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최○식 외 2인
대리인 법무법인 강동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연철 외 2인
당해사건
서울지방법원 99가합50229 손해배상(기)
주문
1.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헌법(1987. 10. 29. 전문개정된 것) 제29조 제2항에 대한 부분은 이를 각하한다.
2. 국가배상법(1967. 3. 3. 법률 제1899호로 제정되어 1981. 12. 17. 법률 제346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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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구외 망 최○건은 1998. 10. 12. 해군 사병으로 입대한 후 1999. 3. 2. 대한민국 산하 해군 작전사 7전단 와이유비(YUB)- 817호 함정에 전입하여 이병 계급의 갑판병으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위 함정의 선임자인 상병 계급의 청구외 김○호가 같은 달 20. 04:00경 평소에 지시사항을 잘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건의 좌측 목부위를 해치파이프로 3회 때려 같은 날 21:00경 최○건으로 하여금 뇌지주막하출혈로 사망케 하였다.
(2) 최○건의 유족인 청구인들은 국가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법원에 위 사망사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소(99가합50229)를 제기하고, 그 소송계속중 헌법(1987. 10. 29. 전문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2항 및 국가배상법(1967. 3. 3. 법률 제1899호로 제정되어 1981. 12. 17. 법률 제3464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99카기13009)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0. 4. 7. 헌법 제29조 제2항에 대한 부분은 각하하고,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대한 부분은 기각하였다.
(3) 이에 청구인들은 같은 달 19. 위 제청신청에 대한 결정문을 송달받고 같은 해 5. 3.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헌법 제2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헌법조항”이라 한다)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고, 그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헌법 제29조(공무원의 불법행위와 배상책임) ①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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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군인ㆍ군무원ㆍ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ㆍ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
② 생략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헌법조항 및 법률조항은 군인 등에 대한 국가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합리적 이유 없이 제한함으로써 평등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 정당한 배상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규정이어서 위헌의 규정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각하 및 기각 이유의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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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청신청 부분은 부적법하다.
다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헌법 내재적으로 제한하는 이 사건 헌법조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같이 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국방부장관의 의견요지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각하 및 기각 이유의 요지와 같다.
3. 판 단
가. 이 사건 헌법조항에 대한 부분
(2)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제41조 제1항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그것이 법률임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이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헌법의 개별규정 자체는 헌법소원에 의한 위헌심사의 대상이 아니다. 한편, 헌법은 전문과 각 개별조항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
면서 하나의 통일된 가치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이념적ㆍ논리적으로는 규범 상호간의 우열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규범 상호간의 우열이 헌법의 어느 특정규정이 다른 규정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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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사건의 경우에 위 판시이유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판시이유를 그대로 유지함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소는 앞에서 본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헌법 내재적으로 제한하는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같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헌재 1995. 12. 28. 95헌바3 , 판례집 7-2, 841, 848).
이 사건의 경우에 위 판시이유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판시이유를 그대로 유지함이 상당하다.
4. 결 론
5. 재판관 하경철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의 논리를 모르는 바 아니고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제는 위헌을 선고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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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
가. 헌법 제29조 제1항이 규정한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를 입은 국민이면 누구나 다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 그 국민의 신분에 따라 차별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군인ㆍ군무원ㆍ경찰공무원 등에 대하여는 이 권리를 박탈하는 특별유보조항(이 사건 헌법조항)을 두었는데 다수의견은 바로 이 조항에 터 잡고 있다.
나. 이 사건 헌법조항의 입법연혁
이 사건 헌법조항과 같은 특별유보조항은 당초에는 없다가 유신헌법에서 처음 도입된 규정으로 그 이전까지는 헌법 제29조 제1항과 같은 취지의 기본권 규정만 있었다(제헌헌법 제27조). 그런데 5.16 군사혁명이후 제정된 구 국가배상법(1967. 3. 3. 법률 제1899호) 제2조 제1항 단서가 군인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의 제한을 규정하고, 대법원이 1971. 6. 22. 동 단서의 규정은 구 헌법 제26조에 의하여 보장된 국가배상청구권을 구 헌법 제9조의 평등의 원칙, 구 헌법 제8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국가의 기본권최대보장규정에 위반하고, 구 헌법 제32조 제2항에 의한 한계를 넘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이라며 위헌판결(70다1010)을 선고하자, 1972. 12. 27. 유신헌법(제26조 제2항)은 위헌시비를 제거하려는 의도에서 이 사건 헌법조항과 같은 취지의 규정을 헌법전으로 끌어올려 명문화함과 동시에 위헌판결된 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를 1973. 2. 5. 법률 제2459호로 개정하였다.
그 후 1980. 10. 27 제8차 개헌(제5공화국 헌법)과 1987.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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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개헌(제6공화국 헌법)에서도 조문의 순서만 바뀌었을 뿐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사건 헌법조항은 이와 같이 위헌적인 절차로 개정된 비민주적 유신헌법에서 탄생하여 제5공화국 헌법을 거쳐 제6공화국 헌법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이다. 그리고 이들 헌법이 비록 국민투표에 의하여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국민투표제도가 이론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집권자에 의한 정치적 이용가능성이라는 폐해가 있으며, 실제로 과거 권위주의 권력이 이를 악용한 사실, 또 그 방식이 이 사건 헌법조항과 같은 개별조항별로 찬반을 묻는 것이 아니라 개정헌법전체에 대한 일괄적인 찬반 투표이기 때문에 개별조항에 대한 반대방법이 없었다는 점 및 계엄등 공포 분위기와 그 연장선 아래서 국민투표가 시행된 점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헌법조항이 진정한 민의를 반영한 헌법개정권력의 결단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투표를 거쳤다고 하여서 절차적 합법성의 결여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국민투표에 의하여 확정되기만 하면 어떠한 내용의 헌법개정도 가능하다고 본다면, 국민투표는 불법적 “힘”의 결단을 곧 “법”으로 만드는 합법화수단 외에 다른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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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공익상 목적에서 군인등의 국가배상청구권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면 기본권의 일반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헌법이 이 사건 헌법조항과 같은 특별유보 조항을 둔 것은 헌법에 근거규정만 두면 어떠한 법률을 만들어도 괜찮다는 지극히 권위주위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실제로 이 사건 헌법조항은 위헌판결에 대한 반동으로 법률로만 제한하던 형식을 헌법으로 격상하여 위헌시비를 차단하였을 뿐이지 위헌판결이 지적한 위헌성을 제거하거나 개선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군인등 신분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배상청구권을 박탈한 이 사건 헌법조항은 여전히 그보다 상위규정이며 민주주의 헌법의 기본이념이고 근본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한 헌법 제10조에도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마. 이 사건 헌법조항이 군인등을 일반국민, 좀더 좁게는 일반공무원과도 차별 대우하는 입법목적이 당초에는 명백히 밝혀진 바 없었으나 대체로 국가의 재정사정이 그 주요 이유였다는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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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론이 없다. 그러나 당시의 열악했던 국가재정이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으로 호전되어 있다(세입규모가 이백배로 증대된 반면 군인 등의 사상건수는 오히려 약간 감소되었다). 따라서 입법당시의 주요 입법목적이 이제는 소멸되었다 할 것이다.
바.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헌법조항은 대법원의 위헌판결에 대한 반동과 권위주의적 발상에서 입법목적마저 불명인 채로 탄생되었다고 하는 일련의 입법 동기와 과정부터가 우리의 정의감에 반하였던 터에 이제는 그 주요 입법목적마저 소멸되었다면 이를 더 이상 존치하여 둘 명분이 상실되었다 할 것이다. 더욱이 국가재정의 호전에는 긴 세월동안 그 권리를 제한당해 온 이
들의 희생도 한몫 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고, 이들이 국토방위와 사회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하여 봉사하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볼 때 권위주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시대에 들어선 지금 그 잔재를 그대로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정의의 수인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 헌법에는 보다 상위의 근본규정에 해당하는 헌법규정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근본규정에는 해당하지 않는 보다 하위의 헌법규정이 있을 수 있다. 이때 하위의 헌법규정이 상위의 헌법규정과 합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다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인의 정의감정에 합치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헌법의 개별조항도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및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소정의 법률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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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해석하여 헌법재판소가 그 위헌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 헌법조항에 대하여는 위헌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당장 위헌선고하는 것이 부적당하다면 적어도 개정의 촉구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것이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이영모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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