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무죄
광주고법 1976. 3. 31. 선고 76노23 제1형사부판결 : 상고
[간첩(변경된죄명:군기누설)·반공법위반·국가보안법위반피고사건][고집1976형,25]
판시사항

형법 98조 2항 소정의 군사기밀누설죄가 신분범인지 여부

판결요지

형법 98조 2항 소정의 군사기밀누설죄는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의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 성립되는 신분범이므로 직무에 관계없이 군사기밀을 지득하였을 때에는 동 죄의 성립이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959.7.10. 선고 4222형상197 판결 (판례카아드 5006호,판결요지집 형법 제98조(12) 1265면) 1971.2.25. 선고 70도2417 판결 (판례카아드 9645호, 대법원판결집 19①형 83, 판결요지집 형법 제98조(39) 1268면) 1971.6.30. 선고 71도774 판결 1971.8.10. 선고 71도1143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와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요지이고, 피고인의 변호인 변호사 공소외 1외 항소이유 제1점은 피고인은 원판시 범행을 저지른바 없는데도 공소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요지이며,

그 제2점은 유죄로 인정된다할지라도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요지이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원판시 제1항 군사상의 기밀누설의 점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배관기술자로서 1965.11.경 미국의 민간기업체인 알. 엠. 케이(R.M.K)회사의 기술요원으로 파월되어 사이곤에서 근무하다가 1년후인 1966.11.경 귀국하는 길에 일본국에 거주중인 피고인의 이복형, 공소외 2 가를 방문하고 그의 안내로 재일조선인 총연맹 본부에 들려 이명미상인에게 "파월기술자들의 음식은 양식으로 한다. 월 보수는 800불가량 받는다. 비(B) 52중폭격기는 태국과 오끼나와 기지에서 출국한다"는 말을 한 사실은 피고인의 수사기관이래의 진술에 비추어 인정이 되는 바, 피고인이 누설하였다는 군사상의 기밀로 적시된 위 사항중 "파월기술자들의 음식은 양식으로 한다. 월 보수는 800불가량 받는다"는 점은 적국인 북괴에 알려지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을 이익으로 하는 군사상의 기밀의 범주에 속한다 보기는 어렵고, 다만 "비(B)52중폭격기는 태국과 오끼나와 기지에서 출국한다"는 점은 군사상의 기밀에 속한다 하겠으나 형법 제98조 제2항 의 군사기밀누설죄는 이른바 신분범으로서 그 행위자는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의 기밀을 지득한 자이어야 한다할 것이고, 이와 같이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의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 한하여 형법 제98조 제2항 의 군사기밀누설죄가 성립한다할 것인데 전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배관기술자로서 위 설시의 미국인회사에 고용되어 파월되었다는 것이니 전시 군사상의 기밀을 직무에 관하여 지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뿐더러 피고인의 수사기관이래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2 가를 방문한 동기에 관하여 귀국하는 길에 일본에 며칠간 체류하게 된 여가가 있어 단순한 혈육간에의 정의에서 방문한 것인지 다른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다하고 공소외 2는 조총련에 가입하여 북송하려하고 있어 번의하도록 설득한 바 있다는 것이며, 조총련본부에 들리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공소외 2가 불러 나가자고 하여 자동차편으로 동경시내의 어느 집엔가 들렀는데 가고보니 그곳에 조총련 본부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전혀 공소외 2의 꼬임에 빠져 그곳이 들리게 되었다는 것이며, 또한 기록에 편철된 사실조회 회신(공판기록 제47-49장)에 의하면 피고인은 귀국직후 위의 사실을 서울시 경찰국 정보과에 신고하였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자 1967.8.경 다시 중앙정보부에 피고인이 조총련본부에 들린 사실을 신고하는 일방 그 이복형, 공소외 2가 조총련에 가입하여 북송신청을 하고 있는데 동인의 북송의사를 번의시키고 공산계열로부터 구출해 내도록 공헌하겠으니 피고인을 활용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에서 본 바 피고인이 공소외 2 가를 방문한 목적, 조총련본부에 들리게 된 경위, 그 이복형, 공소외 2로 하여금 북송의 뜻을 버리도록 종용하였다는 점, 귀국후 서울시 경찰국 및 중앙정보부에 진정을 한 점등 제반사정을 모두어 보면 적을 이롭게 할 의도로 군사상의 기밀을 누설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하겠고,

다음 원판시 제2항 군사기밀누설 및 반국가단체의 구성원과의 회합의 점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1974.12.20.경 "괌"도에서 귀국도중 일본에 있는 공소외 2 가를 방문하고 그와 함께 피고인의 매형 공소외 3 가에 들러 그와 합석한 자리에서 원판시와 같은 언동을 한 사실은 인정이 되나 원판시의 위 기밀 역시 추상적인 것이거나 보편적인 사실로서 피고인의 그 직무에 관하여 지득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울뿐더러 피고인은 북송의사를 품고 있는 공소외 2가 번의를 하고 조총련계에서 민단으로 전향하도록 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실정을 이야기한 것이지 군사상의 기밀을 적에게 제보한다는 뜻에서 위와 같은 언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는바 기록에 편철된 국민등록 완료증(공판기록 제114장)에 의하면, 피고인의 매형 공소외 3은 1973.10.15.에 재일대한민국 거류민단에 등록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만일 피고인이 적국에 대한민국의 군사기밀을 제보할 의도였다면 공소외 2 가에서 은밀히 동인에게 제보할 수 있었을 터이고 또한 그러한 방법이 더욱 용이하다고 인정할 것이며, 공소외 3 가에서 그와 같은 기밀을 제보하여야 할 사정이 있었다고도 보이지 아니한데 구태어 공소외 3 가에서 전시한 바 언동을 한 점, 위 설시와 같이 과거 공소외 2 가를 방문하였을시 북송의사를 버리고 민단에 전향하도록 종용한 바 있다는 점 및 위 기밀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적에게 군사상의 기밀을 누설할 의사에서 보다는 그가 변소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 이복형 공소외 2로 하여금 민단에 전향하도록 하기 위하여 설득하는 과정에 전시와 같은 언동을 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이 공소외 2를 전향시키기 위하여 공소외 3 가에서 자리를 같이 한 이상 이를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구성원인 공소외 2와 화합한 것이라 할 수도 없을 터이며,

원판시 제3항 탈출음모 및 회합의 점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1974.12.20. 17:00경 그 매형 공소외 3 가에서 공소외 2의 아들이며 조총련계 국민학교 선생인 공소외 4와 만나 피고인의 주소와 생년월일을 가르켜 준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설시한 제반정황과 피고인과의 신분관계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할 의사로 전시한 바 주소 및 생년월일을 가르켜 준 것이나 반국가단체에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회합한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겠고,

원판시 제4항 금품수수의 점 및 제5항 잠입의 점에 관하여,

금품수수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1974.12.21. 귀국길에 그 이복형 공소외 2로터 일화 20,000엥을 수수한 사실은 기록상 인정이 되나 이는 전시한 바 제정황에 비추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의 신분에서라기 보다는 단순한 혈육간의 정의로 수교된 금원이라 봄이 상당하다 하겠고, 또한 잠입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어떠한 지령을 받고 국내에 잠입한 것이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은 군사기밀누설죄의 법리오해 내지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다 하겠으니 이점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당원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사건 공소범죄사실은 피고인은 일본국 나고야에서 잡곡 소매업에 종사하였던 망 부 공소외 5의 3남으로 출생하여 8세 당시의 1945.8.15. 일본국 패전으로 원적지인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공리에 일가족 귀국한 후 그 익년에 망 부 공소외 5는 2남 공소외 2를 대동하여 밀항 재도일하므로서 편모슬하에서 1945년도에 마산공업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1955년도에 해병대에 입대하여 3년간의 복무를 필하고 전역한 후 1959년부터 1960년까지 충주비료공장 건설회사인 미국 맥크루회사에 일일노무자로, 1961년부터 1965년까지 충주비료주식회사 배관공으로 각각 종사타가 1965.11.에 미국 알. 엠. 케이(R.M.K)회사 기술요원으로 파월되어 사이공에서 근무후 1년 후인 1966.11.경 귀국하여 1967년에 한양토건 및 광진토건회사의 하청업체에 종사하고 1968.8.부터 같은해 10.까지 미국 필크포드회사 기술요원으로 재 파월되어 후에시에서 근무후 귀국하고,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삼척동양시멘트공장 배관공으로 1972년부터 1973년까지는 비. 아이. 시(B.I.C) 충주공장 배관공으로 근무타가 1974.2.부터 같은해 10.까지 미국 마스회사 기술요원으로 괌도에 파견근무후 귀국하여 울산 현대조선소등에 전전 종사타가 1975.4.경부터 정직없이 놀고 있는 자인 바, 피고인의 이복형인 공소외 공소외 2가 조총련에 가입하여 소위 그들의 혁명과업수행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1964년경부터 잘 알고 있으면서도,

1. 1966.11.일자미상경 월남에서 귀국시 일본을 경유하게 됨을 기화로 일본국 나고야시에 있는 공소외 2 집을 방문하여 동인의 안내로 동경에 있는 재일조선인 총연맹본부에 들러 그곳에 있는 이명미상에게,

○ 파월기술자들의 음식은 양식으로 한다.

○ 월보수는 800불가량 받는다.

○ 비(B)52중폭격기는 태국과 오끼나와 기지에서 출국한다.

는등 북괴에 알려지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않음을 이익으로 하는 파월기술자들의 대우문제의 동맹국인 미국의 월남 전황등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에게 제보하여서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하고,

2. 1974.12.20.경 괌도에서 파견근무중 부상당하였던 손가락에 대한 피해보상문제로 다시 괌도에 출국하였다가 일본을 경유하여 귀국하게 됨을 기화로 일본국 나고야시에 있는 공소외 2 집을 다시 방문하여 함께 같은시에 있는 피고인의 매형인 공소외 공소외 3 집에 가서 공소외 2의 북괴의 찬양에 편승하여,

○ 한국에서는 돈있는 놈들은 외국으로 돈을 빼돌리고 공무원들은 급행료라는 것을 받는다.

○ 산업시설은 외국에서 차관으로 많이 갖다가 시설했다.

○ 산업시설로는 충주비료, 울산비료, 울산정유, 호남정유, 현대조선소, 당인리발전소, 동양시멘트, 쌍룡시멘트, 부산화력발전소, 울산카프로닥담, 부산원자력발전소 1,2호 71등이 있다.

○ 한국 학생들은 이유없이 데모를 한다.

○ 경부고속도로는 430킬로미터이고 4차선이다.

○ 서울은 고층건물이 많고 고층건물에는 지하실이 있다.

○ 지하철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원, 인천까지 있다.

○ 청와대는 북악산에 있다.

○ 정부종합청사는 광화문 부근에 크게 신축하였으며 국회의사당도 그 부근에 있고 국회의원수는 230명 정도이다.

○ 서울 인구는 600만 정도다.

○ 육해공군은 막강하다.

○ 국제공항으로는 김포, 제주, 수원이 있고 그외에도 비행장은 김해, 사천, 오산, 평택, 강릉, 광주, 진해등지에 있고 비행기도 상당히 있다.

○ 새마을사업은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다.

○ 한국 경제는 오일가 폭등으로 물가가 상승하여 고전하고 있다.

○ 한국내에 미국인은 모두 4,5만 정도있고 한국인을 멸시한다는등 한국의 정치,경제,군사,사회등에 각종 군사기밀과 약점등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에게 제보하여서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함과 동시에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구성원인 공소외 2와 회합하고,

3. 같은날 17:00경 전시 공소외 3 집에서 공소외 2의 아들이며 조총련 국민학교 교사인 공소외 4(22세)와 만나 동인으로부터 혁명과업수행에 협조하고 그러자면 평양에 다녀와야 한다. 이번에는 그대로 귀국하고 다음에 금 300,000엔을 일본 법무성에 공탁할 터이니 그때 초청형식으로 도일하여 평양으로 가게 해 주겠으니 주소와 생년월일을 적어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에 동의하여 피고인의 주소와 생년월일을 가르쳐 주는등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할 목적으로 음모함과 동시에 동 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구성원인 공소외 4와 회합하고,

4. 1974.12.21. 07:00경 일본국 나고야 역에서 공소외 2로부 일화 금 20,000엔을 교부받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그 정을 알고 금품을 수수하고,

5. 1974.12.21. 전시 3항과 같이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고 일본국 하네다공항을 경유 김포공항에 도착 귀국하여서 잠입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으나 위의 파기 판단이유로 설시한 바와 같이 군사기밀누설의 점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직무에 관하여 지득한 기밀이라 인정하기 어려울 뿐더러 적에게 군사상의 기밀을 누설할 고의가 있었다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으며 반국가단체의 구성원과의 회합,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의 탈출 음모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에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구성원과 회합하였다거나 그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금품수수의 점에 있어서는 단순한 혈육간의 정의에서 수교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하겠으며 잠입의 점에 대하여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잠입한 것이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기로 하는 것이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병인(재판장) 정태규 양영택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