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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 21.자 92마1081 결정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공1993.4.15.(942),1054]
AI 판결요지
편집저작물을 전체로 이용(예를 들면 복제)하여야만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반드시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판시사항

가.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 있는 부분만의 이용으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나. 피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가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 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창작성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가. 편집저작물을 전체로 이용(예를 들면 복제)하여야만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반드시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나. 피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가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창작성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신청인, 재항고인

주식회사 에이피 인터내셔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영식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신청인이 프랑스 센느출판사가 1988.10. 프랑스 관할 당국에 저작권등록을 마쳐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20세기 미술의 모험”이라는 제호의 저작물에 관하여, 1989.5.10. 한국 내에서의 위 저작물의 복제·배포·번역과 번역물에 대한 복제·배포·등 일체의 권리를 양도받아, 1990.8.20. 위 저작물의 1990년도판에 대한 한국어 번역본을 1, 2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고, 1991.4.6. 문화부에 저작권등록신청까지 한 사실, 피신청인은 1991.2.25. “현대미술의 역사 1,2”라는 에이취·에이취·애너슨(H.H.Arnason)저작의 미술저작물을 2권으로 번역·출판하면서 “20세기 미술의 시각(이영철 편)”이라는 책을 아울러 출판하여 위 2권의 책과 1질로 엮어 3권 1집으로 제작·배포하고 있는 사실, 신청인이 출판한 위 “20세기 미술의 모험” 1, 2권에는 1900년부터 1989년까지의 미술분야에서의 중요사건 및 사실을 연대순으로 선택·배열하여 10년 단위로 위 책에 각 분산하여 수록하면서 미술분야가 아닌 문학·음악 및 공연예술·영화·과학·기술·정치 및 기타의 항목도 함께 대비하여 각 분야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간략하게 수록한 연표가 들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연표라고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과거의 사실 또는 사건 등을 수집하고 이를 간결하게 정리하여 연대순으로 배열하는것으로서, 그 연표 속의 개개의 항목은 단순한 사실을 소재로 삼아 이를 객관적으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것이므로, 이는 누가 작성하더라도 동일 또는 유사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어, 위 개개의 항목에 관하여는 저작물이 갖추어야 할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겠으나, 그 내용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서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편집저작물로서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인바,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들어 있는 연표는 그 배열이나 구성방식에 있어서 저작물로 보호받아야 될 정도의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미술사 연표를 작성함에 있어서 미술분야 외의 인접분야의 역사적 사건 및 사실을 함께 수록하는 것은 흔히 있는 연표의 구성방식이다), 가사 위 책의 연표가 편집저작물로 보호되어야 할 정도의 창작성이 있다 할지라도, 그 편집저작권은 편집저작물 전체를 이용할 경우에만 적용한다고 할 터인데, 피신청인이 출판한 위 “20세기 미술의 시각”이라는 책에도 12쪽부터 29쪽에 걸쳐 있는 연표에 미술분야에서의 역사적인 중요사건 및 사실을 인접분야의 역사적 사건 및 사실과 함께 수록하고 있고, 그 항목의 일부가 신청인이 출판한 책 위의 연표 항목과 일치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그 항목의 선택이나 배열이 서로 달라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의 연표를 그대로 옮겨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편집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신청인이 제출한 소명자료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신청인이 번역·출판한 “20세기 미술의 모험” 1, 2권에 실려 있는 연표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가 자신의 축적된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그 목적에 적합하도록 자신의 판단에 따라 취사선택한 사항을 수록한 것으로서 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이 독자적인 창작성이 있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고, 또 편집저작물을 전체로 이용(예를 들면 복제)하여야만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반드시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임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3. 그러나 관계소명자료와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출판한 “20세기 미술의 시각”에 실려 있는 연표는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항목의 선택과 배열을 참고하면서도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자신의 창작성을 가미한 것으로서,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실려있는 여표의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 본 원심의 부가적·가정적인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원심이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편집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결론은 결국 정당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원심결정에 저작권법상의 저작물과 그 창작성 및 저작권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신청인의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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