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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5. 26. 선고 2009헌마341 결정문 [미결수용자 변호인 접견 불허처분 위헌확인]
[결정문]
사건

2009헌마341 미결수용자 변호인 접견불허 처분 위헌확인

청구인

은○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지석

피청구인

서울구치소장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및 심판대상

가. 사건개요

(1) 청구인은 사기 등의 죄로 불구속 기소되어 공판을 받다가 2009. 5. 1.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5. 27.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2) 이에 청구인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된 변호사 정영훈은 6. 5. 서울구치소에 청구인에 대한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접견을 희망하는 6. 6.이 현충일로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불허되었다.

(3) 청구인은 6. 8. 국선변호인을 접견하였고, 6. 19. 다시 변론이 종결되어, 6.

24.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법무부장관과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청구인과 국선변호인 간의 6. 6.자 접견을 불허한 처분이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며, 6. 25.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대상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서에 기재된 피청구인이나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침해된 것으로 주장하는 기본권과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을 직권으로 조사하고, 청구인의 주장 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피청구인과 심판대상을 확정하여야 한다(헌재 1993. 5. 13. 91헌마190 , 판례집 5-1, 312, 320 참조).

청구인은, 청구인과 국선변호인 간의 6. 6.자 접견을 불허한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 법무부장관과 서울구치소장을 모두 피청구인으로 삼고 있으나, 그 처분은 서울구치소장이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서울구치소장이 청구인과 국선변호인 간의 2009. 6. 6.자 접견을 불허한 처분’(이하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로 봄이 상당하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적법요건 부분

(1)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은 형사소송법 제417조의 준항고로 다툴 수 없고, 이에 대해 행정쟁송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없어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거치는 것에 불과하므로,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2)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은 이미 종료되었고, 그 후 청구인과 국선변호인 간에 접견이 이루어져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나, 같은 종류의 기본

권 침해가 반복될 수 있고, 이에 대한 헌법적 해명 또한 긴요하다.

나. 본안 부분

(1) 형사피고인은 유죄로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되고(헌법 제27조 제4항), 구속을 당한 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지며(헌법 제12조 제4항),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접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형사소송법 제34조),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은 시간과 횟수를 제한할 수 없는데도(‘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84조 제2항), 피청구인은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구속피고인과 변호인의 접견을 불허하여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

(2)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없는 것이므로, 피청구인이 공무원의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과 공휴일에 접견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로 들고 있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4항과 그 시행령 제58조 제1항은 미결수용자가 변호인을 접견하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3) 구속된 피의자나 피고인의 중요한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인력과 예산의 부족을 이유로 공무원의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과 공휴일에 제한하는 것은, 우리의 경제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고, 비록 평일과 동일하게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공휴일에 적어도 수용시설마다 1∼2개 정도의 장소에서 접견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법적 관련성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직접적인 상대방은 청구인이 아니라 그 국선변호인이지만, 청구인은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으로 변호인과 접견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은 미결수용자인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나. 보충성

형사소송법 제417조의 준항고는 형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로서 구치소장의 접견불허 처분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고,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수용자처우법”이라 한다) 제117조가 규정하고 있는 청원은 처리기관이나 절차 및 효력 면에서 권리구제절차로는 불충분하고 우회적인 제도로서 헌법소원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구제절차로 보기 어려우므로(헌재 2009. 9. 24. 2007헌마738 , 판례집 21-2 상, 725, 732), 청구인이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에 대하여 준항고 또는 청원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률이 정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구치소장의 접견불허 처분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으나,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대상이 된 6. 6.자 접견은 그 시간이 경과함으로써 확정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고, 이 사건 접견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은 이로써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될 것이 예상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해서는 보충성 원칙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권리보호이익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대상이 된 6. 6.자 접견은 그 시간이 경과함으로써 확정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이 사건 접견불허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상태는 헌법소원심판을 통해서도 회복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과 같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 제한의 문제는 앞으로도 반복하여 제기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란 국가권력의 일방적인 형벌권 행사에 대항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헌법상ㆍ소송법상 권리를 효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행사하기 위하여 변호인의 도움을 얻을 피의자 및 피고인의 권리를 말한다(헌재 2004. 9. 23. 2000헌마138 , 판례집 16-2 상, 543, 555).

헌법제12조 제4항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 규정하고, 제12조 제5항 제1문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는 변호인을 선임하고, 변호인과 접견하며,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받고, 변호인을 통해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사항들을 준

비하고 행사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나.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 제한

청구인은 헌법재판소가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어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헌재 1992. 1. 28. 91헌마111 , 판례집 4, 51, 60-61)라고 판시한 것을 들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과의 접견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한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결정에서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구속된 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접견’, 즉 ‘대화내용에 대하여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고 어떠한 제한, 영향, 압력 또는 부당한 간섭 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접견’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지(헌재 1992. 1. 28. 91헌마111 , 판례집 4, 51, 60), 변호인과의 접견 자체에 대해 아무런 제한도 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역시 다른 모든 헌법상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헌법 제37조 제2항).

그렇다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하나인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 역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다.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근거

(1) 기본권에 대한 제한은 법률로써 하여야 하고(헌법 제37조 제2항), 여기서 법

률로써 제한한다는 것은 반드시 ‘법률에 의한’ 규율까지는 아니더라도 ‘법률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 판례집 17-1, 437, 448 참조).

이 사건 접견불허처분은 “수용자의 접견은 매일(공휴일 및 법무부장관이 정한 날은 제외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한다.”고 규정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수용자처우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에 따른 것이고, 이러한 수용자처우법 시행령 조항은 “접견의 횟수ㆍ시간ㆍ장소ㆍ방법 및 접견내용의 청취ㆍ기록ㆍ녹음ㆍ녹화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수용자처우법 제41조 제4항에 근거한 것이다.

(2) 그런데 수용자처우법제41조 제4항에서 ‘접견의 시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이 규정하도록 위임하면서도, 제84조 제2항에서는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은 시간과 횟수를 제한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에 있어 제한이 금지되는 ‘시간’의 의미가 무엇인지 문제된다. ① 수용자처우법은 수용자의 처우와 권리 이외에도 교정시설의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② 이에 따라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수용자의 접견 자체를 불허하고 진행 중인 접견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41조 제1항 단서, 제42조), ③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이라면 1년 365일 그리고 하루 중 어느 시각이라 하더라도(예컨대 심야 또는 이른 새벽) 접견이 이루어져야한다거나 그 접견이 24시간을 넘어 며칠 동안 계속되어도 중단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용자처우법 제84조 제2항에 의해 금지되는 접견시간 제한의 의미는 접견에 관한 일체의 시간적 제한이 금지된다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이 현실적으로 실시되는 경우, 그 접견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인 때에는 미결수용자의 방어권 행사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자유롭고 충분한 변호인의 조력을 보장하기 위해 접견 시간을 양적으로 제한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수용자처우법 제84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 제41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수용자의 접견이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시간대를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수용자처우법 시행령은 ‘시간대’와 ‘시간’을 구별하여,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근거가 된 제58조 제1항에서는 “수용자의 접견은 매일(공휴일 및 법무부장관이 정한 날은 제외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한다.”고 하고, 제2항에서는 “변호인과 접견하는 미결수용자를 제외한 수용자의 접견시간은 회당 30분 이내로 한다.”고 하며, 이어 제59조 제1항, 제102조, 제110조 등에서는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을 하게 할 수 있고,” “접견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제75조는 수용자의 집필에 관해 규정하면서 ‘집필의 시간대ㆍ시간 및 장소’라는 제목으로 제1항에서 “수용자는 휴업일 및 휴게시간 내에 시간의 제한 없이 집필할 수 있다”고 하여 “시간대”와 “시간”의 의미를 명백히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3) 결국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은 수용자처우법 제41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규정된 수용자처우법 시행령 제5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의 기본권 침해

(1) 체포 또는 구속된 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적인 내용이므로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은 가능한 한 충분히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목적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미결수용자 또는 변호인이 원하는 특정한 시점에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접견이 불허된 특정한 시점을 전후한 수사 또는 재판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보아, 그 시점에 접견이 불허됨으로써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느 정도는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만 하며, 그 시점을 전후한 변호인 접견의 상황이나 수사 또는 재판의 진행 과정에 비추어 미결수용자가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비록 미결수용자 또는 그 상대방인 변호인이 원하는 특정 시점에는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사기 등의 죄로 2009. 3. 3. 기소되어 선고기일인 5. 1.에 이르기까지 불구속 상태로 공판을 받았고,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5. 27. 구속되었고, 그 후 20여일이 지난 6. 19. 공판기일이 다시 열렸으며, 그로부터

5일 후인 6. 24. 판결이 선고되었다.

한편 청구인이 구속된 후 6. 1. 청구인의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었고, 그 국선변호인은 6. 5. 청구인에 대한 접견을 신청하였는데, 접견을 희망한 6. 6.이 현충일로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접견이 거부되었고, 이로부터 이틀 후인 6. 8. 청구인과 변호인의 접견이 실시되었다.

(3) 청구인은 방어권 행사를 위해 특히 ‘2009. 6. 6.’이라는 특정한 시점에 변호인과의 접견이 필요하였다거나, 그날 변호인과의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해 방어권 행사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입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주장도 하지 않고 있다.

청구인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후 선고기일만을 남겨 놓았다가 그 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비로소 구속된 것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사실상 재판은 모두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구속된 후 새로이 공판기일이 열리기는 하였으나 그 공판기일은 청구인을 위한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6. 1.부터 따져도 18일 후인 6. 19.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청구인이 국선변호인을 접견하고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충분히 있었다고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6. 6.자 접견은 불허되었으나 그로부터 이틀 후인 6. 8. 접견이 실시되었으며, 그 후로도 공판기일까지는 열흘 넘는 기간이 남아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국선변호인이 희망한 6. 6. 청구인에 대한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고 해서 청구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떠한 불이익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국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을 전후한 청구인과 변호인의 접견 상황, 청구인에 대한 재판의 진행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이 청구인

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다음 6.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

우리는 이 사건 접견불허 처분이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였다는 다수의견과 그 뜻을 같이 하지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다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행 변호인 접견 제도의 운영에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여 개선을 촉구하고자 아래와 같이 의견을 보충하기로 한다.

가. 수용자처우법 시행령 제102조는 “소장은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제5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하게 할 수 있고 …… ” 라고 규정하고 있어, 접견 시간대(평일 공무원의 근무시간대) 이외의 시간대에서도 미결수용자가 변호인과 접견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교정시설의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이 공휴일에 이루어지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예컨대, 서울구치소의 경우 2006년부터 최근 5년간 접견 시간대가 아닌 토요일과 공휴일에 접견을 실시한 사례는 모두 11건이었으나 변호인과의 접견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변호인 역시 휴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도 있고,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원칙적으로 접견이 실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공휴일을 피해 접견 신청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그러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회를 가능한 한 많이 보장하는 것이 구속된 피의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더욱 바람직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접견을 금지할 것이 아니라,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로 보아,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그 접견을 가능한 한 허용해 줄 필요가 있다. 다만, 토요일과 공휴일과 같은 휴무일에도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교정시설의 운영에 필요한 예산이나 인력의 부담이 증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토요일과 공휴일의 접견에 있어서는 그 시간대를 평일에 비해 단축하거나(예컨대 오전 중에만 실시하거나, 오후에만 실시하는 방법), 그 횟수를 미결수용자별로 제한하는 방법(예컨대 미결수용자별로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접견할 수 있는 총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 또는 미결수용자가 처음 실시하는 변호인접견에 한하여 원칙적으로 허용해 주고 그 이후에는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허용해 주는 방법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법령상의 규정에 의하면, 수용자의 접견은 원칙적으로 수용시설의 집무 시간 내에 할 수 있고, 일요일 기타 정령으로 정한 날에는 수용시설의 관리 운영상 지장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 허용되고 있으나, 일본 법무성과 일본변호사연합회의 협의에 따라, 미결수용자가 해당 시설에 수용된 후 처음 실시하는 변호인접견은 공휴일이라도 무조건 허용해 주고 그 다음 접견부터는 공휴일의 오전에만 접견을 허용해주고 있다.

다. 결국 미결수용자의 중요한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는 교정시설의 현재 실무 관행은 시정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2011. 5.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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