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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도1547 판결
[국가보안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집34(3)형,552;공1986.11.15.(788),3011]
판시사항

가. 공소기각 사유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27조 , 제328조 규정의 성질

나.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다. 단체사이의 상하관계에서 오는 구속력때문에 한 행위가 강요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인 여부의 판단기준

바. 동일인의 경찰, 검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의 채증방법

사. 북한공산집단의 선전, 선동 활동을 이롭게 하는 불온서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 책자를 소지한 경우의 죄책

아. 공소장의 사소한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하여도 공소장변경 절차를 요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공소기각의 재판은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공소를 부적법하다고 할때 하는 형식적 재판이며 형식적 소송조건이 흠결한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 제328조 에 그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유들은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이다.

나. 어떠한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이며 또 행위의 적법여부는 국가질서를 벗어나서 이를 가릴 수 없는 것이고,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행위의 동기ㆍ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ㆍ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외의 다른 수단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다. 단체사이의 상하관계에서 오는 구속력때문에 이루어진 행위라는 사유만으로는 그 행위를 강요된 행위라 볼 수 없다.

라. 공공의 안녕질서를 파괴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정도의 우려가 있으면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되고, 이는 집회, 시위의 장소, 목적, 태양, 내용등 모든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마. 집회결사의 자유나 국민의 모든 권리와 자유는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헌법의 위임에 의하여 집회 및 시위를 보호하되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경우에는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제한을 둔 것으로서 동법 제3조 제1항 제4호 , 제2항 헌법 제9조 , 제20조 , 제35조 에 위배되거나 헌법의 기본정신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

바. 경찰에서의 자술서, 검사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 다른 형사사건의 공판조서의 기재와 당해 사건의 공판정에서의 같은 사람의 증인으로서의 진술이 상반되는 경우 반드시 공판정에서의 증언은 믿어야 된다는 법칙은 없고, 상반된 증언, 감정중에 그 어느 것을 사실인정의 자료로 인용할 것인가는 오로지 사실심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한다.

사. 경제학을 전공한 자로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선전, 선동을 이롭게 하는 불온서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동 서적을 소지한 이상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책자를 소지한 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나아가서 동죄의 성립에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을 이롭게 할 목적의식까지는 필요없다.

아. 공소장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고 사소한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하여는 공소장변경의 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바로 이를 정정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홍성우, 이돈명, 황인철, 조준희, 김상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후의 구금일수중 2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공소기각 주장에 관하여,

공소기각의 재판은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공소를 부적법하다고 할때 하는 형식적 재판이며 형식적 소송조건이 흠결한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 제328조 에 그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유들은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이라 해석된다.

논지가 지적하는 사유들은 같은법 제328조 제1항 제4호 및 이 법소정 각호의 어느 사유에도 해당되지 아니함이 명백하고 공소의 제기의 절차와 방식이 적법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식적 재판을 하지 아니하고 실체재판을 하여야 함은 법리상 당연하다.

논지는 원심은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서도 인권옹호 측면을 외면하고 수사기관의 불법수사도 가하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고 하나 원심판결은 논지들이 주장하는 사유들이 공소기각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설시에 주안점이 있고 법원이 수사기관의 불법수사를 인용 내지 옹호한다는 취지가 아님이 판결문 자체에 비추어 뚜렷한 바이므로 그 주장들은 판결문의 꼬투리를 잡고 헐뜯음에 불과하다.

원심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위반죄에 관한 검사의 공소권의 행사가 적정성, 타당성을 결여한 위법한 것이어서 공소권을 남용하였다는 소론논지에 관하여 검사의 공소사실에 비추어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배척하였음은 정당하고 원심판시가 정치적 보복을 위해서는 언제나 집시법 적용이 가능하고 합당하다는 취지가 아님이 판결의 문맥에 비추어 명백하고 논지는 법률 외적인 주장을 편데 불과하다.

2. 집시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기재 거시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원심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발견할 수 없다.

(나)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가는 구체적 경우에 따라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이며 또 행위의 적법여부는 국가질서를 벗어나서 이를 가릴 수는 없는 것이고,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등의 요건이 갖추어져야 할 것 이다( 대법원 1983.3.8 선고 82도324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그 어느 것이나 국가질서를 벗어나서 업무의 정당한 범위내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수단방법의 상당성을 일탈하였을 뿐만 아니라, 긴급성 보충성의 요건도 갖추어지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니 위법성이 있음은 물론이다.

논지주장의 집시법위반행위가 강요된 행위이기 때문에 책임을 조각한다고 주장하나 단체사이의 상하관계에서 오는 구속력 때문에 이루어진 행위라는 그주장 사유만으로는 강요된 행위라 볼 수 없고 달리 책임조각사유를 인정할 자료도 없다.

(다) 집시법은 민주사회에서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를 보호함은 물론 나아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함에 그 근본정신이 있다 할 것이다.

공공의 안녕질서를 파괴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정도의 우려가 있으면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되고, 이는 집회, 시위의 장소, 목적, 태양, 내용등 모든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 바, 이 판단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이 원심판시 범죄사실 모두를 집시법 제3조 제4호 소정의 집회 및 시위로서 집시법 소정의 집회주최, 시위선동, 시위음모죄로 의률하였음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바 없다.

(라)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함은 헌법 제20조 , 제35조 에 규정되어 있고 같은법 제9조 에 모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 있음은 소론과 같다.

집회결사의 자유나 국민의 모든 권리와 자유는 국가의 안정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음도 헌법에 명시되어 있고 집시법헌법의 위임에 의하여 집회 및 시위를 보호하되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경우에는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제한을 둔 것으로서 같은법 제3조 제1항 제4호 , 제2항 헌법 제9조 , 제20조 , 제35조 에 위배되거나 헌법의 기본정신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고 막연하게 주장한 위헌론은 채택할 바 못된다.

3. 국가보안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검사작성의 공소외 1, 2, 3, 4, 5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등본 및 공소외 2, 3 작성의 검찰에서의 각 자술서등본이 원심판결에서 증거로 채택한 것으로 이 증거들은 모두 원진술자들이 모두 1심에서 증인으로서 각자 자기의 서명무인을 시인하고 아울러 검찰에서는 고문, 폭행등 강제수단에 의한 강요를 받음이 없어 조서 및 자술서에 기재된대로 진술 또는 작성하였다고 시인하므로 모두 임의성을 인정할 수 있고 특히 검사의 이을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자술서도 원심판시 설시와 같이 정신분열증의 증세가 있었을 때에 작성한 것이 아닌 이상 증거능력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하고, 서울형사지방법원 85고합976, 1187호 사건의 제7회 공판조서등본은 같은법 제315조 제3호 에 해당하는 문서로서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

증거의 취사와 이를 근거로 한 사실인정은 채증법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면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하고 경찰에서의 자술서 검사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 다른 형사사건의 공판조서의 기재와 당해사건의 공판정에서의 같은 사람이 증인으로서의 진술이 상반되는 경우 반드시 공판정에서의 증언을 믿어야 된다는 법칙은 없다 할 것이고, 상반된 증언, 감정중에 그 어느 것을 사실인정의 자료로 인용할 것인가는 오로지 사실심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한다 할 것인 바, 원심의 판결이유 설시와 원심이 유지한 1심판결의 거시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아도 그 증거들이 위법절차에 의하여 수집된 증거가 아니며 이에 근거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을 남용한 위법이 없다.

(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여 원심판결 판시2의 가, 나, 다항 기재 피고인의 소위를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같은법 제7조 제3항 제1항 에 의률하였음은 정당하고 여기에 국가보안법의 법리를 오해한 바도 없다.

원심이 확정한 판시 국가보안법 위반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펴는 운동론과 엔.디. 내지 엔.디.알.의 이념이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통일전선전술에 동조, 이를 이롭게 하여 위법에 저촉되었음이 판결문 자체에 비추어 명백해진 이상 더 나아가 새삼스러이 피고인 주장의 이념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위법에 위반된지 여부를 세밀하게 비교 판단할 필요는 없으므로 이에 대한 판단이 없다고 하여 여기에 이유불비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을 수 없다.

(다) 원심이 확정한 시실에 의하면 모리스 돕(Maurice Dobb) 저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Capitalism Yesterday & Today)의 책은 마르크스 유물사관에 입각하여 자본주의의 발전, 변화과정을 계급착취의 관점에서 보고,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기초하여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 계급의 착취체제로서의 자본주의가 발전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독점자본주의로 진전될 수 밖에 없으며, 선진자본주의 국가가 저개발국가를 침탈, 식민지 지배를 필연적으로 행하게 되며, 자본주의를 생산의 무정부로 규정하여,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에로의 이행이 필연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선전, 선동활동을 이롭게 하는 불온서적이고 피고인은 경제학을 전공한 자로서 그 책의 내용이 불온서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소지한 이상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책자를 소지한 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나아가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을 이롭게 할 목적의식까지는 필요없다 할 것이다.

(라) 원심판결에 관하여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을 때에는 상고이유로 삼을 수는 있으나 검사가 증인들의 진술조서를 작성할 때 또는 공판때 증인들에 대하여 유도신문이 있었든 것을 새삼스레 알아냈고 중요한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되었다는 소론 사유들은 어느 것이나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고이유로 삼을 수는 없다.

(마) 공소장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하여 사소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하여는 공소장변경의 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정정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원심판결이 설시한 1심판결 2의 가항 기재 범죄사실 가운데 공소장에 엔.디. 이념이 논의된 자리가 "운영위원회"로 되었는 것을 "간부회의"로, "지도이념으로 하되"를 "지도이념으로 논의하기로 하되"로 바꾸어 인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가리켜 기소하지 아니한 사실을 심판한 것도 아니며이는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도 없다.

4. 이상 소론 논지들은 모두 이유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후의 구금일수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오성환 이병후 이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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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6.7.4선고 86노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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