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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3. 31. 선고 2001헌바87 공보 [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 등 위헌소원 (동법 제30조 제2항, 제66조 제3호)]
[공보(제103호)]
판시사항

가.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의료인, 의료법인 등 일정한 자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위 법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에 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서, 이러한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고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나.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를 지고 있다. 즉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주체에 대한 규율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이나 사회적 연관성은 매우 크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과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경우, 의료기관의 명칭 아래 의료인 아닌 자에 의한 무면허의료행위가 성행할 우려가 있으며, 의료기관의 경영주체와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분리됨에 따라서 보건의료의 질이 저하되거나 지나친 영리위주의 과잉 의료행위 등 진료왜곡,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투자자의 자본 회수 등에 따른 의료기관 운영의 왜곡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 보건의료서비스의 특성,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할 사회국가적 의무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나.항 관련]

건강하게 생활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행위를 받

을 권리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기본 전제이다.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막는 것이 의료의 질과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인지 의문이다.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누구이든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이 의료인이기만 하면 국민 보건에 문제될 것이 없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 등으로 한정한 결과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자의 경쟁을 약화시키고, 원하는 품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의료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제한받는 불이익을 초래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의료기관 개설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하고 계속적인 소득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료인 아닌 자 또는 영리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의료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

참조판례

가. 헌재 1996. 10. 31. 94헌가7 , 판례집 8-2, 408, 417-420

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 판례집 14-2, 882, 887-888

나. 헌재 2001. 1. 18. 98헌바75 등, 판례집 13-1, 1, 15-16

헌재 2002. 10. 31. 99헌바76 등, 판례집 14-2, 410, 433, 436

당사자

청 구 인 송○희

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돈명 외 2인

당해사건서울지방법원 2000고단12575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

주문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미국 카이로프랙틱의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국내 의사면허증은 없는 자로서, 2000. 5.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의료기관인 ○○의원을 개설하고 요통, 척추디스크, 두통 등의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상대로 카이로프랙틱 진료를 하고 치료비를 받았다.

(2)서울지방검찰청 검사는 청구인의 위 행위가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5조, 의료법 제25조 제1항, 제30조 제2항, 제66조 제3호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청구인을 기소하였다.

(3)청구인은 서울지방법원에서 재판(2000고단12575호)을 받던 중 의료법 제25조 제1항, 제30조 제2항, 제66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1초703)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1. 10. 25.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2001. 11. 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5조 제1항, 제30조 제2항, 제66조 제3호 전부에 대한 위헌판단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위 법 제25조 제1항 중 본문의 전단부분(“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외의 부분, 제30조 제2항 단서,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제30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청구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내용 및 관련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심판의 대상

제25조(무면허의료행위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1.외국의 의료인의 면허를 소지한 자로서 일정

한 기간 국내에 체류하는 자

2.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종합병원 또는 외국의료원조기관의 의료봉사 또는 연구 및 시범사업을 위한 의료행위를 하는 자

3.의학·치과의학·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

제30조(개설) ②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의 의료인은 1개소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으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3.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하 “의료법인”이라 한다)

4. 민법 또는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

5.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의 규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지방공기업법에 의한 지방공사 또는한국보훈복지공단법에 의한 한국보훈복지공단

제66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제12조 제2항, 제25조 제1항, 제30조 제2항(제61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의 규정에 위반한 자

(2) 관련규정

제2조(의료인) ① 이 법에서 “의료인”이라 함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

②의료인은 그 종별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확보에 기여함을 사명으로 한다.

1.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

2.치과의사는 치과의료 및 구강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

3.한의사는 한방의료와 한방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

4.조산사는 조산과 임부·해산부·산욕부 및 신생아에 대한 보건과 양호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

5.간호사는 상병자 또는 해산부의 요양상의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보건활동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카이로프랙틱 분야가 국내 의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아서 국내법상 의사면허 취득이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미국 영국 등 60여개 국에서는 카이로프랙틱이 합법적인 의료행위로 인정받고 있다. 청구인은 미국에서 정규 카이로프랙틱 의과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의학을 공부하고 임상실습을 거친 후 카이로프랙틱 의사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의료행위의 엄격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 만큼 실질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다는 검증을 받았다. 따라서 국내의학계의 사정만으로 청구인에게 의사면허를 발급하지 아니하고 의사면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을 처벌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실질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2)카이로프랙틱 치료법은 약물이나 수술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요법으로 신체의 운동역학적 기능을 가진 조직 특히 척추와 골반을 중심으로 이들 조직의 기능적 장애에 대한 병리, 진단, 치료를 통해 기능저하 장애, 생화학적 변화, 신경생리학적 변화 및 통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법으로 1895년 이래 의학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3)따라서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카이로프랙틱 의료행위와 의료기관 개설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과도하게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청구인과 같이 체계적 교육을 받고,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치고, 공인된 의료기술을 가진 사람을 기존의 “의료인”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

(4)카이로프랙틱 의료행위나 의료기관 개설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건강생활의 침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헌법 제36조 제3항에 따른 국가가 국민의 보건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나.서울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별지]와 같다.

3. 판 단

가. 법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

(1) 우리 재판소는 1996. 10. 31. 94헌가7 결정(판례집 8-2, 408), 2002. 12. 18. 2001헌마370 결정(판례집 14-2,

882)에서 법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과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의료법이 정하고 있는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가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 한 나라의 의료제도는 그 나라의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목적으로 하여 합목적적으로 체계화된 것이므로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하며,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가사 어떤 시술방법에 의하여 어떤 질병을 상당수 고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의하여 확인되고 검증되지 아니한 의료행위는 항상 국민보건에 위해를 발생케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전체국민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로서는 이러한 위험발생을 미리 막기 위하여 이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또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고,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의료인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사전에 전면금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규제방법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이 법의 규제방법은, “대안이 없는 유일한 선택”으로서 실질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에 합치되는 것이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어떤 특정분야에 관하여는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한 부류의 의료인들(넓은 의미)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러한 입법정책의 문제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2)우리 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그 자체로서 타당하고 이 사건에 있어서도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법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법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

(1)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

(가)헌법 제15조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 내지 직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결정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직업의 선택 혹은 수행의 자유는 각자의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편이 되고, 또한 개성신장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주관적 공권의 성격이 두드러진 것이기는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 개개인이 선택한 직업의 수행에 의하여 국가의 사회질서와 경제질서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고 하는 객관적 법질서의 구성요소이기도 하다(헌재 1995. 7. 21. 94헌마125 , 판례집 7-2, 155, 162; 2002. 4. 25. 2001헌마614 , 판례집 14-1, 410, 427 등). 따라서 각 개인이 향유하는 직업에 대한 선택 및 수행의 자유는 공동체의 경제사회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불가결한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 전문규정에 따라 이에 대하여 제한을 가할 수 있다.

(나)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음을 원칙으로 하면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 민법 또는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 등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법인은 법인의 설립, 정관변경 및 기본재산 처분에 관하여, 그리고 법인의 해산시 잔여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문제점이 있을 때 당국이 법인의 설립을 취소할 수 있는 등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고, 민법상의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므로 그 성격상 비영리 재단법인에 해당하며, 의료법인의 설립자의 자격을 의료인으로 제한하지는 않으며 법인이나 조합도 설립자가 될 수 있다(의료법시행규칙 제34조 제1호 참조). 이러한 의료법인 및 비영리법인은 영리를 추구하여서는 안 된다(의료법시행령 제18조). 한편 법 제30조 제2항에 규정된 자 이외의 자도 그 소속직원·종업원 기타 구성원(수용자를 포함한다) 또는 그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부속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법 제31조 제1항).

(다)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 비영리법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청구인과 같이 의료인이 아닌 자 또는 영리법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경영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한이 기본권제한의 헌법상의 한계를 준수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2)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절성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헌법 제36조 제3항). 의료법제1조에서 “이 법은 국민의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위와 같은 취지를 선언하고 있는 한편, 제2조 제2항에서 의료인에게는 국민보건의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확보에 기여한다는 공익적인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의 규정과 의료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하여 그 이외의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2004. 9. 24. 선고 2004도3875 판결 등). 이러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은 국민건강의 위해방지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과 의료법인 등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것은, 의료인이 아닌 자 또는 공적인 성격을 가지지 아니한 자가 의료인을 고용한 다음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3)입법재량을 일탈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직업활동이 사회전반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에 따라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허용되는 정도는 달라지며, 개인의 직업활동 또는 사회적·경제적 활동 등이 타인의 자유영역과 접촉하고 충돌할수록 입법자가 타인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더 수인해야 한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 등, 판례집 14-2, 410, 433). 의료소비자인 전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의 실질적 보장이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주체에 대한 규율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이나 사회적 연관성의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나)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이를 위하여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를 지고 있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 등, 판례집 14-2, 410, 436). 즉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이다.

또한, 보건의료 서비스는 공급자와 수요자 등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보비대칭, 수요의 불확실, 치료의 불확실, 법적 독점, 외부성 등 일반 재화와 다른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영리성 추구를 제한할 자율적 규제나 법적 규제가 미흡한 경우에는 의료수요 유발, 고가서비스 추구, 의료인력의 과도한 전문화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그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 두면 시장의 실패 혹은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하여, 국민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개인의 신분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접근하고, 보건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보건의료자원(인력·시설·장비 등)을

균등히 향유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으며, 진료수준의 차이를 배제할 권리가 위협받는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건강권과 국가가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다)그런데, 유럽 선진국의 의료기관은 거의 대부분이 국·공립병원이거나 비영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은 2000년 현재 기관수 기준으로 8.8%, 병상수 기준으로 15.5%로 매우 취약하고, 영리성에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민간부문이 병원의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등 민간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나 회사 등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입법재량을 일탈한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황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행위는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가 아닌 자에 의하여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규율할 필요성이 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명칭을 사용하여 의료인 아닌 자에 의한 무면허의료행위가 성행할 우려가 있으며, 의료기관의 경영주체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분리됨에 따라서 보건의료의 질이 저하되거나 지나친 영리위주의 과잉 의료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보건의료의 대부분을 민간부문에 의존하고 있고 공공의료부문의 비중이 매우 취약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의 현황에 비추어 볼 때, 국가가 의료기관의 진입과 퇴출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취하는 대신에, 의료기관의 개설 주체에 대하여 일정한 규율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의료기관의 소유 형태와 구성비의 차이는 의료전달 체계와 재원 조달 등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변수이므로, 영리 민간의료기관과 비영리 민간의료기관 그리고 공공의료기관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보건의료 수요와 공급의 상황, 그 나라의 보건의료체제와 국민들의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특성, 의료보험의 체계와 재정 등 나라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배경과 구체적, 개별적 상황을 감안하여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할 것이므로, 입법자가 그 사회의 실정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를 선택하는 입법정책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마)의료기관의 개설을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이나 영리법인에까지 개방하게 되면 자본참여 활성화에 따른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경쟁촉진을 통한 의료발전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형 병원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하여, 환자의 무리한 유치, 1차진료 또는 의료보험 급여 진료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 왜곡,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과잉진료로 인한 의료과소비, 의료설비와 시설에 대한 과대투자로 장기적인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의학교육·연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른 요청의 경시,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등으로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로 의료비 지출 증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의 차별과 위화감 조성,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한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경우, 영리법인의 다른 사업상의 필요 특히 대규모기업집단이 영리법인을 운영할 경우에는 관계계열사의 사업상의 필요, 투자자의 자본 회수 및 이윤배당 등에 따라 의료기관의 운영이 왜곡되고 의료의 공익성 내지 공공성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한다(헌재 2001. 1. 18. 98헌바75 등, 판례집 13-1, 1, 15-16 참조).

(바)이와 같이 의료기관의 개설을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이나 영리법인에까지 개방할 경우 부정적인 결과도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지 여부는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부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상황, 국민건강보험 재정, 일반국민의 의식수준과 사회실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재량사항으로서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분야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의 실태, 비의료인이나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할 때 의료계 및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국민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 앞에서 살핀 보건의료서비스의 특성과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 등을 감안하여 보면,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의료인 아닌 자 또는 영리법인의 자본투자에 의한 의료기관 개설의 허용은 사회적 합의 도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서민·빈곤층을 위한 공공보건의료 확충, 의료급여 확대 등 보완책이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사)의료인이 아닌 자라고 하더라도,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의료인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길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의료인 아닌 자가 개인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영리법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만이 제한되고 있을 뿐이다.

영리법인 등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면 영리법인이 공공의료기관을 사들이고, 결국 공공의료기관엔 돈 안 되는 환자들만 몰리면서 재정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됨에 따라 공공의료가 축소될 수 있으며, 이는 공공의료체계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의료부문의 집단 진료거부와 같은 상황에서 국민에게 기본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위험성을 높인다. 따라서 의료인이 아닌 자나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본권제한의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아)또한 법익균형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의료인 아닌 자와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으나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함에 비추어 제한을 통하여 얻는 공익적 성과와 제한의 정도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현저하게 일탈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4)따라서, 법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 의료인이 아닌 개인 또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경영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제한의 방법이 부적절하거나 그 정도가 과도하여 헌법상의 한계를 넘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구 의료법(2001. 1. 16. 법률 제6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부분,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25조 제1항 본문의 전단,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우리는 법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헌법 제119조 제1항은 우리나라의 경제질서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 사유재산제도 및 사적자치에 기초한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헌재 1998. 8. 27. 96헌가22 등, 판례집 10-2, 339, 355; 2002. 1. 31. 2000헌바35 , 판례집 14-1, 14, 22 등).

물론 우리 헌법의 경제질서는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이에 수반되는 갖가지 모순을 제거하고 사회복지ㆍ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적 규제와 조정을 용인하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러나 헌법상의 복지국가이념을 실천하기 위하여 사적 영역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국가는 우선 사적 자치 영역에서 그러한 공공복리의 목적수행이 가능하도록 조장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에만 실질적 법치주의 한계 내에서 개입하는 것이 타당하다(헌재 1995. 11. 30. 94헌가2 , 판례집 7-2, 538, 544).

그런데 건강하게 생활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행위를 받을 권리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기본 전제이자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것이므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국가의 개입은 원칙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소비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역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 의하여 보호된다고 할 것이다. 즉 보건의료서비스의 소비자인 국민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의료행위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가진다.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시장기능을 통하여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의 종류, 양과 방향을 결정하게 되고, 경쟁이 강화되면 될수록 의료소비자는 그의 욕구를 보다 유리하게 시장에서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은 소비자보호의 포기할 수 없는 중요 구성부분이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 판례집 8-2, 680, 691-692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 및 의료법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

어서, 의료인이 아닌 자와 영리법인 등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경영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로 의료기관 개설을 일정한 집단이 독점하게 됨에 따라서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자의 경쟁을 약화시키고, 의료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원하는 품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선택에 있어서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제한받는 불이익을 초래한다.

이러한 기본인식에서 접근하여 볼 때, 궁극적으로는 의료법이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 즉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은 의료행위의 품질이 확보되어야 실현되는 것으로,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막는 것이 과연 의료의 질과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 및 여러 규제의 결과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는 의료소비자는 다른 나라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반면에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장시간 진료대기 후에 고작 이른바 ‘3분 진료’를 받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료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의 침해는 결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비롯한 의료법이 실현하고자 했던 소망스런 결과도 아닐 것이다.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누구이든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이 의료인이기만 하면 국민 보건에 문제될 것이 없으며, 의료법의 입법목적도 달성될 수 있다. 오히려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나 영리법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지식과 자본의 공개적인 결합을 통하여 개인의 기업활동 영역과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는 더 많은 의료기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인에게는 더 많은 연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상승효과를 통하여 여러 가지 사회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누구든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게 될 경우에 생길 무질서와 그로 인한 보건상의 위험 등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고 있는 사정과, 실질적으로 의료인 개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명목상 비영리를 내세우고 있는 의료법인 등이 개설한 의료기관도 그 운영의 실제에서 사실상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과 큰 차별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상에 비추어 볼 때 과장되어 있다.

바꾸어 말하면,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나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곧 의료의 공공성 저하, 의료비 부담 증가, 병원의 영속성 저해, 기존 국민건강보험제도의 붕괴 등 다수의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은 부정적 결과가 논리필연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영리추구는 민간부문이 의료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한 항상 나타나는 문제이며, 실제로는 영리추구 그 자체보다 영리추구 행위의 내용이 문제다. 따라서 의료기관의 바람직하지 못한 영리추구 행위가 빚을 수 있는 폐해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해 효과적으로 규제하거나,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공공기관을 통한 의료서비스 공급을 확대하여 해결할 문제이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자격을 의료인에게만 독점시키고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법인을 비영리법인으로 제한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현행 법제 하에서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 등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길이 열려 있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감독기관의 여러 규제를 받고 있고, 무엇보다도 의료기관 개설을 통하여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의료기관 개설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하고 계속적인 소득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료인 아닌 자 또는 영리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의료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권도 침해하고 있음은 앞서 밝힌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의료인 아닌 자나 영리법인의 의료기관개설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는 법 제30조 제2항 본문, 제66조 제3호 중 “제30조 제2항 본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은 입법형성권의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 제한의 정도가 과도한 경우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게 의료기관을 개설하고자 하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의료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주심)

별지

〔별지〕서울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관계기관의 의견

가. 서울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1)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일로 조금이라도 그르치면 피해는 회복할 수 없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체계

적으로 교육받고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사람은 이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관하여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 자체를 미리 막자는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규제방법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카이로프랙틱과 같이 외국에서는 이미 허용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면허를 외국에서 취득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의료지식과 능력을 검증하여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어떠한 의료행위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것인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1)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하여 현실적 구체적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으면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일반 국민들로서는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을 인증해 주는 의료인 면허제도를 채택하여 사전에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법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2)외국에서 특정분야의 의사면허를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법과 제도가 다르고 국가면허시험제도가 동일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의 의사와 똑같이 인정해 줄 수는 없다. 카이로프랙틱 시술은 의료행위의 하나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학문적으로 일반화되지 못하였으며, 정형외과 또는 재활의학과 등에서 의사가 담당할 수 있는 분야이며, 어떤 의료행위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것인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3)카이로프랙틱은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 인정하고 있는 제도이고, 세계카이로프랙틱연맹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NGO(엔지오)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카이로프랙틱을 별개의 제도로 도입할 경우에는 의료발전보다는 기존 의사와의 의료행위 업무영역에 관한 다툼, 보건의료질서의 혼란 등의 부작용이 있어서, 별도의 의사면허제도로 발전시키기보다는 기존 의학교육에 통합·융화시켜 기존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의 일부분으로 정착·발전시킨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정책방향이다.

(4)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를 의료인과 일정한 자에 제한하는 이유는 의료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행위이기 때문에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닌 공공재로서의 기능을 다하여 국민의 건강에 대한 위험을 국가가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을 고용한 다음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의료의 질을 관리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다.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카이로프랙틱 시술을 의료법 소정의 의료행위로 인정해 달라는 취지의 청구인의 주장은, 보건정책에 관한 정책판단의 문제 또는 입법의 문제로, 의료인의 개념에 관한 의료법 제2조 또는 의료법 제25조 제1항 단서의 개정으로 목적을 달성하여야 할 문제이다. 나머지 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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