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본래의 용도에 사용할 수 없으나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경우와 재물손괴죄의 객체
나.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가. 포도주 원액이 부패하여 포도주 원료로서의 효용가치는 상실되었으나, 그 산도가 1.8도 내지 6.2도에 이르고 있어 식초의 제조등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
나. 집달리가 인도집행목적물이 아닌 물건을 집달리 사무원으로 하여금 그 소유자의 동생에게 인도코져 하였으나 동인이 그 인수를 거부하자, 위 물건을 동인이 가져갈 것으로 믿고서, 그때까지 그것을 보관하고 있던 집밖 길가에 내어 놓은 경우 집달리로서의 임무에 위배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1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박대형(피고인 1에 대하여)
상 고 인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주문
피고인들의 각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 1판결 적시의 여러 증거를 보니, 원심판결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건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사유가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이 건 포도주 원액은 부패하여 포도주 원료로서의 효용가치는 상실되었으나, 그 산도가 1.8도 내지 6.2도에 이르고 있어 식초의 제조등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 건 포도주 원액은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 바,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위법사유가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3.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가) 각 직무유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건 공소장 기재사실 중 각 직무유기의 점에 관하여는 그 인용의 각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위 공소장 기재 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지마는, 위 피고인에 있어 그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였다거나 포기하는 행위에 나아갔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직무유기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는 바, 원심판결의 위 판단은 적법하고 거기에 직무유기죄의 법리를 그릇 해석한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나)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원판시 인도집행목적물이 아닌 병마개 3상자 외 32종의 물건을 집달리사무원인 한영수로 하여금 소유자의 동생인 이두형에게 인도코져 하였으나 동인이 그 인수를 거부하자 위 물건들을 위 이두형이 가져갈 것으로 믿고서 그때까지 그것을 보관하고 있던 황춘미의 집밖 길가에 내어 놓은 사실을 적법하게 확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정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그것을 길가에 옮겨 놓은 행위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집달리로서의 임무에 위배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거나 그 물건들이 분실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는 바 이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논지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4.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1과 이 건 허위공문서 작성이나 동 행사죄의 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한 증거가 없다 하여,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는 바, 기록을 살펴보니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사실인 정에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의 잘못이 있다는 논지는 이유없다.
이에 피고인들의 각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형사소송법 제390조 에 의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