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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5. 25. 선고 2004헌바12 결정문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2 제1항 제4호 위헌소원]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김○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철기

당해사건

대법원 2003두13151 직위해제처분취소

이유

1.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96. 9.경 청구인의 처 백○순이 청구인의 모를 폭행하였다는 이유로 백○순을 존속폭행죄로 고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백○순은 청구인이 자신을 1994.경부터 폭행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하였다. 이에 전주지방검찰청 검사는 1996. 12. 30. 청구인을 무고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상해죄의 혐의로 전주지방법원에 기소하였다.

(2)전주지방법원은 2002. 2. 26. 청구인에 대하여 무고죄 및 상해죄를 인정하여 징역 10월을 선고하였다. 이에 전라북도지방경찰청장은 2002. 3. 9. 비록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찰관이 일선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은 경찰공무원의 복무특성상 합당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구 국가공무원법(1997. 12. 13. 법률 제5452호로 개정되고, 2004. 3. 11. 법률 제71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의2 제1항 제4호에 기하여 청구인을 직위해제(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하였다.

(3)전주지방법원 항소심 법원은 2003. 2. 6.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면서 무고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백○순에 대한 상해의 점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청구인에게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였고, 이에 따라 전라북도지방경찰청장은 2003. 3. 21. 청구인에 대하여 복직의 발령을 하였다.

(4)청구인은 전주지방법원에 이 사건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소(2002구합1790)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으며, 광주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2003누963), 다시 대법원에 상고(2003두13151)하여 상고심 계속중 위 구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2 제1항 제4호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3아40)을 하였으나, 대법원이 2004. 1. 16.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달 3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심판의 대상 및 관련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국가공무원법(1997. 12. 13. 법률 제5452호로 개정되고, 2004. 3. 11. 법률 제71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공무원법’이라 한다) 제73조의2 제1항 제4호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과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73조의2(직위의 해제) ① 임용권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1.삭제

2.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3.파면, 해임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중인 자

4.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

5.삭제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임용권자는 지체없이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③~⑤생략

2.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청구인의 주장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확정판결 이전에도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직위해제처분이 실질적으로 정직과 같은 징계 처분임에도 유리한 진술의 기회나 중립적인 제3자의 관여없이 행할 수 있도록 하고 구제방법도 두고 있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나.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제도는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아 당연퇴직되기 전 단계에서 형사소추를 받은 공무원이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한다면 공무집행 및 행정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 성격을 가진 제도로서 일반적으로 필요하고 그 당위성이 인정되므로 그 적용범위에 있어서 그 목적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도로 제한되는 등 기본권침해에 관한 비례의 원칙을 준수할 때에는 그 합헌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에 대하여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유죄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당사자가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임용권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 본문과 결합하여 규정의 입법취지에 맞게 합헌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죄추정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다.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1)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에게 계속 직위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공무집행의 공정성 및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기소로 인한 재판진행과정에 공무원이 충실할 수 있도록 하여 그 신분을 보호하려는 성격을 가진 제도로써 당위성이 인정되며, 임용권자가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그 적용범위에 있어서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되도록 하는 등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추정하여 내리는 처분이 아니고,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무죄로 선고되는 경우에는 소급하여 그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공무원으로서 신분을 상실시키지 아니하고 처분 이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복직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라.전라북도지방경찰청장의 의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청구인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 기소 후 제1심에서 징역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후에 순찰지구대 요원으로서의 청구인 직무의 특수성, 무기를 휴대하고 근무하는 경찰공무원의 복무 특수성, 사고발생 우려 등 당시 여러 상황을 감안하여 내린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어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직위해제 되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직위해제처분에 불복하는 자는 소청심사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구제방법이 없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판 단

가.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임용권자는 약식명령이 청구된 경우를 제외하고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국가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직위해제란 공무원으로서 신분을 보유하면서 직위담당을 해제하는 처분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제도는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아 당연퇴직되기 전 단계에서 형사소추를 받은 공무원이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한다면 공무집행 및 행정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 성격을 가진 제도이다(헌재 1990. 11. 19. 판례집 2, 393, 399; 헌재 1994. 7. 29. 93헌가3 등, 판례집 6-2, 1, 9; 헌재 1998. 5. 28. 96헌가12 , 판례집 10-1, 560, 567 참조).

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1)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하여 공무담임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공무담임권이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직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현실적으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한 자의적이지 않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음을 의미하는바,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 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이나 권한(직무)의 부당한 정지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5. 5. 26. 2002헌마699 등, 판례집 17-1, 734, 743). 따라서 공무원의 직무수행을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다.

(2)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공무담임권의 내용에 관하여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넘는 지나친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공무담임권이라는 기본권의 제한이 과연 이러한 헌법적 한계 내의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가)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아 당연퇴직되기 전 단계에서 형사소추를 받은 공무원의 직무담당을 잠정적으로 해제하여 형사소추를 받은 공무원이 계속 직무를 집행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공직 및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입법자가 추구할 수 있는 헌법상의 정당한 공익이라 할 것이고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적합한 수단이라 할 것이다.

(나)침해의 최소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형사확정 판결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계속적인 공무집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제거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을 그 직무집행으로부터 배제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제한이

라고 보여진다.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위해제사유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 외에 다른 제한요건을 두고 있지 않아 공무원이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범죄나 지극히 경미한 범죄로 기소된 경우까지도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공무담임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위해제사유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직위해제 여부를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구체적이고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임용권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맞게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 공직 및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 즉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범죄나 지극히 경미한 범죄로 기소된 경우까지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의 위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직위해제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고, 당사자가 당연퇴직 사유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는 유죄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당사자가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8두15412 판결).

또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이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직 및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는 기소된 범죄의 법정형이나 범죄의 성질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해당 공무원의 직급이나 직위 등 구체적이고 개별적 사정에 따라 같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 하더라도 동일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기소된 범죄의 법정형이 낮을수록 공무집행의 공정성 및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위험이 반드시 비례적으로 감소된다고 볼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과실범으로 기소되었더라도 공무원을 그 직무집행으로부터 배제하여 공무집행의 공정성 및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입법자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범죄의 법정형이나 범죄의 성질 등을 기준으로 직위해제사유를 규정하지 아니하고 임용

권자로 하여금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개별성과 특수성을 판단하여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되고 그 요건을 보다 한정적, 제한적으로 규정하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필요최소한도를 넘어 공무담임권을 제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법익균형성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고(헌법 제7조 제1항), 공무원의 직무는 그 성질상 공공성․공정성․성실성 및 중립성이 요구되며, 이를 통하여 공공복리와 국민일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하여는 공무원 개개인이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이 장차 당연퇴직의 사유가 되는 형을 선고 받을 개연성이 있음에도 아직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면 공무집행 및 행정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활한 공무수행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위험을 제거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하여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공무원의 공무담임권이 제한을 받으나 그 제한은 잠정적이고 그 경우에도 공무원의 신분은 유지되고 있으므로, 공무원에게 가해지는 신분상 불이익과 보호하려는 공익을 비교할 때 공무집행 및 행정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익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2조 제1항은 “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적법절차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 원칙이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 판례집 4, 853, 876-877; 헌재 1998. 5. 28. 96헌바4 , 판례집 10-1, 610, 618).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절차적 요청 중의 하나로,

당사자에게 적절한 고지를 행할 것, 당사자에게 의견 및 자료 제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들 수 있겠으나(헌재 1994. 7. 29. 93헌가3 등, 판례집 6-2,

1, 11; 헌재 1996. 1. 15. 95헌가5 , 판례집 8-1, 1, 16-17; 헌재 2002. 6. 27. 99헌마480 , 판례집 14-1, 616, 634 참조),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규율되는 사항의 성질, 관련 당사자의 사익(私益), 절차의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 불복의 기회 등 다양한 요소들을 형량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헌재 2003. 7. 28. 2001헌가25 , 판례집 15-2, 1, 17-18).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처분의 절차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정함이 없다. 다만 임용권자는 직위해제처분을 행함에 있어서 해당 공무원에게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를 기재한 설명서를 교부하여야 하는데(구 국가공무원법 제75조), 이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사유서를 교부하도록 한 입법취지는 해당 공무원에게 그 처분을 받게 된 경위를 알림으로써 그에 대한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함과 아울러 임용권자가 직위해제사유의 존부를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게 하여 그 자의를 배제하도록 함으로써 직위해제처분의 적정을 기하려는데 있다. 그리고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청구하여 불복할 수 있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처분을 함에 있어서 처분사유고지서를 교부하도록 하는 것 이외에 사전에 청문이나 의견 및 자료제출의 기회 등을 부여한다면 당해 공무원에게 좀 더 확실한 권리보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처분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이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공무원의 직위를 해제하는 잠정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과거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공직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 등에서 요구되는 것과 같은 동일한 절차적 보장을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의 사전절차가 그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사실의 적시가 요구되는 처분사유고지서를 반드시 교부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공무원에게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하고 임용권자의 판단에 신중함과 합리성을 담보하게 하고, 사후적으로 소청이나 행정소송을 통하여 충분한 의견진술 및 자료제출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라.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

로 추정된다.”고 규정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무죄추정이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하여 취급함으로써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유형, 무형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불이익이란 유죄를 근거로 그에 대하여 사회적 비난 내지 기타 응보적 의미의 차별 취급을 가하는 유죄 인정의 효과로서의 불이익을 뜻한다고 할 것이다. 흔히 무죄추정의 원칙은 형사절차 내에서 원칙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기타 일반 법생활 영역에서의 기본권 제한과 같은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5. 5. 26. 2002헌마699 등, 판례집 17-1, 734, 74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이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 야기할 수 있는 공직 및 공무집행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구체적인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 성격을 가진 제도일 뿐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공무원에 대한 범죄사실 인정이나 유죄판결을 전제로 하여 불이익을 과하는 것은 아니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권 성의 아래 5.와 같은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권 성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 직위해제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수의견과 결론을 같이 하나 그 이유에 관하여는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을 밝힌다.

다수의견은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 아니라 공무원 권한(직무)의 부당한 정지도 포함된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직위해제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2002헌마699 등 사건의 별개의견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헌법 제25조가 규정하고 있는 공무담임권은 모든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피선거권과 선거직 이외의 모든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 공직취임권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국민 누구나가 국정의 담당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는 참정권을 뜻한다. 따라서 공무담임권은 공직취임에 있어서의 균등한 기회만을 보장하고 일단 당선 또는 임명된 공직에서의 활동이나 수행의 자유는 공무담임권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공직에서의 활동이나 수행의 문제가 공무담임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헌법 제7조 제2항의 직업공무원제도의 내용에는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관계의 특성상 공무원이 신분에 대한 불안 없이 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여건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 직업공무원제도가 주관적 권리가 아닌 객관적 법규범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제도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이상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는 제도가 보장하고자 하는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지 살펴보면, 공직 및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하여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직위를 해제하여 직무담당으로부터 배제하는 것이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고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고, 대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직위해제 여부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단순히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직위해제처분이 정당화 될 수 없고, 당사자가 당연퇴직사유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는 유죄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당사자가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며(대법원 1999. 9. 17. 선고 98두15412 판결),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공무원에게 처분사유를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도록 하며(국가공무원법 제75조), 자의적이거나 위법한 직위해제에 대하여는 소청심사나 행정소송을 통하여 다툴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다(국가공무원법 제76조)는 점에서 입법자가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규정함에 있어서 직위해제 여부의 판단을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겼다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임용권자로 하여금 구체적이고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법률목적에 맞게 직위해제를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입법적 선택일 뿐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공현(주심)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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