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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 위헌확인", 결정해설집 14집, , 2016, p.341
[결정해설 (결정해설집14집)]
본문

-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의 실명확인 사건 -

(헌재 2015. 7. 30. 2012헌마734 , 2013헌바338 (병합), 판례집 27-2상, 308)

이 동 욱*1)

【판시사항】

1.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홈페이지의 게시판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한 때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의6 제1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의6 제6항, 제7항(이하 ‘실명확인조항’이라 한다),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1조 제1항 제1호(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심판대상】

제82조의6 (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 ①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문자·음성·화상 또는 동영상 등의 정보(이하 이 조에서 “정보등”이라 한다)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른 신용정보업자(이하 이 조에서 “신용정보업자”라 한다)가 제공하는 실명인증방법으로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만, 인터넷언론사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에 따른 본인확인조치를 한 경우에는 그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한 것으로 본다.

제261조 (과태료의 부과·징수등)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 제82조의6 제1항을 위반하여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아니한 자

⑥ 인터넷언론사는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실명인증”의 표시가 없는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등이 게시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삭제하여야 한다.

⑦ 인터넷언론사는 정당·후보자 및 각급선거관리위원회가 제6항의 규정에 따른 정보등을 삭제하도록 요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에 따라야 한다.

【사건의 개요】

1. 2012헌마734 사건

청구인 안0호, 김0원은 2012. 12. 19.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유권자이고, 청구인 주식회사 00그룹은 인터넷신문인 ‘00일보’를 운영하며 인터넷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인이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제6항, 제7항은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실명인증방법으로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실명인증 표시가 없는 정보는 인터넷언론사 스스로 또는 정당·후보자 등의 요구에 따라 지체 없이 이를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 안0호, 김0원은 위 대통령선거의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 게시판에 익명으로 후보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정보를 게시하고자 하는데, 위 규정들로 인하여 자신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청구인 주식회사 00그룹은 위 규정들로 인하여 00일보의 게시판 이용자에 대한 실명확인조치의무 등을 부담하게 됨으로써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는다고 주장하면서, 2012. 8.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13헌바338 사건

청구인 주식회사 00커뮤니케이션은 2013. 1. 10.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2012. 12. 19.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하여 위 청구인이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이 정한 실명확인의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아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제26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1,000만 원의 과태료처분을 받았다. 청구인 주식회사 00커뮤니케이션은 위 과태료처분에 대하여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였고[제주지방법원 2013과96 공직선거법위반(과태료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그 소송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제261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3카기256)을 하였으나 2013. 8. 28.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3. 10.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요지】

1. 관계법령의 규정 내용이 구체적으로 ‘인터넷언론사’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독립된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운영하는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이를 결정·게시하는 이상, 해당 인터넷언론사가

자신이 실명확인 조치의무를 지는지 여부에 관하여 확신이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경우를 상정할 수 없고, ‘지지·반대’의 정보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자신의 글 등이 이에 해당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인터넷언론사’와 ‘지지·반대’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 게시판 등을 통한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이 유포될 경우 언론사의 공신력과 지명도에 기초하여 광범위하고 신속한 정보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실명확인조항은 이러한 인터넷언론사를 통한 정보의 특성과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현실 등을 고려하여 입법된 것으로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다. 실명확인조항은 실명확인이 필요한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그 대상을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는 점, 인터넷이용자는 실명확인을 받고 정보를 게시할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실명확인에 별다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아닌 점, 실명확인 후에도 게시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다만 ‘실명인증’ 표시만이 나타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명확인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정당한 익명표현과 유해한 익명표현을 구분하는 명확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 있는 의견이 개진되거나 위법한 표현행위가 감소될 것이라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유해한 익명표현뿐만 아니라 유익한 익명표현까지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축시켜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범죄에 대하여는 명예훼손죄나 후보자비방죄 등 여러 제재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편의 및 선거관리의 효율성이라는 기술적 편리성에만 치우쳐 사전적·예방적 규제를 통하여 익명표현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제하고 있는 선거운동기간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가장 긴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는 점과 표현의 자유 보장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따르는 불이익이 선거의 공정성 유지라는 공익보다 결코 더 작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해 설】

1. 사안의 쟁점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인터넷언론사’와 ‘지지·반대’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인터넷언론사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과 헌법재판소 결정

가. 입법연혁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의6 제1항은 “인터넷언론사는 당해 인터넷사이트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에 관한 의견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의견게시를 하고자 하는 자가 기입하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후 일치하는 경우에 한하여 의견게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정당·후보자 및 예비후보자는 자신의 명의로 개설·운영하는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에 관한 의견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술적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실명확인제를 도입하였다.

이는 같은 법 제82조의4(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기간 중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운동을 위한 내용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제59조(선거운동기간) 제3호에서 후보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게 함에 따른 조치였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등 참조).

이와 같이 최초로 도입된 실명확인제는 인터넷언론사로 하여금 그 이용자가 ‘선거에 관한 의견을 게시하는 경우’에, 사전에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후 일치하는 경우에 한하여’ 의견게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실명확인기간은 특별한 제한이 없었지만, 이 사건 실명확인조항은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문자·음성·화상 또는 동영상 등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 한하여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하도록 하면서(제82조의6 제1항), 실명확인을 받은 정보 등은 ‘실명인증’ 표시가 나타나도록 하고 ‘실명인증’의 표시가 없는 지지·반대의 정보 등이라도 일단 게시는 가능하게 하고 사후에 삭제의 대상이 되도록 하였다(같은 조 제4항, 제6항, 제7항).

나. 헌법재판소 결정

헌법재판소는 2010. 2. 25. 2008헌마324 등 사건에서, 인터넷언론사에 대하여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할 의무 및 위와 같은 글이 ‘실명인증’의 표시가 없이 게시된 경우 이를 삭제할 의무를 부과한 구 공직선거법(2008. 2. 29. 법률 제8879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의6 제1항, 제6항, 제7항이 명확성원칙,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익명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1. 12. 29. 2007헌마1001 등 사건에서,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

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한정위헌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없이(선거일 당일제외)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글·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 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헌법재판소 2012. 8. 23. 2010헌마47 등 사건에서는, 인터넷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본인확인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2009. 1. 28. 대통령령 제21278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30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가.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는 2010. 2. 25. 2008헌마324 등 사건에서, 실명확인조항과 실질적인 내용이 같은 구 공직선거법(2008. 2. 29. 법률 제8879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의6 제1항 중 ‘인터넷언론사’와 ‘지지·반대의 글’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인터넷언론사’의 개념을 공직선거법 제8조의5(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음은 관련조항 항목에서 보는 바와 같고, 같은 조 제6항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인터넷 선거보도의 정치적 중립성·형평성·객관성 및 권리구제 기타 선거보도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에 의한 ‘주요 심의대상 인터넷언론사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2조는 인터넷언론사의 범위에 관하여 “1.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의 신문사업자와 같은 조 제4호의 인터넷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의 잡지와 「방송법」 제2조 제1호의 방송을 경영·관리하는 자,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의 뉴스통신사업자 등이 직접 운영하거나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인터넷홈페이지, 2. 자체적으로 기사·논평·칼럼 등을 생산하여 신문·방송·웹진 등의 형태로 보도하는 인터넷홈페이지, 3. 인터넷포털사이트(뉴스공급원으로부터 뉴스나 기사를 제공받아 편집·가공하거나 매개하여 제공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4.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심의위원회가 인터넷언론사로 결정한 인터넷홈페이지”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제4조 내지 제7조에서는 인터넷언론사를 결정할 때에는 작성기준일 전 3개월 동안 최소 1회 이상의 새로운 보도기사를 게재하고 있는 지 등을 확인하여 매 분기 첫 달의 10일 이내에 결정하여 이를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계법령의 규정 내용이 구체적으로 인터넷언론사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독립된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운영하는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이를 결정·게시하는 이상, 해당 인터넷언론사가 자신이 실명확인 조치의무를 지는지 여부에 관하여 확신이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경우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언론사의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공간, 예컨대 개인의 카페·블로그 등은 실명확인조치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함이 명백하다.

(나)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제59조 제3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운동을 위한 내용의 정보를 게시하는 등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며,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 그의 배우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나 비방을 금지하면서(제82조의4 제1항, 제2항),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언론사의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 이 사건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인터넷 선거운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예방

하는 한편 ‘선거운동’과 ‘지지·반대의 글’을 구분하고 있다.

한편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이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이를 위한 득표에 필요한 모든 행위 또는 특정 후보자의 낙선에 필요한 모든 행위중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 계획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헌재 2001. 8. 30. 2000헌마121 등 참조).

따라서 이와 같은 선거운동의 개념,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의 발생이 빈번한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책임 있는 글쓰기를 유도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목적, 공직선거법 관련조항과의 관계와 용어의 구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지지·반대의 글’은 위와 같은 선거운동에 이르는 글을 포함하면서, 그에 이르지 아니 한다고 하더라도 정당·후보자에 대하여 찬동하여 원조하거나 찬성하지 않고 맞서서 거스르는 글을 의미하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자신의 글이 이에 해당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에도 위 결정의 취지가 타당하고,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인터넷언론사’와 ‘지지·반대’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는 재판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실명확인조항은 게시판 이용자가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으로 자신의 정치적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 동시에 그러한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말미암아 게시판 이용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역시 제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 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참조).

한편 실명확인조항은 인터넷언론사에게 인터넷홈페이지 게시판을 운영함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중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의무, 실명인증 표시조치의무 및 실명인증 표시가 없는 게시물에 대한 삭제의무를 부과하여 인터넷언론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도 제한하나, 이 사건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은 언론의 자유라 할 것이고,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의 제한은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의 제한에 수반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으므로,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하여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등 침해 여부를 함께 판단하였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참조).

그밖에 이 사건에서 실명확인정보는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실명인증자료가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3항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 및 신용정보업자에 의하여 수집·관리된다는 점에서 실명확인조항은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제한한다고 봄이 상당하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참조).

청구인들은 실명확인조항이 다른 매체를 이용 또는 운영하는 자와 인터넷언론사 게시판을 이용 또는 운영하는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차별취급은 실명확인제가 게시판 이용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 및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함에 따라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결과일 뿐인 것으로서 그에 관한 판단은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의 침해 여부 등에 관한 판단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참조).

(2) 합헌론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명확인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실명확인조항은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

방 등에서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경우가 많고, 부당한 선거운동이나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으로 선거의 평온과 공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부작용을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인터넷이용자가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실명확인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각종 흑색선전이 줄어들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의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이 예상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때 그 한계로서 논의되는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역사성, 선거 및 정치 문화의 특수성,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환경, 선거와 관련된 국민의식의 정도와 법 감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9. 5. 28. 2007헌바24 ; 헌재 2014. 4. 24. 2011헌바17 등 참조).

우리나라의 경우 그 동안 이루어온 민주주의의 발전상과 높아진 국제적 위상, 국민의식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과연 현재 우리의 선거문화가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행위를 무조건 전면적으로 허용해도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아니할 정도의 안정적 수준에 와 있는지,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뒷받침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아 민주주의 실천의 원동력이 되었음에도 이는 과열선거와 혼탁선거로 나아갈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조직과 사조직 그리고 혈연·지연·학연을 이용한 불법선거, 여론조작과 흑색선전 등 거짓말 선거, 금권을 이용한 금전선거의 폐해가 잔존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이를 시정하여 공명선거를 이루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이 뜨겁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행위를 무조건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면 후보자나 예비후보자 등 사이의 지나친 경쟁으로 선거가 과열되고, 그들이 관련되는 공조직 및 사조직을 이용하거나 불법적으로 동원한 선거운동원뿐 아

니라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인터넷을 이용한 무분별한 흑색선전, 진실을 왜곡한 의혹제기, 편파적 의견이나 부당한 표현, 허위사실유포나 비방 등으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인터넷언론사를 통한 정보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언론사의 공신력과 지명도에 기초하여 광범위하게 유통될 수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훼손과 개인적 피해는 다른 수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실명확인조항은 이러한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개인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실명확인제를 도입하면서도, 실명확인이 필요한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그 대상을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는바, 실명확인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실명확인조항은 실명확인이 필요한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은 선거일 직전으로 비교적 짧고(대통령 선거의 경우 22일,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 선거의 경우 13일), 선거의 공정성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이다. 공직선거에서 그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을 통한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이 유포될 경우 신속하고도 광범위 한 정보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내에 이를 치유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또한 현행법상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나 후보자비방죄로 규제하는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는 선거에서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후보자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특히 흑색선전 등을 한 장본인이 당선자가 아닌 제3자일 경우에는 당선무효 등을 통해 선거의 결과를 되돌릴 수도 없다.

그리고 인터넷 정보는 복제성, 확장성, 신속성을 가지고 있어 과거의 전통적인 다른 방법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언론사는 개인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 기타 인터넷 사이트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공신력과 지명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접속자 수가 월등히 많고, 그로 인해 인터넷언론사의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에 게시된 정보들은 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유통될 수 있다. 따라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훼손과 개인적 피해는 종래의 고전적인 수단이나 개인의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 등을 이용한 수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관련 정보가 게시되는 경우에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그에 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실명확인방법은 점차 용이한 방법으로 개선되고 있다. 2005. 8. 4.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종전과 같이 인터넷언론사가 스스로 이용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안전부장관이 제공하는 실명인증방법으로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2008. 2 .29.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실명확인을 받는 기관이 행정안전부장관 외에 신용정보업자도 추가되어 이원화됨에 따라 편의성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이용자가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에도 실명확인을 받고 정보를 게시할 것인지 여부는 게시자가 선택할 수 있고 실명확인에 별다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며, 실명확인을 거치지 않은 정보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인 경우에는 인터넷언론사에 의해 사후적으로 삭제될 뿐이다. 또한 실명확인 후에도 게시자의 실명이나 성별, 나이 등과 같은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실명인증’이라는 표시만 나타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본인확인제의 경우 입법목적은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이고, 기간제한 없이 표현의 내용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인터넷게시판 이용과 관련하여 본인확인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실명확인조항은 입법목적이 ‘선거의 공정성’이고, 선거운동기간에 한하여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에만 실명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양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여 판단하면,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 등이 선거일을 제외하고 상시적으로 허용되는 가운데,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후보자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실명확인조항이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언론사 홈페이

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 실명확인을 받게 하고 실명인증 표시가 없는 정보는 이를 삭제하도록 규정하였다고 하여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법익의 균형성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을 이용한 허위사실유포 등으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의 훼손, 후보자의 인격권 침해 및 여론 왜곡 등의 폐해 방지라는 실명확인조항으로 얻는 공익이, 인터넷언론사의 이용자가 실명확인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이나 글 등을 게시하면서 겪게 될 수 있는 주저함, 인터넷언론사의 기술적 조치에 따른 비용 발생 또는 이용자 수의 감소 등의 사익보다 훨씬 크다 할 것이므로, 실명확인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따라서 실명확인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 안0호, 김0원의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청구인 주식회사 00그룹, 주식회사 00커뮤니케이션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3) 위헌론

위 합헌론에 대한 재판관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강일원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익명표현의 자유의 보호 필요성

표현의 자유는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다. 특히, 정치적 보복이나 차별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권력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려면 익명이나 가명으로 하는 표현이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 익명표현이 무책임하고 악의적으로 행해질 경우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에 악용되어 선거의 공정과 평온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흑색선전에 대한 처벌 등 다른 수단으

로 대처하여야지 익명표현의 자유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처하여서는 안 된다.

대의민주제 하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대의기관을 선출할 때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권력에 의한 외압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비밀투표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남의 눈이 두려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거짓으로 표출하는 유권자가 나올 수 있고, 이에 따라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어 선거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비밀선거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는 입법자가 입법형성권을 행사할 때 당연히 준수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헌법이 비밀선거 원칙을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투표 시 뿐만 아니라 투표 전에 이루어지는 정치적 의사표현에 있어서도 의사표현자의 신원에 대한 비밀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외압 가능성은 투표 행위에 대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선거와 관련한 여론 형성을 일정한 방향으로 왜곡하거나 유도하기 위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운동에 있어서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는 비밀선거 원칙을 규정한 헌법정신에 비추어도 그 보호 필요성이 인정된다.

누구든지 쉽게 참여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고 정보의 쌍방향 전달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인터넷이 새로운 표현매체로 자리 잡은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국민 의사를 직접 반영하여 실질적이고 다원적인 민주주의 실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인터넷 공간에서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판단

1)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 및 수단의 적정성 문제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익명표현을 규제할 경우, 정치적 보복의 우려 때문에 일반 국민은 자기 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된다. 이는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킴으로써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운영 과정에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게시판 자체를 폐쇄한 인터넷 언론사가 적지 않았던 점

을 보면, 실명확인제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공간 축소를 야기하는 문제점 또한 발생시킨다. 이처럼 의사표현 자체가 위축되고, 의사표현의 공간마저 축소되는 부작용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전제로 하는 선거과정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이루어지는 실명확인제가 흑색선전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선거후보자에 대한 흑색선전은 단순한 후보자 비판의 문제가 아니라 치밀한 사전계획에 입각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인터넷 실명제로 막기 어려운 불법행위이다. 공정한 선거를 해치는 악의적 의사표현은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상황의 여러 조건들이 변수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이지, 익명표현을 허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정당한 익명표현과 유해한 익명표현을 구분하는 명확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 있는 의견이 개진되거나 위법한 표현행위가 감소될 것이라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유해한 익명표현뿐만 아니라 유익한 익명표현까지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축시켜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공직선거법은 선거의 공정을 위하여 선거운동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외에는 선거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폭넓게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선거운동기간 동안만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는데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치적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핵심적 기간이라 볼 수 있는 선거운동기간 중에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선거와 관련한 익명의 의사표현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짧은 선거운동기간 중 허위사실이나 흑색선전이 유포될 경우 이를 치유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선거결과를 왜곡할 우려가 있으므로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걱정하는 선거범죄로 인하여 선거결과를 그르칠 위험성은 현행 선거법이 선거운동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규정함에 따른 문제이지, 익명표현의 자유를 허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구체적 위험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제대상인 ‘인터넷 언론사’의 범위가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인터넷 언론사’란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호의 규정에 따른 인터넷신문사업자 그 밖에 정치·경제·사회·문화·시사 등에 관한 보도·논평·여론 및 정보 등을 전파할 목적으로 취재·편집·집필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보도·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인터넷홈페이지를 경영·관리하는 자와 이와 유사한 언론의 기능을 행하는 인터넷홈페이지를 경영·관리하는 자를 말한다(공직선거법 제8조의5 제1항). 그런데 누구나 관심사항을 인터넷에 올리고 전파할 수 있는 현대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모든 웹사이트들이 인터넷 언론사에 해당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를 취재·편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히 ‘매개’하는 경우까지 이에 해당된다고 보아 그 범위를 한정하기 곤란하며, ‘이와 유사한 언론 기능’이라는 부분 역시 모호하므로 규제대상이 무한정 확대될 우려가 있다.

한편, 인터넷 게시판과 대화방은 개설자에 의하여 용도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게시판 등 이용자는 어떤 내용의 의사표시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실명 확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문언상 지지·반대의 글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로 되어 있고, 이에 따라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이 게시될 ‘가능성’만 있으면 모두 규제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실상 모든 게시판 및 대화방이 규제대상이 되므로 규제의 공간적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과 구별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여, 인터넷 언론사의 삭제조치나 법집행기관의 과태료 부과 등에 있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의미가 명확하다고 보더라도,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은 선거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핵심이라는 측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한 익명표현의 자유를 사실상 박탈하는 조항이 될 수 있다. 특히 후보자 등에 대한 ‘지지의 글’은 비방이나 명예훼손의 우려가 적은데도, 반대의 글과 마찬가지로 실명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비방이나 명예훼손 등의 선거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익명표현의 자유를 과잉제한하는 것이다.

선거실명 확인제가 표방하고 있는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목적은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는 다른 수단에 의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우선, 영화의 등급분류 심사처럼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되, 이용자로 하여금 실명확인이 된 글과 익명의 글에 대해 구분하여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있다. 인터넷 게시판을 실명방과 비실명방으로 구분하여 익명표현 자체는 금지하지 않고 수신자가 게시글을 읽기 전에 그 게시물이 실명글인지 익명글인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하면, 글에 대한 신뢰감을 주어 게시물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은 실명확인을 거쳐 실명 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게 될 것이다. 또한 비실명 게시판에는 진지성과 신빙성이 부족하여 유권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경고문을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정보에 따른 유권자의 의사 왜곡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범죄에 대하여는 명예훼손죄나 후보자비방죄 등 여러 제재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게시판 감시활동을 통하여 불법게시물에 대한 검색과 그에 대한 대응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기술수준에서 사후적으로 게시물 표현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처럼 사후 규제수단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편의 및 선거관리의 효율성이라는 기술적 편리성에만 치우쳐 사전적·예방적 규제를 통하여 익명표현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제하고 있는 선거운동기간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가장 긴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는 점과 표현의 자유 보장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따르는 불이익이 선거의 공정성 유지라는 공익보다 결코 더 작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4) 해설

헌법재판소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0헌마47 등 사건에서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하여 위헌을 선고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실명확인제 역시 동일한 이유로 위헌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본인확인제와 선거 관련 실명확인제는 시기와 내용, 입법목적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려 없이 동일한 결론에 이를 수는 없다.

두 제도의 비교에 의미가 있는 핵심적인 사항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 본인확인제
선거관련 실명확인제
시기
제한없음
(상시, 모든 기간 적용)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국한
(대통령선거 22일 /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 의회의원 및 장 선거 13일)
내용
제한없음
(모든 게시 내용에 적용)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내용에 한정
입법목적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
흑색선전 방지로 “선거의 공정성”

위와 같은 차이점들이 과잉금지원칙 위배의 심사에 있어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선거관련 실명확인제는 시기와 그 내용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 입법목적 내지 추구하고자 하는 공익에 있어서도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 이외에 우리 사회의 선거현실에서 중요한 가치로 인정되고 있는 ‘선거의 공정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정의견은 종래의 실명확인제 사건의 합헌결정과 같이 신중한 접근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4. 결정의 의의

이 사건 결정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그 제한이 과도하여 선거권 및 피선거권의 행사나 선거의 기능을 지나치게 제약하거나 왜곡하여서는 안 되고 기본권보장의 헌법이념과 헌법상의 제반원칙에 합치되도록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나,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경우에는 이를 제한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한 결정이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이용이 대중화·일상화 되면서 선거 관련 의사표명도 대부분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터넷 선거운동이 전면 허용됨에 따라 사이버상의 익명성을 악용한 흑색선전 사범도 대폭 증가하는 추세이다. 인터넷언론사를 통한 정보는 언론사의 공신력과 지명도에 기초하여 광범위하게 유통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을 통한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이 유포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훼손과 개인적 피해는 다른 수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을 중시한 이 사건 결정으로 말미암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결정 이후에도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 실명확인제’에 대하여는 선거운동기간 중 그대로 유지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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