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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4. 12. 16. 선고 2003헌바87 공보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공보(제100호)]
판시사항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할 것을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단서 제8호가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또는 양심의 자유 등에 대한 과도한 금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도로교통법 제41조 및 그 시행령 제31조는 혈중 알콜농도가 0.05% 이상의 경우를 음주운전으로 규정하고 있고 음주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음주운전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는 음주의 정도가 백분율(%)로 표시되는 방법의 측정을 할 수밖에 없고(必要的 前置) 만일 이를 거부 내지 회피하는 것을 용인하게 되면 음주운전, 즉 혈중 알콜농도의 수치 0.05% 이상임을 인정할 수 없게 되어 음주운전자는 면허의 취소라는 행정적 제재의 범주에서 원천적으로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음주운전자들이 자연히 음주측정을 거부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음주운전에 대한 효과적인 단속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은 음주측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법정형을 음주운전자에 대한 그것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마찬가지 이유로 음주측청 거부자에 대한 행정제재를 음주운전자에 대한 그것의 상한(운전면허의 취소)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행정상의 제재를 임의적 면허취소로 하지 않고 필요적 면허취소로 규정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입법목적의 달성에 효과적이고도 불가피한 수단이 된다.

나아가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입는 엄청난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공익적 중대성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제재의 공익적 중대성 또한 크다. 한편 음주측정 거부자가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당하여 입는 개인적인 불이익 내지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타의 간접적 피해의 정도는 위에서 본 공익의 중대함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또한 음주운전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

고 위험성의 심각도에 비추어 볼 때 음주운전행위 및 음주측정 거부행위의 심각한 위험성은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 의하여 현실로 발생하는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음주측정 거부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법익간의 균형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에서 본 바에 의하면 음주측정은 음주운전을 단속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치적(前置的) 조치라고 인정되므로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는 것은 법률이 운전자에게 부과한 정당한 의무라고 할 것이고 법률이 부과한 이러한 정당한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이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나 행복추구권 등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없다.

재판관 김효종의 반대의견

음주운전의 방지에 의한 교통질서의 확립과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가 긴요하여 행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구 도로교통법(1999. 8. 31. 법률 제5999호로 개정된 것) 제78조 제1항 단서의 임의적 면허취소·정지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규제권한의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음주측정거부의 경우에도 음주의 정도,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 운전거리 및 측정거부를 하게 된 경위 및 그 이후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법의 정도에 상응하게 면허의 취소나 정지 등의 제재수단을 선택함으로써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면서도 그에 필요한 범위내에서만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 가능하여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침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현대 사회·가정·경제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수단인 자동차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면허를 취소하는 것으로 직업의 선택이나 수행 등 직업의 자유와 행복추구권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제한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음주측정불응으로 인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그로부터 1년간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고, 청구인과 같이 개인택시운송사업에 종사하는 자의 경우에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까지 취소될 뿐만 아니라 그 취소일로부터 2년간 여객자동차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할 수도 없고 개인택시운

송사업면허의 양도, 양수마저 제한된다. 이처럼 자동차의 운행을 직업의 직접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국민에게는 특히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만큼 중대한 제약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체의 구체적·개별적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고 모두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공익침해의 정도가 현저히 낮은 경우에도 반드시 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으니, 이는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기본권침해의 정도가 과중하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고 따라서 법익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할 것이다.

또한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서는 필요적 운전면허취소의 제재를 가하고 도주차량운전자에 대해서는 임의적 운전면허취소의 제재를 가함에 그치는 것은 형평의 관념에도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조판례

헌재 2002. 4. 25. 2001헌가19 ·20(병합), 판례집 14-1, 235

헌재 1998. 5. 28. 96헌가12 , 판례집 10-1, 560

헌재 2000. 6. 1. 99헌가11 , 판례집 12-1, 575

당사자

청 구 인 이○계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정호

당해사건 광주지방법원 2003구합841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제1종 보통면허를 소지하고 개인택시를 운전하다가 2003. 3. 18. 00:10경 주취운전을 의심한 교통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였다.

(2)청구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전라남도지방경찰청장은 도로교통법(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것) 제78조 제1항 단서 중 제8호를 적용하여 2003. 4. 28. 청구인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하였다.

(3) 청구인은 면허취소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광주지방법원 2003구합841)을 제기하고 위 법 규정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3아58)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소원을 제기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심판대상조항은 도로교통법(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고 부른다) 제78조 제1항 단서 중 제8호 부분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78조(면허의 취소·정지) ①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연습운전면허를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1호 내지 제3호, 제5호 내지 제8호, 제10호 내지 제14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7. 생략

8.제41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때

8의2.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 때

8의3.~17. 생략

관련규정

법 제41조(주취중 운전금지)①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한 건설기계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제42조·제43조 및 제107조의2에서 같다)을 운전하여서는 아니된다.

②경찰공무원은 교통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

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측정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이러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③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측정한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얻어 혈액채취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④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법 시행령 제31조(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 법 제41조의 규정에 의한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 알콜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으로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음주운전의 단속은 음주측정 거부자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임의적으로 취소하는 방법으로도 효과적인 달성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음주의 정도, 음주운전 및 음주측정거부의 경위, 운전면허의 취소로 인한 사익침해의 정도 등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함이 없이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극히 미약한 경우에까지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하는 것은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위배하여 과도하게 행복추구권과 양심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

(2)음주측정불응으로 인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그로부터 1년간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고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까지 취소될 뿐만 아니라 그 취소일로부터 2년간 여객자동차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할 수도 없고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의 양도, 양수마저 제한되는 등 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침해는 자동차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기본권침해의 정도가 과중하여 법익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3)운전중 고의 또는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때의 면허취소가 임의적인 것임에 비하여(법 제78조 제1항 단서 제4호) 사고발생 여부와 관계 없이 음주측정 거부만을 이유로 면허의 필요적 취소라는 중한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위반된다.

(4)음주측정기를 입에 대고 호흡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술을 마시지 않은 자에 대하여는 불필요한 행동의 강제가 되고 술을 마신 자에 대하여는 스스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도록 진술을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양심의 자유나 행동의 자유의 본질

적인 내용을 제한한다.

나.법원의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요지:별지 1.과 같다.

다. 경찰청장의 의견요지:별지 2.와 같다.

3.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제재의 입법경위와 입법취지 및 사건처리실무

가. 입법경위 및 입법취지:별지 3.과 같다.

나. 사건처리실무:별지 4.와 같다.

4. 판 단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또는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금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한다.

국가와 사회의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자동차운전(이하 음주운전이라고 줄여 부른다)을 효과적으로 단속, 억제할 필요성이 존재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법은 혈중 알콜농도가 0.05% 이상의 경우를 음주운전으로 규정하고 있고(법 제41조 제4항, 법시행령 제31조) 음주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78조 제1항 제8호의2). 그러므로 음주운전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는 음주의 정도가 백분율(%)로 표시되는 방법의 측정을 할 수밖에 없고(必要的 前置) 만일 이를 거부 내지 회피하는 것을 용인하게 되면 음주운전, 즉 혈중 알콜농도의 수치 0.05% 이상임을 인정할 수 없게 되어 음주운전자는 면허의 취소라는 행정적 제재의 범주에서 원천적으로 벗어나게 된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형사처벌(법 제107조의2 제1호) 측면에서 볼 때에도 혈중 알콜농도의 수치 0.05% 이상임을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형사처벌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음주운전자들이 자연히 음주측정을 거부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음주운전에 대한 효과적인 단속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하여는 음주측정 거부자에 대한 제재를 불가피하게 무겁게 조치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법은 음주측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법정형을 음주운전자에 그것과 동일하게 규정하고(법 제107조의2 제1호 및 제2호) 마찬가지 이유로 음주측청 거부자에 대한 행정제재를 음주운전자에 대한 그것의 상한(운전면허의 취소)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행정상의 제재를 임의적 면허취소로 하지 않고 필요적 면허취소로 규정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입법목적의 달성에 효과적이고도 불가피한 수단이 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입는 엄청난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공익적 중대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 없고 그러한 공익적 중대성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제재의 공익적 중대성 또한 그에 못지않게 크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음주측정 거부자가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당하여 입는 개인적인 불이익 내지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타의 간접적 피해의 정도는 위에서 본 공익의 중대함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또한 음주운전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고 위험성의 심각도에 비추어 볼 때 음주운전행위 및 음주측정 거부행위의 심각한 위험성은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 의하여 현실로 발생하는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음주측정 거부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법익간의 균형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에서 본 바에 의하면 음주측정은 음주운전을 단속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치적(前置的) 조치라고 인정되므로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는 것은 법률이 운전자에게 부과한 정당한 의무라고 할 것이고(법 ‘제4장 운전자 및 고용주 등의 의무’의 장에 음주측정에 응할 의무에 관한 제41조 제2항이 규정되어 있다) 법률이 부과한 이러한 정당한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이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나 행복추구권 등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또는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5. 결 론

도로교통법(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것) 제78조 제1항 단서 중 제8호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 대하여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효종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다른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된다.

6. 재판관 김효종의 반대의견

나도 교통질서의 확립과 피해자의 구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입법조치를 하고 행정제재를 강화하여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다만, 운전면허의 임의적 취소·정지만으로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적 취소를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규제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되어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혀둔다.

가. 피해의 최소성

입법자가 임의적 규정으로도 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경우에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체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을 둔다면, 이는 비례의 원칙의 한 요소인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을 우리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헌재 1998. 5. 28. 96헌가12 , 판례집 10-1, 560, 568; 2000. 6. 1. 99헌가11 등, 판례집 12-1, 575, 585).

그런데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한 행정제재의 연혁을 보면, 원래 이에 대해서는 임의적 운전면허 정지·취소사유로 하였다가 1999. 1. 29. 법률 제5712호 개정법률로 필요적 면허취소로 하였으며, 이어 1999. 8. 31. 법률 제5999호에 의해 임의적 면허취소사유로 하였다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인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법에 의해 다시 필요적 면허취소사유로 회귀한 것이다. 그렇다면, 설사 음주운전의 방지에 의한 교통질서의 확립과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가 긴요하여 행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구법의 임의적 면허취소·정지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규제권한의 범위내에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음주측정거부의 경우에도 음주의 정도,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 운전거리 및 측정거부를 하게 된 경위 및 그 이후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법의 정도에 상응하게 면허의 취소나 정지 등의 제재수단을 선택함으로써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면서도 그에 필요한 범위내에서만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 가능하여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침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이나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일체 배제하고 그 사유에 해당하기만 하면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극히 미약한 경우까지도 재량의 여지없이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종전의 임의적 취소·정지 제도로도 철저한 단속, 엄격한 법집행 등 그 운용을 하기에 따라서는 위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덜한 임의적 취소·정지 제도의 적절한 운용을 통하여 입법목적을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한층 큰 필요적 취소제도를 도입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행정편의적 발상으로서 피

해최소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입법자는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임의적 면허취소규정을 두었다가 필요적으로 면허취소규정을 두는 등 일관되지 아니한 입장을 취해 오고 있다. 이는 바로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필요적 면허취소규정을 두어야 할 필연적인 정책적 요청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즉 입법자로서는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서도 임의적 면허취소사유로 함으로써 음주운전 방지에 의해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필요적 면허취소사유로 한 것은 그 입법목적달성에 적정하지 않은 수단을 택한 것이어서 과잉규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즉 임의적 취소나 정지로도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한 권리구제의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서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경우 행정청에게 그 취소처분여부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할 재량의 여지를 주고 사후에 그 행정청의 판단의 타당성 여부를 법원에서 판단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욱이 운전면허는 현대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므로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나.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현대 사회·가정·경제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수단인 자동차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면허를 취소하는 것으로 직업의 선택이나 수행 등 직업의 자유와 행복추구권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제한을 규정하는 것이고, 음주측정불응으로 인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그로부터 1년간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고(법 제70조 제6호), 청구인과 같이 개인택시운송사업에 종사하는 자의 경우에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까지 취소될 뿐만 아니라(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76조 제1항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별표2의 25번), 그 취소일로부터 2년간 여객자동차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할 수도 없고(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7조 제5호),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의 양도, 양수마저 제한되는 등 자동차의 운행을 직업의 직접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국민에게는 특히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만큼 중대한 제약이 된다.

음주운전방지를 통한 교통질서의 확립과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가 대단히 중요한 공익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이 자동차의 운전으로 생업을 영위하는 개인에게 있어서는 장기간의 운전면허취소는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한다. 이러한 사익의 침해를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경우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면허를 취소하게 할 것이 아니라 행정당국이나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에 상응하는 제재조치를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의 여지를 부여하는 것이 법익형량의 요청을 충족하는 길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체의 구체적·개별적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고 모두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공익침해의 정도가 현저히 낮은 경우에도 반드시 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으니, 이는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기본권침해의 정도가 과중하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고, 따라서 법익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할 것이다.

또한 청구인이 음주측정을 거부한 2003. 3. 18. 당시 시행되고 있던 이 사건 법률 조항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상한 후 법 제50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필요한 구호조치 또는 경찰관서에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에 대해서는 필요적 운전면허취소가 아니라 임의적 운전면허취소의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행 법대로라면 이 사건과 같이 단순히 음주측정을 거부한 자에 대해서는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그대로 도주한 자에 대해서는 임의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음에 그치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한 제재는 장차 음주운전을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는 자에 대한 제재이고, 교통사고후 도주한 운전자에 대한 제재는 이미 교통사고를 야기하고도 필요한 구호조치나 경찰관서에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제재임에 비추어 그 불법의 정도를 서로 비교하면 음주측정거부자의 불법성보다 도주차량운전자의 불법성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서는 필요적 운전면허취소의 제재를 가하고 도주차량운전자에 대해서는 임의적 운전면허취소의 제재를 가함에 그치는 것은 형평의 관념에도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김영일 권 성(주심)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

별지

〔별지1〕법원의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의 외관·

태도·운전행태 등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음주운전 방지와 그 규제를 위한 공익상 필요에 의하여 운전자에게 3회 이상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이에 불응한 자에 대한 것이고, 도로교통에서 일어나는 국민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기 위해서는 음주운전을 방지하고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공익상 요청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음주측정 불응행위는 도로를 이용하여 자동차 등을 운행할 기본적인 자격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는 확실한 징표라고 할 것이어서, 음주측정불응자에 대하여 도로를 사용하여 자동차 등의 운행을 할 수 있는 혜택이나 특권을 누리고 그것을 영업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익을 제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별지 2〕 경찰청장의 의견요지

도로교통법위반행위에 대한 운전면허 취소등의 처분은 성질상 기속재량행위이거나 기속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행정처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청구인이 주장하는 개인적 사정은 음주운전 단속전후 또는 행정처분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아니다.

〔별지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경위 및 입법취지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이 1961. 12. 31. 법률 제941호로 제정될 당시 필요적 면허취소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고 임의적 면허취소·정지 규정만으로 규제하고 있었는데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자동차 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교통사고가 증가하게 되어 교통질서 확립이 사회질서의 기본문제로 부각됨에 따라 수 차례에 걸친 법개정(1973. 3. 12. 법률 제2591호, 1984. 8. 4. 법률 제3744호, 1991. 12. 14. 법률 제4421호, 1995. 1. 5. 법률 제4872호, 1999. 1. 29. 법률 제5712호, 2001. 1. 26. 법률 제6392호 등)을 통하여 필요적 면허취소 규정을 둠과 아울러 그 사유를 확대하여 왔고, 그 일환으로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한 필요적 면허취소를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1999. 1. 29. 법률 제5712호 개정법률로 도입되었다(그 이전에는 임의적 정지·취소사유였음). 이어 1999. 8. 31. 법률 제5999호에 의해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임의적 면허취소사유로 하였다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인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법에 의해 다시 필요적 면허취소사유로 회귀한 것이다. 그 이후 현재까지 음주측정거부를 필요적 면허취소사유로 하는 이러한 법의 태도는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해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 있어 자동차 및 운전면허소지자의 급증과 국민들의 과음하는 음주습성으로 인하여 음주운전교통사고는 대폭 증가하는 추세이고 인명과 재산의 피해 등 사회적 손실은 막대하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음주운전 방지와 그 규제는 절실한 공익상의 요청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음주운전 규제를 위해서는 음주측정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고 할 것인바, 법은 우리의 이러한 교통현실과 국민의 교통질서의식, 문화 등을 감안하여 위와 같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음주측정을 관철하기 위한 행정적 제재수단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두어 음주측정불응자의 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고, 법 제70조 제2항 제6호에 의하여 그 취소 후 1년간의 운전면허 결격기간을 부여하고 있으며, 형사적 제재로 법 제107조의2 제2호에 의하여 음주측정불응자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규정의 입법취지는 모두 교통안전과 위험예방을 위하여 음주운전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교통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고 건전한 교통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데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도로교통에서 일어나는 국민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별지 4〕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한 사건처리실무

(1)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

경찰청은 도로에서의 교통안전 확보, 교통소통 촉진, 교통장애물 제거, 교통법규 위반자 단속 등 교통업무에 관한 처리기준과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업무처리의 공정성·정확성·능률성 제고를 목적으로 교통단속처리지침을 마련하고 있는데 위 지침 제38조 제11항에는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음주측정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명확히 고지하고 이러한 고지에도 불구하고 측정을 거부하는 때(최초 측정요구시로부터 30분 경과)에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형사입

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 음주측정불응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법 제107조의2 제2호의 음주측정불응죄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같은 법 제41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인바, 여기서 ‘술에 취한 상태’라 함은 음주운전죄로 처벌되는 음주수치인 혈중 알콜농도 0.05% 이상의 음주상태를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음주측정요구 당시 운전자가 반드시 혈중 알콜농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혈중 알콜농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나아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개별 운전자마다 그의 외관·태도·운전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도5987 판결)라고 판시하는 등 음주측정불응죄의 구성요건인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엄격히 해석하고 그에 따라 가벌성이 없는 경우 그 범죄성립을 부인하고 있는바, 그에 해당하는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필요적 면허취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일체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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