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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5. 26. 선고 2004헌가10 결정문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 제91조 제1항 위헌제청]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제청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제청신청인 이○용

대리인 변호사 최동식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나23174 환매청구권존재확인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서울특별시 중구는 청구역 교차로 정비공사를 하기 위하여 당해사건 원고(이○용, 제청신청인)가 소유하던 서울 중구 ○○동 294의 63 지상 건물 594㎡ 중 429㎡를 수용하였다. 그런데 제청신청인은 동 건물의 나머지 부분 165㎡(별지 기재와 같다, 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도 수용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의하여 이 사건 건물도 수용되어 보상금 14,603,400원이 지급되었다.

(2)중구는 2002. 8.경 청구역 교차로 정비공사를 끝냈는데, 제청신청인의 건물 중 애초 수용 부분은 철거되었으나 이 사건 건물은 철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제청신청인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개축공사를 한 뒤 중구청에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환매의사를 밝혔으나 자신에게 환매권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제청신청인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환매청구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서울지방법원 2002가단159398)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자 항소하였고(당해사건) 청구취지를 이 사건 건물이 제청신청인의 소유임을 확인하

는 내용으로 변경하였다.

(3)제청신청인은 당해사건에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환매권 행사를 위하여 보상금을 공탁한 뒤, 환매권의 대상을 토지에 한정하고 있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 제91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 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3카기5552)을 하였던바,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2004. 5. 12. 동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제청법원은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제정된 것) 제91조 제1항의 위헌 여부를 제청하면서 환매권의 대상을 ‘토지’에 한정하고 ‘건물’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 것을 다툰다. 동 조항은 환매권의 대상과 환매권의 발생요건 등을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동 조항 중 ‘토지’ 부분(이를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즉 환매권의 대상으로 토지만 규정하고 건물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한정하기로 한다. 이 사건 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91조(환매권) ① 토지의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이하 이 조에서 “취득일”이라 한다)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사업의 폐지ㆍ변경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없게 된 경우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하 “환매권자”라 한다)은 당해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없게 된 때부터 1년 또는 그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토지에 대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에 상당한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은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당해 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한 때에 이를 준용하되, 이 경우 환매권은 취득일부터 6년 이내에 이를 행사하여야 한다.

③제74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매수 또는 수용한 잔여지는 그 잔여지에 접한 일단의 토지가 필요없게 된 경우가 아니면 이를 환매할 수 없다.

2.서울중앙지방법원의 위헌제청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위헌제청이유

(1)당해사건 피고가 당해사건 원고에 대해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환매권이 없다는 회신을 한 것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것이므로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은 재판의 전제가 된다.

(2)비록 수용이나 협의취득시 토지 이외의 건물이나 수목 등 정착물에 대하여는 이전비나 취득비를 보상받는 것을 조건으로 이들이 철거되므로 후에 수용목적이 폐지․변경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건물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이들을 환매권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고 하더라도, 한편 수용 또는 협의취득한 건물이 공익사업 시행 후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 점, 건물 등을 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상 환매대상에 포함시켰으나 현재 이 사건 조항에서 제외할 만한 입법목적이 규정의 실익이 적다는 점 외에는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고, 건물을 철거하는 것보다는 건물을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전 소유자에게 환매권을 주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도 이익인 점, 건물에 대한 환매권을 인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나 도시계획과의 저촉 등의 문제는 환매권의 성립요건의 해석을 엄격히 하면 해결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아예 건물에 대한 환매 자체를 불허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토지 소유자와 차별하여 건물 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3)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합리적 근거 없이 건물 등 소유자에 대하여 경제적으로 불리한

차별을 하고 있고, 또한 헌법 제37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제23조 제1항․제3항에 규정된 건물 등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나.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이 사건 조항이 환매의 목적물을 토지에 한정하고 있는 것은 공익사업의 대상으로서 취득하는 대상물건은 통상 토지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취득한 건물 및 권리에 대하여는 철거․제거 및 소멸시키게 되므로, 토지보상법은 환매의 목적물을 토지로 한정하여 규정한 것이다.

이 사건 건물은 제청신청인의 잔여건물 확대수용청구에 의하여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이의재결(2001. 8. 21)로써 확대수용된 것이고, 제청신청인이 점유를 해제하지 아니하여 철거되지 못한 건물이므로, 제청신청인의 불법점유로 인하여 철거되지 못한 건물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이 환매의 목적물로 ‘토지’만 규정하고 건물을 포함하여 규정하지 않았다고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는 없으므로 본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다.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의 의견

이 사건 건물은 수용되어 손실보상금이 지급된 것으로서 이미 서울시 소유이며 소유권 이전만 하지 못한 상태인바, 도시미관상 철거되어야 할 건물임에도 제청신청인이 철거작업을 거부하고 불법적으로 개보수하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법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제청신청인에게 환매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토지 외의 물건은 환매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3. 판 단

가. 입법연혁

토지수용법은 1961년 일본 토지수용법상의 매수권(買受權)을 참조하여 환매권제도를 도입하였는데, 환매권의 대상을 일본의 매수권제도와 같이 ‘토지’에 한정하였다. 한편 수용이 아닌 협의매수로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의 취득 또는 사용과 이에 따르는 손실보상에 관한 기준과 방법을 정하기 위하여 1975년 공공용지의취득및보상에관한특례법(이하 ‘공특법’이라 한다)이 제정되었는데, 이 법은 제9조에서 환매권의 목적을 ‘토지 등’으로 하고 있었으므로 건물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토지수용법과 공특법이 보상절차와 기준 등에 관하여 불일치하는 것을 개선하고자 양 법률을 폐지하고 이들을 통합한 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2002. 2. 4. 제정되어 2003. 1. 1.부터 시행)이 제정되었다. 동법은 환매권의 대상을 종전 토지수용법에서와 같이 ‘토지’에 한정하였다. 이는 종전에 토지수용법과 공특법상의 환매 대상이 달랐던 것을 토지수용법을 기준으로 일원화하였기 때문이다. 건물을 환매권에서 제외한 것은, 통상 건물의 ‘수용 내지 협의취득’(이하 ‘수용’이라고만 표시한다)은 토지를 수용하기 위한 부수적인 경우이고, 건물은 수용된 경우에도 대개 철거의 대상이며, 철거되지 않더라도 수용 후 상당 기간이 지났을 때는 원래의 형상과 달라질 것이므로 이를 환매권의 대상으로 삼을 실익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헌법은 재산권을 보장하지만 다른 기본권과는 달리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하여(제23조 제1항) 입법자에게 재산권에 관한 규율권한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므로 재산권을 형성하거나 제한하는 입법에 대한 위헌심사에 있어서는 입법자의 재량이 고려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재산권의 제한에 대하여는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지닌 사회적인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이 크면 클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광범위한 제한이 허

용된다(헌재 1999. 4. 29. 94헌바37 등, 판례집 11-1, 289, 303-304 참조). 한편 개별 재산권이 갖는 자유보장적 기능이 강할수록, 즉 국민 개개인의 자유실현의 물질적 바탕이 되는 정도가 강할수록 그러한 제한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 등, 판례집 10-2, 927, 945 참조).

(2)수용된 토지 등이 공공사업에 필요없게 되었을 경우에는 피수용자가 그 토지 등의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권리 즉 환매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에 포함된다(헌재 1994. 2. 24. 92헌가15 등, 판례집 6-1, 38, 55-57; 1998. 12. 24. 97헌마87 등, 판례집 10-2, 978, 995-996).

그러나 수용이 이루어진 후 공익사업이 폐지되거나 변경되었을 때, 건물에 대해서까지 환매권을 인정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입법재량의 범위가 넓다고 볼 것이다. 왜냐하면 수용의 주된 대상이 되는 토지와는 달리 건물은 아래와 같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토지의 경우에는 공익사업이 폐지․변경되더라도 기본적으로 형상의 변경이 없는 반면, 건물은 그 경우 통상 철거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형상의 변경이 있게 되며, 토지에 대해서는 보상이 이루어지더라도 수용당한 소유자에게 감정상의 손실 등이 남아있게 되나, 건물의 경우 정당한 보상이 주어졌다면 그러한 손실이 남아있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토지에 대해서는 그 존속가치를 보장해 주기 위해 공익사업의 폐지․변경 등으로 토지가 불필요하게 된 경우 환매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건물에 대해서는 그 존속가치를 보장하기 위하여 환매권을 인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없거나 매우 적은 것이다.

통상 수용된 건물이 통상 철거되거나 장기간의 공익사업 불이행시 형상이 변하거나 관리가 부실하게 되는 것을 감안할 때, 건물에 대한 환매권을 인정하지 않는 그러한 입법이 자의적인 것이라거나 정당한 입법목적을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입법자는 건물에 대한 수용 후 당해 사업이 폐지되거나 변경되는 경우 기타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취득한 건물이 필요 없게 되는 경우에도 동 건물에 대한 환매권을 인정할만한 실익이 없다는 입법사실에 기초하여 이 사건 조항을 제정한 것이고, 처음부터 건물소유자의 환매권을 제한하고자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또한 이미 정당한 보상을 받은 건물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수용목적이 된 당해 사업이 변경되거나 폐지된 경우에 해당 건물을 반드시 환매 받아야 할만한 중요한 사익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 건물에 대한 환매권이 부인된다고 해서 종전 건물소유자의 자유실현에 여하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와 피해는 미비하고, 이 사건 조항이 공익에 비하여 사익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당해사건의 경우를 보면, 관할 구청은 이 사건 건물이 철거 대상이나 사정상 아직까지 철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바, 만일 그렇다면 당해사건 역시 건물에 대한 환매권이 인정되어야 할만한 사정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입법자가 건물에 대한 환매권을 부인한 것은 헌법적 한계 내에 있는 입법재량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이 사건 조항은 토지에 대해서만 환매권을 인정함으로써 종전 토지소유자와 건물소유자의 환매권 인정에 있어서 차별하고 있지만, 이는 건물에 대한 환매권을 인정할 실익이 거의 없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므로, 그러한 차별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자의적인 것이라거나 입법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 이공현

〔별지〕 부동산 목록: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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