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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3. 31. 선고 2009헌마286 결정문 [공직선거법 제47조 등 위헌확인]
[결정문]
사건

2009헌마286 공직선거법 제47조 등 위헌확인

청구인

이○현

대리인 법무법인 위민

담당변호사 배영철, 박성룡, 김남근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고 인천 계양구청장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었는데 현행 공직선거법 제47조가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도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규정하고 동법 제150조 제3항이 후보자의 투표용지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정당 추천 후보자가 무소속 후보자보다 우선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2009. 5. 26.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1항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의 주장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다투는 것은 제47조 제1항 본문 중에서도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 후보자 추천에 관한 부분이라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 중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 후보자 추천’에 관한 부분과 제150조 제3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며, 심판대상 조항 및 관련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① 정당은 선거에 있어 선거구별로 선거할 정수범위 안에서 그 소속 당원을 후보자(이하 “정당추천후보자”라 한다.)로 추천할 수 있다.

제150조(투표용지의 정당·후보자의 게재순위 등) ③ 후보자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지 아니한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무소속후보자의 순으로 하고, 정당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정당의 순으로 한다.

[관련조항]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② 정당이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

③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그 후보자 중 100분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되, 그 후보자 명부의 순위의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하여야 한다.

④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150조(투표용지의 정당·후보자의 게재순위 등) ② 기호는 투표용지에 게재할 정당 또는 후보자의 순위에 의하여 "1, 2, 3" 등으로 표시하여야 하며, 정당명과 후보자의 성명은 한글로 기재한다. 다만, 한글로 표시된 성명이 같은 후보자가 있는 경우에는 괄호 속에 한자를 함께 기재한다.

④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또는 후보자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국회에서의 다수의석 순으로 하되,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2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 순으로 하며,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그 정당의 명칭의 가나다순에 의하고, 무소속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의한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정당추천제가 실시되면 선거가 중앙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여야 대립과 보수·진보 간의 갈등으로 분열이 초래되고, 공천권을 사실상 지역 국회의원이 행사하는 관계로 공천비리와 정치부패가 생기는 등의 여러 가지 폐단이 있다. 따라서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의 정당추천제와 정당 추천 후보의 후보자 게재순위에 있어서의 우선권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 등이 폐지되지 않으면,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도 정당 중심 선거가 되어 청구인과 같이 정당의 추천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후보자의 경우 정당 추천 후보자의 게제순위 우선배정 등으로 인한 차별을 받게 되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이 침해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그리고 헌법 제24조의 선거권 등이 침해된다.

3. 판 단

가.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법제도의 변천

1994. 3. 16. 종전에 별개의 선거법 체제로 되어 있던 대통령선거법, 국회의원선거법,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을 단일법으로 통합한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법률 제4739호)’이 제정되었고, 1995. 6. 지방선거에 즈음하여 기초지방선거에서의 정당 참여 배제를 주장한 여당과 이에 반대한 야당의 절충 끝에,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허용하되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선에서 법 개정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재판소가 2003. 1. 30. 2001헌가4 결정(판례집 15-1, 7)을 통해 기초의회 의원 후보자가 소속 정당의 지지나 추천 받음을 표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를 위헌으로 선언하자, 국회는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공직선거법’으로 전부 개정

하여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도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 중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 부분의 위헌 여부

(1) 문제되는 기본권

청구인은 위 조항에 의해 자신의 공무담임권, 평등권, 선거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으로 인해 무소속 후보자 등의 공직 취임 기회에 현실적 제약이 생겨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평등권 침해 여부 역시 문제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로 인해 청구인이나 다른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선거권은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기본권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나 행복추구권은 이 사건에서 주된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보충적인 성격을 가진 기본권으로서 주된 기본권에 대하여 아래에서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에 의한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가)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은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도 다른 선거와 마찬가지로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허용하고 있으나 정당의 추천이 없으면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가 될 수 없도록 한 것은 아니고, 정당의 추천이 없더라도 선거권자 300인 이상 500인 이하의 추천을 받아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가 될 수 있다(동법 제48조 제2항 제2호).

(나)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갖

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무담임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에 의해 형성된다. 헌법 제25조가 정당의 후보자 추천이 없는 공직선거제도까지 공무담임권의 내용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서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입법하더라도,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고 후보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배제하지 않는 이상,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도가 자치구·시·군의 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치구·시·군의 장이 되고자 하는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제가 시행됨에 따라, 자치구·시·군의 장이 되고자 하는 자는 정당의 추천을 받아 후보자로 출마하거나, 무소속 후보자로서 정당의 지원 및 추천을 받는 후보자와 힘들게 경쟁을 하여야 한다. 이는 자치구·시·군의 장이 되고자 하는 청구인의 공직 취임 기회를 현실적으로 제약하는 효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공무담임권에 대한 제한은 된다 할 것이다(헌재 2007. 11. 29. 2005헌마977 , 판례집 19-2, 645, 652-654 참조).

(다) 그러나 정당이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목적은 유권자들이 선거권을 행사함에 있어 참고할 중요한 사항을 제공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정당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헌재 2003. 1. 30. 2001헌가4 , 판례집 15-1, 7, 19 참조) 이러한 입법목적은 공공복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도를 통하여, 선거권자들은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의 소속 정당과 정치적 성향을 알 수 있게 되고, 정당은

정치적 의사 형성 기능을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서도 발휘할 수 있게 되므로 정당의 후보자추천제도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도는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제도에 관한 기본틀의 하나로서 특정 후보자를 우대하거나 불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하여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는 후보자는 정당의 추천과 지지를 받는 후보자와 힘들게 경쟁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이익은 위와 같은 공익을 억제할 정도로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도의 공익적 기능이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7. 11. 29. 2005헌마977 , 판례집 19-2, 645, 652-654 참조).

결국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 중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 부분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제에 의한 평등권 침해 여부

정당이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에 의해 무소속 후보자 등의 평등권이 침해되려면 먼저 이들에 대한 차별취급이 존재해야 하므로 살피건대, 위 조항은 정당의 공직선거에 있어서의 역할이나 참여 방법 등을 규정한 것으로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제로 인해 무소속 후보자가 정당 추천 후보자에 비하여 불리한 위치에 처하여 힘들게 경쟁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투표용지의 게재순위에 있어서 정당 추천 후보자가 우선순위를 부여받는다거나 정당으로부터 선거자금 지원을 받는다거나 하는 등의 다른 제도나 사실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 중 정

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 추천 부분이 청구인과 같은 무소속 후보자 등을 차별취급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의 위헌 여부

(1) 문제되는 기본권

청구인은 위 조항에 의해 자신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선거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으로 인해 다른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도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자 등의 평등권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역시 문제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로 인해 청구인이나 다른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선거권은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기본권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나 행복추구권은 이 사건에서 주된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평등권에 대하여 보충적인 성격을 가진 기본권으로서 주된 기본권에 대하여 아래에서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의 평등권 침해 여부

우리 재판소는 1996. 3. 28. 96헌마9 등 결정에서 투표용지의 후보자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 방법이 무소속 후보자 등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여 차별을 두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이는 정당제도의 존재의의 등에 비추어 그 목적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정당·의석을 우선함에 있어서도 당적 유무, 의석순, 정당명 또는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 순 등 합리적 기준에 의

하고 있으므로,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판례집 8-1, 289, 306-307), 헌재 2004. 2. 26. 2003헌마601 결정, 2007. 10. 4. 2006헌마364 등 결정 등을 통하여도 같은 판시를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살피건대, 우리 재판소의 종전 선례에 법리상 중요한 잘못이 있다거나 이 사건에서 종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판시취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3)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우리 재판소는 앞서 본 1996. 3. 28. 96헌마9 등 결정에서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 규정은 후보자의 선택을 제한하거나 다수의석을 가진 무소속 후보자의 당선기회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후보자에 대한 투표용지 게재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일 뿐, 공무담임권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바(판례집 8-1, 289, 307),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볼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위 판시취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4. 결 론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본문 중 '정당의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 후보자 추천'에 관한 부분과 동법 제150조 제3항의 규정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3. 31.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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