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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6다220198 판결
[부인의소][미간행]
판시사항

[1]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91조 제1호 에서 정한 부인의 대상으로 되는 행위인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에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편파행위에 대한 고의부인이 인정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의 내용

[3]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91조 제1호 에서 정한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 당시 수익자가 파산채권자 등을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수익자)

참조판례

[1][2][3]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6637, 56644 판결 (공2011하, 2351) [1]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6362 판결 (공2012상, 16) [2][3]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다214885 판결

원고,피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 부산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고준성 외 4인)

피고,상고인

아시아신탁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외 7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3. 24. 선고 2015나53674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상의 부인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행위를 대상으로 하나, 채무자의 행위 없이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만 있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채권자와 통모하여 가공하였거나 기타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하여 채무자의 행위가 있었던 것과 같이 볼 수 있는 예외적 사유가 있으면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6362 판결 등 참조).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에서 부인할 수 있는 행위로 정한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일반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편파행위도 포함된다. 편파행위가 고의부인의 대상으로 되려면, 파산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적용되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을 회피하기 위해 특정채권자에게만 변제 혹은 담보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다214885 판결 등 참조).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에서 정한 부인할 수 있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부인할 수 없으나, 그와 같은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수익자가 부담한다 (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6637, 56644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주식회사 부산저축은행(이하 ‘부산저축은행’이라 한다)은 2006년경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KTB자산운용 주식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였고, KTB자산운용 주식회사가 설립한 KTB-SB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KTB사모펀드’라 한다)가 55%, 부산저축은행이 30%, 우리은행이 15%의 중앙부산저축은행 지분을 취득하였다.

2) 피고 엔에이치농협캐피탈 주식회사(이하 ‘엔에이치캐피탈’이라 한다)는 2009. 12. 31. 피고 아시아신탁 주식회사(이하 ‘아시아신탁’이라 한다)로부터 KTB사모펀드 지분 22억 5,000좌를 2,797,545,205원에 양수하면서 계약 체결일부터 9개월이 경과한 이후 또는 부산저축은행의 영업, 자산, 재무 상태에 중대한 부정적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피고 아시아신탁이나 피고 아시아신탁이 지정하는 자에게 지분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하였다.

3) 부산저축은행은 2010. 3. 말 기준으로 BIS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0. 6. 30. 신주를 발행하여 증자하였다. 피고 아시아신탁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 중 의결권 있는 기명식 보통주식 348,027주를 8,999,978,220원에 인수하면서 부산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 소외 1과 사이에서 2011. 6. 30.까지 인수 주식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부산저축은행, 소외 1 또는 부산저축은행, 소외 1이 지정한 자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합의를 하였다.

4) 피고 파빌리온자산운용 주식회사(이하 ‘파빌리온자산운용’이라 한다)도 부산저축은행의 위와 같은 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 중 의결권 있는 기명식 보통주식 38,669주를 999,980,340원에 인수하면서 피고 아시아신탁과 같은 내용의 주식매수청구권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5) 피고 엔에이치캐피탈은 2010. 12. 31. 소외 2와 사이에 KTB사모펀드의 지분 22억 5,000좌를 3,217,176,985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출자지분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6) 피고 아시아신탁, 파빌리온자산운용은 2010. 12. 31. 소외 3과 사이에 피고 아시아신탁의 경우 부산저축은행 주식 78,000주를 21억 3,954만 원에, 피고 파빌리온자산운용의 경우 부산저축은행 주식 2만 주를 5억 4,860만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7) 부산저축은행은 2011. 2. 17.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처분을 받았고, 2012. 8. 16. 파산선고를 받았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피고들과 출자지분양수도계약, 주식매매계약(이하 통틀어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이라 한다)을 체결한 소외 2, 소외 3은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이자 감사인 소외 4의 부탁으로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에 자신의 명의사용을 허락한 사람들이다.

2)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의 매매대금은 부산저축은행 차명주식의 배당금, 이익소각금을 재원으로 마련되어 부산저축은행 총무팀이 관리하던 금원에서 지급되었다. 위 부산저축은행 차명주식은 차명차주를 내세워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으로 매수된 것인데 부산저축은행이 대출금의 실질차주에 대하여 아무런 관리를 하지 않았던 사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 대출금이나 이로써 만들어진 차명주식의 배당금, 이익소각금은 모두 부산저축은행이 소유·관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피고들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투자금 회수방안으로 지분, 주식의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자 부산저축은행이 자신이 소유·관리하던 금원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부산저축은행은 소외 2, 소외 3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부산저축은행이 2010. 12. 31. 무렵 자본잠식상태에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부산저축은행은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것을 알고 피고들에게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하였음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들이 파산채권자들을 해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추정도 번복되기 어렵다.

5) 따라서 부산저축은행이 피고들에게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등에 따라 매매대금을 지급한 행위는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에 따른 부인의 대상이 되므로 피고들은 받은 이익을 채무자의 재산으로 원상회복시킬 의무가 있다.

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의 상대방과 목적물, 처분문서의 증명력, 차명대출의 법적 효력, 매매대금의 소유권, 채무자회생법상 부인의 대상, 채무자와 수익자의 사해의사 등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누락,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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