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개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일정한 범죄행위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영업주인 개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2항 부분(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일정한 범죄행위 사실이 인정되면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영업주의 가담여부나 종업원 등의 행위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 등을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영업주인 개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아무런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바 없는 자에 대해서까지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이공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개인 영업주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으며, 가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을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개인 영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는 경우라 하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개인영업주를 고의의 본범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 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한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피용자의 업무상 위반행위를 막지 못한 경우에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그 문언에 의하더라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영업주의 범위는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서, 문언상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기타 귀책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
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러한 합헌적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2항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는 부분
참조판례
헌재 2009. 7. 30. 2008헌가10 , 판례집 21-2상, 64
당사자
제청법원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당해사건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9노152 수산업법위반
주문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2항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당해 사건의 피고인 김○기는 근해채낚기 어선 제5 ○○호의 소유자인바, 위 피고인의 사용인 박○영이 2007. 9. 21. 09:00경 속초시 소재 속초항에서 위 어선으로 출항하여 같은 달 25. 21:30경부터 조업자제선을 약 28해리 가량 월선한 수역까지 진입하여 같은 달 27. 05:00경까지 조업하여 오징어 약 1,000㎏을 포획함으로써, 위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국방상 필요에 의한 어업제한을 위반하였다.
위와 같은 공소사실로 위 피고인은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서 수산업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 항소(2009노152)하였다.
제청법원은 위 소송 계속중 2009. 9. 3. 구 수산업법 제98조 제2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2항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위 심판대상법률조항(아래 밑줄 부분)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양벌규정) ②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4조부터 제96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할 뿐만 아니라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관련조항]
구 수산업법(2007. 4. 11. 법률 제8377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제36조 제1항 제2호와 제3호(제48조 제1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른 어업의 제한·정지 또는 어선의 계류처분을 위반한 자
제36조(공익의 필요에 의한 면허어업의 제한 등) ① 시장·군수·구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면허한 어업을 제한 또는 정지하거나 어선의 계류(繫留) 또는 출항·입항을 제한할 수 있다.
2.군사훈련 또는 주요 군사기지의 보위(保衛)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3.국방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국방부장관이 요청한 경우
2.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이 고용한 대리인, 사용인 또는 종업원(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이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그와 같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가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이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
가 있으면 자동적으로 영업주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나.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장의 의견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으로 인하여 처벌되는 영업주의 범위는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바,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위 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한정된 수산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남북분단이라는 현실 하에서 국방상 외교적 분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의 심판대상법률인 구 수산업법은 제청법원의 제청 전인 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공포되었는데, 개정된 수산업법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에 해당하는 제101조(양벌규정)에 단서조항을 신설하여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개정하였다. 그런데 그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였을 뿐, 위 양벌규정의 적용에 관한 특별한 경과규정은 두지 않았으나, 2010. 1. 25. 위 부칙에 제10조의2(벌칙에 관한 경과조치)를 신설하여 “위 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하여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에 관하여는, 면책사유에 관한 조항이 추가되었으나 그 부칙에서 개정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는 경과규정을 둔 경우에 해당하게 되어, 위 심판대상법률조항은 당해 사건에 직접 적용되고, 따라서 만일 위 심판대상법률조항이 위헌이라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의 근거규정이 없어지게 되어 당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의 재판의 주문이 달라질 것이므로, 위 조항은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일정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 종업원 등을 고용한 개인 영업주도 종업원 등과 똑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개인 영업주의 가담 여부나 종업원 등의 행위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를 영업주에 대한 처벌 요건으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달리 개인 영업주가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어, 결국, 종업원 등의 일정한 행위가 있으면 개인 영업주가 그와 같은 종업원 등의 범죄에 대하여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를 전혀 묻지 아니하고 곧바로 영업주를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에 의할 경우, 개인 영업주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에도 영업주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개인 영업주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영업주 개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개인 영업주가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주 개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아무런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바 없는 자에 대해서까지,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헌재 2009. 7. 30. 2008헌가10 , 판례집 21-2상, 64 참조).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공현의 별개의견,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공현의 별개의견
가.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
형벌에 관한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원칙은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하나는 형벌의 부과 자체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 즉 책임이 인정되어야만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고(‘책임 없는 형벌 없다.’), 다른 하나는 책임의 정도를 초과하는 형벌을 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 따라서 일정한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의미하는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법정형 또한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도록 규정되어야 한다.
나. 책임없는 자에 대한 처벌로서 위헌인지 여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 영업주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이 해당 법률의 일정한 범죄행위를 하면, 개인 영업주의 책임 유무와는 관계없이 그 종업원과 함께 개인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 영업주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공모, 가담하거나 조장, 묵인함으로써 개인 영업주에게 종업원 등과의 공범관계 등으로 그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나, 종업원 등을 고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 영업주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선임감독의 주의의무 등을 위반함으로써 종업원 등이 그와 같은 범죄행위를 한 경우라면,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에 따라 개인 영업주를 처벌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이 책임 없는 자를 처벌한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비록 종업원 등이 개인 영업주의 업무에 관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라 할지라도, 개인 영업주로서는 그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 등을 다하여 개인 영업주에게 아무런 잘못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까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을 들어 그 개인 영업주를 처벌하는 것은 범죄의 발생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어서 책임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 위반 여부
동일한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태양에 따라서는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상 수긍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그 행위가 고의에 의한 것과 과실에 의한 것 사이에는 비례의 원칙상 그에 따른 책임의 정도를 다르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가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을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개인 영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는 경우라 해도 과실밖에 없는 개인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 등)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각자의 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의 부과라고 보기 어렵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7.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의 피용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그 사용자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한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피용자의 업무상 위법행위를 막지 못한 경우에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0. 7. 29. 2009헌가14 등 결정 중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참조).
8.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나는 피용자가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개인 영업주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양벌규정인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생각한다.
이 법률조항에서 각 법률의 위반행위를 한 자 이외에 영업주 개인을 그와 동일한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종업원 등의 그와 같은 위반행위가 이익의 귀속주체인 영업주의 묵인 또는 방치로 인하여 발생 또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영업주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음에도 공범으로서의 입증가능성은 오히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들 각 법률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에 대한 위험을 초래할 행위에 대한 예방 및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한 것으로, 이는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 강력한 처벌을 하려는 입법자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영업주 양벌규정과 책임주의 원칙과 관련하여, “종업원 등의 행정법규위반행위에 대하여 양벌규정으로 영업주의 책임을 묻는 것은 종업원 등에 대한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책임을 근거로 하는 것이며……”(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도1213 판결 등 참조), “……사업주가 개인인 때에는, 그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그 사업주에게 그 행위자의 선임, 감독 기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과
실이 있다고 추정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그 사업주는 이러한 주의를 다 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는 한 그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도777 판결 참조)라고 각 판시하는 등 대법원은 일관되게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 즉 과실책임을 근거로 영업주의 책임을 묻되 다만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에 대한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추정된다는 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우리와 동일하게 특별행정형법에 영업주 처벌을 위한 양벌규정을 두고 있는 일본에서도 양벌규정에 관하여 “그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사업주로서 행위자의 선임, 감독 기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주의를 다하지 않은 과실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으로 사업주로서 위와 같은 주의를 다하였다는 증명이 없는 한 사업주도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통설과 최고재판소의 입장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개인 영업주의 종업원 등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것으로, 그 문언에 의하더라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영업주의 범위는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관련 없는 영업주까지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서, 대법원 판례에서 말하는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란 것이 영업주의 ‘업무’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를 연결해 주는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서 추단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는 문언상 명시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이 해석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의 문언상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도 부합된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조항은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특별휴가로 서명날인 불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