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를 실행하도록 하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을 해석하는 방법 및 채권재조정 또는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의결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의결된 사항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갑 주식회사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채권금융기관의 갑 회사에 대한 무담보채권 98.08%를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는데, 갑 회사가 체결한 도급계약 등과 관련한 보증보험계약 등을 체결함으로써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한 채권금융기관인 을 보험회사가 주채권은행인 병 은행을 상대로 위 의결 이후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취득한 구상금 채권 등의 매수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 채권에는 의결 당시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대상 기업에 대한 구상권의 발생 여부와 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았던 채권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에 따라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으나 채권의 매수가액에 대하여 협의 또는 조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소송 등의 절차가 진행된 경우, 법원이 매수가액을 결정하는 방법
판결요지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 실효, 이하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진행되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라고 한다)는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에 대하여 상환기일 연장, 원리금 감면, 출자전환 등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를 실행하도록 하는 의결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를 실행하도록 하는 협의회 의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의결 내용이 명확한 경우 그에 따르고, 그 취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특히 협의회 의결의 효력은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에 따라 결의에 참여하여 의안에 반대한 채권금융기관에도 당연히 미치고,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19조 제4항 내지 제6항 에 따라 의결 당시 신용공여액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를 하였지만 신용공여액의 존재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어서 해당 의결에 참여할 수 없었던 채권금융기관도 그 의결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의결을 이행하지 아니한 채권금융기관은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에 따라 다른 채권금융기관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채권금융기관이 의결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협의회 의결일부터 7일 이내에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에 대하여 채권의 종류와 수를 기재한 서면으로 자기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협의회에서 이루어진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의결은 채권금융기관에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거나 재산권의 중요한 부분을 침해 내지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금융기관이 의결 내용을 받아들여서 계속 공동관리절차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공동관리절차에서 탈퇴할 것인지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채권재조정 또는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의결 내용은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 만일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협의회 의결 내용이 그 자체로 명확하지 않다면 의결된 사항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2] 갑 주식회사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라고 한다)가 채권금융기관의 갑 회사에 대한 무담보채권 98.08%를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는데, 갑 회사가 체결한 도급계약 등과 관련한 보증보험계약 등을 체결함으로써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한 채권금융기관인 을 보험회사가 주채권은행인 병 은행을 상대로 위 의결 이후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취득한 구상금 채권 등의 매수를 구한 사안에서,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하였지만 의결 당시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대상 기업에 대한 구상권의 발생 여부와 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았던 채권(이하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이라고 한다)은 구상권이 현실화되지 않아서 미발생·미확정인 상황이었으므로, 다른 확정 채권과 같이 의결 직후에 실행되는 출자전환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점, 의결 당시 미발생·미확정 상태인 장래 구상권에 대한 사후적인 권리확정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적당한 조치를 함께 정하지 않은 점, 을 회사의 실제 출재일보다 훨씬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 발행가격으로 출자전환을 실행하게 하는 것은 채권금융기관 간 형평에 부합하지 않는 점,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출자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더라도 갑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목적 달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던 점, 의결 당시 출자전환과 관련하여 작성된 ‘채권기관별 출자전환 분담표’ 등에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위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 채권에는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의 개시 또는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라고 한다) 의결에 반대하는 채권금융기관(이하 ‘반대채권자’라고 한다)은 협의회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이하 ‘찬성채권자’라고 한다)에 대하여 자기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 실효, 이하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라고 한다) 제20조 제1항 ]. 채권금융기관으로서는 공동관리절차에서 이루어진 채권재조정 등에 관한 협의회 의결과 그 실행을 통해서 해당 기업의 가치가 증가하고 채권의 회수율이 높아질 것인지 아니면 즉시 기업을 청산할 것을 전제로 그 시점에서의 채권 가치를 보상받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날 것인지를 판단하여 협의회 의결에 대한 반대와 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채권금융기관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채권의 매수가액은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 간의 협의에 의하여 정하고(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3항 ),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찬성채권자 또는 반대채권자가 조정신청을 한 경우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는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의 합의에 따라 선임된 회계전문가가 해당 기업의 가치와 재산상태, 경영정상화계획의 이행을 위한 약정의 이행가능성 및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 산정한 결과를 고려하여 공정한 가액으로 매수가액을 결정하여야 한다(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4항 ).
위와 같이 반대채권자가 채권매수청구를 하는 동기와 경위, 반대채권자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 및 그에 따른 매수가액 결정 방법 등에 관한 규정 내용과 취지, 채권금융기관 간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채권의 매수가액에 대하여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 사이에 협의 또는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소송 등의 절차가 진행된 경우 법원은 반대채권자가 해당 기업의 청산을 통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불리하지 아니하도록 해당 기업의 가치, 반대채권자가 매수를 청구한 채권의 종류, 성격 및 범위, 해당 기업의 자산과 부채의 종류, 성격 및 범위 등을 고려하여 공정하게 산정한 가액을 매수가액으로 결정해야 한다.
참조조문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 실효) 제15조 제1항 , 제17조 제1항 , 제19조 제4항 , 제5항 , 제6항 , 제20조 제1항 , 제21조 제1항 제1호 , 민법 제105조 [2]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 실효) 제15조 제1항 , 제17조 제1항 , 제19조 제4항 , 제5항 , 제6항 , 제20조 제1항 , 제21조 제1항 제1호 , 민법 제105조 [3]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 실효) 제20조 제1항 , 제3항 , 제4항
원고,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곽상현 외 4인)
피고,피상고인
한국산업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우 담당변호사 강자영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2. 22. 선고 2015나207260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관한 보증보험채무 이행으로 발생한 구상채권의 98.08%에 관한 매매대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금호산업 주식회사(이하 ‘금호산업’이라고 한다)의 채권금융기관은 2010. 1. 6. 자금사정 등이 악화된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07. 8. 3. 법률 제8572호로 제정되고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라 2010. 12. 31. 실효된 것)에 따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라고 한다)를 구성하고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를 개시하였다. 원고는 금호산업이 체결한 도급계약 등과 관련한 보증보험계약 등을 체결함으로써 금호산업에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한 채권금융기관이다. 피고는 금호산업에 대출 등의 신용공여를 한 채권금융기관으로 제15차 협의회 의결 당시 위 공동관리절차의 주채권은행이었다.
나. 제3차 협의회는 2010. 3. 25. 금호산업에 대한 무담보채권 중 87.7%를 주식대금의 납부와 상계하는 방법으로 출자전환하되, 출자전환 시기는 주채권은행이 통보하는 시점으로, 신주 발행가격은 액면가인 1주당 5,000원으로 정하고, 출자전환 대상에서 보증여신으로 인한 채권은 제외하며, 협의회에 참석하여 반대의 의사를 서면으로 표시한 자는 가결 통보일로부터 7일 이내에 채권매수청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0. 6.경 금호산업의 다른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36,155,876,823원 상당의 채권(이하 ‘ABS 양수채권’이라고 한다)을 양수하였다.
라. 제10차 협의회는 2012. 2. 22. 제3차 협의회 의결에 따른 출자전환 후 남아 있는 무담보채권 중 84.43%를 주식대금의 납부와 상계하는 방법으로 추가 출자전환을 하되, 출자전환 시기는 해당 결의서 수령 이후 즉시로, 신주 발행가격은 의안 부의 전날인 2012. 2. 14. 기준으로 금융위원회 고시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제5-18조 제2항에 따라 산정한 주가로 정하고, 의결 기준일 당시 미신고 채권에 대해서는 그 채권의 87.7%를 제3차 협의회 의결 내용과 동일하게 출자전환하고 남아 있는 채권(12.3%)의 84.43%는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이에 따라 채권금융기관의 금호산업에 대한 무담보채권의 98.08%(= 87.7 + 12.3 × 84.43 ÷ 100,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가 제3차 내지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른 출자전환 대상이 되었다.
마. 한편 금호산업은 2007. 12. 13. 다른 건설회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한국철도공사와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에 관한 사업협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금호산업 등이 한국철도공사에 부담하는 협약이행보증금 납부의무에 관한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위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 대출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한국철도공사가 금호산업 등과 체결한 사업협약을 해제함으로써 협약이행보증금이 한국철도공사에 귀속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3. 7. 31. 한국철도공사에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금호산업이 부담할 협약이행보증금 상당액인 6,840,000,000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원고가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금호산업에 대해 취득하는 구상금 채권을 ‘용산역세권 채권’이라고 한다).
금호산업 등은 한국철도공사의 잘못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협약이행보증금이 한국철도공사에 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협약이행보증금 지급채무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금호산업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위 채무 부존재확인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한 금호산업 등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그 판결이 2019. 10. 31. 최종 확정되었다.
바. 제15차 협의회는 2013. 9. 5. 남아 있는 무담보채권을 주식대금의 납부와 상계하는 방법으로 추가 출자전환을 하되, 신주 발행가격은 1주당 13,000원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출자전환 시기, 일정 및 실무절차는 주채권은행이 통보하기로 하며, 의결 기준일 당시 미신고 채권 및 출자전환 미실행 채권에 대해서는 제3차, 제10차, 제15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을 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제15차 협의회 의결에 반대하였고, 피고는 그 의결에 찬성하였다.
사. 피고는 2013. 9. 16.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제15차 협의회 의안이 가결되었다는 통지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11. 5. 19. 법률 제10684호로 제정되고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라 2013. 12. 31. 실효된 것, 이하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라고 한다) 제20조 에 따라 금호산업에 대한 확정 채권으로 ABS 양수채권, 용산역세권 채권 등과 미확정 채권으로 원고가 보증보험계약 등의 체결을 통해 금호산업에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했으나 그 당시까지 보증채무가 현실화되지 않은 장래 구상채권(이하 ‘기타 장래 구상채권’이라고 한다)을 매수하도록 청구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제10차 협의회 의결 당시 지급보증에 따른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아서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구상권인 용산역세권 채권 및 기타 장래 구상채권 중 98.08%는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 대상이 되어서 제15차 협의회 의결에 반대하는 원고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매매 대상이 되는 채권에 포함시킬 수 없고, 나머지 1.92%의 채권 부분만 매매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진행되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협의회는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에 대하여 상환기일 연장, 원리금 감면, 출자전환 등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를 실행하도록 하는 의결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를 실행하도록 하는 협의회 의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그 의결 내용이 명확한 경우 그에 따르고, 그 취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
특히 협의회 의결의 효력은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에 따라 결의에 참여하여 의안에 반대한 채권금융기관에도 당연히 미치고,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19조 제4항 내지 제6항 에 따라 의결 당시 신용공여액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를 하였지만 신용공여액의 존재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어서 해당 의결에 참여할 수 없었던 채권금융기관도 그 의결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의결을 이행하지 아니한 채권금융기관은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에 따라 다른 채권금융기관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채권금융기관이 의결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협의회 의결일부터 7일 이내에 그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에 대하여 채권의 종류와 수를 기재한 서면으로 자기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협의회에서 이루어진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의결은 채권금융기관에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거나 재산권의 중요한 부분을 침해 내지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금융기관이 그 의결 내용을 받아들여서 계속 공동관리절차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공동관리절차에서 탈퇴할 것인지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채권재조정 또는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의결 내용은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 만일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협의회 의결 내용이 그 자체로 명확하지 않다면 의결된 사항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2)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 채권에는 원고의 용산역세권 채권 및 기타 장래 구상채권과 같이 지급보증의 신용공여를 하였지만 의결 당시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대상 기업에 대한 구상권의 발생 여부와 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았던 채권(이하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이라고 한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가) 제10차 협의회 의결은,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출자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한 제3차 협의회 의결과는 달리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이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지를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이 출자전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협의회에서 의결된 사항에 대한 문언 내용을 엄격하게 해석한 결과 그와 같은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10차 협의회는 출자전환 시기를 결의서 수령 이후 즉시로 정하였고, 실제로 위 의결 당시 확정 채권을 보유한 다른 채권금융기관에 대하여는 제10차 협의회 의결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출자전환이 실행되었다. 그러나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은 제10차 협의회 의결 당시 구상권이 현실화되지 않아서 미발생·미확정인 상황이었으므로, 다른 확정 채권과 같이 제10차 협의회 의결 직후에 실행되는 출자전환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나) 사적자치의 원칙상 협의회는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출자전환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의결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신주발행과 관련하여 회사를 둘러싼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안정성 및 자본충실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출자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는 의결을 할 때에는 출자전환의 효력 발생 시점을 장래 구상권이 현실화된 후로 정하는 등으로 의결 당시 미발생·미확정 상태인 장래 구상권에 대한 사후적인 권리확정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적당한 조치를 함께 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제10차 협의회 의결이 이와 관련한 조치를 전혀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출자전환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많다.
다)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참여한 채권금융기관들의 의사는 모든 채권금융기관이 공평하게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지원을 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분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10차 협의회 의결은 출자전환으로 인한 신주의 발행가격 산정 기준일을 2012. 2. 14.로 정하였다.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 확정 채권을 가지는 다른 채권금융기관은 그 기준일 전에 이미 금호산업을 위하여 대출을 실행하는 등으로 실질적인 출재를 하였다. 이와 달리 원고는 그 기준일로부터 1년 5개월이 경과한 2013. 7. 31.에야 비로소 용산역세권 채권을 발생시키는 대지급을 하였을 뿐이고, 기타 장래 구상채권의 경우에는 위 기준일로부터 5년 9개월이 경과한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실질적인 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원고를 다른 채권금융기관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원고의 실제 출재일보다 훨씬 이전 시점인 2012. 2. 14.을 기준으로 산정한 발행가격으로 출자전환을 실행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채권금융기관 간 형평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라) 제10차 협의회는 2011년 말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악화로 자본잠식이 심화되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위험이 발생하자 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가로 출자전환을 실행하기로 의결하였다. 그런데 당시 금호산업의 재무제표에 의하면 원고의 채권과 같이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은 보증보험금액 중 극히 일부만 충당부채로 계상되어 있었을 뿐이고, 대부분은 의결 즉시 출자전환을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회계상 부채가 아니었다. 따라서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을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른 출자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더라도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제10차 협의회 의결의 목적 달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 기록에 의하면 제10차 협의회 의결 당시 출자전환과 관련하여 작성된 ‘채권기관별 출자전환 분담표’와 위 협의회 의결에 따른 출자전환 관련 공시자료에는 원고의 채권 중 ABS 양수채권에 대하여는 출자전환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이 출자전환 대상이 되는 채권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지급보증으로 인한 장래 구상권에 해당하는 원고의 용산역세권 채권과 기타 장래 구상채권이 제10차 협의회 의결에 따른 출자전환의 대상에 포함되어서 그 출자전환 비율에 해당하는 98.08%는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이루어진 협의회 의결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의 잘못이 있다.
다만 기타 장래 구상채권에 관하여는 원심 변론종결 시까지도 현실화되지 않은 등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그 매매대금 청구를 전부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결론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잘못은 기타 장래 구상채권 부분에 관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3. 제2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의 개시 또는 채권재조정 내지 신규 신용공여에 관한 협의회 의결에 반대하는 채권금융기관(이하 ‘반대채권자’라고 한다)은 협의회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이하 ‘찬성채권자’라고 한다)에 대하여 자기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1항 ). 채권금융기관으로서는 공동관리절차에서 이루어진 채권재조정 등에 관한 협의회 의결과 그 실행을 통해서 해당 기업의 가치가 증가하고 채권의 회수율이 높아질 것인지 아니면 즉시 기업을 청산할 것을 전제로 그 시점에서의 채권 가치를 보상받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날 것인지를 판단하여 협의회 의결에 대한 반대와 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
채권금융기관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채권의 매수가액은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 간의 협의에 의하여 정하고(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3항 ),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찬성채권자 또는 반대채권자가 조정신청을 한 경우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는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의 합의에 따라 선임된 회계전문가가 해당 기업의 가치와 재산상태, 경영정상화계획의 이행을 위한 약정의 이행가능성 및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 산정한 결과를 고려하여 공정한 가액으로 매수가액을 결정하여야 한다(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제4항 ).
위와 같이 반대채권자가 채권매수청구를 하는 동기와 경위, 반대채권자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 및 그에 따른 매수가액 결정 방법 등에 관한 규정 내용과 취지, 채권금융기관 간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채권의 매수가액에 대하여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 사이에 협의 또는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소송 등의 절차가 진행된 경우 법원은 반대채권자가 해당 기업의 청산을 통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하 ‘청산가치’라고 한다)보다 불리하지 아니하도록 해당 기업의 가치, 반대채권자가 매수를 청구한 채권의 종류, 성격 및 범위, 해당 기업의 자산과 부채의 종류, 성격 및 범위 등을 고려하여 공정하게 산정한 가액을 매수가액으로 결정해야 한다 .
나. 원심은, 원고가 제15차 협의회 의결에 대한 반대채권자로서 찬성채권자인 피고를 상대로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체결된 ABS 양수채권 및 용산역세권 채권 중 출자전환 대상이 되었다고 판단한 98.08%를 제외한 나머지 1.92% 부분에 대한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원고의 채권매수청구 직후이고 금호산업의 회계자료 등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는 월말 겸 분기 말로서 매수 청구일과 해당 시점 사이에 기업 가치에 중요한 변동을 줄 만한 사건이 없었던 2013. 9. 30.을 기준 시점으로 삼고, 금호산업이 파산적 청산을 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채에 대하여 발생가능성과 금액을 추정·평가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배부 대상 채권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산정한 삼일회계법인의 2차 보고서에 따라 채권의 청산가치에 상응하는 금액을 매수가액으로 결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ABS 양수채권 및 용산역세권 채권 중 1.92% 부분에 대하여 위 2차 보고서에 따라 매수가액을 산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반대채권자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수가액 결정 기준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용산역세권 채권의 98.08%에 관한 매매대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참조조문
- [1]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구) 제15조 제1항
- 민법 제105조
- [2]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구) 제15조 제1항
- 민법 제105조
- [3]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구) 제20조 제1항
본문참조조문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7. 12. 22. 선고 2015나207260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