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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다카12775 판결
[손해배상(기)][집38(1)민,103;공1990.4.15.(870),760]
판시사항

가. 원고종중의 선대가 소외 망 김문기의 손자임에도 피고종중이 소외 망인을 시조로 하는 종중의 대동보를 발간함에 있어 원고종중의 선대의 기재를 누락시킨 경우 명예훼손에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불법행위가 성립된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하기 위하여는 적시된 내용의 진실여부를 심리하여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대동보라 함은 한 성씨의 시조이하 동계혈족간에 분파된 파계를 한데 모아 집대성한 것으로서 각파의 분파조는 시조로부터 몇 세손이며 어느 대에서 분파되어 파조가 되었는 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수록된 족보를 말하는 것이므로 대동보에는 시조에서 분파된 모든 파계가 빠짐없이 수록 되어야 하는 것이고 분파된 파계의 어느 일파라도 이를 누락시켜서는 아니되는 것인 바, 원고주장과 같이 원고종중의 선대인 김충립과 그 형제들이 소외 망 김문기의 손자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종중이 위 소외 망인을 시조로 하는 종중의 대동보를 발간함에 있어 위 김충립과 그 형제들의 기재를 누락시켰다면 위 김충립 등은 대외적으로 위 소외 망인의 후손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 위 소외 망인의 후손임을 표방하는 원고종중은 그 존립기반이 부인됨은 물론 혈연관계 없는 남의 조상을 자신의 조상으로 삼는 종중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어 그 사회적 평가가 저하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피고종중의 위 행위는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종중이 발간한 대동보 및 경주김씨 백촌공 종통고증록에 소외 망 김문기, 김현석이 피고종중의 선조라는 주장사실을 게재함에 그치지 않고 원고종중을 비방하는 내용을 게재한 경우에는 원고종중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이지만 그 책자에 적시된 내용이 진실인지의 여부는 그 행위에 대한 위법성이나 피해감정의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한 판단의 결과는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마땅히 참작되어야 하는 것인데도, 원심이 위 책자에 적시된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만연히 피고종중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된다고 판단하여 그 판시의 위자료를 산정하였음은 심리미진이나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김녕김씨 충의공파 대종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우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경주김씨 백촌공파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학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종중은 조선왕조 제7대왕 세조 2년에 일어났던 단종복위운동에 연루되어 역적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였던 백촌 김문기와 그 아들 김 현석이 원고의 선대인 김 충립의 할아버지며 그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피고종중은 위 김 문기, 김 현석이 피고의 선대인 김계훈의 할아버지이며 그 아버지라고 주장하여 서로 자신이 위 김 문기의 유일한 혈족들로 이루어진 종중이라고 다투어 오던 중 피고종중이 1983년경 경주김씨백촌공파 대동보를 발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소송대리인은 피고종중이 발행한 경주김씨 백촌공파 대동보 1권 1면에서 김 문기의 아들인 김 현석의 장자로 피고종중이 그 선대로 모시는 김 계훈을 기재하는 반면 원고종중의 선대인 김 충립과 그 형제들을 기재하지 아니하므로써 원고종중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책자에 원고의 주장과 같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와 같은 기재는 피고종중이 주장하는 그들의 계보를 기재한 것에 불과하여 그러한 기재만으로 원고종중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동보라 함은 한 성씨의 시조이하 동계혈족간에 분파된 파계를 한데 모아 집대성한 것으로서 각파의 분파조는 시조로부터 몇세손이며 어느 대에서 분파되어 파조가 되었는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수록된 족보를 말하는 것이므로 대동보에는 시조에서 분파된 모든 파계가 빠짐없이 수록되어야 하는 것이고 분파된 파계의 어느 일파라도 이를 누락시켜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주장과 같이 원고종중의 선대인 김 충립과 그 형제들이 소외 망 김문기의 손자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종중이 위 소외 망인을 시조로 하는 종중의 대동보를 발간함에 있어 위 김충립과 그 형제들의 기재를 누락시켰다면 위 김충립 등은 대외적으로 위 소외 망인의 후손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 위 소외 망인의 후손임을 표방하는 원고종중은 그 존립기반이 부인됨은 물론 혈연관계없는 남의 조상을 자신의 조상으로 삼는 종중이라는 비난을 받게되어 그 사회적 평가가 저하될 것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또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소외 망 김 문기의 자손은 원고종회의 선조인 김 충립의 형제뿐이며피고종중이 주장하는 김 계훈은 위 김 문기의 자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고종중이 위 김 문기를 시조로 하는 종중의 대동보를 발간함에 있어 위 김 계훈을 그 자손이라 기재하고 김충립의 기재를 누락함으로써 원고종중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있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종중의 선대인 위 김 충립과 피고종중의 선대인 위 김 계훈이 위 김 문기의 후손인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피고종중의 원판시 대동보 발간이 원고종중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를 살펴보았어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판시하여 이에 관한 원고의 손해배상 및 책자배포금지청구를 배척하였음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종중이 발행한 경주김씨 백촌공파 대동보 수권 및 경주김씨 백촌공 종통고증록에 소외 망 김 문기, 김 현석이 피고종중의 선조라는 종전의 주장사실을 게재함에 그치지 아니하고, 원고종중을 "백촌공의 종통을 어지럽히는 사이비 무리들", "사이비 백촌후손", "충립 이후 날조된"이라고 지칭한 것은 공동선조의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봉행하며, 종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동족들로 구성된 원고종중이 마치 그들의 정확한 선조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의 선조를 자신들의 선조로 모시는 어리석은 동족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들의 선조를 마치 자신들의 선조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고 있는 것같이 비방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행위를 위 소외 망인들이 과연 원고종중의 선조인지, 아니면 피고종중의 선조인지에 대하여 수백년간 계속된 원·피고종중 사이의 다툼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도 없이, 선조를 숭상하기 위하여 성립된 원고종중의 형성기반 자체를 부정하거나 원고종중의 활동을 비방함으로써 동족단체인원고종중이 갖고 있는 사회적 평가로서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위와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위 책자가 배포되게 되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계속될 염려가 있음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따라 그 예방으로 위 책자들을 배포하지 아니할 의무가 있다고 한 다음, 원고가 피고의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비재산적 손해를 금전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참작하면 원고가 입은 손해는 금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판시 그 책자에 적시된 내용이 진실인지의 여부는 그 행위에 대한 위법성이나 피해감정의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한 판단의 결과는 이 사건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마땅히 참작되어져아 하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위 김 문기등이 원고종중의 선조인지, 피고종중의 선조인지를 살펴 위 책자에 적시된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를 가리어 이를 확정한다음,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그외의 제반사정과 함께 이를 참작하여 위자료를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를 다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피고종중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된다고 판단하여 그 판시의 위자료를 산정하였음은 심리미진이나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점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김덕주 윤관 안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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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9.4.17.선고 88나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