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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7. 12. 24. 선고 95헌마247 판례집 [불법구금 위헌확인]
[판례집9권 2집 806~816]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檢事의 拘束 내지 監禁行爲를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적법성(소극)

2. 基本權 侵害가 終了되어 권리보호의 이익이 부인된 事例

3. 無罪 등 判決 宣告 후 釋放對象 被告人을 意思에 반하여 矯導所로 連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檢事는 피고인을 구금하는 사실행위를 행하는 기관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가 구속피고인을 구속 내지 감금한다는 사실행위는 存在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구속 내지 감금행위를 심판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가.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여 주는 제도이므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 등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基本權의 侵害가 終了됨으로써 그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 등을 취소할 실익이 없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다. 다만 동종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다거나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될 뿐이다.

나. 법무부장관은 1997. 11. 20. “구속피의·피고인석방절차개선지침시달”을 수립·시행하고, 검찰총장은 1997. 12. 1. “석방지휘신

속처리지침”을 제정·시행하였므로, 더 이상 법정에서 석방대상 피고인을 교도관이 석방절차라는 명목으로 피고인의 동의없이 교도소로 연행 내지 구금하는 행위를 계속 반복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특히 해명이 필요한 것으로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3. 무죄 등 판결 선고 후 釋放對象 被告人이 교도소에서 지급한 각종 지급품의 회수, 수용시의 휴대금품 또는 수용중 영치된 금품의 반환 내지 환급문제 때문에 임의로 교도관과 교도소에 동행하는 것은 무방하나 피고인의 동의를 얻지 않고 意思에 反하여 矯導所로 連行하는 것은 헌법 제12조의 규정에 비추어 도저히 허용될 수 없다.

청 구 인변 ○ 신

대리인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최 병 모

피청구인1. 제주지방검찰청 검사

2. 제주교도소장

참조조문

憲法 제12조

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刑事訴訟法 제331조(無罪 等 宣告와 拘束令狀의 效力) 無罪, 免訴, 刑의 免除, 刑의 宣告猶豫, 刑의 執行猶豫, 公訴棄却 또는 罰金이나 科料를 科하는 判決이 宣告된 때에는 拘束令狀은 效力을 잃는다. 但 檢事로부터 死刑, 無期 또는 10年 以上의 懲役이나 禁錮의 刑에 該當한다는 趣旨의 意見陳述이 있는 事件에 對하여는 例外로 한다.

참조판례

2.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

1997. 3. 27. 선고, 92헌마273 결정

주문

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4. 10. 10. 살인 혐의로 제주경찰서에 구속되었다. 같은 달 31. 제주지방법원(94고합252)에 구속 기소되어 1995. 4. 8. 징역 15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광주고등법원 제주부(95노11)에 항소하여 1995. 7. 27. 10:00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의 변호인은 같은 날 12:07경 피청구인 제주교도소장에게 청구인을 지체없이 석방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동 피청구인은 검사의 석방지휘 없이는 미결수용자를 석방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피청구인 제주검찰청 검사의 석방지휘서가 같은 날 15:06경 도착하자, 비로소 청구인을 석방하였다.

법원에서 청구인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한데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이 청구인을 즉시 석방하지 아니하고 계속 구금한 행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1995. 8. 18. 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법원이 미결수용자로 구속중에 있는 피고인인 청구인에 대하여 1995. 7. 27. 10:00경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이 즉시 석방하지 아니하고 같은 날 15:06까지 청구인을 계속 구금한 이 사건 구금행위의 위헌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피청구인 제주교도소장의 이 사건 구금행위는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준항고절차에 의하여 구제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은 무죄판결이 선고된 당일 15:30경 이미 석방되었으므로, 준항고에 의하여 구금행위를 취소할 이익이 없고, 행정소송의 이익도 없으므로 그 절차에 의하여 구제될 수 없다.

(2) 헌법소원은 단순히 주관적 권리구제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보장에 제도의 본질이 있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미 석방되어 기본권 침해가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헌법소원심판은 심판의 이익이 있다.

(3)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구속되지 아니하고(헌법 제12조 제1항·제3항) 무죄 판결이 선고된 때에는 구속영장의 효력은 상실되므로(형사소송법 제331조) 즉시 피구속자를 석방하여야 한다.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 검사의 석방지휘 등 특별한 요건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헌법이나 법률에서 찾아볼 수 없다. 청구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을 계속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

(4) 무죄 등 판결의 선고를 받은 피고인을 교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편의때문에 계속 구금할 수는 없다. 첫째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미결수용자에게 수의(囚衣) 등을 착용하도록 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기본권침해인 것이므로 수의의 회수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된 피고인을 계속하여 구금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고, 둘째로 식기류, 침구류

등은 당초부터 교도소 당국이 소유, 관리하면서 미결수용자 등에게 사용하게 하는 것이므로 이를 회수하기 위해 구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셋째로 수용 당시의 휴대금품 또는 영치된 금품 등은 판결선고 전에 미리 반환할 수 있게 준비하여 법정에서 무죄 등 판결이 선고된 즉시 이를 반환할 수 있는 것이고, 넷째로 오인석방을 방지하기 위한 확인절차와 귀가에 필요한 여비 등의 파악과 보호대책의 강구 역시 미리 준비하여 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집행할 수 있다.

(5) 청구인은 피청구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헌법 제12조의 신체의 자유,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 또한 피청구인들의 행위는 헌법 제10조 후문이 정하는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에도 위반한 것이다.

나. 법무부장관 및 제주교도소장의 의견 요지

(1)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준항고 또는 행정소송에 의하여 구제될 수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은 무죄선고일인 1995. 7. 27. 15:06경 이미 석방되어 기본권 침해가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

(2) 형사소송법 제331조는 구속영장의 실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석방에 관한 구체적인 행정적 조치는 행형법에 따라야 한다. 행형법 제53조는 “수용자의 석방은 사면, 형기종료 또는 권한이 있는 자의 명령에 의하여 관계서류를 조사한 후 소장이 이를 행한다” 제54조 제2항은 “권한이 있는 자의 명령에 의한 석방은 서류 도달 후 5시간 이내에 행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의 “서류”는 검사의 석방지휘서를 의미한다. 따라서, 제

주교도소장이 1995. 7. 27. 14:55경 청구인에 대한 검사의 석방지휘서를 접수한 뒤, 5시간 이내인 같은 날 15:06경 출소를 하게 한 것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신체의 자유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 교정시설과 같은 사회방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수용기관이 행형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석방절차를 위하여 필요한 시간 무죄선고를 받은 자를 수용시설에 보호하는 것은 정당하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형사소송법 제460조 제1항, 제461조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재판집행의 지휘·감독”은 검사의 직무와 권한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를 구체화하고 있는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26조는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33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이 실효된 때에는 판결이 선고된 날에 지체없이 피고인을 석방하여야 한다. 사건사무담당직원은 법원으로부터 제1항의 재판결과통지를 송부받은 때에는 당일에 구속감독부에 소정의 사항을 기재하고 석방지휘서를 작성하여 검사의 서명·날인을 받아 피고인이 재소하고 있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의 장에게 송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석방절차는 ① 수용중 지급한 각종 지급품의 회수, ② 수용시 휴대금품 또는 수용 중 영치된 금품의 수량 확인 및 환급 ③ 오인석방을 방지하기 위한 석방지휘서류와 석방될 자의 본인 여부의 확인, 귀가에 필요한 피복·여비의 유무 및 무의탁자의 석방후 귀가보호대책의 강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므로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말할 수 없다.

(5) 법정에서 판결선고만으로 바로 구속피고인을 석방 한다면,

피고인의 계호에 임한 교도관이 판결내용을 듣고, 본 것만을 근거로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는 것이나, 법관이 선고한 사실을 확정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형식과 절차를 둠으로써, 피고인을 구속한 검사에게 재판의 내용을 통고하고, 이를 검사가 확인한 뒤 수용시설의 장에게 석방을 명하는 것은 인신구속과 석방의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6) 교도소장이 구속피고인의 석방을 예상하여 사전에 준비를 하면 된다는 주장은 재판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교정시설의 장이 법관의 고유권한인 재판을 일방적으로 예측하여 출소대상자를 미리 정하고 출소준비를 한다는 것으로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출소당사자에 대한 휴대금품이나 영치금품의 수불도 출소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확인 지급되어야 하며, 수용생활에 필요한 용품도 출소직전까지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석방을 위한 절차는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성을 가진다.

3. 판 단

이 헌법소원심판은 법원에서 무죄판결의 선고로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된 석방대상 피고인을 법정에서 즉시 석방하지 아니하고 석방절차를 밟기 위하여 일정한 시간 사실상 구금한 행위가 헌법상 정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심판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가. 먼저 청구인의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에 대한 청구부분을 검토한다.

행형법에 의하면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은 자는 구치소나 교도소 또는 소년교도소 안의 미결수용실에 수용하고, 구치소, 교도소, 소년교도소(이하 “교도소”라 한다)

의 장이 이들 수용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행형법 제2조, 제3조 제1항, 제8조). 검사는 구속영장이나 재판의 집행에 관하여 지휘할 권한(형사소송법 제81조, 제460조)과 교도소를 수시로 시찰할 권한만을 가지는 것이다(행형법 제5조 제2항). 검사는 청구인의 구금행위라는 사실행위를 행하는 기관이라고 볼 수 없고, 구속영장의 집행으로 피고인을 구속·구금하는 사실행위는 교도소장이 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가 무죄 판결의 선고로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을 구속 내지 감금한 사실행위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다음 청구인의 제주교도소장에 대한 청구부분을 살피기로 한다.

(1) 청구인은 1995. 7. 27. 10:00 무죄판결을 선고받고 같은날 15:06경 석방되었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침해 상태는 이미 종료되었다고 하겠다.

형사소송법 제331조에 의하면 무죄 등 판결 선고와 동시에 바로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므로, 무죄 등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법정에서 즉시 석방되어야 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결정 참조, 판례집 제4권 853, 867면). 바꾸어 말하면 교도관이 석방절차를 밟는다는 이유로 법정에 있는 석방대상 피고인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교도소로 다시 연행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를 내세운다고 할지라도 헌법상의 정당성을 갖는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2) 그러나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여 주는 제도

이므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 등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됨으로써 그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 등을 취소할 실익이 없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다. 다만 동종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다거나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견해이다(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 판례집 제4권 51, 56면;1997. 3. 27. 선고, 92헌마273 결정, 판례집 제9권 1집 337, 342면).

이 헌법소원 심판 계속중, 법무부장관은 1997. 11. 20. “구속피의·피고인석방절차개선지침시달”을 수립·시행하고, 검찰총장은 1997. 12. 1. “석방지휘신속처리지침”을 제정·시행하고 있는데 이들 지침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형사소송법 제331조에 의하여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 교도관은 석방대상 피고인에 대하여 포승·수갑 등 계구(戒具) 사용을 금하고, 교도소에 임의(任意) 동행하되 자유인으로서 처우한다. 공판관여 검사는 법정에서 선고내용을 확인하고, 재판장으로부터 석방대상자에 대한 판결문 또는 판결초고 사본이나 재판결과통지 또는 석방대상자 명단을 교부받아 석방지휘서를 작성하여 즉석에서 교도관에게 교부한다. 교도소에 석방자 명단 또는 석방지휘서를 유선으로 알려주거나 팩스로 보내어 석방에 따르는 행정처리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석방대상 피고인이 교도소 도착후 지체없이 탈의·영치품 반환 등 필요한 절차를 마친 다음 귀가할 수 있도록 한다. 교도소에 임의로 동행하는 석방대상 피고인에 대하여 실질적

인 불이익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 재판장은 판결 선고직후 석방대상 피고인의 재판결과통지 등을 공판관여 검사에게 교부하여 주도록 법원과 긴밀히 협조한다.

(3) 이러한 일련의 사실에 의하여 생각건대, 무죄 등 판결 선고 후 석방대상 피고인이 교도소에서 지급한 각종 지급품의 회수, 수용시의 휴대금품 또는 수용 중 영치된 금품의 반환 내지 환급문제 때문에 임의로 교도관과 교도소에 동행하는 것은 무방하나 피고인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의사에 반하여 교도소로 연행하는 것은 헌법 제12조의 규정에 비추어 도저히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위 지침의 각 제정·시행으로 더 이상 법정에서 석방대상 피고인을 교도관이 석방절차라는 명목으로 피고인의 동의없이 교도소로 연행 내지 구금하는 행위를 계속 반복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특히 해명이 필요한 것으로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청구인의 제주교도소장에 대한 이 심판청구는 심판청구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심판청구는 모두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7. 12. 24.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 용 준

재판관 김 문 희

재판관 이 재 화

재판관 조 승 형

재판관 정 경 식

재판관 고 중 석

재판관 신 창 언

주 심 재판관 이 영 모

재판관 한 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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