치는 외에는 원심판결 각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1. 미결구금일수 산입

무 죄 부 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당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단순사기죄로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양 형 이 유

피고인에게 벌금 1회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경미하기는 하나, 한편 범행의 수법이 치밀하고 대담하며,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도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한 바가 없는바, 위와 같은 사정과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전수안(재판장) 이정호 오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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