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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4. 28. 선고 2004헌마219 공보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6조 제2항 위헌확인]
[공보(제104호)]
판시사항

가.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정한 것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한 사례

나.공무담임권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다.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의 국민으로 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6조 제2항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정한 것의 위헌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그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어 향후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25세 이하의 국민들도 동일한 헌법적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에 관한 판단은 기본권침해의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므로 권리보호이익의 예외사유에 해당한 사례

나.공무담임권은 원하는 경우에 언제나 공직을 담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권리가 아니라 공무담임의 기회를 보장하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선거에 당선되거나 또는 공직채용시험에 합격하는 등 일정한 공무담임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만 그 권리가 구체화되고 현실화되기 때문에 입법자는 이러한 공무담임의 전제조건으로서 각종 공직선거의 내용과 절차, 선거권·피선거권 등 공직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자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권한과 책임을 진다. 따라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권리로서 피선거권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부여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그의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 정할 사항이지만, 이 때에도 헌법이 피선거권을 비롯한 공무담임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취지와 대의민주주의 통치질서에서 선거가 가지는 의미와 기능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헌법적인 한계가 있다.

다.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는 경우에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직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지적·정치적 능력과 자질을 갖춘 국민이라 할지라도 선거에 참여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민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 등이 침해될 수 있으므로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의 설정은 이로써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한 기본권에 대한 제한 사이에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정하게 정해져야 한다는 헌법적 한계가 있지만, 입법자가 정한 구체적인 연령기준이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의 것으로 그 기준이 현저히 높다거나 불합리하지 않다면, 이를 두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쉽사리 단정할 것은 아니다.

국가의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을 분리하고 정책결정권을 대의기관에게 자유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 통치질서에서 국가기능의 확대 및 복잡화에 따른 대의기관의 전문성 확보, 국회의원의 지위변화 및 권한의 확대로 인한 고양된 대의활동능력 및 정치적 인식능력에 대한 요구, 이러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요구되는

정규 또는 비정규적인 교육과정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데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 국가정책결정권자의 성실한 납세 및 병역 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와 요청 그리고 선거권의 행사연령에 비하여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일반적으로 높게 정하는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6조 제2항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의 것으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참조판례

가. 헌재 1996. 8. 29. 95헌마108 , 판례집 8-2, 167, 175-176

나. 헌재 2003. 8. 21. 2001헌마687 등, 판례집 15-2상, 214, 223

다. 헌재 1995. 5. 25. 92헌마269 등, 판례집 7-1, 768, 779-780

당사자

청 구 인 조○준 외 4인

대리인 변호사 김정진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민경도 외 5인

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1979. 5. 26.에서 1983. 4. 1.까지 사이에 각 출생한 사람들로서 2004. 4. 15. 실시될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 후보자로 입후보할 예정이다. 그런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6조 제2항이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선거일 현재 25세 이상인 국민에게만 부여하고 있어 위 선거일 현재 25세에 달하지 못하는 청구인들로서는 위 선거에 후보자로 입후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선거일 전인 같은 해 3. 18. 25세 이상인 국민에게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부여한 위 법률조항이 자신들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한다) 제16조 제2항(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선법 제16조(피선거권) ①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 이 경우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거주기간으로 본다.

②25세 이상의 국민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다.

③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60일 이상(공무로 외국에 파견되어 선거일전 60일후에 귀국한 자는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부터 계속하여 선거일까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민으로서 25세 이상의 국민은 그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피선거권이 있다. (이하 생략)

④ 생략

제17조(연령산정기준) 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의 연령은 선거일 현재로 산정한다.

제19조(피선거권이 없는 자)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피선거권이 없다.

1.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제1항 제1호·제3호 또는 제4호에 해당하는 자

2.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

3.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피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된 자

2.청구인들의 주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1)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근거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자의 자질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보장하려는 데 있다. 그러나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25세에 달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일률적으로 모두 국회의원이 될 자질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대학교 3학년 또는 4학년 정도의 대학생들의 경우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25세에 달하지 않은 국민인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2)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에 대한 연령제한은 국민의 정치적 의식수준과 전반적인 교육수준, 국가와 사회의 민주화 정도 및 언론자유의 보장수준 그리고 세계 각국의 입법추세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25세 이상의 국민에게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선거권의 제한연령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주권주의의 실현을 방해한다.

(3) 병역법, 국가공무원법, 근로기준법이 병역의무의 부담연령, 공무원시험의 응시연령(8급, 9급 공무원), 근로연령을 통상 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25세 이상인 국민으로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은 법제도의 일관성과 정합성에 반한다.

(4)비교법적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피선거권의 제한연령을 18세, 22세, 23세 등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에 비추어 보아도 25세 이상으로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은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의 의견 요지

선거관리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견이 없음을 우리재판소에 통지하여왔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현재성요건과 청구기간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침해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후보자등록이 거부되거나 또는 후보자등록 무효사유가 존재함이 확인되는 시점에 비로소 현실화되겠지만, 그 침해가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이미 확실히 예측된다고 할 것이므로 기본권침해의 현재관련성이 인정된다(헌재 1992. 10. 1. 92헌마68 등, 판례집 4, 659, 669; 1996. 8. 29. 95헌마108 , 판례집 8-2, 167, 175등 각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이 장래 확실히 기본권침해가 예측되어 현재성을 인정하는 이상 청구기간의 도과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한다. 청구기간의 준수여부에 대한 심사는 ‘이미’ 기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문제가 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아직 기본권침해가 없지만 ‘장래’ 확실히 기본권침해가 예상되어 미리 앞당겨 그 법적 관련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나. 권리보호이익

이 사건이 우리 재판소에 계속되어 있던 중에 제17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되어 이미 종료되었는바,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에 대한 주관적 권리구제는 이미 불가능하여 그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어 향후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같은 입장의 국민들도 동일한 헌법적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에 관한 판단은 기본권침해의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므로 권리보호이익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헌재 1996. 8. 29. 95헌마108 , 판례집 8-2, 167, 175-176 등 참조).

다. 소 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적법요건에 흠결이 없으므로 본안판단을 하기로 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공무담임권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그 한계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국회의원을 비롯한 각종 선거직공무원과 기타 국가기관의 공직에 취임하여 이를 수행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담임권은 원하는 경우에 언제나 공직을 담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권리가 아니라 공무담임의 기회를 보장하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선거에 당선되거나 또는 공직채용시험에 합격하는 등 일정한 공무담임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만 그 권리가 구체화되고 현실화되기 때문에 입법자는 이러한 공무담임의 전제조건으로서 각종 공직선거의 내용과 절차, 선거권·피선거권 등 공직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자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권한과 책임을 진다(헌재 2003. 8. 21. 2001헌마687 등, 판례집 15-2상, 214, 223 등 참조).

따라서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권리로서 피선거권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부여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그의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 정할 사항이지만, 이 때에도 헌법이 피선거권을 비롯한 공무담임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취지와 대의민주주의 통치질서에서 선거가 가지는 의미와 기능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헌법적인 한계가 있다.

나.25세 이상의 국민으로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

헌법 제25조에 근거하여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는 권리로서 피선거권의 내용과 그 행사절차를 정하는 것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에 맡겨져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되기 위한 권리로서 피선거권을 누구에게, 어떠한 자격을 갖추었을 때 부여할 것인지의 문제, 즉 피선거권을 부여하기 위한 연령기준을 정하는 문제는 국회의원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 국민의 정치의식과 교육수준, 우리나라 특유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 및 국민경제적 여건과 국민의 법감정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세계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는 경우에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직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지적·정치적 능력과 자질을 갖춘 국민이라 할지라도 선거에 참여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민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 등이 침해될 수 있으므로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의 설정은 이로써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한 기본권에 대한 제한 사이에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정하게 정해져야 한다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지만, 입법자가 정한 구체적인 연령기준이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의 것으로 그 기준이 현저히 높다거나 불합리하지 않다면, 이를 두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쉽사리 단정할 것은 아니다(헌재 1995. 5. 25. 92헌마269 등, 판례집 7-1, 768, 779-780; 2003. 8. 21. 2001헌마687 등, 판례집 15-2상, 214, 223-224 각 참조).

(1)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지위 및 권한과 보통선거원칙

현대국가의 헌법은 그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국가기관구성권과 국가정책결정권의 분리를 전제로 하는 대의민주주의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는 치자와 피치자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치자에게는 ‘정책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피치자에게는 ‘기관구성권’을 부여함으로써 치자의 정책결정권 행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이를 통제하는 통치질서의 구성원리이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는 치자와 피치자를 매개하는 합리적인 선거제도를 마련함에 그 기능적인 출발점이 있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에도 국민 각자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개인을 정치적 단위로 하여 모든 국민에게 국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려는 보통선거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헌법 제41조 제1항, 제67조 제1항).

그런데 대의기관이 자신을 대표자로 뽑아준 유권자들의 의사와 이익만을 가감 없이 충실히 대표하여야 하고 또 그것만으로 대의제도의 실현이 가능하였던 대의제도 초기의 명령적 위임관계에서는 대의기관으로 당선될 권리 또는 자격으로서 피선거권에 대한 논의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자유위임관계에 기초하여 국민의 잠재적 의사로서 부분이익을 넘어 전체이익을 대의하여야 하고, 현대의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정책사항에 관한 결정권한을 담당하는 현대 대의민주주의 통치구조 아래에서 대의기관의 피선거권을 구체적으로 정함에 있어서는 독자적인 신념과 양식에 기초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국가의 전체의사를 발견하고, 이를 정책결정과정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적 대의능력과 전문적인 정책결정능력의 구비여부가 대의기관으로 선출될 수 있는 자격으로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은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선거직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의사를 국가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국정을 감시하며 통제하여야 할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짐과 동시에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국가의사의 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책임을 부담하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아울러 가지므로 국회의원으로 선출될 자격을 설정함에 있어서는 위에서 본 통상적인 대의기관으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넘는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임에 상응하는 강화된 정치적 인식능력과 대의적 활동능력에 대한 요구가 필연적으로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민주주의의 본질을 오로지 치자와 피치자의 동일성만으로 이해한 나머지 선거권이 인정되는 국민에게는 마땅히 같은 조건으로 피선거권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피선거권은 국가 전체의 공영과 이익을 위하여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이 가지는 직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를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피선거권의 내용도 독자적으로 정해져야 하므로 위와 같은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대의능력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 연령기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전체이익을 대의하여야 하고, 국가정책사항의 복잡화·전문화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문제해결능력과 전문지식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정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국회의원의 지위와 직무에 상응하는 대의능력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개인마다 제각기 발전의 단계와 속도를 달리하는 인간의 지적·정치적 능력의 발전과정을 감안할 때, 모든 사람에게 타당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획일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능력이 학교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정규 또는 비정규의 교육과정을 통하여, 또는 이를 대체하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직·간접의 경험과정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진보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적어도 교육기본법이 정하는 정규의 학교교육으로서 유아교육에서 고등교육에까지 이르는 모든 교육과정을 수료하거나 또는 이러한 정규교육과정을 대체하는 직·간접적인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는 때에는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3) 국회의원이란 공직에 대한 국민의 기대로서 납세의무 및 병역의무의 이행

공선법 제49조는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한 요건으로 공직자윤리법에 의한 등록대상재산에 관한신고서, 공직자등의병역사항신고및공개에관한법률에의한 병역사항에 관한 신고서, 각종 세금의 납부 및 체납에 관한 증명서, 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에서 인정하는 정규학력에 관한 최종학력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입후보신청서를 수리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제출요구는 국회의원직을 담당함에 있어서 적어도 소득을 창출하는 경제활동에 종사하여 성실히 납세의무를 이행하였을 것과 국가형성을 위한 기초적인 의무로서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을 것을 유권자로서 국민이 그 최소한의 자격요건으로 기대하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평균적인 국민이 독자적인 경제생활의 주체로서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고, 남자의 경우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부합하는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연령과 기간이 고려되어야 한다.

(4)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에 관한 주요국가의 입법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에 관한 입법례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연방제 또는 입헌군주제 국가임을 이유로 상원의 구성방법을 특별히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통상 18세에서 30세 사이에서 이를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살펴보면, 독일, 스페인, 캐나다 등은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선거권의 그것과 같이 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고, 영국(21세), 프랑스(23세), 미국(25세), 일본(25세), 이탈리아(25세), 알제리(28세), 터키(30세) 등은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선거권보다도 높게 정하고 있는데 영국의 경우에는 3살 높게, 프랑스, 미국의 경우에는 5살 또는 7살 높게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각국의 정치문화, 국회의원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 국민의 정치의식 및 선거풍토, 교육제도 및 각종 사회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선거권보다는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3세에서 7세 정도 높게 정하는 것이 주류적인 입법례로 보인다.

(5)국가 또는 사회의 형성과 관련한 다른 연령설정규정과의 관계

국민투표법 제7조는 20세 이상의 국민에게 헌법개정안 등에 대한 국민투표권을 인정하고, 국가공무원법 제36조에 근거한 공무원임용시험령 제16조 별표4는 8급 및 9급공무원 또는 기능직 7, 8급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연령의 하한을 18세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62조는 15세 미만인 자는 근로자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여 최저근로연령을 15세로 정하고, 병역법은 제1국민역에의 편입시기를 18세(제8조 제1항)로, 징병검사시를 19세가 되는 해(제11조)로

각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사회를 형성할 권리와 책임을 부여하는 연령의 설정은 위 각 법률조항들의 입법취지와 각각의 영역에서 고려하여야 할 제반사정, 그리고 대립되는 관련이익들을 서로 교량하여 입법자가 각 영역마다 그에 상응하는 기준을 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러한 연령설정규정 전부에 보편적으로 타당한 일률적인 기준을 찾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연령제한규정들과 비교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25세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주장은 이러한 영역에 따른 차이를 무시한 것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6) 소 결

그렇다면 국가의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을 분리하고 정책결정권을 대의기관에게 자유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 통치질서에서 국가기능의 확대 및 복잡화에 따른 대의기관의 전문성 확보, 국회의원의 지위변화 및 권한의 확대로 인한 고양된 대의활동능력 및 정치적 인식능력에 대한 요구, 이러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요구되는 정규 또는 비정규적인 교육과정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데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 국가정책결정권자의 성실한 납세 및 병역 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와 요청 그리고 선거권의 행사연령에 비하여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일반적으로 높게 정하는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의 것으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것이라 볼 수 없다.

5. 결 론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상경 이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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