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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4. 11. 24. 선고 2004나10697 판결
[인터넷도메인사용금지등][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크레디트코머셜데프랑스(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영준외 3인)

변론종결

2004. 10. 13.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도메인 이름 “ccfhsbc.com”, “hsbcccf.com”에 대하여 사용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없음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 내지 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3,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 13, 14호증, 을 제15, 16, 17호증의 각 1, 2, 을 제18호증의 1 내지 10, 을 제19호증의 1 내지 20, 을 제20, 21, 22호증, 을 제23호증의 1, 2, 을 제24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와 에이치에스비씨홀딩스피엘씨의 서비스표

(1) 피고는 1894. 7. 1. 설립된 BSF라는 회사가 합병을 통하여 1917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회사로서, 프랑스에 660여개의 지점을 두고 개인 및 기업금융, 투자은행업, 자산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금융회사인바,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여러 나라에 “CCF”와 관련된 상표 내지 서비스표를 다수 등록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1989. 8. 31. “CCF” 표장을 구 서비스업류 구분 제102, 103류에 속하는 금융업, 금융업에 관련된 보험업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하여 서비스표로 등록(등록번호 제10227 내지 10340호)하였다.

(2) 소외 에이치에스비씨홀딩스피엘씨(HSBC Holdings Plc., 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1865년 설립된 홍콩상하이은행(Hongkong & Sanghai Banking Corporation Limited)을 포함한 수많은 계열회사들이 속해 있는 HSBC 금융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유럽, 미주,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전세계 80여 개국에 약 7,000개의 지점을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

위 홍콩상하이은행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HSBC”는 지주회사인 소외 회사와 소외 회사의 계열사를 표창하는 상호 및 영업표지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소외 회사는 “HSBC”와 관련된 상표 내지 서비스표를 전 세계 수십여 개 국가에 등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998. 12. 4. “HSBC” 표장을 구 서비스업류 구분 제102류 재정금융, 은행, 보험, 주식중개, 투자서비스업 등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하여 서비스표로 등록(등록번호 제050326호)하였다.

나. 소외 회사의 피고 인수와 원고의 도메인 이름 등록

(1) 소외 회사가 피고를 인수하기로 하였다는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협정이 2000. 4. 1. 발표되었고, 이러한 사실은 그 다음날인 2000. 4. 2. 국내의 조선일보, 서울경제, 내외경제 등 일간신문에도 보도되었다.

(2) 원고의 남편인 소외인은 위 보도당일인 2000. 4. 2. 인터넷 도메인 이름 “ccfhsbc.com"과 ”hsbcccf.com"(이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라고 한다)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The 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 이하 ‘ICANN'이라고 한다)로부터 “.com”등으로 끝나는 일반최상위 도메인(generic Top Level Domain, gTLD) 이름의 국내 등록기관(Registrar)으로 인증받은 한강시스템 주식회사(이하 ‘한강시스템’이라고 한다)에 등록하였고, 그 전인 2000. 3. 15.에는 “hsbccard.com"이라는 인터넷 도메인 이름을 한강시스템에 등록한 바 있었다.

(3) 피고는 2000. 7.경 소외 회사의 피고 주식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피고가 HSBC 그룹의 계열사가 되었다는 발표를 하였고, 2001. 3. 5.에는 소외 회사로부터 “HSBC" 표장의 프랑스 내 사용권을 정식으로 허여받았다.

피고와 소외 회사는 그 통합 이전부터 “ccf.com”, “hsbc.com”을 비롯하여, “ccf”와 “hsbc”를 포함하는 다수의 도메인 이름을 각 등록하여 사용하여 왔으며, 앞서 본 2000. 4. 1.자 기업인수 발표 이후로 ccf와 hsbc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ccfhsbc.com.fr”, “hsbc ccf.com.fr”, “ccf-hsbc.com”, “hsbc-ccf.com” 등의 도메인 이름을 등록하여 두고 있다.

다.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방침

(1) ICANN은 인터넷 도메인 이름의 등록과 사용에 관한 분쟁의 신속하고 저렴한 해결을 위하여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방침(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이하 'UDRP'라고 한다) 및 동 규칙(Rules for 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이하 ‘UDRP 규칙’이라고 한다)을 마련하고, 등록기관으로 하여금 이를 채택하도록 하였으며, 이에 따라 한강시스템도 도메인이름등록약관 제1조에 위 약관에 동의한 도메인 이름 등록인은 UDRP에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두는 한편 위 UDRP의 한국어 번역문을 한강시스템의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는데, 소외인과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 및 이전등록하는 과정에서 한강시스템이 마련한 위 도메인이름등록약관에 각 동의하였다.

(2) 이 사건과 관련된 UDRP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UDRP 제3조(등록취소, 이전 및 변경)

등록기관은 당해 사건에 대하여 적법한 관할권이 있는 법원 또는 중재기관으로부터 명령이 있는 경우(b항), 또는 ICANN이 채택한 UDRP에 따라 진행되고 등록인이 당사자가 된 의무적 행정절차(Mandatory Administrative Proceeding)에서 도메인 이름의 등록취소, 이전 또는 변경 결정이 있는 경우(c항)에는 도메인 이름의 등록을 취소, 이전 또는 변경한다.

(나) UDRP 제4조(의무적 행정절차, Mandatory Administrative Proceeding)

1) a항 (적용대상분쟁) : 도메인 이름의 등록인은 제3자(이하 ‘신청인’이라고 한다)가 분쟁조정기관에 대하여 UDRP 규칙에 따라 다음에 열거된 사항을 이유로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에 의무적 행정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 절차에서 신청인은 다음 각 호의 세 가지 요건을 입증하여야 한다.

(ⅰ) 도메인 이름이 신청인에게 권리가 있는 상표 또는 서비스표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

(ⅱ) 도메인 이름의 등록인이 당해 도메인 이름에 관하여 권리나 정당한 이익이 없다는 것.

(ⅲ) 도메인 이름이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 및 사용되고 있다는 것.

2) b항 (부정한 목적에 의한 등록 및 사용의 증거) : 위 제4조 a항 (ⅲ)호 적용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정에 한정되지는 않지만, 특히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정이 있는 것으로 분쟁해결기관의 패널에 의하여 인정되는 경우에는 도메인 이름의 등록 및 사용이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가 된다.

(ⅰ) 등록인이 당해 도메인 이름을 등록 또는 취득한 주된 목적이 주로 상표권자나 서비스표권자인 신청인 또는 신청인의 경업자에 대해서 당해 도메인 이름과 직접 관련된 비용으로 서류에 의해 입증된 직접비용을 초과하는 대가를 받기 위하여 당해 도메인 이름을 판매, 대여, 기타 이전하는 것인 경우.

(ⅱ) 등록인이 상표나 서비스표의 소유자가 그의 상표나 서비스표를 그에 상응하는 도메인 이름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방해하기 위하여 그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 경우로서 당해 등록인이 그러한 방해행위를 수차례 행한 경우.

(ⅲ) 등록인이 경업자의 사업을 방해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당해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 경우.

(ⅳ)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여, 등록인의 웹사이트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출처, 후원, 제휴 또는 보증에 관하여 신청인의 상표 또는 서비스표와 혼동을 초래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인터넷 사용자를 등록인의 웹사이트나 다른 온라인 장소로 유인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시도하는 경우.

3) k항 (사법절차의 이용가능성) : 제4조에서 정하고 있는 의무적 행정절차는, 도메인 이름의 등록인 또는 신청인이 의무적 행정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나 종결된 후에 의무적 행정절차와는 별도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적법한 관할권을 가진 법원에 제소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패널(Administrative Panel)이 도메인 이름의 등록취소나 이전을 결정한 경우에 도메인 이름 등록 기관은 분쟁조정기관으로부터 그 결정을 통보받은 때로부터 10 영업일 동안을 기다렸다가 그 결정을 집행한다. 그 10 영업일 이내에, 해당 도메인 이름의 등록인이 신청인을 상대로 하여, 신청인이 UDRP 규칙 제3조 b항 (xiii)호에 의하여 복종하기로 진술한 관할법원(일반적으로는 등록기관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 또는 등록기관의 인명검색 데이터베이스에 나타난 도메인 이름 등록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 중 하나이다)에 소를 제기하였다는 공식 문서(가령 법원 직원이 직인을 날인한 소제기 증명서 등)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등록기관은 위 결정을 집행한다. 만약 10영업일 이내에 위 공식 문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등록기관은 위 결정의 집행을 보류하고 등록인이 제소한 당해 소송이 각하 또는 취하되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 당해 법원으로부터 등록인의 소를 기각한다든지 등록인이 그 도메인 이름을 계속 사용할 권리가 없다는 판결이나 결정의 사본 등을 수령할 때까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둘러싼 분쟁경과

(1) 소외 회사는 2000. 12. 5.부터 2001. 2. 8.까지 수 차례에 걸쳐 소외인에게 “hsbccard.com" 도메인 이름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으나 소외인이 불응하자, 2001. 4. 5. UDRP 및 동 규칙에 따라 소외인을 상대로 하여 ICANN이 승인한 분쟁조정기관 중 하나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이하 ‘WIPO’라고 한다) 중재조정센터(Arbitration and Mediation Center)에 위 도메인 이름을 소외 회사에게 이전하도록 명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의무적 행정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 위 중재조정센터 담당 행정패널은 2001. 9. 16. 위 도메인 이름이 피고의 보유 상표 내지 서비스표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고, 소외인이 위 도메인 이름에 대하여 아무런 권리나 이익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위 도메인 이름의 등록과 사용이 부정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여 소외인에게 위 도메인 이름을 피고에게 이전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2) 소외인은 소외 회사로부터 2001. 2. 27.경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등록 이유를 밝히고 위 각 도메인 이름을 이전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고, 위와 같이 2001. 4.경 ”hsbccard.com" 도메인 이름에 대하여 의무적 행정절차에 응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2001. 5. 13. 자신의 처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등록을 이전하였다.

(3) 피고와 소외 회사는 2001. 7. 27. 및 8. 14. 원고에게 전자우편으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이전하여 달라는 취지의 서신을 보냈으나, 원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피고는 2001. 12. 3.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대한 의무적 행정절차 개시신청을 할 권한을 부여받아, 2002. 1. 29. UDRP 및 동 규칙에 따라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의 등록자인 원고를 상대로 하여 WIPO 중재조정센터에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을 피고에게 이전하도록 명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의무적인 행정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 중재조정센터는 2002. 2. 27. 원고에게 피고의 신청내용과 행정절차개시의 통지를 발송하였다.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은 중재조정센터의 통보를 받고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4) 중재조정센터 담당 행정패널은 2002. 4. 30. ① 통합된 피고와 소외 회사의 상표 조합과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 동일하고, ② 원고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통하여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도 않고, 상품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위하여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도 않아,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대한 정당한 권리나 이익이 있지 않으며, ③ 피고와 소외 회사의 통합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문자의 나열에 불과한데, 원고가 그러한 문자의 나열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못하는 점, 소외 회사와 피고가 비교적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들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와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위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 등록 및 사용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피고에게 이전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5) 한강시스템은 이 사건 결정 이후 2002. 5. 27. 전자우편으로 원고에게 10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제소하지 않으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피고에게 이전하겠다고 통보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02. 6. 4.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 피고나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각 도메인의 등록 당시 두 회사의 표장을 통합한 “CCFHSBC”나 “HSBCCCF”를 상표나 서비스표로 등록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피고의 표장이나 소외 회사의 표장과 개별적으로 비교하여야 할 것인바, 개별적으로 비교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 피고의 표장인 “CCF”나 소외 회사의 표장인 “HSBC”와 동일하거나 유사하지 않고, (2)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피부미용 및 관광쇼핑 웹사이트를 운영할 예정으로 홈페이지를 준비중이고, 위 사업과 관련하여 원고의 남편인 소외인이 1998. 9. 23. 특허청에 ”피지제거에 맥아엿을 이용하는 방법“인 발명을 출원번호 제39330호로 특허출원하여 위 발명이 특허등록되는 등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대한 정당한 귄리나 이익이 있고, (3) 어떠한 부정한 목적도 없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 사용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WIPO 중재조정센터의 의무적인 행정절차에서 UDRP 제4조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이전등록을 신청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위 각 도메인 이름의 사용을 금지시킬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1)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은 피고의 표장과 소외 회사의 표장의 단순한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소외 회사의 자회사인 피고에게 프랑스 내에서 “HSBC” 표장의 사용권한이 있는 점, 피고가 소외 회사로 인수된 이후 두 표장을 통합한 “HSBCCCF”를 영업상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과 피고가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통합 표장은 동일하고, (2) 원고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프리챌’이라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Community) 사이트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단순히 포워딩(forwarding)시켜 둔 것일 뿐인 점, “Clean Club First & HanSaemBeautyCare”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위 사이트도 소외인 이외에는 가입자가 전혀 없는 점, 위 이름도 그 의미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대한 정당한 이익이나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3) 소외 회사가 “HSBC”라는 표장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 기업인수 발표 직후 등록되었다는 점, 소외인이 소외 회사와 사이에 위 도메인 이름 “hsbccard.com”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처인 피고에게 이전한 점, 원고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상업적 활동을 하는데 현실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그 사업구상도 전혀 구체적이지 않은 점, “CCF”와 “HSBC”의 결합은 피고 이외에 제3자가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문자의 조합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도메인 이름의 취득시에 지불한 비용을 상당히 초과하는 대가를 얻거나 피고가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을 등록하는 것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 및 사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WIPO 중재조정센터의 의무적인 행정절차에서 UDRP 제4조에 따라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이전등록을 신청하여 원고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사용을 금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이전등록하면서 한강시스템의 도메인 이름 등록약관에 동의함에 따라 UDRP에도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피고가 분쟁조정기관인 WIPO 중재조정센터에 UDRP 제4조 a항 (ⅰ) 내지 (ⅲ)호 기재 사항을 주장하여 그 의무적 행정절차가 개시된 이상 원고는 위 중재조정센터의 행정절차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와 같은 당사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UDRP 제4조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등록이전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므로, 이하 UDRP 제4조 a항 (i) 내지 (iii)호 기재 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UDRP 제4조 a항 (i)호에 관하여

(1) 피고가 “CCF"와 관련된 상표 내지 서비스표를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등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989. 8. 31. ”CCF"를 서비스표로 등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에게 “CCF"라는 표장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나아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 피고에게 권리가 있는 표장인 “CCF"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한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서 기업 등을 의미하는 일반최상위 도메인임을 나타내는 문자인 ”.com"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비교하여야 할 것인바, 우선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 중 "ccf" 부분은 “CCF"의 영어 알파벳 소문자 표기에 불과하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도메인의 등록 이전에 이미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회사 인수 협정이 발표되어 피고가 소외 회사 그룹의 일원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hsbc" 부분은 소외 회사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ccf"에 추가되어 전체적으로 소외 회사에 인수되는 피고를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은 피고에게 권리가 있는 표장인 ”CCF“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이 피고의 서비스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종에 사용되지 않은 이상 피고의 서비스표와 혼동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나, 도메인 이름은 상표권이나 서비스표권과는 달리 특정 유형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이용될 것을 전제로 등록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의 사유는 UDRP 제4조 a항 (i)호에서 말하는 도메인 이름의 동일성 또는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사유가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UDRP 제4조 a항 (ii), (iii)호에 관하여

① 소외인은 2000. 3. 15. 소외 회사의 “HSBC" 문자가 포함된 도메인 이름인 ”hsbccard.com"을 등록하였고, 이어서 소외 회사의 피고 인수 협정 발표 직후인 2000. 4. 2.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 사실, ② 소외인은 피고 및 소외 회사와 사이에 위 각 도메인 이름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자, 2001. 5. 13. 자신의 처인 원고에게 아직 의무적 행정절차 신청이 없었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이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4호증, 을 제17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③ 원고가 피부미용 및 관광쇼핑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으로 개설한 사이트는 포털사이트 프리챌에 “Clean Club First &HanSaemBeautyCare”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포워딩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초기 화면에 “Clean Club First & HanSaemBeautyCare” 사이트 이름을 표시하고 홈페이지 준비 중(Under Construction)이라고만 밝히고 있는 것이 전부이고, 위 커뮤니티의 회원으로 원고의 남편인 소외인 1명 이외에는 다른 가입자는 전혀 없는 사실, ④ 원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원 등록자였던 소외인이 관광쇼핑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메인 이름인 “hsbccard. com”으로 개설한 사이트도 이 사건 사이트와 동일하게 위 프리챌에 개설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포워딩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초기 화면에 도메인 이름을 풀어서 쓴 “HamSaembccard”라는 사이트 이름을 표시하고 홈페이지 준비중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 전부인 사실, ⑤ 위 각 사이트의 운영자인 소외인은 도메인 이름 “hsbccard.com"에 대한 의무적 행정절차에서 위 도메인 이름을 ”HanSaemBCCard“라는 상호로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위하여 등록하였으며 일부 운영중이라고 주장하였다가, 다시 위 도메인 이름을 통하여 ”HanSaemBeautyCareCard"라는 회사의 사업을 위해 피부미용 포탈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주장한 사실, ⑥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이용하여 운영할 피부미용 사이트와 관련하여 자신이 “피지제거에 맥아엿을 이용하는 방법”인 발명의 특허권자라는 사실 이외에 구체적인 사업구상에 대하여 밝히지 않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소외인이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 시점이 소외 회사의 피고 인수 발표 직후로서 향후 위 각 회사의 약칭인 “CCF"와 ”HSBC"가 결합된 표장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인 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은 사전적인 의미가 없는 알파벳의 나열로서, 피고와 소외 회사를 지칭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풀어서 홈페이지의 이름으로 밝힌 “Clean Club First & HanSaemBeautyCare" 중 ”Clean Club First" 부분의 의미가 불분명하며(First가 Clean의 앞으로 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hsbccard.com" 도메인 이름과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 중 ”hsbc"의 의미가 일관되지 않는 점,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을 이용한 사이트는 형식적으로만 개설되었을 뿐 준비중인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으며, 원고 주장의 사업 구상도 구체적이거나 명백하지 않은 점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나 이익이 없고, 나아가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은 부당한 선점을 통하여 피고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에 관한 등록을 방해할 목적으로 등록 및 사용되었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등록 및 사용은 UDRP 제4조 a항 (ⅰ) 내지 (ⅲ)호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WIPO 중재조정센터의 의무적인 행정절차에서 UDRP 제4조에 따라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이전을 신청하여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도메인 이름의 사용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덕(재판장) 지상목 장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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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12.26.선고 2002가합35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