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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법 1995. 8. 29. 선고 94드50629 판결 : 항소
[이혼 ][하집1995-2, 404]
판시사항

32년간 아내를 돌보지 않은 남편이 아내의 부정을 이유로 제기한 이혼청구를 배척한 사례

판결요지

남편 갑과 아내 을의 혼인파탄은 갑이 1958년경부터 축첩을 하였고 여러 여자와 순차로 또는 중복하여 부정한 축첩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족의 생활을 전혀 돌보지 않음으로 인한 것이고, 을의 부정행위는 갑이 을을 악의로 유기한 상태에서 을이 혼자 생활을 꾸려 나가는 과정에서 행한 것이므로, 배우자를 악의로 유기한 갑이 위와 같은 을의 행위를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국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안준기외 1인)

피고

피고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원고와 피고는 이혼한다.

이유

1. 사실관계

갑 제1 내지 2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 조사관의 조사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와 피고는 1962. 10. 4. 혼인신고를 경료한 부부이다.

나. 피고는 원고와의 사이에서 1957. 6. 28. 아들 소외 1을, 1963. 3. 3. 아들 소외 2를 각 출산하였다.(호적상 소외 1의 어머니는 소외 3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소외 4와의 사이에서 1964. 10. 3. 딸 소외 5를 낳고, 소외 3과 사이에서 1970. 11. 8. 아들 소외 6을, 1971. 11. 11. 딸 소외 7을 낳고, 소외 8과 사이에서 1979. 9. 15. 딸 9를 낳았다.

라. 원고는 1958년부터 첩을 두고 생활하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다가 1963년경부터는 피고를 피해 도망다니면서 생활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

마. 피고는 1969년경 성명불상자와 약 2달간 동거하다가 1970. 2. 22. 아들 혁을 출산하였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는 피고가 1963년경 가출하여 지금까지 가족을 유기하고 다른 남자와 간통하여 아들을 출산하였으므로 민법 제840조 제1, 2, 6호에 정하여진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가족을 유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고가 축첩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돌보지 않고 악의로 피고를 유기하였다. 한편 피고가 1969년경 다른 남자와 동거하면서 아들을 출산하였고, 30년 이상 원고와 피고가 별거하여 원고와 피고의 혼인이 사실상 파탄 상태에 있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원고와 피고의 혼인파탄은 원고가 1958년경부터 축첩을 하였고 원고가 여러 여자와 순차로 또는 중복하여 부정한 축첩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족의 생활을 전혀 돌보지 않음으로 인한 것이고 피고의 부정행위는 원고가 피고를 악의로 유기한 상태에서 피고가 혼자서 생활을 꾸려 나가는 과정에서 행한 것이므로 배우자를 악의로 유기한 원고가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를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 이전은 물론 소제기 이후에도 피고에 대한 부양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고의 장래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금전적 보상도 행하지 않았다. 이 사건 소송은 배우자를 악의로 유기하였던 원고가 피고와의 법률상의 혼인관계를 해소함으로써 법률상의 부양의무마저 면하고자 하는 기처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법률적 및 도덕적으로 결코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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