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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3. 5. 15. 선고 2001헌바98 결정문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동조 제2항)]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구인 사임한 파산자 ○○건설산업주회사의 파산관재인 권○중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건설산업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안○태

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송흥섭 외 1인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나55156 공사대금

이유

1.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외 ○○건설산업주식회사(이하 ‘○○건설’ 이라고 한다)는 1999. 9. 22. ○○아파트재건축조합(이하 ‘○○재건축조합’이라고 한다)으로부터 서울 동작구 사당3동 필지 19,353.7㎡의 기존건물을 철거하고 그 지상에 지하4층, 지상15층 내지 20층 아파트(455세대), 상가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재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받았다. 그 후 ○○건설은 2000. 6. 26. 주식회사 □□건설(이하 ‘□□건설’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공사 중 건축토공사를 공사대금 3,557,752,100원에, 부지정지공사를 공사대금 1,237,792,200원에 각 하도급하였고, □□건설은 약정대로 2000. 10.경 위 각 공사를 마쳤다.

(2)그런데, ○○건설은 2000. 11. 3. 부도를 낸 다음, 같은 달 24. 서울지방법원 2000회9호로 회사정리개시결정을 받았다가 2001. 5. 11. 위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고, 이에 따라 □□건설에게 위 각 공사에 대한 기성대금 1,345,991,400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한편, ○○재건축조합은 ○○건설이 부도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를 더 이상 이행할 수 없음을 이유로 위 공사도급관계를 합의해지하였고, 그 후 □□건설은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재건축조합에게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의 규정에 의하여 미지급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그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1나55156) 계속 중, 청구인은 당해사건의 피고인 ○○재건축조합을 위해 보조참가를 하였다.

(3)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위 재판의 전제가 된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및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2001카기911)을 하였으나, 같은 해 11. 30. 위 신청을 기각당하자, 같은 해 12. 17. 하도급법 제14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1999. 2. 5. 법률 제5816호로 개정된 것) 제1항,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 및 관련법령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①발주자는 원사업자의 파산·부도등의 이유로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등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 또는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관련법령〕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시행령 제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① 법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때는 다음과 같다.

1.원사업자의 파산·부도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인가·면허·등록 등이 취소되어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2.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

3.원사업자가 법 제13조(하도급대금의 지급등) 제1항 또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4.원사업자가 법 제13조의2(건설하도급대금의 계약이행 및 대금지급보증)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②법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발주자가 해당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함에 있어서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이를 제외한다.

③원사업자는 제1항 각호의 사유가 발행하여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기성부분의 확인 등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받는데 필요한 조치를 지체없이 이행하여야 한다.

2. 청구인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원사업자가 파산한 경우, 원사업자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던 일반채권자들은 개별적인 권리행사가 금지되고(파산법 제14조, 제15조), 파산절차가 정하는 바에 따라 파산재단의 환가금에서 각자의 채권액에 비례하여 안분변제를 받게 되는데 실제로는 자신의 채권액 중 극히 일부만을 변제받게 된다. 그러나 원사업자와 하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수급사업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발주자로부터 하도급대금 전액을 직접 지급받을 수 있게 되어 다른 채권자들에 비

해 현저히 우월한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수급사업자가 여러 명이고 도급대금이 수급사업자 전체의 하도급대금에 미치지 못할 때 원사업자가 파산한 경우에는 수급사업자 중에서도 먼저 발주자에게 직접지급청구권을 행사한 수급사업자만이 우선변제를 받게 되는 바, 이는 수급사업자 사이에서도 일부 수급사업자만을 우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급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을 인정하여 그 지위를 과도하게 보호함으로써 다른 일반채권자와 수급사업자를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써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그 결과 일반채권자 및 수급사업자의 희생을 강요하여 그 재산권을 침해함으로 헌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가 원사업자에 비해 열등한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의 지위를 보호하는데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닌 다른 규정, 예컨대 하도급법 제13조(하도급대금의 지급시기 및 방법) 뿐만 아니라, 제4조(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 금지), 제5조(물품 등의 구매강제 금지), 제6조(선급금의 지급), 제8조(부당한 수령거부 금지 및 수령증의 교부)등을 통해 충분히 보호되고 있다.

나. 서울고등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원사업자가 파산한 경우 그 파산채권자들은 파산절차에 따라 파산재단의 환가금에서 각자의 채권액에 비례하여 안분변제를 받는 것이 파산법의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 하도급법은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하도급법 제14조는 위와 같은 법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원사업자의 파산·부도 등의 이유로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 발주자로 하여금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 또는 시공한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게 하고 있고, 이는 위에서 본 하도급법의 입법취지와 원사업자에 비하여 열등한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에게 그 시공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안전하게 지급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공사의 원만한 수행과 부실공사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국민경제적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이 실제 시공 업무 등을 담당하는 수급사업자에게 그 하도급대금을 우선 지급받게 한 결과 원사업자의 다른 채권자들이 희생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하도급법의 목적에 비추어 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그것이 헌법에 규정된 평등의 원칙이나 재산권보호에 관한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의 의견요지

(1)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위헌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자는 당해 소송을 처분·변경할 수 있는 당해 소송의 당사자에 국한된다. 그런데 청구인은 당해 소송에서 피고를 위한 보조참가인에 불과하여 당해 소송을 처분·변경할 수 없는 자로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할 청구적격이 없다. 가사 청구인이 당해 재판의 결과에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바 아니어서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다. 한편, 헌법소원은 위헌심판의 대상이 되는 당해 법률에 의해 자신의 헌법상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침해되는 것은 일반채권자 및 다른 수급사업자의 평등권 및 재산권이라고 주장할 뿐 자신의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은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의 발주자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는 원사업자에 비하여 경제적 약자인 수급사업자가 자신의 노력과 비용으로 실제 시공을 했음에도 원사업자의 파산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된 경우에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여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정착시키고 국민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고 오히려 하도급관계에서 원도급대금채권과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하도급대금채권의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수급사업자에게 우선변제를 받게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평등의 원칙에 기여하는 제도이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은 민사소송의 보조참가인은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의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할 수 있는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동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위헌소원을 제기할 청구인 적격이 없어 이 사건 헌법소원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은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41조 제1항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한다”고 규정하여 보조참가인이 위헌심판제청신청의 당사자라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에 의하면 보조참가인은 피참가인의 소송행위와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소송에 관하여 공격·방어·이의·상소, 기타 일체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자(민사소송법 제76조 제1항 본문)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소정의 위헌심판제청신청의 ‘당사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구체적 규범통제형 위헌심사제의 입법취지 및 기능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인은 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의 당사자 적격이 있다.

나.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은 위헌법률심판제도이다. 따라서 위 조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면 제소요건을 충족하고(동법 제41조 제1항) 그 외에 따로 동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에서 요구되는 기본권침해나 제소요건(자기관련성, 현재성, 직접성. 청구기간)을 갖출 것을 요하지 않는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사건인 하도급대금지급청구의 소송에 직접 적용될 뿐만 아니라 그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과 이유가 달라지게 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

4. 본안판단

가. 우리나라 하도급거래 및 하도급법 개관

(1) 현대사회에서 대량생산체제가 정착되면서 전문화·분업화가 발달하고 기업과 기업간의 기능적 분업관계가 형성되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전문화·분업화 및 경영상의 이유로 생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문업체에 위탁하여 생산하는 하도급거래를 하고 있다. 특히 제조, 수리, 건설분야의 최종완성품은 하도급거래를 바탕으로 생산되는데 위탁받은 업체는 다른 업체에 다시 위탁하는 2차, 3차의 연쇄적 하도급거래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건설분야의 경우 발주자와 시공계약을 체결한 원사업자(일반건설업자)는 자신이 직접 모든 공사를 시공하지 않고 토공,

미장, 방수, 석공, 창호 등의 전문공사를 수급사업자(전문건설업자)에게 위탁하고 자신은 전체적인 건설공정의 관리, 검사만을 행하는 하도급거래구조가 고도화되어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72%가 하도급거래에 종사하고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하도급거래의 비중이 평균 84%에 달하여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하도급거래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조, 수리, 건설분야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산업의 전·후방연관효과가 큰 점을 감안하면, 하도급거래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근간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국가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2)이와 같이 하도급거래가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는 상호 수평적 대등관계보다는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지배되거나 종속되는 수직적인 불평등관계가 형성되었는데 이는 수급사업자는 영세한 중소기업인 반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 비하여 자산규모, 매출액, 상시근로자수 등이 우월한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또한 이런 현실은 하도급거래에서 원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널리 행하여지는 원인이 되었는데, 원사업자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 장기어음의 교부, 하도급대금의 부당감액 등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관행화되어 왔고 이러한 거래 현실은 수급사업자와 원사업자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되고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지배·종속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한편 위와 같은 하도급거래관계에서는 경제주체간의 불균형은 수급사업자(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와 거래관계에 있는 원사업자(대기업)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림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경제 전체의 균형적 발전에도 장해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영세한 수급사업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 전체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

(3)하도급거래는 사법상의 법률관계이기 때문에 일반사법의 원리에 따라 해결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하도급거래 당사자간에는 힘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대등관계가 아닌 종속관계가 형성되고 원사업자의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불공정 행위는 시장기구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조정·해결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그 폐혜가 심화되는 이른바 시장실패현상을 야기하여 대다수 중소 수급사업자들은 자체 경쟁력을 상실하고 원사업자의 파산 등 외부적 충격에 의하여 쉽게 도산의 위험에 처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되어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에 저해가 된다. 이에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실패현상을 치유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법 제1조) 1984년 12월 31일 법률 제3779호로 하도급법이 제정되어 1985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4)하도급법은 모든 하도급거래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하도급거래의 비중이 큰 제조, 수리, 건설분야의 하도급거래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대기업자이고 수급사업자가 중소기업자인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하여 대기업자의 불공정한 하도급거래행위의 규제 및 경제적 약자인 수급사업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원사업자는 대기업자, 즉 중소기업자(중소기업기본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자)가 아닌 사업자로서 중소기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한 자 및 중소기업자로서 제조 등 위탁을 받은 사업자보다 규모가 2배 이상인(법 제2조 제2항) 경우를 말하고,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로부터 제조 등의 위탁을 받은 중소기업자(법 제2조 제3항)이며, 위탁을 받은 사업자가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독점규제및공정

거래에관한법률상의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인 경우에는 대기업자로 간주하여 수급사업자로 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및 입법연혁

(1)원사업자로부터 제조, 수리, 건설(이하 ‘제조 등’이라고 한다)의 위탁을 받은 중소기업자가 자신의 노력과 비용으로 실제 제조 등을 하였음에도 원사업자의 파산·부도 등으로 인하여 하도급대금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 때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다수 영세한 수급사업자들은 임금 및 자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어 연쇄적으로 도산의 위험에 처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위탁받은 제조 등의 완성을 곤란케 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이해관계인 사이에 분쟁이 파생된다. 이에 원사업자에게 지급불능 또는 그와 유사한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발주자로 하여금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영세한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여 국민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의 입법취지라 할 것이다.

(2)1984년 제정된 하도급법 제14조는 “발주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 또는 시공한 분에 해당되는 하도급대금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발주자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은 의무가 아니라 발주자의 임의에 맡겨져 있었다. 그러던 중, 1999. 2. 5. 위 조항은 “발주자는(……)지급하여야 한다”로 개정되어 발주자의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이 의무화되었다. 대기업들의 하청업체에 대한 상습적인 하도급대금 지급지체와 1997.말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여파로 많은 중견업체들이 파산·부도를 당하였고 이들과 하도급관계에 있던 수많은 중소 수급사업자들도 연쇄적으로 도산됨으로써 산업구조의 근간이 무너지고 국민경제가 수렁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입법자는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발주자의 의사에 맡겨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보호하려고 한 것이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헌법적 쟁점

이 사건 법률조항의 헌법적 쟁점은, 첫째, 발주자는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지게됨으로써 사적 자치권을 제한받고 있는 바 헌법 제10조에 위반되는지 문제되고 둘째,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부과하고 원사업자의 도급대금채권을 소멸시킴으로써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헌법 제23조의 재산권보장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셋째, 하도급대금직접지급제도가 원사업자의 채권자들 중에서 하도급대금채권자인 수급사업자를 우대하고 다른 일반채권자를 차별하여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이다.

라. 사적 자치권 침해여부

(1) 이른바 사적 자치의 원칙이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고 행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원치 않으면 하지 않을 자유로서 우리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하나이다. 이런 사적 자치의 원칙은 법률행위의 영역에서는 계약자유의 원칙으로 나타나는데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에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내용, 이행의 상대방 및 방법의 변경뿐만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전이나 폐기도 당사자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사적 자치권(계약자유권)도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고 다만,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사적 자치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헌법 제37조 제2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기본권 제한입법의 원칙을 지킨 것인지 살펴본다.

(2)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는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영세한 수급사업자로 하여금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인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여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려는데 있다할 것인바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또한 발주자에 의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가 수급사업자의 보호라는 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있으므로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도 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수급사업자의 보호를 통한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당한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더라도 국가가 국민의 사적 자치영역(사법관계)에 개입하여 법률관계의 형성에 조건이나 의무를 부과하거나 자치의 결과로 형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에 수정·변경하는 것은 되도록 자제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의 개입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입법자는 국민의 사적 자치권이 되도록 덜 침해되는 방법을 선택하여야 하는 바, 그 경우 자치권을 행사한 당사자 본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법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자치권의 행사와 관련이 없는 제3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법은 전자의 방법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다.

(3)살피건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이 하도급계약체결시 계약당사자인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지급보장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만약 그와 같은 방법이 수급사업자를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 다른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러하지 아니하고 제3자인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그러나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지급보장의무를 지우는 방법은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인다. 즉,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사업자의 자발적 지급보장을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열등한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의 거래단절 등의 현실적인 불이익을 우려한 나머지 원사업자에 대하여 적극적인 의무이행을 요구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어 입법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입법자는 건설하도급거래에 대하여 하도급대금지급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지급보증서를 수급사업자에게 교부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법 제13조의2), 통계에 의하면 2001년도 건설하도급공사중 지급보증서를 교부해야만 하는 3천만원이상의 공사 73,561건 중에서 지급보증서가 실제 교부된 것은 2,835건으로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지급보장의무를 부과하는 방법이 수급사업자를 보호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 그리하여 입법자는 원사업자의 이행불능의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발주자로 하여금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보호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고, 이는 위탁물의 완성에 궁극적으로 이익을 얻는 발주자의 사적 자치권을 제한함으로써 침해의 주관적 최소성을 충족하였다고 할 것이다.

(4)나아가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발주자 및 원사업자가 침해받는 계약의 자유보다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얻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고 할 것이며, 이 사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가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사적 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정도까지 이르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 제한의 입법원칙을 벗어나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사적 자치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 제10조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마. 재산권 보장 위배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발주자에게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부과하고 원사업자의 도급대금채권을 소멸시킴으로써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대기업인 원사업자가 파산·부도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이와 하도급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정당한 공익실현을 위한 것으로 재산권 제한의 정당한 근거가 있다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발주자에게는 하도급대금지급의무를, 원사업자에게는 도급대금채권의 소멸을 아무런 대가없이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자에게는 의무를 지우는 대신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를 소멸시켜주고, 원사업자의 도급대금채권을 소멸시키는 대신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지급채무도 소멸시켜 줌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채권·채무의 법률상 이전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데 불과할 뿐 기존의 채무를 초과하는 새로운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발주자 및 원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재산권 제한의 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헌법 제23조가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바. 평등원칙 위반여부

이 사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가 원사업자의 채권자들 중에서 수급사업자를 우대하게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반채권자와 달리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의 도급채권 형성에 직접 기여하는 자이고, 이를 발주자와의 관계에서 보면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과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도급채무는 비록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급사업자의 자재와 비용으로 완성한 완성품에 대한 궁극적인 이익을 발주자가 본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대가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밀접한 상호관련성이 있는 반면, 원사업자의 일반채권자의 채권과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도급채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원사업자의 도급채권에 관한 한 수급사업자와 일반채권자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수급사업자가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사회적 연쇄파동이 심각해지는 점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원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영세한 하청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원사업자의 도급대금채권에 대하여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그와 같은 차별을 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접지급제로 인하여 원사업자의

채권자들 중에서 수급사업자를 우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공익실현을 위하여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에 의하여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것이고, 이 때 원사업자의 다른 채권자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수급사업자의 시공분에 상당하는 도급대금채권이 파산재단의 환가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에 불과할 뿐이고 발주자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이 지급된 경우에는 파산재단에 대한 수급사업자의 권리 역시 소멸하는 것이므로 다른 채권자들이 입게 될 불이익이 지나치게 가혹한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청구인은 수급사업자가 여러 명이고 도급대금이 수급사업자 전체의 하도급대금에 미치지 못할 때 원사업자가 파산한 경우에는 수급사업자 중에서도 먼저 발주자에게 직접지급청구권을 행사한 수급사업자만이 우선변제를 받게 되어 수급사업자 사이에서도 일부 수급사업자만을 우대하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직접지급제로 인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발생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수급사업자 중 일부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결과일 뿐이고 이 사건 직접지급제의 직접적인 법률효과가 아니다. 오히려 입법자는 수급사업자 모두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고 그 중 일부를 우대하거나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며 그러한 입법의도도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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