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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2982 판결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위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2024상,422]
판시사항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에서 정한 범죄구성요건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검사) 및 그 증명의 내용과 정도 / 어떠한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이루어진 괴롭힘 등 부당한 취급이 해당 장애를 주된 사유로 한 것이 아니라거나 장애가 없는 사람과 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경우, 위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의 입법 목적과 체계·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에서 정한 형사처벌의 대상은 ‘장애를 사유로 한 악의적인 차별행위’로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인 ① 차별행위의 존재, ② 차별이 장애를 사유로 한 것일 것, ③ 악의적일 것에 관하여는 검사에게 엄격한 증명책임이 있다. 이때 ‘차별행위의 존재’에 대하여는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하였다는 점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행위’에 대하여는 장애인의 성별, 장애의 유형·정도·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차별의 주된 원인이 장애라는 점이 각각 증명되어야 하고( 제5조 ), ‘악의성’에 대하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의 개정 경과·이유, 시행시기 등을 고려하여 해당 조문의 각호에서 정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떠한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이루어진 괴롭힘 등 부당한 취급이 해당 장애를 주된 사유로 한 것이 아니라거나 장애가 없는 사람과 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그러한 부당한 취급 자체가 별도의 민사·형사·행정적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장애를 주된 사유로 하는 비장애인과의 악의적인 차별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여의 담당변호사 오영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23. 2. 14. 선고 2022노84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주소 생략)에 있는 (사찰명 생략)사의 주지스님(법명: ○○)이다. 피해자 공소외 1은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1985년경부터 2017. 12. 말경까지 (사찰명 생략)사에서 생활하였고, 2000년경부터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예불, 기도 등을 담당하는 노전스님(법명: △△) 역할을 하면서 마당 쓸기, 잔디 깎기, 농사, 제설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의 일을 하였다.

피고인은 2008. 4. 11.부터 2017. 12. 31.까지 (사찰명 생략)사에서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해 보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매일 04:00경부터 22:00경까지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농사,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하게 하고도 제1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129,295,200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금전적 착취를 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장애를 이유로 한 금전적 착취를 하였고, 이는 악의적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1)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입법 목적으로 하여( 제1조 ), ‘괴롭힘 등’에 금전적 착취가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제3조 제21호 ),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사적인 공간, 가정,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에게 금전적 착취를 하여서는 아니 됨을 명시하여 ‘괴롭힘 등’을 금지하였다( 제32조 제4항 ).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행위의 하나로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정하였고( 제4조 제1항 제1호 ), 이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가 악의적인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되( 제49조 제1항 ), 구 장애인차별금지법(2017. 12. 19. 법률 제15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49조 제1항 에서 정한 ‘악의성’을 판단할 때 차별의 고의성( 제1호 ), 차별의 지속성 및 반복성( 제2호 ), 차별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제3호 ), 차별 피해의 내용 및 규모( 제4호 )를 ‘전부’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정하였다( 제49조 제2항 ). 한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은 2017. 12. 19. 법률 제15272호로 개정된 것인데, 이는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에서 정하였던 차별행위의 악의성에 대한 판단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함에 따라 구체적 사건마다 해당 판단요건을 적절히 고려하여 ‘악의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당 조문의 각호에서 정한 사항을 ‘전부’ 고려하도록 명시되어 있었던 문구 중 ‘전부’ 부분을 삭제하였다.

2)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목적과 체계·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에서 정한 형사처벌의 대상은 ‘장애를 사유로 한 악의적인 차별행위’로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인 ① 차별행위의 존재, ② 차별이 장애를 사유로 한 것일 것, ③ 악의적일 것에 관하여는 검사에게 엄격한 증명책임이 있다. 이때 ‘차별행위의 존재’에 대하여는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하였다는 점이,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행위’에 대하여는 장애인의 성별, 장애의 유형·정도·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차별의 주된 원인이 장애라는 점이 각 증명되어야 하고( 제5조 ), ‘악의성’에 대하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의 개정 경과·이유, 시행시기 등을 고려하여 해당 조문의 각호에서 정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떠한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이루어진 괴롭힘 등 부당한 취급이 해당 장애를 주된 사유로 한 것이 아니라거나 장애가 없는 사람과 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그러한 부당한 취급 자체가 별도의 민사·형사·행정적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장애를 주된 사유로 하는 비장애인과의 악의적인 차별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

나.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하였던 30여 년 동안 함께 거주하였던 스님 중 비장애인도 여럿 있었고, 이들에게도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급여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와 같은 시기에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하였던 행자·노전스님·스님 등 종교인으로 볼 여지가 있는 사람 중에서 비장애인에게만 급여를 지급하였다거나, 장애인인 피해자에게만 공소사실에 기재된 ‘예불·기도·마당 쓸기·잔디 깎기·농사·제설 작업·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담당하게 하는 등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피해자를 차별적으로 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의 구성요건 중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정에 해당한다.

2) 피고인은 물론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한 다른 스님·직원·신도들 모두 피해자를 약 20년 이상 노전스님으로 대우하여 왔으며 실제로 피해자가 승복을 입고서 예불·제사 등 노전스님의 역할을 계속적으로 수행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불교계 내 특정 종단(조계종)의 승려법상 승려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해당 종단과의 관계에서 의미가 있을 뿐 피고인이 (사찰명 생략)사 내에서 피해자를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차별적으로 대우하였다는 점과 관련하여 별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사찰명 생략)사의 사무장 공소외 2에게는 보수를 지급하였으나, 공소외 2는 종교인이 아니라 사찰의 일반 직원에 불과하므로 법적지위·역할이 전혀 달라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비교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차별행위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사정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검사가 제출한 그 밖의 증거 중, ① 스님 일반의 소득 관련 논문은 장애인 스님에 대한 차별적 취급에 관한 객관적 자료가 될 수 없음은 물론 그에 따르더라도 2009년경에는 월 소득이 없는 비율이 60% 이상이나 되고, 2011년경에는 월 소득이 있는 스님 중 약 60% 정도는 ‘50만 원 이하’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한 대우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피해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비금전적 대우까지 감안하면 피해자가 더 나은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볼 여지도 많아 보이는 점, ② 구직사이트 관련 자료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범행 시기로부터 최소 3년 이상이 경과된 시점인 2020년 무렵의 것일 뿐만 아니라 명시적인 급여지급 약정이 전제된 경우에 한정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이러한 증거 역시 피해자에 대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의 존재’ 사실에 관한 증명력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

3)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라 인정된 아래의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행한 행위에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에 따른 ‘악의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가) 피해자의 부친 및 계모는 액취증 치료 후유증과 지적장애가 있었던 피해자를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양육을 포기하고 피해자를 의탁할 곳을 물색하던 중 (사찰명 생략)사 스님이던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맡겼고,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가 미성년자 시절이던 1985년부터 30여 년 동안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피해자 및 그 부모·가족으로부터 피해자의 의탁에 따른 아무런 대가를 지급받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를 약 10년 동안 ‘행자’로 대우하고 그 후 20여 년 동안 ‘노전스님’으로 대우하였으며, 피해자 또한 신도들로부터 노전스님으로 대우받으면서 불경을 암송하여 각종 예불 등을 주재하거나 참여하는 등 노전스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나) 피고인은 위 기간 중 단순히 피해자의 의식주 비용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보호자로서 피해자의 뇌 수술비·입원비, 당뇨병 신경합병증 등 내분비내과·피부과 등 수술비·입원비·외래 진료비, 약 2,700만 원에 달하는 치아 임플란트 비용 등 상당한 액수의 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 한편, 2001년경 및 2015년경부터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한 2개의 상해보험 등에 가입하여 보험료까지 모두 납입하였음은 물론 피해자를 위한 다수의 국내외 여행비·해외 성지순례비까지 전부 부담하였다.

다) 피고인이 2016년경 피해자 명의로 매수한 시가 약 2억 원의 부동산에 관한 피고인의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에 대한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를 위한 모든 생활비용을 부담하였고 피해자의 노후를 위해 부동산을 매수하였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한 점, 피고인이 위 부동산에 앞서 피해자 명의로 구입해 준 부동산 역시 피해자가 피고인 모르게 공소외 2와 상의하여 매각하고 공소외 2가 그 대금을 피해자로부터 차용하여 소비하는 등 피해자가 소유자로서의 권한을 실제 행사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해자에게 법률상 소유권이 귀속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가입한 후 보험료를 납입한 2개의 상해보험은 피해자가 그중 일부를 해지하여 환급금을 직접 수령하였을 뿐 피고인이 이와 관련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한 적은 없어 보이고, 피해자의 장애 관련 수당 역시 피해자 또는 그의 가족이 직접 취급·수령하였을 뿐 피고인은 이에 관여한 사실이 없어 보인다.

마) 피해자의 사찰 내 노전스님으로서의 신분·역할과 종교적 성격을 도외시한 채 단순히 사찰 내 종교적 의례 집전을 비롯한 각종 용역의 제공이라는 근로자로서의 측면만을 고려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급여액이 합계 약 1억 3,000만 원인 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30여 년 동안 부담한 의식주, 의료비, 보험료, 여행비, 성지순례비는 물론 피해자 명의로 매수한 부동산 가액까지 더하면 미지급 급여액을 훨씬 초과한다고 볼 여지가 큰 점에 비추어 보면,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제4호 의 ‘차별 피해’ 및 그 일환으로서 제32조 제4항 의 ‘금전적 착취’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

바) 피고인에게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각호 에서 정한 사항 중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제3호 )’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위와 같이 ‘차별 피해( 제4호 )’의 존재에 관하여 의문이 드는 이상, ‘차별의 고의성·지속성·반복성( 제1호 , 제2호 )’에 관한 증명 역시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은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이 적용되는 사안으로서, 해당 조문의 각호에서 정한 사항을 ‘전부’ 고려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각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에서 정한 ‘악의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20여 년 동안 피고인 및 (사찰명 생략)사 신도들로부터 ‘노전스님’으로 대우받으면서 불경을 암송하여 각종 예불 등을 주재하거나 참여하는 등 일반적인 노전스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로 하여금 사찰 내 종교적 사역에 비장애인 스님과 같은 지위에서 참여하도록 한 피고인의 조치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이라고 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에 오히려 부합하는 정황으로 볼 여지가 있을 뿐 ‘장애인에 대한 악의적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함부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설령 피해자의 종교적 사역에 대한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더라도, 그에 따른 민사적 손해배상 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당연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위반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4) 비록 피해자가 실제로 담당하였던 역할 중 사찰 내 승려 집단에서의 전통적 수행에 해당하는 ‘울력’을 행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일부 경내 공사 업무’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피해자가 노전스님으로서 오랜 기간 행하였던 업무·역할에 비추어 일시적·보조적·부분적으로 담당하였던 것이지 해당 공사 업무를 직접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피해자가 혼자 담당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포함한 다른 스님 및 직원들과 같이 하였던 이상 피해자의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인 업무에 해당한다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총 12회의 폭행 혐의로 2019. 11. 30.경 벌금형이 확정된 피고인의 범행도 장애인·비장애인 여부와 무관하게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미한 수준에 불과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특히 그중 일부 범행일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제1심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하지 않던 시기인 ‘2016. 10.경’ 및 ‘2017. 4.경’과 겹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모순된다. 특히 피고인은 해당 사건의 수사 초기부터 최초 공판과정까지 폭행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다가 형사재판이 계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변호인·신도들과의 협의를 거쳐 폭행 혐의를 인정한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여기에다가 해당 사건의 범행기간은 약 2년 정도여서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한 30여 년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점, 범행 경위·수법·태양 및 피고인과 피해자의 오랜 관계 등에 비추어 이는 사찰 운영을 책임진 주지인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경미한 수준의 우발적·일시적인 부적절한 행위라고 볼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러한 사정 역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제4항 의 ‘장애를 이유로 한 금전적 착취’,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의 ‘악의적 차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이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판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의 점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위 파기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이동원 천대엽(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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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조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1호 위헌조문 표시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4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위헌조문 표시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2항 위헌조문 표시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본문참조조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1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4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제1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제2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제3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1항 제4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2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제4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32조 제4항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제3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제1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제2항 제2호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구) 제49조

- 형법 제37조

원심판결

- 서울북부지법 2023. 2. 14. 선고 2022노84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