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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므28 판결
[이혼][공1988.6.1.(825),910]
판시사항

협의이혼 의사확인과 재판상의 이혼사유

판결요지

법원에 의한 협의이혼의사확인절차는 확인당시에 당사자들이 이혼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가를 밝히는데 그치는 것이므로 협의이혼의사의 확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재판상 이혼사유가 될 수 없으며 그 의사확인 당시에 더이상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었다고 추정될 수도 없다.

청구인, 상고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홍

피청구인, 피상고인

피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이사건 청구원인, 즉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9.6.2 혼인하였는데 피청구인은 1985년부터 갑자기 외출이 잦아지고 아무 이유없이 불평불만을 하며 가사를 게을리 할 뿐만 아니라, 시부모를 구박하고 심지어 철없는 자녀들까지도 학대하여 더이상 가정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되어 1985.3.7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서 협의이혼확인까지 받았으며 같은 달 18 가사정리차 전주소지로 피청구인을 찾아 갔더니 피청구인은 일방적으로 전세금을 받아 타처로 이거하여 하는 수없이 같은 달 21 서울특별시 도봉구청장에게 위 협의이혼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피청구인이 이미 협의이혼의사취소신청을 한 뒤이었으므로 청구인제출의 위 신고서를 반송받았으며, 그후 피청구인을 찾아가 귀가할 것을 종용하였으나 피청구인은 이에 불응하고 간혹 노상에서 시부모를 만나도 외면하며 자식들마저 찾아보지 아니하는 등 귀가의사없이 현재에 이르렀는 바, 이는 민법 제840조 제2호 , 제4호 에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되므로 이 사건 청구에 이르렀다고 하는 청구인의 주장에 대하여, 제1심 증인권 분녀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1985.3.7 이후 별거중인 사실 및 피청구인이 시모의 말에 순종하지 아니하고 약간 불만스럽게 대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청구인 주장의 그 나머지 사실까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갑제3호증의1,2의 기재 및 제1심증인 서경숙의 증언 등에 의하면, 청구인은 1985년 봄경 청구외 인과 내연관계를 맺고부터 피청구인을 아무 이유없이 무참히 구타하여 피를 토하고실신이 되게까지 하였으며, 피청구인에게 협의이혼을 강요하다시피하여 청구인 주장과 같이 협의이혼의사확인까지 받았으나, 그후 피청구인은 그것이 청구외인과 혼인하기 위한 방편임을 깨닫고 협의이혼의사철회신고를 한 사실, 피청구인은 청구인과 동거하던 중 1985.3.7 청구인이 아이들만 데리고 이사를 가버려서 혼자 남게 되자, 살던 집이 지긋지긋한 생각이 들어 나오고 만 사실, 한편 청구인은 현재도 청구외인과 동거중인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피청구인의 별거사실만을 가지고 악의의 유기라 볼 수 없고, 또 시모에 대한 위 설시와 같은 정도의 불만스러운 태도를 가리켜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할 수 없으며, 그밖에 달리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피청구인에게 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하여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여 수긍이 되고 거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심리미진, 채증법칙위반 등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며, 또한 법원에 의한 협의이혼의사확인절차는 확인당시에 당사자들이 이혼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가를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므로 ( 당원 1987.1.20. 선고 86므86 판결 참조) 협의이혼의사확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재판상 이혼사유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고( 당원 1983.7.12. 선고 83므11 판결 참조) 그 의사 확인당시에 더이상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었다고 추정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이와 반대되는 견해에서 법리오해를 내세우는 논지 역시 채택할 수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정기승 김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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