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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다45539 판결
[가집행금반환][공2002.2.1.(147),287]
판시사항

예산회계법 제98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납입고지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사법상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 채권에 대하여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예산회계법 제98조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의 고지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여 민법의 시효중단의 효력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는바,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채권에 대하여 예산회계법 제51조예산회계법시행령 제26조 등의 규정이 정한 형식과 절차를 거쳐 납입의 고지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채권의 발생원인이 공법상의 것이건 사법상의 것이건 간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

원고,상고인

대한민국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기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들의 아들인 소외인이 군 복무중 사망하게 되자 피고들이 원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제1심에서 가집행선고부 일부승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에 기하여 가집행금으로 금 79,998,250원을 수령하였는데, 그 판결은 결국 취소되어 피고들이 패소한 것으로 확정되었다는 요지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은 부당이득의 반환으로서 원고에게 가집행한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들이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는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하였음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예산회계법 제96조 제1항에 의하여 소멸시효기간이 5년인데 이 사건 소는 위의 가집행선고부 피고들 승소판결이 취소확정된 1994. 10. 21.부터 5년이 지난 1999. 12. 30.에 이르러서야 제기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는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위의 가집행선고부 피고들 승소판결이 취소확정됨에 따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가집행금반환채권에 대한 세입결의를 한 후 1997. 11. 15. 피고들에게 그 가집행금 상당 금액에 대한 납입의 고지를 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의 시효는 그 때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였음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1997. 11. 15. 피고들에게 가집행으로 수령한 금원과 그 이자를 국가에 납부하라는 내용의 납입고지를 한 사실을 인정한 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즉, 예산회계법 제98조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납입의 고지가 된 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민법 제174조가 일반채권자의 '최고'에 대하여는 6개월 간의 잠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예산회계법 제98조가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고지'에 확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이유는 법률상 행정주체가 재정 목적을 위하여 일반 통치권에 기하여 국민에 대하여 일정한 작위·부작위·수인·급부를 명하는 행정행위인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의무에 대하여는 국가 의사의 실효성의 확보를 위하여 자력집행력 등 특별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취지에서 위 제98조의 '납입고지'도 국가의 재정권력 작용으로서의 재정하명의 한 절차에 해당하므로 국가의 공법상 급부청구권을 실효성 있게 확보할 수 있도록 '납입고지'에 일반 사법상의 청구권에 있어서의 '최고'보다 강한 시효중단 효과를 부여한 것이라 할 것이니 위의 규정은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급부청구권에만 적용되고 국가의 사법상의 급부청구권에 대하여는 적용이 없으며,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가집행금 반환채권에 관하여 납입고지절차를 행하였으나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가집행금 반환채권은 사법상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불과하므로 위의 납입고지에 의하여 예산회계법상의 시효중단 규정에 따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이 법원의 판단

예산회계법 제98조(아래에서는 '법'이라고 한다)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의 고지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여 민법의 시효중단의 효력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는바,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채권에 대하여 법 제51조와 법시행령 제26조 등의 규정이 정한 형식과 절차를 거쳐 납입의 고지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채권의 발생원인이 공법상의 것이건 사법상의 것이건 간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기는 것이다 (대법원 1977. 2. 8. 선고 76다17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왜냐하면, 법 제98조가 규정한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의 고지'라 함은 국가가 조세 기타의 세입의 징수를 하기 위하여 법 제51조 및 법시행령 제26조 등의 규정에 의하여 행하는 공적인 절차를 말하는데 그 절차는 법규에 의한 공적인 절차로서 법과 법시행령 등에 명확한 절차와 형식이 정하여져 있으므로 그 형식적 정확성에 의하여 국가가 하는 납입의 고지에 일반 사인이 하는 일정한 형식에 제한이 없는 최고와는 다른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한 것이며, 국가가 하는 납입의 고지에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는 이유가 그와 같은 이상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채권에 관하여 위의 형식과 절차를 거쳐서 한 납입의 고지는 그 권리의 발생원인이 공법상의 것이건 사법상의 것이건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법 제98조가 법령의 의한 납입의 고지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명백하게 규정하여 민법의 시효중단의 규정에 대한 예외규정이 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서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견해를 달리하여 법 제98조가 규정한 납입의 고지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국가의 공법상의 급부청구권에만 적용되고 국가의 사법상의 급부청구권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시효중단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법 제98조에 의한 시효중단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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