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근로관계가 일단 해소되어 유효하게 존속하지 아니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38조 의 적용 가부(소극)
나. 원고 주장의 채권이 사용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라면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손해의 원인사실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이득을 모두 공제하여야 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8조 소정의 휴업수당의 한도에서 이를 이득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근로관계가 일단 해소되어 유효하게 존속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8조 를 적용할 수 없다.
나. 원고가 주장하는 채권이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한 임금채권이 아니고, 사용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라면 손해액 범위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손해배상의 일반이론에 따라 손해의 원인이 된 사실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이득을 모두 공제하여야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38조 소정의 휴업수당의 한도에서 이를 이득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가.나. 근로기준법 제38조 나. 민법 제393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장락
피고, 상고인
창원상공회의소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선당
주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채택증거에 의하여 대강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하였다. 곧 피고 회의소의 ○○실장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그 지병인 신증후군이 악화되어 그 치료 때문에 출근도 하지 못하는 등 직무수행에 지장이 있는데다가 병세가 쉽게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아니하자 1986.7.1. 원고에 대하여 3개월 간의 휴직을 명하였는데, 휴직기간이 끝나는 날까지도 완치되지 못하고 인사규정상 휴직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사정도 있어 같은해 10.1. 원고를 피고 회의소 인사규정 제24조 제3호의 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원고를 직권면직처분 하였던바,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마산지방노동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위 노동사무소에서 위 면직처분의 부당여부를 조사하기에 이르자, 같은 해 11.27.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는 위 진정을 취하하고 그 대신 피고는 원고를 원직에 일단 복직시켰다가 다시 그 다음 날짜로 퇴직시키고 직권면직처분 이후의 임금으로서 금 98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여 이러한 합의사항이 모두 이행된 사실, 한편 위의 합의 당시 7개월 후 원고의 병세가 호전되어 정상근무가 가능하면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이 이루어졌고, 원고는 위 7개월이 끝나가는 1987.6.25. 현재 무리만 하지 아니하면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 복직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한 사실 등이다.
원심은 나아가 위 1987.6.25. 당시의 원고의 건강상태와 위 ○○실장직은 그 업무내용상 큰 무리를 하지 않고도 직무수행이 가능한 직책으로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위 날짜 이후로는 위 ○○실장으로서의 정상근무가 가능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다. 그리고 원고가 위 합의퇴직에 따른 퇴직금 등을 수령하여 가면서 위 특약에 의한 복직을 포기하였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도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복직특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및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는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원심은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피고가 위 특약기간이 지난 1987.6.27. 원고를 원직인 ○○실장직에 복직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에 위반하여 원고의 복직신청을 거부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위 ○○실장직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여 그 임금상당액을 상실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전제하고, 임금상당액손해의 수액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회의소의 ○○실장으로 근무하여 매월 합계 688,582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한 다음, 원고는 1988말경부터 1991.7.20.까지 부동산중개인 사무소의 중개보조원으로 근무하여 매월 금 70만원 내지 금 80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었는바, 근로기준법 제38조 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위에서 규정한 휴업에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된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어서 원고의 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함에 있어서는 위 법조에 정한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이익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서 위 중간수입을 공제하여야 할 것이라고 하여 이러한 범위 내에서 원고가 중간수입을 얻고 있었던 기간 중의 손해를 산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근로관계가 일단 해소되어 유효하게 존속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8조 를 적용할 수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채권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한 임금채권이 아니고,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므로 원고의 손해액 범위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손해배상의 일반이론에 따라 손해의 원인이 된 사실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이득을 모두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근로기준법 제38조 를 적용하여 위 법조 소정의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이득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계약관계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손해액 산정에 있어 이득공제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