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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8. 3. 27. 선고 2006헌라1 결정문 [경상남도 등과 정부간의 권한쟁의]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1. 경상남도

2. 경상남도 진해시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신촌

담당변호사 이영모 외 1인

피청구인

1.국토해양부장관(당사자표시 변경전:해양수산부장관)

2.부산지방해양항만청장(당사자표시 변경 전: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피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정동국제

담당변호사 서동희 외 4인

주문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정부는 21세기를 대비한 동북아 물류중심 항만을 만들기 위하여 1995년에서 2011년까지 경남 진해시 용원동 등 일대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 북안 등 일대 도합 507만평에 약 9조 1,542억 원을 들여 항만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바, 새로 건설되는 항만 중 일부는 이미 완공되어 2006. 1. 19. 개장하였다.

(2)새로 건설되는 항만(이하 ‘신항만’이라고 한다)은 국제 컨테이너 중심항(Hub-Port)으로서 그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매립지에 대한 행정구역 획정 및 신항만의 명칭과 관련하여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 사이에 분쟁이 예상되었다.

(3)부산광역시는 신항만의 명칭을 부산항의 하위항만(법률상 용어는 아니고 지정항만에 속하는 항만이라는 의미이다)인 ‘부산 신항’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데 반하여, 경상남도는 신항만을 굳이 하위항만으로 하려면 지정항만인 ‘부산항’의 명칭을 ‘부산․진해항’으로 바꾸고 하위항만으로서의 신항만의 명칭을 ‘진해 신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양 자치단체는 1997년 이후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협의회에서 수 차례 타협점을 모색하였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4)해양수산부장관은 2005. 12. 19. 그 소속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무역항인 ‘부산항’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고, 신항만의 공식명칭을 ‘신항’(영문명칭:Busan New Port)으로 하기로 결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명칭결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부산항만시설운영세칙 제2조 제1호(부산지방해양수산청 고시 제2005-146호)를 “부산항의 항만구역 중 해상구역은 신항 ……을 말한다”라고 개정․고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5) 이에 경상남도와 진해시는 2006. 1. 13. 이 사건 명칭결정 및 고시로 인하여 자신들의 자치권한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명칭결정 및 고시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그 후 청구인들은 2006. 12. 26.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의 피청구인을 ‘피청구인 대한민국 정부’에서 ‘1. 해양수산부장관, 2.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 경정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고, 헌법재판소는 2007. 12. 7. 이를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6) 한편, 정부조직법이 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면서 해양수산부는 국토해양부로, 부산지방해양수

산청은 부산지방해양항만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제22조 제15호, 부칙 제6조 제683항), 해양수산부장관의 소관사무는 국토해양부장관에게(부칙 제2조 제1항),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의 소관사무는 부산지방해양항만청장에게 각 승계되었다(부칙 제3조).(이하에서는 계속해서 변경 전의 명칭을 사용한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아래와 같다.

(1) 해양수산부장관이 2005. 12. 19. 그 소속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신항만의 명칭을 부산항의 항만구역인 ‘신항’으로 결정한 행위

(2)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 2005. 12. 19. 부산항항만시설운영세칙(부산지방해양수산청 고시 제2005-146호) 제2조 제1호 중 ‘부산항의 항만구역’에 ‘신항’을 포함시켜 고시한 행위

다. 관련법령조항

1. “항만”이라 함은 선박의 출입, 사람의 승․하선, 화물의 하역․보관 및 처리 등을 위한 시설이 구비된 것을 말하며 지정항만 및 지방항만으로 구분한다.

2. “지정항만”이라 함은 국민경제와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그 명칭․위치 및 구역이 지정된 항만을 말한다.

3.“지방항만”이라 함은 지정항만 외의 항만으로서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가 그 명칭․위치 및 구역을 지정․공고한 항만을 말한다.

4.“항만구역”이라 함은 제2호 및 제3호의 규정에 의한 항만의 구역을 말한다.

5.생략

6.“항만시설”이라 함은 항만구역 안에 있는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시설과 항만구역 밖에 있는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시설로서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이하 “관리청”이라 한다)가 지정․고시한 것을 말한다.

가.~라. 생략

7.~9. 생략

제3조(지정항만의 구분 및 지정기준) ① 지정항만은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지정한다.

1. 무역항

2. 연안항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지정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4조(항만정책심의회) ①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해양수산부장관 소속하에 중앙항만정책심의회를 둔다.

1. 생략

2. 항만의 지정 및 폐지에 관한 사항

3. 항만구역의 지정 및 조정에 관한 사항

4.~6. 생략

②, ③ 생략

제22조(항만의 관리) 지정항만은 해양수산부장관이 관리하고 지방항만은 시․도지사가 관리한다.

제71조(권한의 위임) 해양수산부장관은 이 법에 의한 권한의 일부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해양수산청장 또는 시․도지사에게 위임할 수 있다.

[별표 1] 지정항만의 명칭․위치 및 구역(제2조 관련)

1. 무역항 중 ‘부산항’ 부분

항 명
위 치
해상구역
육상구역
부산항
부산광역시
및 경상남도
진해시
진해시 명동 신명 남단을 기점으로 하여 우도 남동단, 연도 서남단, 가덕도 천수말 서단, 가덕도 남단, 생도 남단, 오륙도 남단, 동백섬 57미터 산정 및 광안리해수욕장 남측 끝단(북위 35도08분34초․동경 129도07분13초)지점을 연결한 선 내의 해면중 다음을 제외한 해면
1.북위 35도05분36초․동경 129도02분19초 지점에서 진북 164도 방향으로 그은 선(영도대교) 및 부민동 남단과 절영도 대봉포를 연결한 선 내의 해면
2.선가대(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1동 375-16번지 해양경찰청 함정수리창 내) 기부로부터 정서쪽으로 136미터 떨어진 해상점을 중심으로 하여 건너편 산(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368번지) 정점을 연결하는 일직선상에 있는 육지부와 만나는 지점 내의 해
해양수산부장관이 관할 시도지사와 협의한 후 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고시한 구역

제3조(지정항만의 지정기준) 법 제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지정항만의 지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무역항:주로 원양구역을 항행하는 선박이 입․출항하는 항만

2.연안항:주로 연해구역을 항행하는 선박이 입․출항하는 항만

제43조(권한의 위임․위탁) ① 해양수산부장관은 법 제71조의 규정에 의하여 무역항에 관한 다음 각 호의 권한을 지방해양수산청장에게 위임한다. 다만, 제2호, 제2호의2, 제2호의3, 제2호의5, 제3호 내지 제9호, 제9호의2, 제27호의2, 제29호 및 제37호의2의 경우에는 연안항에 관한 권한을 포함한다.

1. 법 제2조 제6호의 규정에 의한 항만시설의 지정․고시

2.~42. 생략

부산항항만시설운영세칙(2005. 12. 19.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고시 제2005-146호) 제1조(목적) 이 세칙은 부산항의 항만시설(항만법 제2조 제6호의 규정에 의한 항만구역 안에 있는 항만시설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하 “청장”이라 한다)이 지정 고시한 항만구역 밖의 항만시설(청장이 이 세칙에서 지정․고시하는 항만시설을 포함한다)의 사용방법 등을 규정하여 사용 및 관리의 적정을 기함과 아울러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세칙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항만법시행령(이하 “영” 이라 한다) 제2조의 규정에 의한 부산항의 항만구역 중 해상구역은 신항․북항(북내항과 북외항으로 구분한다)․남외항․감천항․다대포항과 수영만․낙동강 하구수역(가덕수역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지방자치법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 ①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은 종전과 같이 하고, 명칭과 구역을 바꾸거나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에는 법률로 정하되, 시․군 및 자치구의 관할 구역 경계변경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② 제1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 또는 그 명칭이나 구역을 변경할 때에는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주민투표법」제8조에 따라 주민투표를 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자치구가 아닌 구와 읍․면․동의 명칭과 구역은 종전과 같이 하고, 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에는 행정자치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다만, 명칭과 구역의 변경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고, 그 결과를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④ 리의 구역은 자연 촌락을 기준으로 하되, 그 명칭과 구역은 종전과 같이 하고, 명칭과 구역을 변경하거나 리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⑤~⑥ 생략

제11조(국가사무의 처리제한) 지방자치단체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국가사무를 처리할 수 없다. 다만, 법률에 이와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1. 외교, 국방, 사법(司法), 국세 등 국가의 존립에 필요한 사무

2. 물가정책, 금융정책, 수출입정책 등 전국적으로 통일적 처리를 요하는 사무

3. 농산물․임산물․축산물․수산물 및 양곡의 수급조절과 수출입 등 전국적 규모의 사무

4. 국가종합경제개발계획, 국가하천, 국유림, 국토종합개발계획, 지정항만, 고속국도․일반국도, 국립공원 등 전국적 규모나 이와 비슷한 규모의 사무

5. 근로기준, 측량단위 등 전국적으로 기준을 통일하고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사무

6. 우편, 철도 등 전국적 규모나 이와 비슷한 규모의 사무

7.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검사․시험․연구, 항공관리, 기상행정, 원자력개발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술과 재정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무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와 피청구인 등의 답변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구 항만법 제2조 제2호는 지정항만을 국민경제와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그 명칭․위치 및 구역이 지정된 항만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구 항만법 제3조는 지정항만을 무역항과 연안항으로 구별하고 그 구별 기준을 다시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위 조항들은 모두 지정항만의 명칭까지도 하위법령에 포괄적 백지위임을 하여 헌법상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하므로 이처럼 위헌인 법령들에 근거하여 ‘신항’의 명칭을 결정․고시한 것 역시 그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2) 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 [별표 1]은 부산항의 위치 및 구역과 관련하여, 그 위치를 ‘부산광역시 및 경상남도 진해시’로, 해상구역을 부산광역시와 진해시 일대를 포함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 [별표 1]이 경상남도 진해시 일대를 부산항의 항계(港界)로 포함시키게 된 것은 1998. 2. 24. 대통령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77호로 개정되고, 2005. 12. 9. 대통령령 제191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개정되어 부산항의 항만구역이 경상남도 진해시 명동 기점까지 확장되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이처럼 부산항의 항만구역을 진해시까지 확장하는 위 [별표 1]을 개정하면서도 항명을 ‘부산․진해항’으로 바꾸지 않고, ‘부산항’의 항명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결국 구 항만법시행령(1998. 2. 24.자) 제2조 [별표 1] 중 ‘부산항’ 부분을 ‘부산․진해항’으로 개정하지 않은 것 및 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 [별표 1] 중 ‘부산항’의 ‘육상구역’부분을 ‘해양수산부장관이 지정․고시하도록 한 것’은 청구인들의 관할구역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17조, 제118조, 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 제2항에 반하여 위헌 또는 위법인바, 이에 터잡은 이 사건 명칭결정 및 고시 역시 무효이다.

(3) 경상남도 진해 소재 부지가 포함된 신항만의 명칭을 ‘부산신항’으로 정한 것은 진해 소재 부지를 부산항에 편입시키는 행위로서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을 변경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을 변경하는 것으로서 법률에 의하여야 하고(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 주민투표를 거치거나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바(같은 조 제2항), 이 사건 명칭결정 및 고시는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이다.

(4)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양 지역에 걸쳐 건설되는 신항만은 그 성격과 규모에서 항만법상 지정항만인 무역항에 해당한다. 또한 신항만은 기존 부산항과 직선거리로 28k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그 면적의 82%가

경상남도 진해시의 관할구역에 속해 있으므로 이를 부산항과 같은 구역 내의 동일한 항만으로 보기 어렵다. 그리고 선박의 진․출입 항로도 신항만은 부산항이 아닌 진해지역의 항로를 이용하므로 항만간의 동일성도 없다. 따라서 신항만을 부산항의 하위항만으로 하고 그 명칭을 ‘신항’으로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 나아가 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 [별표 1]을 보면 이러한 성격의 항만에는 지역명을 그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항만의 명칭을 부산항의 하위항만인 ‘신항’으로 결정한 것은 위 시행령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5) 항만들의 명칭은 상호주의와 속지주의원칙에 따르는 것이 관례인바, 항만의 표기에 고유명사 대신 ‘신항’이라는 일반명사를 사용하고, 그 영문표기를 ‘부산신항’(Busan New Port)으로 정한 것은 이에 위반된다.

나. 피청구인들의 답변요지

(1) 적법요건에 대한 부분

(가) 부산항은 관련법령에 따라 지정된 지정항만(무역항)으로 그 명칭, 위치 및 구역은 대통령령이 정하며, 관리 권한은 해양수산부에 있다(구 항만법 제22조). 따라서 지정항만의 관리 사무는 중앙행정기관인 해양수산부장관의 고유업무인 국가사무로서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에 속하지 아니하는 국가사무를 대상으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는 부적법한 청구이다.

(나) 피청구인들의 이 사건 명칭결정은 국가사무의 처리로서 청구인들의 자치권한 침해와는 무관하므로 청구인들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가사 ‘신항’이라는 명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신항만 명칭의 결정 사무가 국가사무로 배분된 것으로부터 연유하는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2) 본안에 대한 부분

(가) 지방자치단체의 구역은 주민, 자치권과 함께 자치단체의 구성요소라고 할 것인바, 그 구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한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그 구역에 대한 국가 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간섭이 완전히 불허되는 것은 아니다.

(나) 청구인들은 ‘신항’이 기존 부산항을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항만이므로 부산항의 하위항만이 아니라 별개의 독립된 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신항’은 부산항의 해상구역 내에 존재하는 항만으로서 부산항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신항’을 부산항과 다른 별개의 독립된 항으로 관리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

(다) 청구인들은 ‘신항’의 명칭 결정이 위헌적인 법령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항만을 지정항만으로 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극히 기술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로서 국가 항만정책의 큰 테두리 안에서 행정부의 결정권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그 기준의 최소한만을 법률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바, 이 사건 구 항만법 규정들은 이러한 기준들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부산광역시의 의견

(1) 적법요건에 관한 부분

피청구인들의 적법요건에 대한 답변요지와 대체로 같다.

(2) 본안에 관한 부분

(가) 구 항만법구 항만법시행령 규정에 의하면, 무역항으로서 부산항과 진해항의 위치, 해상구역 및 육상구역 등은 각각 정해져 있으며, ‘신항’은 진해항이 아닌 부산항의 항계 내에 건설되는 항만이다.

(나) 항만은 일반 대중이 이용하는 철도, 공항, 지하철 등 일반 공공시설과는 달리 해운회사 등 특정된 관계자들만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그 명칭의 결정은 지명보다는 항만 이용자의 선호도, 국제적 인지도, 국가경쟁력 차원의 고려가 중대한 결정 요인이 된다. 신항만의 공사로 수많은 경남 어민들이 생활터전을 잃었을 뿐 아니라 엄청난 소음과 분진, 바다 해충 등에 의한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고 하지만, 항만의 명칭은 물질적, 정신적 피해로 인한 지역주민의 정서와 보상차원에서 결정되어서는 안되며, 국익과 국가경쟁력, 국제적 인지도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다) 그런데 ‘신항’의 명칭은 신항만건설촉진법, 구 항만법, 구 항만법시행령 등 관련 법 절차와 규정에 따라 결정된 점, 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항(Busan New Port)’의 명칭 결정에 있어 해양 한국의 중심이 되는 기존 부산항의 브랜드 이미지를 감안한 점, 신항만의 사회 기반 시설 전체를 부산이 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 지

난 130여 년 간 부산항이 동북아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항만으로 자리 잡아 온 점, 그리고 이 사건 심판청구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권한 다툼을 전제로 하지 않고 향후 신항만 관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들의 주장은 기각되어야 한다.

3. 당사자능력 및 적격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 제2호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쟁의심판으로서 ‘가. 정부와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 간의 권한쟁의심판, 나. 정부와 시․군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이하 “자치구”라 한다) 간의 권한쟁의심판’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인 청구인 경상남도와 청구인 경상남도 진해시 모두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한편 위 조항에 의하면 권한쟁의의 당사자인 국가기관으로서 ‘정부’만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예시적인 것으로서 정부의 부분기관이나 국회․법원 등 여타 국가기관도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국가기관이 헌법에 의하여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지 여부,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 상호간의 권한쟁의를 해결할 수 있는 적당한 기관이나 방법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1997. 7. 16. 96헌라2 , 판례집 9-2, 154, 163). 이에 터잡아 피청구인 해양수산부장관의 당사자능력 여부를 살펴보면, 해양수산부장관은 헌법정부조직법에 의하여 행정 각 부를 구성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므로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고, 한편 항만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고(구 정부조직법 제44조 제1항, 구 항만법 제22조), 항만구역 내외의 항만시설을 지정․고시할 수 있으며(구 항만법 제2조 제6호), 그 소속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 항만구역의 지정 및 조정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게 할 수 있는 등(구 항만법 제4조 제1항 제2․3호) 이 사건 명칭결정 권한에 관하여 적절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적격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반면 피청구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해양수산부장관의 명을 받아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자로서(해양수산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46조 제2항) 지방에서의 해양수산부장관의 일부 사무를 관장할 뿐(위 직제 제44조), 항만에 관한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항만구역의 명칭결정에 관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나아가 피청구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명의의 이 사건 고시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을 구 항만법 제71조의 위임에 따라 외부에 알린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피청구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이 사건 명칭결정에 관하여 아무런 권한이 없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떠한 권한을 행사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사건에서 피청구인으로서의 적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피청구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청구는 당사자능력 및 적격이 없는 자에 대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4. 침해될 권한의 존부

가. 권한쟁의심판청구의 적법성

권한쟁의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2항)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로 인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될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권한쟁의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위 신항만의 명칭을 부산항의 항만구역인 ‘신항’이라고 결정한 것이 자신들의 자치권한(자치권의 공간적 범위인 관할구역에 대한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 명칭결정 행위가 청구인들의 자치권한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있는지를 본다.

나. 이 사건 ‘신항’의 성격

항만은 지정항만과 지방항만으로 구분되는바(구 항만법 제2조 제1호), 지정항만은 국민경제와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항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명칭․위치 및 구역이 지정되는 것을 말한다(같은 조 제2호, 제4호). 이에 따라 지정항만 중 무역항인 ‘부산항’의 위치는 ‘부산광역시 및 경상남도 진해시’, 해상구역은 ‘진해시 명동 신명 남단을 기점으로 하여 …… 광안리해수욕장 남측 끝단지점을 연결한 선내의 해면 중 다음을 제외한 해면’, 육상구역은 ‘해양수산부장관이 관할 시도지사와 협의한 후 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고시한 구역’으로 각 규

정되었다(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 [별표 1의 1]).

해양수산부장관은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구 항만법 제4조 제1항 제3호) 신항만을 지정항만인 부산항의 항만구역 중 일부로, 그 명칭을 ‘신항’(Busan New Port)으로 각 결정한 후, 구 항만법 제4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 하여금 그 결정사항을 고시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른 부산항항만시설운영세칙(2005. 12. 19. 고시 제2005-146호) 제2조 제1호는 ‘구 항만법시행령 제2조의 규정에 의한 부산항의 항만구역 중 해상구역은 신항․북항․남외항․감천항․다대포항과 수영만․낙동강 하구수역을 말한다’라고 규정하였다.

결국 이 사건 ‘신항’은 법령상으로 지정항만이면서 무역항인 부산항의 항만구역의 일부라고 규정되었다.

다. ‘신항’의 명칭 결정이 자치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지방자치제도라 함은 일정한 지역을 단위로 일정한 지역의 주민이 그 지방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재산관리에 관한 사무․기타 법령이 정하는 사무(헌법 제117조 제1항)를 그들 자신의 책임하에서 자신들이 선출한 기관을 통하여 직접 처리하게 함으로써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과 능률성을 제고하고 지방의 균형 있는 발전과 아울러 국가의 민주적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이다(헌재 2001. 6. 28. 2000헌마735 , 판례집 13-1, 1431, 1438; 헌재 2006. 3. 30, 2003헌라2 , 공보 114, 523). 즉 헌법제117조 제1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으로 ‘주민의 복리사무처리’, ‘재산관리’ 및 ‘자치입법권’에 관하여 명시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한에는 자치조직권, 자치인사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입법권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신항’의 명칭결정권도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자치권의 공간적 범위인 관할구역에 대한 권한)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 사건 ‘신항’과 같이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내에 전부 또는 일부 소재하는 시설 등의 명칭결정권이 자치권의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본다.

(2)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은 종전과 같이 하되, 명칭과 구역을 바꾸거나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에는 법률로 정하고, 시․군 및 자치구의 관할 구역, 경계 변경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 또한 위와 같이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 또는 그 명칭이나 구역을 변경할 때에는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본문).

한편, 자치구가 아닌 구와 읍․면․동의 명칭과 구역의 변경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고, 그 결과를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에게 보고하여야 하며(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 단서), 리의 명칭과 구역을 변경하거나 리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같은 조 제4항).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변경하는 등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그 명칭 결정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의 명칭 결정에 있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여를 법상 인정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이름이 인격권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듯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명칭의 결정 또는 관여 권한은 자치권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3) 반면 지방자치법 제11조는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는 국가사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는 외교 등 국가의 존립에 필요한 사무(제1호), 물가정책 등 전국적으로 통일적 처리를 요하는 사무(제2호),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검사․시험․연구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술 및 재정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무(제7호) 등과 함께 국가종합경제개발계획, 국가하천, 국유림, 국토종합개발계획, 지정항만, 고속국도․일반국도, 국립공원 등 전국적 규모나 이와 비슷한 규모의 사무(제4호)도 포함되어 있다. 지방자치법이 위와 같은 사무들을 국가사무로 하고 있는 이유는 그 사무들이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복리나 주민자치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사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정항만에 관한 사무도 그것이 소재하는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공동 이익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 이와 같이 지정항만에 관한 사무는 국가사무이므로, 새로이 건설된 항만을 독립된 지정항만으로 할 것인지, 이미 지정된 지정항만의 하위항만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리하는 지방항만(구 항만법 제2조 제3항, 제22조)으로 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국가가 그 결정권한을 가진다 할 것이고, 국가가 신항만을 지정항만의 하위항만으로 하기로 결정한 이상 그 항만구역의 명칭을 무엇이라 할 것인지 역시 국가에게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다.

(5) 피청구인 해양수산부장관은, 비록 이 사건 신항만이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진해시에 걸쳐 위치하고 있더라도 이는 21세기를 대비한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을 만들기 위해 설치된 국가목적의 거대 항만인 점과 함께, 국가경쟁력, 국제적 인지도, 항만 이용자들의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그 소속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친 후, 2005. 12. 19. 신항만을 지정항만인 부산항의 하위항만으로 두되, 무역항인 ‘부산항’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항만의 공식명칭을 ‘신항’(영문명칭:Bu- san New Port)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 하여금 이 같은 내용을 고시하게 하였다.

(6)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신항만에 대한 명칭결정 권한이 없는 이상, 이 사건 명칭결정이 청구인들의 권한을 침해하였다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7)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신항’의 명칭결정으로 인해 항만구역과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이 상이하여짐에 따라 자신들의 관할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 지방자치단체 내에 존재하는 항만구역에 대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변경을 위한 별도의 법령 개정 등이 없는 한(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 그 관할 주체가 변경되지 않을 뿐 아니라,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일부 구역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사용하는 지정항만의 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여도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을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 결

결국 이 사건 명칭결정은 국가 고유의 사무이므로, 그 명칭결정으로 청구인들의 ‘자치권의 공간적 범위인 관할구역에 대한 권한’이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현저한 위험이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피청구인 해양수산부장관의 이 사건 명칭결정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청구인들의 청구는 부적법하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피청구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에 대한 청구는 당사자능력과 적격을 갖추지 못한 자에 대한 청구로서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피청구인 해양수산부장관에 대한 청구는 위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로 인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들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없으므로 부적법하여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2항은 권한쟁의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려면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존재하여야 한다. 여기서 ‘처분’이란 법적 중요성을 지닌 것에 한하므로,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는 행위는 ‘처분’이라 할 수 없어 이를 대상으로 하는 권한쟁의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나. 항만법상 항만은 지정항만과 지방항만으로 나눌 수 있고, 지정항만의 명칭․위치 및 구역의 지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항만법 제2조 제2호). 그런데 이 사건 ‘신항’이라는 명칭은 지정항만인 부산항의 북항, 남외항, 감천항, 다대포항 등 총 7개의 항만구역 중 1995.부터 건설 중인 가덕과 진해 명동 사이의 일부 항만구역에 대한 명칭에 불과할 뿐, 독립된 항만의 법적 명칭이 아니다. 법적 근거를 가진 지정항만이나 지방항만의 명칭이 아니라 단지 지정항만 내의 내부구역의 명칭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산항 내에서 위 새로 건설된 항만구역 명칭은, 그 명칭 결정에 관해 법령상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신항구역을 포함해 전 부산항의 항만구역을 관리하는 부산항의 관리주체가 내부적,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관리주체인 해양수산부장관이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건 ‘신항’의 명칭을 결정한 것은 적법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위와 같은 해양수산부장관의 ‘신항’에 대한 명칭 결정이 권한쟁의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가 여부가 문제인데,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신항’의 명칭 결정은 행정기관 내부의 행위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로 인해 이 사건 청구인들인 경상남도나 진해시가 어떤 법적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불

이익은 단지 심리적, 정서적 불이익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면 ‘신항’의 명칭 결정은 경상남도나 진해시의 권리 의무나 법률 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처분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다. 한편, 이 사건 ‘신항’ 명칭 결정으로 인해 도의 경계나 시의 경계가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지방자치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변경은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개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신항’의 명칭 결정이 지방자치단체의 경계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신항’의 명칭 결정 때문에 부산항의 항계(港界)가 경상남도 진해까지 확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질 수 있으나, 이 사건 ‘신항’의 항만구역이 지정항만인 부산항에 편입되게 된 것은 이 사건 ‘신항’의 명칭 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1998. 2. 24. 대통령령인 항만법시행령의 개정에 의한 것임은 법상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가덕, 진해 사이의 소위 ‘신항’ 항만구역이 부산항의 항만구역에 들어간 것은 위 대통령령의 개정에 의한 것일 뿐 명칭을 단지 ‘신항’으로 정한 데에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항’이란 명칭 결정은 부산항의 항계 확장에 어떤 영향도 미친 바 없다.

라. 다수의견은 이 사건 ‘신항’의 명칭 결정이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임을 전제로 거기에서 더 나아가 권한침해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나, 나는 이 사건 ‘신항’의 명칭 결정은 권한쟁의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처분성조차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하므로 이상에서와 같은 별개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주심)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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