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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경,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2항 등 위헌확인", 결정해설집 13집, , 2015, p.315
[결정해설 (결정해설집13집)]

-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

(헌재 2014. 5. 29. 2010헌마606 , 판례집 26-1하, 354)

정 인 경*1)

【판시사항】

1.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92조 제1호노조법 시행령(2010. 2. 12. 대통령령 제22030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2, ‘근로시간 면제 한도 고시’(노동부 고시 제2010-39호)가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소극)

2. 노조법 제24조 제4항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여 고용노동부장관 고시로 정하도록 한 것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3. 노동조합의 전임자(이하 ‘노조전임자’라 한다)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를 정한 노조법 제24조 제2항, ‘근로시간 면제 제도’에 관한 노조법 제24조 제4항, 노동조합이 이를 위반하여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노조법 제24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4.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노조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2항, 제4항, 노조법 제24조 제5항제92조 제1호(이하 노조법 제92조 제1호를 ‘이 사건 처벌조항’, 이를 제외한 위 노조법 조항들을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라 한다), ② 노조법 시행령(2010. 2. 12. 대통령령 제22030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2, ③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근심위’라 한다)의 2010. 5. 1.자 근로시간 면제 한도 심의·의결, ④ 고용노동부장관의 2010. 5. 14.자 근로시간 면제 한도 고시(노동부 고시 제2010-39호)(이하 ‘이 사건 고시’)가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전임자”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

④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이하 “근로시간 면제 한도”라 한다)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⑤ 노동조합은 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92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4조 제5항을 위반한 자

제11조의2(근로시간 면제 한도) 법 제24조의2 제1항에 따른 근심위(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할 때 법

제24조 제4항에 따라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체 조합원 수와 해당 업무의 범위 등을 고려하여 시간과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인원으로 정할 수 있다.

노동부 고시 제2010 - 39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24조의2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의2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0년 5월 14일

노 동 부 장 관

근로시간면제 한도 고시

1. 근로시간면제 한도

조합원 규모
시간 한도
사용가능인원
50명 미만
최대 1,000시간 이내
○ 조합원수 300명 미만의 구간 : 파트타임으로 사용할 경우 그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원의 3배를 초과할 수 없다
○ 조합원수 300명 이상의 구간 : 파트타임으로 사용할 경우 그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원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50명~99명
최대 2,000시간 이내
100명~199명
최대 3,000시간 이내
200명~299명
최대 4,000시간 이내
300명~499명
최대 5,000시간 이내
500명~999명
최대 6,000시간 이내
1,000명~2,999명
최대 10,000시간 이내
3,000명~4,999명
최대 14,000시간 이내
5,000명~9,999명
최대 22,000시간 이내
10,000명~14,999명
최대 28,000시간 이내
15,000명 이상
2012년 6월 30일까지: 28,000시간 + 매 3,000명마다 2,000시간씩 추가한 시간 이내
2012년 7월 1일 이후 : 최대 36,000시간 이내

* 규모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체 조합원 수를 의미함

2. 적용 기간 : 2010년 7월 1일부터

부 칙

(최초로 적용되는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관한 특례) 노동부 장관은 근심위가 심의·의결한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최초로 적용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여 지역적 분포, 교대제 근로 등 사업장 특성에 따른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근심위에 근로시간면제 한도의 적정성 여부를 심의 요청할 수 있다.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노동조합총연맹, ○○중앙회노동조합, ○○산업노동조합 및 위 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들로, 2010. 1. 1. 노조법 개정(법률 제9930호)으로 노조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것이 금지되고, 일정한 한도 내에서 노동조합 업무에 대한 유급처리를 인정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자, 관련 노조법 조항들,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한 근심위의 심의·의결 및 고용노동부장관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고시가 청구인들의 근로3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0. 9. 28.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요지】

1. ① 근심위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심의·의결은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하기 위한 행정기관 내부의 절차에 불과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② 처벌조항인 노조법 제92조 제1호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에 대해서는 청구인들이 다투고 있지 아니하고, 노조법 시행령 제11조의2는 근심위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심의·의결함에 있어 시간 외에 그 사용인원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하고 있을 뿐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이들 조항에 대하여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③ 이 사건 고시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결을 거쳤거나 다른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음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헌법소원의 보충성 요건을 결하였다. 따라서 노조법 제92조 제1호, 노조법 시행령 제11조의2, 근심위 심의·의결, 근로시간 면제 한도 고시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2. 노조법 제24조 제5항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요구를 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를 하는 것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므로,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법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근심위 심의·의결을 거쳐 고용노동부장관의 고시로 정하도록 한 것이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구체적인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단순히 조합원 수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사용인원 등의 한도를 파악해야 하는 등 전문가들의 지식 활용이 필요하고 노사간 이해관계의 원만한 조정이 요청되는 분야이다. 따라서 이를 법에서 직접 정하기보다는 노사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노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탄력적이고 전문적인 해결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근심위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에서 추천하는 각 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근심위 심의·의결에서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 및 전문가적 입장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고 입법과정에서 노정되는 국회의 전문성 부족을 메울 수 있으므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구체적 내용을 근심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용노동부 고시로 정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나아가 노조법 제24조 제4항은 면제 대상 업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용노동부장관 고시로 정해질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구체적 내용이 각 사업(장)별 조합원수 등을 기준으로 하여 각종 노동조합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통상적으로 필요한 ‘시간’ 및 적정한 사용인원 정도가 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조법 제24조 제4항 중 ‘근로시간 면제 한도’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비용을 원칙적으로 노동조합 스스로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독립성 확보에 기여하는 한편, 사업장 내에서의 노동조합 활동을 일정 수준 계속 보호·지원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고, 이러한 입법적 조치를 통해 관련 노사 분쟁을 미리 예방·해결하여 산업평화의 유지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이를 위하여 관련 문제의 해결을 전적으로 노사자치에 맡기지 않고, 노동조합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요구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요구를 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다.

1990년대 이후 산업별·직종별 노동조합이 증가하고 복수노조의 허용이

요청되는 등 노동환경이 상당히 변화하였다. 이에 기존에 기업별 노동조합이 주를 이루던 노사관계에서 사용자의 편의제공 차원에서 이루어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관행을 시정하고자 1997. 3. 13. 노조법 제정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규정이 신설되었으나 노사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그 시행이 유예된 바 있다. 그리하여 2010. 1. 1. 노조법 개정(법률 제9930호)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전면 금지하는 데 따른 노동조합 활동의 위축을 방지하고,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일부 담당하는 노조전임자 제도의 순기능을 살리고자 그 완충 장치로서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또한 기존의 노조전임자는 새로 도입된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통하여 풀타임(full time) 근로시간 면제자 또는 파트타임(part time) 근로시간 면제자로서 신분을 전환하여 과거 담당하던 노동조합 활동을 일정 수준 계속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활용을 통해 노조전임자에 대한 전면적 급여 금지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다.

한편, 법에서 근로시간 면제 범위의 최소한을 보장하고 이를 초과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노사의 자율적 결정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일 수도 있으나, 산업별 노동조합 형태가 주를 이루고 노동조합의 재정 자립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과 달리, 기업별 노동조합이 주를 이루어왔고 노조전임자의 급여를 사용자가 부담해온 오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게 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결정을 노사자율에 맡기는 것은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의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 할 것이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경우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유급 처리에 한해서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에 불과한 반면, 노조전임자 급여를 둘러싼 기존의 일부 불합리한 관행을 시정함과 동시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노동조합의 활동을 계속 보장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노조의 자주성 확보,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유지와 산업 평화라는 공익은 상당히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노사자치의원칙 또는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국제노동기구협약 제135호 ‘기업의근로자대표에게제공되는보호및편의에관한협약’은 1971년 국제노동기구에서 채택된 것으로 2002. 12. 27. 우리나라도 비준하여 발효되었으므로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위 협약 제2조 제1항은 “근로자대표에 대하여 그 지위나 활동을 이유로 불리한 조치를 할 수 없고, 근로자대표가 직무를 신속·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으로부터 적절할 편의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국내의 노사관계제도의 특성이나 당해 기업의 필요·규모 및 능력의 고려 등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에 대한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된 이상,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위 협약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위 협약을 해석하는 데 참고가 되는 국제노동권고 제143호 ‘기업의근로자대표에게제공되는보호및편의에관한권고’ 제10조를 보더라도 위 제135호 협약에서 말하는 ‘적절한 편의’에는 ‘근로시간 면제’가 포함되고, 합리적인 제한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시간 면제의 최대한을 사전에 입법으로 총량으로 설정하여 규율하는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위 협약 및 권고와 충돌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국제노동기구 산하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거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라고 볼 수 없고,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금지의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한 이상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 내용과 배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은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해 설】

1. 사안의 쟁점

2010년 노조법 개정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

지함과 동시에 유럽식 근로시간 면제 제도인 소위 ‘타임오프제(time-off)’가 도입되었다. 이를 두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유급처리를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는 노사가 자유로이 결정할 문제임에도 법으로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란이 되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규제 방식이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3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선,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정한 노조전임자 및 근로시간면제 제도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이들 제도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근로3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보기로 한다.

2. 노조전임자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

가. 제도의 내용

(1) 노조전임자

노조법 제24조는 ‘노동조합의 전임자’라는 제목 하에 제1항에서 ‘근로자로서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라고 하여,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근로자이면서도 근로계약상의 노무를 제공하지 않고 상시 노동조합의 업무만을 전담하는 자인 ‘노조전임자’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개정 노조법 이전부터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인 근로관계를 유지되면서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안정된 노사관계형성이라는 면에서 조합업무에 전념하도록 보장된 자로서’ 노사 관행의 일부로 존재해왔고(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다23297 참조), 다만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전제 하에 출·퇴근 등에 대한 사규의 적용을 받고 다른 한편으로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고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가 면제된다는 점에서 휴직 상태에 있는 근로자와 유사한 지위로 인정되어 왔다(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두5093 참조).

개정 노조법은 노조전임자의 인정 근거로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의 동

의’를 요함으로써 노조전임자를 사용자의 노조에 대한 편의제공의 하나로 보고 있다.2)다만 이러한 노조전임자의 인정과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지급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노조법은 ‘노조전임자는 전임기간동안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된다’(법 제24조 제2항)라고 하여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노조전임자가 급여를 수령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사용자가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한 종류로 규정하고 있다(법 제81조 제4호 본문 후단). 또한 노동조합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형사처벌로 강제하고 있다(법 제24조 제5항, 법 제92조 제1호).

다만 이러한 노조전임자 관련 규정들은 1997년 노동조합법 개정 시 마련된 것이나 그 시행을 앞두고 노·사간 대립이 극심하여 13년간 그 시행을 유예해오다가, 2010. 1. 1. 개정 노조법에서 복수노조의 허용과 함께 노조전임자 급여의 전면금지와 전면허용에 대한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time-off) 제도를 도입하면서, 2010. 7. 1.부터 함께 시행되고 있다.

(2) 근로시간 면제 제도

노조전임자는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지 못하지만(법 제24조 제2항)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노조법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의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고(법 제24조 제4항), 근로자가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 따른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규정함으로써(법 제

81조 제4호) 근로자가 일정한 근로시간면제 한도 내에서 노조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가 그에 상응하는 근로시간을 면제해줄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무급의 노조전임자와는 별도로 또는 기존의 노조전임자에 대하여 일부 유급처리가 가능하도록 부분적 전임, 즉 근로제공의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면서 그 일부에 대해 유급처리를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결정에 관해서는 고용노동부 내에 설치된 근심위가 심의·의결한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되, 3년마다 적정성 여부를 재심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위원회는 노·사위원 및 공익위원 각 5명으로 구성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24의2).

유럽식 타임오프 제도는 산업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는 노동조합의 재정으로 책임지되, 사업장 내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타임오프 방식을 통해 사용자가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는바, 개정 노조법은 이러한 소위 ‘타임오프제’의 도입을 통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원칙적 금지·예외적 근로시간면제 한도 허용’이라는 구조를 택한 것이다. 이러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전면금지로 인한 노조활동 위축을 방지함과 동시에 노사의 노무관리 일부분을 노조가 분담함으로써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노조전임제도의 순기능을 고려하여, 노조의 자주성 및 기업 내 근로자 조합활동의 순기능을 실현하면서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의 금지가 초래할 파장을 최소화시키는 합리적인 완충장치라 할 수 있다.3)

다만 개정 노조법상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급여 지급이 가능한 허용시간을 총량으로 사전에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법령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하는 유급처리를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의 금지 및 쟁의행위시 형사처벌(법 제24조 제5항, 법 제92조 제1호)과 부당노동행위의 병존에 의해 그 이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법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근심위라는 별도의 노동부 내 행정위원회를 통해 설정하도록 하고 그

한도 내에서 노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교섭할 수 있도록 정하여 다른 나라에서 시행 중인 일반적인 Time-off 제도와 비교할 때 독특한 입법례로 평가되고 있다.4)

나. 입법연혁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및 근로시간 면제와 관련한 노동법제는 노사자율 시기(1997년 3월 13일 이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전면금지 및 시행 유예 시기(1997년 3월13일∼2010년 6월 30일)5), 그리고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원칙적 금지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 도입 시기(2010년 7월 1일 이후)로 크게 구분된다.

(1) 노사자율 시기(1997년 3월 13일 이전) : 근로자의 신분을 유지하며 노조업무만 담당하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규정은 1997. 3. 13. 법률 제5310호로 제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처음 명시되었으나,6)노조전임자 제도 자체는 기업별 노조가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이전부터 관행으로 존재해왔다. 1953년에 제정된 노동조합법(1953. 3. 8. 법률 제

280호)에서는 단체협약의 체결 단위를 기업 내로 한정하였고7)1980년에 개정된 노동조합법(1980. 12. 31. 법률 제3350호)에서도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사업장 단위로 한정하는 등8)우리나라의 노동조합법은 역사적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기업 내로 한정하려고 한 경향이 있었다.

나아가 제3자 개입금지 조항9)및 노동조합의 임원을 종업원으로 제한하는 규정10)등을 통해 사실상 종업원이 아닌 자는 단체교섭, 쟁의행위 기타 노조 활동에 전혀 개입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합임원이 동시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업원으로서의 지위도 유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반 조합원이 사용자와 대립되는 위치에 있는 조합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벗어나 노조 업무에만 종사하는 노조전임자의 활동이 요청되었고, 그 결과 노조전임자는 근로자의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이른바 재적전임자의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노조전임자에 대해서는 종래부터 그 법적 지위와 함께 사용자의 급여지급 문제가 논란이 되어 왔는데, 기업별 노조의 영세성과 조합비 등 노동조합 재정에 대한 구 노동조합법상의 제한,11)노동조합의 사용자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와 그 이면에 있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개입으로서의 지원 등이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의 기업별 노조의 역사가 계속되는 동

안 종업원 신분을 가진 노조전임자의 활동이 노동조합 활동의 주를 이루었고 이들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지원도 관행화되어 왔다.

(2)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전면금지 및 시행 유예 시기(1997년 3월 13일∼2010년 6월 30일) : 그러나 1987년 노동조합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 노조의 조직형태도 산업별 노조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복수노조 인정에 대한 국내외의 끊임없는 요구가 행해지면서 기업별 노조 중심에서 산업별 노조로 변화하는 노조 환경 하에서 사용자의 기업 내 노조에 대한 편의제공 내지 통제기능 차원에서 이루어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관행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요구되었다. 또한 매년 노조전임자의 수는 증가하고 이들에 대한 급여 등 처우 문제가 사용자에게 단순히 노조에 대한 편의제공을 넘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노사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등 일부 불합리한 측면도 부각되자,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 지급이 근로자들의 자주적 단결체라는 노조의 본질에 부합하는지도 재고를 요하게 되었다.12)

이에 노동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노조전임자 제도를 둘러싼 일부 관행을 시정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민주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1997. 3. 13. 법률 제5310호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정시에 2001년 12월 31일까지 그 적용을 유예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노조전임자가 인정되며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금지하는 조항과 함께 사용자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을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이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복수노조의 설립금지 조항의 폐지13)와 더불어 신설되었다(1차 5년 유예).14)

그런데 법시행을 앞두고,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금지를 둘러싸고, 노사자치에 반한다는 노동계의 입장과 기존의 잘못된 관행은 금지되어야 하고 노조의 자주성 확보 차원에서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기업별 노조의 영세성,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의 오랜 관행으로 이를 갑자기 금지할 경우 노조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사업장단위에서의 복수노조 인정문제와 함께 2006. 12. 31.까지 다시 유보되었다(2차 5년 유예).

그러던 중 2003년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연구위원회가 구성되어 노조전임자 수와 급여지급과 관련하여 최소범위 내에서의 급여지원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의 예외를 인정하는 안건이 제안되어 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규정되었는데, 그 내용은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사용자와 협의 또는 교섭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다는 것이었다.15)그러나 이 또한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 노조법으로 개정되기 전에는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해당하지 않는 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이 전임자의 수나 급여의 액 등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없이 광범위하게 허용되고 있었다.

(3)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원칙적 금지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도입(2010년 7월 1일 이후) : 위와 같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입법이 마련된 이후 13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 급여가 사실상 제한 없이 허용된 결과, 계속 증가하는 노조전임자의 수와 전임자에게 지급되는 급여액수가 사용자에 대한 노동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하였고,16)노조전임자의 지위가 특권화·이권화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한편,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안정된 노사관계형성에 기여한다는 노조전임자 제도의 순기능 및 오랜 관행 등을 고려할 때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일체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고,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에 대해 입법적 관여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결사의 자유와 부합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해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완전금지가 아닌 새로운 입법방안이 2009. 7. 20. 노사정위원회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 공익위원안으로 제시되었으나, 노사정 합의를 보지 못하다가 결국 국회에서 공익위원안을 원안으로 하여 수정을 가한 여당법안을 중심으로 한 법률개정이 이루어져,17)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이른바 현재의 ‘근로시간 면제 제도’(Time-off 제)가 도입되었다.18)

종래 우리나라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관행을 일부 시정함과 동시에기업의 인사노무관리에 대한 협력·분담 등 “노조전임자의 순기능적 측면”을 고려하여 노사간 자율적 판단·결정의 영역하에서 최소한의 조합활동을 보호·지원해야 할 필요성 역시 존재함을 수용한 타협의 결과라 하겠다.19)

다. 양 제도의 관계20)

노·사간 첨예한 이해대립 등 우여곡절 끝에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양 제도의 법규정 해석 및 운용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노동계는 노조전임자 제도는 기본적으로 노사자치에 따라 해결할 영역으로 입법적 개입 자체가 잘못이라는 전제 하에 여전히 양 제도의 위헌성을 각각 지적하면서도, 제도가 도입된 이상 노사자치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과 관련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여부 및 단체협약의 사법상 효력 등에 관해서 노사의 자율적 판단을 우위에 두는 해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21)그 외에도 양 제도의 도입으로 기존의 비전임자 처우 등 사용자의 노조활동 지원 관행의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노조전임자에게만 적용되어 비전임자 등 기타 근로자의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용자의 편의제공이 가능하다는 등 최대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 및 고용노동부는 과거 노조전임자를 둘러싼 잘못된 관행의 시정을 위해 제도가 도입된 이상 그 입법취지를 최대한 살리고 제도의 빠른 정착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비교적 엄격하게 법규정을 해석하여 집행하려는 입장으로,22)법 위반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인정에 ‘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의사’ 라는 주관적 요소는 필요하지 않고, 법 위반 단체협약에 대한 규제도 시정명령 등을 통해 강력히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무급의 노조전임자와 유급의 근로시간면제자가 구별됨을 전제로 기존에 비전임자 내지

일반 조합원 등 노조전임자 외에 노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모두 새로 마련된 근로시간면제자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이들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사용자가 기존에 별도로 지원하던 관행도 제한되며, 기타 사용자의 노조활동에 대한 각종 편의제공도 축소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일부 노조는 기존의 노조전임자수를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일부 사용자들은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불법임을 알면서도 이면합의를 하는 등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완전히 깨뜨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23)

한편, 개정 노조법상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노조전임자 제도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제도인지, 아니면 노조전임자의 소정의 활동에 대해서 예외적으로 유급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취지인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이에 근로시간 면제의 적용을 받는 자에 노조전임자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지 또는 노조전임자만 이에 해당하는지 견해의 대립이 있다.

먼저, 양 제도가 구별된다는 전제 하에 ‘노조전임자’는 노조법 제24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로서 이들의 업무범위와 몇 명을 둘 것인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나 이들에 대한 급여는 노조 자체 재정에서 부담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근로시간면제자’는 정해진 시간 내에서 근무를 면제받고 노조법에 규정된 근로시간 면제 대상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정된 자로 사용자에 의해 유급처리가 가능한 자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24)즉 노조전임자는 100퍼센트 노조업무만 담당하는 완전 전임자를 의미하고, 개정법 시행 전 노사의 자율적 영역 안에서 일정부분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원받는 부분전임자의 허용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었는데 개정 노조법은 이러한 가능성의 영역을

근로시간 면제자로 규율하는 ‘병렬적 방식’을 취하였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25)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조전임자의 일정한 노조활동에 관해 예외적으로 유급처리가 가능하도록 마련한 제도라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노조전임자 급여 완전금지에 대한 노·사의 이해조정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사용자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입법정책의 양적 전환이라 할 수 있고 입법자는 ‘노조전임자’와 별도의 활동주체인 ‘근로시간면제자’를 창설한 것이 아니라 노조전임자의 전임활동 중 일정한 활동업무에 대해서는 근심위가 정한 한도 내에서 노사의 합의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보게 된다.26)

3.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청구인들은 근로3권의 침해 주장 외에 노조전임자가 사용자를 대신하여 수행한 노무관리업무 대행이라는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를 당연히 수령할 권리가 있음에도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에 의하여 근로에 대한 적정대가를 받지 못함으로써 근로의 권리, 직업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였다.

헌법 제32조 제1항이 규정한 근로의 권리는 국가의 개입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로이 근로를 할 자유와 국가에 대하여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는 정

책을 수립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기본적 내용으로 하는데(헌재 2009. 2. 26. 2007헌바27 , 판례집 21-1상, 61, 72), 노조전임자는 근로자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노사간 자유로운 합의에 기한 단체협약이나 사용자의 동의 하에 사용자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그 대신 노조업무만을 담당하는 것으로 노조전임자에게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인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헌법상 근로의 권리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노조전임자의 신분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사 합의 하에 일정 기간동안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노조업무만을 담당하는 것으로 하나의 직업 유형이라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이를 직업의 하나로 본다 하더라도 노사합의에 따라 전임자를 두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 제한이 없고 다만 노조전임자의 급여수령만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가 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의무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을 노조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사용자로부터 지급받을 권리까지 보장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로 인하여 직업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27)

그 외에 청구인들은 근로시간면제자와 비교할 때 근로자의 고충처리 등 유사한 노조업무를 처리함에도 노조전임자는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사용자와 비교할 때 노조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넘어서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금지하면서 사용자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하회하는 급여 지급을 주장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금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하였으나, 노조법에서 무급의 노조전임제도와 유급의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하더라도 노사합의에 따라 노조전임자의 신분이 풀타임 근로시

간면제자로 전환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노조전임자인 청구인들에게도 근로시간면제 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는 등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양 제도를 각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운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가 엄격히 구분됨을 전제로 하여 평등원칙을 논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법령에서 정한 근로시간면제의 최대한도까지 보장할 것인지 아니면 그 한도 내에서 일정 정도만 보장할 것인지 여부 또한 개별 노사주체가 자유롭게 교섭하여 결정할 수 있는 문제여서 청구인들이 얼마든지 사용자에게 위 한도의 최대한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그 한도의 하한을 유지하는 사용자에 대해서 별도의 제재수단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여 청구인들의 관계에서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근로3권의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항을 달리하여 보기로 한다.

나. 근로3권의 제한

근로3권의 자유권적 측면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단결, 즉 노동조합의 결성, 그리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단체교섭, 단체행동을 보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배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헌재 2009. 10. 29. 2007헌마1359 , 판례집 21-2하, 304, 316). 노조전임자 및 그에 대한 급여지급 문제 등은 원칙적으로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노사간 자유로운 합의에 맡겨져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청구인들의 근로3권을 침해하고 노사자치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된다.

(1) 근로3권의 헌법적 의의

근로3권은 국가공권력에 대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방어를 일차적인 목표로 하지만, 근로3권의 보다 큰 헌법적 의미는 근로자단체라는 사회적 반대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어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간의 실질적인 자치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 근로자는 노동조합과 같은 근로자단체의 결성을 통하여 집단으로 사용자에 대항함으로써 사용자와 대등한 세력을 이루어 근로조건의 형성에 영

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근로3권은 ‘사회적 보호기능을 담당하는 자유권’ 또는 ‘사회권적 성격을 띤 자유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헌재 1998. 2. 27. 94헌바13 등, 판례집 10-1, 32, 44-45; 헌재 2008. 7. 31. 2004헌바9 , 판례집 20-2상, 50, 67).

이러한 근로3권의 헌법적 수용은 협약자치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적 자치의 헌법적 수용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기본권과 달리 자기 목적적이지 않고 내재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본권으로 인식할 수 있다. 다만 일차적으로는 대국가적 방어권으로서 보호영역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침해를 배제하는 것이므로 자유권적 성질로서 근로3권은 국가가 노사의 집단적 자치영역을 존중하고 침해하지 않음으로써 보장되는 소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이러한 자유권적 성격으로 인해 입법자에 의한 별도의 형성행위 없이 헌법규정만으로도 국가권력의 부당한 침해를 배제하거나 보호 내지 규제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2) 단결권의 제한 여부

청구인들은 기업별 노조가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급여지급을 통한 노조전임자 신분의 안정은 노동조합의 안정적 운영과 직결된다 할 것이고 이는 결국 개별 근로자의 단결권을 실질화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노조법 제24조 제2항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결국 노조전임자들의 신분상 불안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근로자 및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한다.

노조법 제24조가 예정하고 있는 노조전임자는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자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근로제공의무를 면제받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전임자의 인정 및 그에 대한 급여지급은 사용자의 편의제공의 하나라고 봄이 상당하고, 노조의 자주성 확보 측면에서 보더라도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이 반드시 노동조합의 활동에 긍정적 효과를 가진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노조법 제24

조 제2항이 헌법상 청구인들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 조항이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할 권리 내지 가입하지 아니할 권리인 단결권을 직접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고 노사합의에 따라 노조전임자를 두는 것 자체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노조법 제24조 제2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단결권이 제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제한 여부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은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이나 근로시간 면제 등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직접 제한하거나 이를 단체교섭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는 아니하고 노조법 전체를 살펴보더라도 단체교섭권을 명문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으나,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원을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노동조합이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이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요구를 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노조전임자나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급여 지급 문제의 해결을 전적으로 노사단체에 의한 집단적 자치에 맡기지 않고 위법적인 교섭 및 쟁의사항으로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등이 헌법상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항인지 또는 헌법상 보장되는 이들 권리의 보호범위에 포함되는지 문제된다.

살피건대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근로자들에게 근로3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노조법 제1조제2조 제4호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그리고 동법 제2조 제5호는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을, 동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를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단체교섭의 대상은 근로3권을 보장한 원래의 취지에 비추어 근로조건 내지 근로자의 지위개선에 관한 사항을 그 중요내용으로 하지만 이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단체교섭권이 기본권의 하나로 보장되어 있는 한 그 대상은 노조법의 목적과의 관련하에서 넓게 유기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바, 단체교섭 당사자가 노사간의 집단적 관계를 발전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사항이면 모두 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28)또한 단체협약은 궁극적으로 근로조건 및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을 필수적 규율내용으로 하지만 단체교섭은 협약의 필수적 대상이 되지 않는 사항이라도 단체교섭제도의 성질과 취지에 비추어 교섭할 수 있는 사항이면 그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즉 집단적 교섭 내지 협약자치의 범위에 속할 수 있는 사항이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노조전임제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모두 사용자의 편의제공의 하나라 하더라도 이들 제도는 어느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조합원들의 이해와 관련된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근로3권의 행사목적인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에 관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헌법에서 보장된 단체교섭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29)

(4) 노사자치의 원칙 위반 문제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을 뿐, 독일기본법 제9조 제3항30)처럼 노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결사의 자유에 근거한 노사자

치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헌법 제33조가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이 중 단체교섭권은 근로자가 자유로이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노사자치의 원칙은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33조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고, 기타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계약의 자유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3권의 헌법적 수용은 협약자치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적 자치의 헌법적 수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노조전임자 급여금지 등의 입법 마련으로 인하여 집단적 자치를 자유로이 실현할 수 있는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 과도하게 제한되고 있는지 여부, 즉 근로3권 중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자유권적 측면이 침해되는지를 판단하게 되는 이상 노사자치 원칙의 위반 여부를 별도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보인다.31)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근로3권 중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에 의한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 침해여부

(1)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침해 여부

(가)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무급의 노조전임자 제도의 전면시행에 대한 보완책 내지 절충안으로 마련된 것으로 양 제도의 입법취지 및 운용이 서

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근로시간면제 제도가 노조전임자 제도의 위헌성을 차단하고 있어 별개로 그 위헌성을 판단할 실익도 크지 아니하다. 따라서 그 위헌 여부는 함께 판단되어야 한다.

(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등 근로자의 노조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처우는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영역이지 입법적 개입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서 본다면,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근로3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반한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전임자 급여지급 문제는 입법적 관여 대상이 아니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고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고,32)사용자의 노동조합 지원행위는 지배개입이라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국가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33)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노조전임자 등 관련규율은 노동조합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취해져야 하므로 경영권과의 조화를 위해 법률에서는 최소한을 보장하고, 단체협약에 의하거나 사용자 동의를 전제로 하는 그 이상으로의 보호 조치가 존중되어야 하므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는 ‘노조가 자주성을 상실하여 전임자 급여지급이 사용자의 지배·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합치한다고 해석하여야 하고, 만일 노조가 자주성을 잃지 않고 단체교섭력과 단체행동으로 사용자에게서 획득한 전임자 급여지급에 대해서는 노조법 제24조 제2항제81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게 된다. 그런데 노조법 제24조 제2항은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사

용자의 지배·개입이 인정되는지 불문하고 전임자에 대한 일체의 급여지급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종래 단체협약 내지 노사간 양해 사항으로 전임자에게 허용되어 오던 다양한 형태의 노조활동 편의제공 문제까지 모두 금지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결국 노조활동의 위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일찍이 정착되어 있는 국가에서는 근로시간 면제의 ‘최소한’을 법에서 보장하고 이를 상회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우리의 경우 근로시간 면제의 ‘최대한’을 정해 놓고 그 범위를 상회하여서는 단체교섭이나 단체행동이 금지되므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지적이 있다. 노조전임자의 업무는 안정된 노사관계의 형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러한 노조 업무에 관한 한 노조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것을 입법적으로 금지해서는 아니된다는 점에서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마련된 것이므로 면제대상을 회사의 노무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제한할 수는 있지만 이를 활용할 시간적 한도를 상한으로 정하여 제한하는 것은 제도의 입법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34)

또한 각 사업(장)의 규모 및 전국적 분포, 종업원수, 고용형태, 교대제 근로 등 근무형태 등에 따라 다종·다양한 상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일률적으로 면제시간의 한도를 정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결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핵심 사항이자 노사간 가장 민감한 면제 ‘한도’를 행정관청이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은 근심위를 통해 결정하도록 한 점,35)‘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근로자위원은 노사협의회 출석 시간과 이와 직접 관련된 시간으로서 노사협의회 규정으로 정한 시간은 근로한 것으로 보아 유급으로 처리되고 있고(동법 제9조 제3항)36),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자에

대해서도 그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하고 있고(동법 제19조 제7항),37)안건·보건에 관한 노사협의체 위원(동법 제29조의2 제8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활동시간은 사실상 유급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서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활동 등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를 근로시간 면제의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원칙적으로 유급처리되는 업무를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포함시킬 경우 총량으로 규제되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양이 줄어들게 되므로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서 대상업무로 원래 다른 법령에 의해 유급처리되는 업무를 포함시켜 규정한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38)

이러한 입장의 차이는 기존에 노조전임자가 아닌 비전임자(대의원, 비상임간부) 내지 부분전임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원을 근로시간 면제 제도 도입 이후에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결론을 달리한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노조전임자에 대한 일부 유급처리를 위한 규정으로 본다면 비전임자 등에 대한 금전적 지원은 여전히 양 제도의 적용영역 밖의 것이 되어 사용자의 편의제공의 하나로 인정가능하므로 노조에게 유리하고, 이를 별개의 제도로 본다면 기존의 비전임자 내지 부분전임자의 활동이 모두 근로시간 면제 제도 안으로 포섭됨으로써 근로시간 면제 한도 외에 사용자로부터 노조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되므로 노

조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그러나 노조전임자 및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입법연혁 및 산업별 노조로의 전환 등 변화된 노조 환경에 발맞춤과 동시에 노조전임자가 존재해 온 관행의 순기능을 최대한 살리고자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나 초기업형 노동조합의 임원, 간부 등에 대해서는 노조 스스로 급여를 부담하도록 하고, 사업(장) 내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조업무 종사자에 대해서는 소정의 유급활동시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 것이 근로시간면제제도의 도입취지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별 사업(장)에 따라 기존의 노조전임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유급처리를 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도 있고,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가 여전히 별도로 존재하면서 기존에 노조전임자가 기업 내부에서 담당하던 업무 일부를 유급의 부분전임자 즉 근로시간면제자가 이를 대체하면서 장기적으로 상급 노동단체 활동이나 초기업형 노동조합의 노조간부는 노조 자체 재정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근로자의 기업 내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노조전임제에서 유급의 근로시간면제제도로 옮겨가도록 함으로써 산업별 노조 중심의 변화된 노동환경에 부합하도록 제도가 설계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래 유럽식 타임오프 제도는 산업별 노조의 전임자에 대한 급여는 노동조합의 재정으로 책임지되, 사업장 내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타임오프 방식을 통해 사용자가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개정 노조법도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도입을 통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원칙적 금지·예외적 근로시간 면제 한도 허용’이라는 구조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별 사업장별로 이러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전면금지로 인한 노조활동 위축을 방지할 수 있고, 노사의 노무관리 일부분을 노조가 분담함으로써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노조전임제도의 순기능을 계속 실현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 판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2)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존중주의 위배 여부

청구인들은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금지는 입법적 간섭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국제노동기구 산하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 및 우리나라가 2001. 12.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협약 제135호 제2조 제1항 ‘적절한 경우에는 근로자 대표가 그 직무를 신속하고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으로부터 적절한 편의가 제공되어야 한다’의 내용에 배치되어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존중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하였다.

국제노동기구협약 제135호 ‘기업의근로자대표에게제공되는보호및편의에관한협약’은 1971년 국제노동기구에서 채택된 것으로 2002. 12. 27. 우리나라도 비준하여 발효되었으므로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살피건대 위 협약 제2조 제1항은 ‘근로자대표에 대하여 그 지위나 활동을 이유로 불리한 조치를 할 수 없고, 근로자대표가 직무를 신속·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으로부터 적절할 편의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협약 제2조 제2항에서는 ‘이 경우 국내의 노사관계제도의 특성이나 당해 기업의 필요·규모 및 능력이 고려되어야 한다’, 제3항은 ‘그러한 편의의 제공은 당해 기업의 능률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것이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어,39)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금지에 대한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된 이상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위 협약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위 협약을 해석하는데 참고가 되는 국제노동권고 제143호 ‘기업의근로자대표에게제공되는보호및편의에관한권고’ 제10조를 보더라도 위 제135호 협약에서 말하는 ‘적절한 편의’에는‘근로시간 면제(the necessary time off from work)’가 포함됨을 알 수 있는데,40)

위 권고 제10조 제3항에 의하면 이에 대해 ‘합리적인 제한(Reasonable limits)을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시간 면제의 최대한을 사전에 입법으로 총량으로 설정하여 규율하는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위 협약 및 권고와 충돌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국제노동기구 산하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거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라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국제노동기구의 관련 협약 및 권고와 충돌하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개정 노조법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금지와 함께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한 이상 이 사건 노조법 조항들이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 내용과 배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정의 의의

개정 노조법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유럽식 타임오프 제도인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에 대해 기존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최대한을 미리 정해놓고 노사합의를 통해서도 이를 초과하는 근로시간 면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나아가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 면제자의 개념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인지, 기존에 다른 법에 의해 원래 보장되어온 노사 업무 일부가 새로 도입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의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지 등도 논란이 되었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면 합의로 여전히 노조전임자에 대해 유급처리가 되고 있다고 보고되기도 하나, 중·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기존의 노조전임자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서 그 신분이 전환되어

여전히 유급처리가 보장되고 있고,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법상 보장되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범위의 활동을 하는 노조전임자에 대해서는 노조 자체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이미 타임오프제도를 시행하는 있는 나라들과 같이 그 보장한도의 설정을 노사자치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지 않고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미리 정해놓은 것이 과도한 근로3권의 제한인지 문제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양 제도의 입법적 연혁, 과거 기업별 노조가 주를 이루어오다 산업별·직업별 노조 형태로 변화해감에 따라 유럽과 같이 산업별 노조에서 활동하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는 노동조합의 재정으로 책임지되 사업장 내 노무관리와 직결되는 근로자의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일정 한도 내에서 유급처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한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번 결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별 사업장별로 이러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전면금지로 인한 노조활동 위축을 방지할 수 있고, 노사의 노무관리 일부분을 노조가 분담함으로써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노조전임제도의 순기능을 계속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기까지 우리나라 노동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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