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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5. 6. 11. 선고 85도926 판결
[살인·살인미수][집33(2)형,526;공1985.8.1.(757)1038]
판시사항

사형의 선택이 허용되는 경우

판결요지

사형은 인간존재의 근원이 되는 생명자체를 영원히 박탈해 버리는 극형으로서 그 생명을 존치시킬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돼야 할 궁극의 형벌이므로 사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범행의 동기, 태양, 죄질, 살해의 수단, 방법의 집요성, 잔악성, 결과의 중요성, 피해자의 수, 피해감정, 범인의 년령, 전과, 범행후의 정황, 범인의 환경, 교육정도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죄책이 심히 중대하고 죄형의 균형이나 범죄의 일반적 예방의 견지에서도 극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사형의 선택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종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설시의 각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인정의 제1심판시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고 원심이 피고인의 소론 술에 취한 심신장애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거기에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미진하였거나 판단을 유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니 논지는 이유없다.

2. 원심은 피고인이 사소한 시비끝에 칼로 아직 19세에 불과한 피해자 1을 비롯한 3명의 피해자를 여러번씩 찔러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미수에 그친 이 사건 범행의 수단, 방법, 결과, 동기등에 비추어 제1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사형이 결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사형은 인간존재의 근원이 되는 생명자체를 영원히 박탈해버리는 냉엄한 극형으로서 그 생명을 존치시킬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돼야 할 궁극의 형벌이므로 사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범행의 동기, 태양, 죄질, 살해의 수단, 방법의 집요성, 잔악성,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 피해감정, 범인의 연령, 전과, 범행후의 정황, 범인의 환경, 교육정도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죄책이 심히 중대하고 죄형의 균형이나 범죄의 일반적 예방의 견지에서도 극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사형의 선택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 인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1975.12.과 1977.7.에 폭력행위로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았고, 1978.10.에 상해치사죄로 징역 2년의 선고를 받고 1980.8.초 출소한 범죄의 전력이 있고 이 사건에 있어서 판시와 같은 식도로 피해자들의 견부, 복부, 흉부, 배부 등을 찔러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부상케 하여 미수에 그치게 하였고 피해자측을 포함한 동리인들이 불의의 피해를 입게 된 피해자들을 위하여 극형에 처하도록 진정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피고인에게 극히 불리한 정상이 있다 할 것이나 한편으로는 피고인은 1946.12.25생으로 조실부모하고 당숙댁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후 출타하여 홀로 10여년간 노동과 농업에 종사하여 왔고 1981.6.경 공소외 1을 만나 피해자 2의 집 방 한칸을 월세 2만원에 빌려 별 재산없이 어렵게 생활하여 오다가 이 사건 당시 가정사정으로 곤욕을 치르는 상태에서 당일 자동차운전면허시험에 낙방하여 불편한 마음에 소주를 마시고 다소 취기가 있는 상태로 귀가하여 처와의 사이에 싸움이 생겨 처가 도망하고 피고인은 이를 추적하였으나 잡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가 괘씸한 생각에 다시 뛰쳐 나가는데 주인할머니인 피해자 2가 만류하여 사과하고 되돌아 들어 가려는데 피해자 3(49세 여자)이 싸운다고 시비하며 싸우려면 나가서 싸우라고 하자 서로 욕설을 하기에 이르고 동인이 피고인의 멱살을 잡아 흔들어 손을 뿌리치자 땅에 넘어진 후 그의 아들인 공소외 2가 나와 어른과 싸운다고 피고인을 때리며 “술 쳐먹으려면 잘먹으라”며 돌아가 방에 다시 들어 오니 피해자 3 방문을 두드리며 “이 새끼야 나와”하며 소리를 지르므로 자기집도 아닌데 무슨 간섭이냐고 욕설을 하면서 나가니 다시 피해자 2가 “나가라”고 소리치자 “나가도 밝은 날 나가야지 밤중에 어디로 가란말이냐”고 하며 방에 들어가자 위 양인은 다시 “이새끼야 나가, 이 방에서 잘 수 없다. 때려 죽인다”고 아우성을 쳐 방문을 나오는데 마침 부엌에 과도가 눈에 띄어 뒷주머니에 칼을 넣고 대문가에 가서 칼을 내보이며 “죽여버릴테니 이러지들 말라”고 하니 모였던 사람이 물러나는데 피해자 3 “이 새끼 죽여 봐라”하며 멱살을 잡고 대들어 피고인은 “이 쌍년 이거놔”하는데 피해자 1이 달려들으므로 모두 죽여버려야겠다고 마구 찔러 이 사건의 결과를 야기한 사실이 인정되어 그 동기가 피고인으로서는 처도 도망하고 없는데 남의 일에 참견하며 집을 나가라고 업신여기고, 동네에 친척도 없이 어렵게 산다고 너무 무시하는 것같고 야밤에 나가라하여 순간적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칼을 내보이는데 피해자 등이 멱살을 잡는등 달려드는데 자극을 받아 범행을 촉진하게 한 점이 보이고 피고인은 평소 성질이 급하고 인내심이 없는 편이며 술을 마시면 주정하는 습성은 있으나 평소 피해자나 동리사람들과 원한이나 별감정 또는 불만은 서로 없었다는 것이고 싸우는 일도 없었는데 당일 마음이 좋지 않아 마신 술의 작용과 성질이 급한 나머지 범행을 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동기에는 피해자들의 모독적 언행도 이를 자극하였다고 보여지고, 이 사건 범행의 방법이 계획된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술에 다소 취한 흥분한 상태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일회적인 것이고 위에 나타난 피고인의 환경, 생육과정과 이사건 범행후 전비를 깊이 뉘우치며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있는 점등 제반의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범행의 결과는 중하다 하더라도, 다른 유사사건의 일반적 양형에 비추어 죄형의 균형의 면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사형을 선택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불가피한 경우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의 양형은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이정우 신정철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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