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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11. 30. 선고 2003헌바66 공보 [민법 제406조 제2항 위헌소원]
[공보(제122호)]
판시사항

가.채권자취소권의 제소기간에 관한 민법 제406조 제2항 중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의하여 재판청구권 외에 재산권이 제한되는지 여부(적극)와 그 심사기준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이 사건 법률조항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려는 채권자의 권리행사기간을 법률행위시로부터 5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대법원은 위 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고 있으므로 위 기간이 경과된 후에는 채권자는 더 이상 채권자취소권을 재판상 주장할 수 없게 되고 이에 따라 수익자 또는 전득자는 사해행위의 결과로 취득한 재산권의 정당한 소유자로 확정된다. 그리고 사해행위취소권은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사법상의 권리인 재산권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채권자는 재판청구권과 함께 재산권인 사해행위취소권의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된다.

채권자취소제도의 채택 여부나 채권자취소권의 내용은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는 사항이다. 구체적으로 그 권리의 행사기간을 정하는 것은 채권자의 이익과 거래의 안전과 같은 서로 충돌하는 이익을 고려하여 그 경계를 설정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문제이고, 더구나 재산권을 형성하는 내용의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창설하면서 그 행사기간 등을 정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 이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특별한 영역에 해당되므로 그 입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심사하여야 할 것이다.

나.채권자취소권제도는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거래의 동적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일정한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을 위하여 객관적인 사유인 채무자의 법률행위시를 기준으로 채권자취소의 제소기간에 제한을 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은 공시방법을 전제로 한 법률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서 공시방법이 없는 법률행위에 대하여도 사해행위 취소에 관한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점, 채권자로서는 미리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방지하고 그

책임재산을 확보할 법률적인 수단을 갖고 있는 점,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부동산 등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후 그 등기를 마치지 않고 있다가 5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등기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채무자가 등기된 재산을 갖고 있는 경우에 제3자가 이를 파악하고 보전하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하므로 등기가 이루어진 시점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는 방법으로 이에 해당하는 채권자를 특별히 더 보호해야 할 필요는 없는 점, 채무자의 법률행위시로부터 일률적으로 5년의 기간을 설정한 것은 외국의 입법례 등에 비추어 채권의 보전을 위하여 너무 짧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 경과로 채권자의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집행할 재산으로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상실한 것에 불과한 점, 우리 민법은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하여 여러 제척기간을 두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들과 비교해 보아도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이 현저하게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알 수 있었던 때”의 개념은 아주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이는 법원의 사실인정이나 해석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행사기간의 기산점으로서 확실한 기준이라고 보기에 부적절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채권자에게 현저하게 불리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채권의 존속기간을 고려하여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정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이익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제3자의 보호를 통한 거래의 동적 안전도 도모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나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다.민법상의 일반적인 취소권의 제척기간(민법 제146조)은 취소권행사의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채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채권자의 채권발생 후의 시점에서 사해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채권자취소와는 그 제도의 취지가 전혀 다른 점, 또한 일반적인 취소권행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는 성립 당시에 하자가 있는 경우로서 유효하게 성립된 법률행위를 취소하는 채권자취소

의 경우보다는 보호가치가 적다고 볼 수 있는 점, 일반적인 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상대방은 주로 법률행위의 직접당사자로서 취소원인을 직접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반면, 채권자취소의 경우에 수익자나 전득자는 취소채권자와는 아무런 법률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직접 거래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이를 취소하게 된다는 점에서 거래의 안전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는 점을 고려하고, 그리고 상속회복청구권은 10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하면 진정상속인은 참칭상속인에 대한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인 반면, 채권자취소권의 경우에는 채권자취소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대한 추급이 어려워지는 것일 뿐 채권을 확보할 모든 수단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과 유사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도 아닌 점을 고려하여 보면, 채권자취소권은 민법상의 일반적인 취소권이나 상속회복청구권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어서 비교대상으로 삼기에 부적절하거나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민법 제406조 제2항 중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 부분

참조판례

가., 나. 헌재1993.7.29. 92헌바20 , 판례집 5-2, 36, 44-45

헌재2001.4.26. 99헌바37 , 판례집 13-1, 836, 842-843

헌재1996.8.29. 93헌바63 등, 판례집 8-2, 63, 70-71

헌재2002.11.28. 2002헌바38 , 판례집 14-2, 689, 694

헌재2004.12.16. 2003헌바78 , 판례집 16-2하, 472, 485

당사자

청 구 인 노○순 외 5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강서

담당변호사 권진웅 외 1인

당해사건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3가합548 사해행위취소

주문

민법 제406조 제2항 중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 노○순, 노○옥, 노○렬과 청구외 노○덕, 망 노○열은 망 노○학과 강○분 사이의 자녀들로서 서로 형제자매들이고, 망 노○학은 1992. 11. 29.에 사망하였고, 망 노○열도 2000. 5. 1. 사망하여 그 상속인으로 처인 청구인 윤○자, 자녀인 청구인 노○미, 노○선이 있다. 청구외 노○덕은 1997. 4. 26. 처인 김○임과 이혼하고 2000. 11. 11. 자신 소유명의인 서울 금천구 ○○동에 있는 지하 2층, 지상 8층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의 각 3분의 1 지분에 대하여 1997. 2. 11.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하여 처인 김○임과 아들인 노○철에게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주었다.

(2)청구인들은, 청구인들의 선대인 망 노○학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차남인 노○덕에게 증여하여 주었고 이에 노○덕은 위와 같이 선대의 재산 대부분을 증여 받는 대신 이를 다른 형제들에게 분배하기로 하여 누나인 청구인 노○순, 노○옥, 노○렬에게 각 3억 원씩을, 형인 노○열에게 15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으나, 노○덕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의 위 지분을 처분하였는바,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3. 1. 15.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3가합548호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3)청구인들은 위 소송과 함께 민법 제406조 제2항 중 ‘전항의 소는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는 부분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3카기1063)을 하였는데 같은 법원은 2003. 7. 10. 위 본안소송이 등기원인일인 1997. 2. 11.자 약정이 있은 때로부터 5년이 지나서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고, 같은 날 위 위헌제청신청도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2003. 8. 19.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과 관련 조문

(1)청구인들은 민법 제406조 제2항 중 ‘전항의 소는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라는 부분에 대하여 위헌심판을 제기하고 있는바, 청구인들의 주장요지에 비추어 볼 때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 부분으로 그 심판대상을 좁힐 수 있을 것이므로 이 부분만을 심판대상(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으로 본다.

(2)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을 포함한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민법 제146조(취소권의 소멸)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민법 제999조(상속회복청구권) ①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

2.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별지〕기재와 같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1)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해석할 것이 아니라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한정위헌을 청구하는 취지로도 보이므로 이러한 청구가 적법한 것인지 문제 되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대법원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률행위 있은 날”을 “실제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 보고 있고,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 해석하지 않고 있음은 명확하고 위 조항의 문면상 달리 해석하기도 어려우며, 청구인들의 주장요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률행위 있은 날”을 등기와 같은 외부 표시가 있게 된 시점을 의미하는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 해석하여야 하고 만일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위헌이라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해석은 일응 위 조항에 대한 성립 가능한 해석 중의 하나로 보기는 어렵고 또한 청구인들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기간이 단기여서 위헌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 이상 청구인들의 의사는 위 법률조항에 대한 해석을 다투는 것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위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그리고 달리 재판의 전제성 등의 적법요건이 흠결되었다고 볼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하다.

4.채권자취소권제도의 의의, 외국의 입법례와 대법원판례

가. 채권자취소권제도의 의의

채권자취소권제도와 그 행사기간은 우리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정시부터 규정되어 있던 것인바,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기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를 취소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회복시킴으로써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권리이고, 근대민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인적집행이 허용되지 아니하고 물적집행만이 허용되는 관계로 모든 채권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하여 만족을 얻게 되므로 불성실하고 악의적인 채무자가 그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경우에 채권자보호를 위하여 그 행위를 취소하여 채권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유지·보전할 수 있도록 채권자에게 인정된 권리이다. 한편 채권자취소권은 이미 행하여진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고 수익자 또는 전득자로부터 그가 취득한 재산을 회수하는 것을 본질적 기능으로 하는 것이어서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결국 채권자취소권제도의 내용설정과 운영에 있어서는 채권자의 책임재산보전의 필요성, 채무자의 재산처분의 자유, 거래안전의 보호라는 대립되는 규범원리가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나. 외국의 채권자취소권제도(행사기간) 입법례

미국은 1918년에 제정된 통일사해양도법(Uniform Fraudulent Conveyance Act)이 1985년에 개정되어 통일사해거래법(Uniform Fraudulent Transfer Act)이 되었고, 이는 약 41개 주에서 채택되었는바, 위 통일사해거래법에서는 사해행위의 취소(avoidance of the transfer or obligation)를 청구하기 위한 출소기간으로 사해행위의 유형에 따라 ①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4년, 취소의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②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4년, ③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년으로 정하고 있다.

독일은 취소법(Anfechtungsgesetz, 파산외취소법이라고도 불린다)에서 사해행위의 취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사해행위의 유형에 따라 ① 고의에 기한 사해행위의 경우에는 10년, ② 특수관계인과 체결된 계약의 경우에는 2년, ③ 무상급부의 경우에는 4년으로 사

해행위의 취소를 위한 행사기간을 정하고 있다.

일본은 민법에서 사해행위의 행사기간을 취소의 원인을 안 때로부터 2년, 법률행위시로부터 2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426조).

다. 대법원판례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이는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의 준수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제기된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여야 하며, 사해행위취소의 소에 있어 제소기간의 기준이 되는 ‘법률행위 있은 날’이라 함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법률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진 날’을 의미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다73138, 73145 판결 참조).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과 심사기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려는 채권자의 권리행사기간을 법률행위시로부터 5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대법원은 위 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고 있으므로 위 기간이 경과된 후에는 채권자는 더 이상 채권자취소권을 재판상 주장할 수 없게 되고 이에 따라 수익자 또는 전득자는 사해행위의 결과로 취득한 재산권의 정당한 소유자로 확정된다. 그리고 사해행위취소권은 그 자체로 경제적가치가 있는 사법상의 권리인 재산권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채권자는 재판청구권과 함께 재산권인 사해행위취소권의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헌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국회에서 제정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정해진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 무제한적인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어떠한 재산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사적 유용성과 처분권을 본질로 하는 재산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간의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범위에서 헌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한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보장된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화하면서 이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사유재산제도나 사유재산을 부인하는 것은 재산권보장규정의 침해를 의미하고 결코 재산권 형성적 법률유보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헌재 1993. 7. 29. 92헌바20 , 판례집 5-2, 36, 44-45; 헌재 2001. 4. 26. 99헌바37 , 판례집 13-1, 836, 842-843).

채권자취소제도의 채택 여부나 채권자취소권의 내용은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는 사항이다. 구체적으로 그 권리의 행사기간을 정하는 것은 채권자의 이익과 거래의 안전과 같은 서로 충돌하는 이익을 고려하여 그 경계를 설정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문제이고, 더구나 재산권을 형성하는 내용의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창설하면서 그 행사기간 등을 정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 이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특별한 영역에 해당되므로 그 입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심사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판청구권의 제한과 관련하여 보면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는 것은 입법자가 그 입법형성재량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고 그것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헌재 1996. 8. 29. 93헌바63 등, 판례집 8-2, 63, 70-71; 헌재 2002. 11. 28. 2002헌바38 , 판례집 14-2, 689, 694; 헌재 2004. 12. 16. 2003헌바78 , 판례집 16-2하, 472, 485 등 참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그 내용이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재산권,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

(가)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한 채무자의 재산감소행위를 취소하고 그 재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인 반면, 이로 인하여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고 수익자 또는 전득자로부터 그가 취득한 재산을 회복시키는 것을 본질적인 기능으로 하는 것이어서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거래의 동적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일정한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을 위하여 객관적인 사유인 채무자의 법률행위시를 기준으로 채권자취소의 제소기간에 제한을 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나) 채권자취소권의 제소기간은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그 제소기간이 설정되어야 하는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은 공시방법을 전제로 한 법률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서 공시방법이 없는 법률행위에 대하여도 사해행위 취소에 관한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취소원인에 대한 채권자의 주관적인 인식이 있었다면

이를 기산점으로 하여 단기의 제소기간을 인정함이 타당하고, 또한 그와 별도로 취소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을 기산점으로 삼아 5년의 제소기간을 정하고 있는 것은 필요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할 수 있다.’와 같이 해석하여야 한다거나 그와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게 되면, 사실상 제소기간의 제한을 둔 취지가 몰각될 위험이 있다. 즉, 채권자가 5년의 제소기간이 지난 후에 비로소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이유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법률행위시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법률관계의 안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특히 등기의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는 우리의 현실에서 부동산 거래로 인한 법률관계가 그 거래행위시로부터 5년을 넘어서까지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거래관계의 불안정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 채권자로서는 늘 채무자의 재산변동상태를 주시하고 있을 필요는 없으며 특히 채무자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미리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방지하고 그 책임재산을 확보할 법률적인 수단을 갖고 있는 점,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부동산 등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후 그 등기를 마치지 않고 있다가 5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등기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채무자가 등기되지 않은 재산을 갖고 있는 경우보다는 등기된 재산을 갖고 있는 경우에 제3자가 이를 파악하고 보전하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하므로 등기가 이루어진 시점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는 방법으로 후자에 해당하는 채권자를 특별히 더 보호해야 할 필요는 없는 점, 채무자의 법률행위시로부터 일률적으로 5년의 기간을 설정한 것은 외국의 입법례 등에 비추어 채권의 보전을 위하여 너무 짧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채권자취소의 대상이 되는 거래행위가 통정허위표시일 경우 채권자취소의 제척기간이 경과하여도 채권자는 채권자대위권을 통하여 그 책임재산을 채무자에게로 회복시킬 수 있어 채권자의 책임재산 회복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닌 점,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날로 추정되는 등기의 원인일자가 허위인 경우에는 실제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을 입증함으로써 제척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음을 밝힐 수 있는 점,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 경과로 채권자의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집행할 재산으로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상실한 것에 불과한 점,

우리 민법은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하여 여러 제척기간을 두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들과 비교해 보아도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이 현저하게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대부분 주관적인 사정에 의한 권리의 존속기간 외에도 객관적인 사정에 의한 권리의 존속기간을 정하고 있는 점, 채권자취소권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으므로(민법 제407조), 비록 한 채권자가 그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채권자가 제척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이미 채권자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그 소송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채권도 보전할 기회가 있을 수 있는 점 및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알 수 있었던 때”의 개념은 아주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이는 법원의 사실인정이나 해석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행사기간의 기산점으로서 확실한 기준이라고 보기에 부적절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채권자에게 현저하게 불리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라) 한편 책임재산의 유지와 보전을 통하여 채권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원래 채권의 존속기간과 같거나 이보다 장기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인바, 이는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후에는 채권자취소권을 보장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채권의 존속기간을 살펴보면, 일반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10년이지만, 거래계에서 훨씬 일반적인 상사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5년(상법 제64조)이고, 그 외 상법 등의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훨씬 단기이고, 국가에 대한 금전채권 또는 국가의 금전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5년(예산회계법 제96조)이고, 민법 제163조에서 정한 채권의 경우는 3년, 민법 제164조에서 정한 채권의 경우에는 1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의 적용을 받는바,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관한 채권자의 이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현저히 감소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가장 장기인 일반채권의 소멸시효기간 수준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

(마)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 및 재판청구권 행사가 제한을 받게 되어 청구인들의 이익을 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한편 동조항은 채권의 존속기간을 고려하여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정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이익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제3자의 보호를 통한 거래의 동적 안전도 도모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평등권의 침해 여부

(가)먼저, 민법상의 일반 취소권과 비교하여 보면, 채권의 성립 당시의 하자를 이유로 하는 일반적인 취소권의 제척기간(민법 제146조)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인데, 이는 취소권행사의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채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채권자의 채권발생 후의 시점에서 사해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채권자취소와는 그 제도의 취지가 전혀 다른 점, 또한 일반적인 취소권행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는 성립 당시에 하자가 있는 경우로서 유효하게 성립된 법률행위를 취소하는 채권자취소의 경우보다는 보호가치가 적다고 볼 수 있는 점, 일반적인 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상대방은 주로 법률행위의 직접당사자로서 취소원인을 직접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반면, 채권자취소의 경우에 수익자나 전득자는 취소채권자와는 아무런 법률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직접 거래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이를 취소하게 된다는 점에서 거래의 안전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채권자취소권과 일반적인 취소권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어서 비교대상으로 삼기에 부적절하거나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일반적인 취소권보다 단기로 규정하게 된 점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상속회복청구권과 비교하여 보면, 소유권이나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고 기간의 제한없이 이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의 일종인 상속회복청구권에 관하여는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을 인정하고 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진정상속인이 참칭상속인에 대하여 행사하는 권리로서 10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하면 진정상속인은 참칭상속인에 대한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인 반면, 채권자취소권의 경우에는 채권자취소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대한 추급이 어려워지는 것일 뿐 채권을 확보할 모든 수단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과 유사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도 아닌 점을 고려하여 보면 채권자취소권과 상속회복청구권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어서 비교대상으로 삼기에 부적절하거나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보다 단기로 규정하게 된 점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반적인 취소권이나 상속회복청구권을 가진 자에 비하여 채권자취소권을 가진 자를 비합리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3) 행복추구권의 침해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채권자취소권 행사기간을 제한하여 행복추구권에 영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하나, 행복추구권 또한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고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고(헌법 제37조 제2항),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취소권에 있어서 법률행위시로부터 5년의 행사기간 설정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평등원칙에도 반하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주선회(재판장) 이공현(주심)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별지

〔별 지〕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는 채권자취소권에 대하여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라는 비교적 단기의 행사기간을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위 행사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아 그 기간 내에 제소를 하여야 하고 그 기산점을 일반 채권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 수 있었느냐 여부를 불문한 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에 어떤 법률행위가 있었느냐를 제3자인 일반 채권자가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법률행위인 경우에는 등기의 형태로 외부에 공시된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제3자가 사해행위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아무리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몰래 이루어져 외부에서 전혀 알 수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그런 법률행위가 있었다고 하여 그 법률행위 시점으로부터 제척기간을 기산하게 되면 이는 채권자에게 가능하지 아니한 일을 강요하는 것이며 그로 인

하여 불성실한 채무자와 악의의 전득자를 불필요하게 과보호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당사자 사이에 사해행위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있었으나 이를 등기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5년이 경과하고 그 5년이 되는 날에 그 법률행위에 따른 등기를 한다면 제3자로서는 그 법률행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또는 그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미 5년의 제척기간이 경과되어 이를 다툴 길이 없게 되는 지극히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등기시점부터 제척기간이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한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넘어 헌법에 보장된 일반 채권자의 기본권인 재산권, 행복추구권,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채권자취소권이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한 채무자의 재산감소행위를 채권자가 취소하고 그 재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시키는 채권자의 권리로써 채권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유지, 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에게 인정하는 것이나, 한편 이 제도는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고 자칫 거래의 동적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그 운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이에 민법제406조 제2항에서 일반적인 취소권(민법 제146조)보다도 더 단기의 제척기간을 규정하여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제3자의 보호를 통한 거래의 동적 안전의 도모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채권자의 권리와 거래의 동적 안정이라는 모순된 이익의 충돌 가운데 채권자취소제도의 내용과 행사의 방법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은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은 공시방법을 전제로 한 법률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서 공시방법이 없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도 사해행위취소에 관한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 점, 부동산 거래행위의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 명의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 등의 조치로써 채권을 보전할 수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보호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 채권자

취소의 대상이 되는 거래행위가 통정허위표시일 경우 채권자취소의 제척기간이 경과하여도 채권자 대위권 행사를 통해서 그 책임재산을 채무자에게 회복시킬 수 있고, 법률행위의 일자에 허위가 있을 경우는 실제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을 입증함으로써 제척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음을 밝힐 수 있는 점, 우리 민법이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하여 두고 있는 많은 제척기간 규정과 비교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 내용이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채권자취소의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채무자의 책임재산만이 감소하는 점, 청구인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법률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날로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법률관계의 불안정을 초래하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이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넘어서 헌법에 보장된 일반채권자의 재산권, 행복추구권, 재판청구권, 평등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법원의 제청신청 기각이유에서 본 사유들 및 부동산거래행위가 아니더라도 채권의 존속기간중에 채권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에는 5년이라는 기간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에 근거하여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성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음은 물론 채권자취소권의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효과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지나치게 단기의 행사기간을 규정함으로써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고 볼 여지는 없다.

일반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지만, 거래계에서 훨씬 일반적인 상사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 그 외 민법에는 3년, 1년의 단기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는 채권이 있는바,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관한 채권자의 이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현저히 감소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위 채권들의 소멸시효기간을 초과하는 장기의 기간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채권의 존속기간에 상응하여 채권자취소권을 규정하여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이익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제3자의 보호를 통한 거래의 동적 안전의 도모라는 법익을 우선하고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으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민법상의 일반적인 취소권의 제척기간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인데, 이는 취소권행사의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채권소멸시효의 기산점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채권발생 후 사해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채권자취소의 경우와는 전혀 다르고 일반적인 취소권행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는 성립 당시에 하자가 있으므로 유효하게 성립된 법률행위보다 보호가치가 적다는 점에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을 취소권보다 단기로 규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채권자취소권의 경우에는 상속회복청구권과 달리 채권자취소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채권자는 채권을 확보할 모든 수단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고,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과 유사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도 아니므로, 상속회복청구권보다 단기의 제척기간을 두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며, 나아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 물권적청구권의 일종인 상속회복청구권이 10년의 제척기간임을 고려하면,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이 그 채권의 존속기간에 비하여 다소 단기라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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