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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0. 22. 선고 91도1397 판결
[횡령][집39(4)형,734;공1991.12.15.(910),2868]
판시사항

문중이 명의신탁한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 당시 정부의 매수대상에서 제외되는 위토 등이 아닌 농지로서 수탁자가 경작하고 있었던 경우, 수탁자가 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서게 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문중이 명의신탁한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 당시 같은 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농지로서 수탁자가 경작하고 있었고 이것이 정부의 매수대상에서 제외되는 위토 등이 아니었다면 같은법 제11조 제1호 , 제27조 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신탁자는 그 신탁계약을 해지하여도 그 농지의 반환(인도나 소유권이전등기)을 청구할 수 없고, 그 결과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소멸되고 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수탁자가 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서게 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사선) 오경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것이므로 상고이유서에 기재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 본다.

1. 기록을 살펴보면

가. 제1심은 피고인은 나주임씨 도정공파 김해문중의 문중원이고 김해시 구산동 960의 1 전 315평과 같은 동 960의 2 임야 105평은 위 문중의 소유로서 1931.5.14. 피고인의 조부 공소외 1에게 명의신탁한 것인데, 공소외 1과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 2가 사망하자 1972.10.6. 피고인앞으로 상속등기를 마치었고, 같은 시 구산동 952 전 161평, 같은동 938의 1 답 160평, 같은동 954의 1전 919평방미터, 같은동 959 전 48평, 같은동 938의 2 분묘지 146평은 위 문중이 1934.3.27. 문중원 임개이에게 명의신탁하였다가 그 다음날 이를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 2에게 다시 명의신탁하였고 그가 사망하자 1972.10.6. 피고인 앞으로 상속등기를 마친 것인데, 피고인은 위 7필의 토지를 명의신탁관계로 보관하여 오던 중 1987.7.23.부터 같은 해 9.5.까지 사이에 판시와 같이 제3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이를 횡령하였다고 인정하였고 나. 원심은 위 토지들은 피고인의 선대가 매수하여 피고인이 적법하게 상속한 피고인 개인의 소유이며, 가사 위 문중의 소유였다 하더라도 농지개혁법시행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시효취득하였으므로 피고인 소유의 재산을 처분한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는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제1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 토지들은 위 문중의 소유로서 피고인이 시효로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제1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2. 그러나 기록을 살펴 보면 위 토지들은 농지개혁법이 시행된 1949.6.21.당시 농지로서 농지개혁법의 적용대상이었던 것으로 일응 보여지고(수사기록249-260편 판결), 신탁자라는 위 문중으로서는 농지개혁법 시행 당시 위 토지들을 직접 경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만일 위 토지들이 농지로서 수탁자인 피고인의 조부나 망부가 경작하고 있었고 이것이 정부의 매수대상에서 제외되는 위토 등이 아니었다면 농지개혁법 제11조 제1호 , 제27조 의 규정취지에 비추어볼 때 신탁자는 그 신탁계약을 해지하여도 그 농지의 반환(인도나 소유권이전등기)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고 ( 당원 1956.12.27.선고 4289민상482 판결 , 1990.11.13.선고 90다4259, 90다카22322 판결 각 참조), 그 결과 신탁자와 수탁자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소멸되고 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수탁자가 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서게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위 토지들에 대한 처분행위가 횡령죄가 된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먼저 위 토지들이 농지개혁법 시행 당시 그 적용대상이 되는 농지였는지 여부와 농지개혁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농지였다면 그 경작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혀야 할 것이고, 이 사실관계에 터잡아 피고인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가사 피고인이 사실은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포괄승계하였다 하여도 피고인이 명의신탁관계를 부인하는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이를 처분할 당시 위와 같은 명의신탁관계를 알았는지, 또는 그가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식하였는지를 심리하여 횡령의 범의가 있었던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것인데, 원심이 여기에 이르지 아니한 것은 농지개혁법과 횡령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 할 수 없고,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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