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1. 김 ○ 솔
미성년자이므로 친권자 부 김○식, 모 문○덕
2. 지 ○ 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박 창 래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 김○솔은 청구외 문○덕의 4살짜리 아들이고, 청구인 지○미는 위 문○덕의 친구이자 위 김○솔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인데, 위 문○덕은 1995. 11. 10. 서울고등법원에서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96. 6. 6. 형기종료와 동시에, 이와는 별도로 1994. 1. 28.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던 형에 대한 집행유예가 실효됨으로 인하여 1997. 3. 25. 당시 청주여자교도소에 수형중에 있었다. 청구인들은 1997. 3. 25. 위 문○덕과의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위 교도소로부터 위 문○덕이 수형자로서 1개월 2회로 정하여진 접견횟수를 이미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접견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자 접견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행형법 제18조제6항과 행형법 시행령 제56조제1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1997. 6. 10.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행형법 제18조제6항과 행형법 시행령 제56조제1항의 위헌여부인바, 그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행형법 제18조(접견과 서신의 수발) ① 내지 ⑤ 생략
⑥ 접견참여, 서신의 검열 및 접견과 서신의 제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행형법시행령 제56조(접견의 횟수) ① 수형자의 접견횟수는 징역의 수형자에 대하여는 매월 2회, 금고·노역장유치 또는 구류의 수형자에 대하여는 매월 3회로 한다. 다만, 소장은 20세 미만의 수형자 또는 이에 준하는 처우를 받는 수형자와 행형성적이 우량한 수형자에 대하여는 접견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청구인들은, 수형자의 접견교통권을 월 2회 내지 3회로 제한하는 행형법시행령 제56조제1항은 자유형의 본질과 행형의 목적, 국가의 기본권보장의무등에 비추어 볼 때 필요이상의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 헌법 제37조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고, 위 시행령의 근거인 행형법 제18조제6항은 접견교통권의 제한만을 정하고 그 제한의 기준과 범위를 정하지 아니한 채 포괄적으로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규정이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 헌법소원의 적법성에 관한 의견
(가) 사전구제절차의 누락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는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는 바, 본건의 경우 청주여자교도소장의 접견불허처분이 위헌이라 하더라도 청구인들은 먼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거쳐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에 본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어야 할 것인데 이를 거친 흔적이 전혀 없어 부적법하다.
(나) 청구기간의 도과
법률의 공포후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비로소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된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하는 바, 청구인들이 청주여자교도소장으로부터 접견을 거부당한 것은 1997. 3. 25. 이므로 적어도 동일자에는 기본권침해사실을 알았을 것이고 그로부터 60일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어야 할 것인데 본건의 경우 동 기간이 초과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7. 6. 10.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
(다) 자기관련성의 결여
법률에 대하여 바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면 청구인 스스로가 다른 집행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당해 규정에 의하여 현재 직접적으로 권리침해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본건의 경우 심판의 대상이 된 행형법 제18조제6항 및 동법시행령 제56조제1항의 규정은 모두 수형자에 대한 접견과 서신 즉 수형자의 외부교통권에 관한 사항을 규율한 것이므로 접견을 허가할 경우 단순히 반사적 이익에 관련될 뿐인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한 경우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본안에 관한 의견
(가) 과잉금지 원칙의 침해여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 제한 할 수 있다(헌법 제37조제2항). 행형법은 수형자를 교정교화하여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하여 교정시설의 장에게 교정교화의 임무를 부여함과 동시에 수형자의 일부 기본권을 제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최대의 교정효과를 거두려는 입법취지에서 규정된 것이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행형법시행령 제56조제1항은 수형자의 접견 및 서신횟수를 월 2회로 규정하고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 교도소장이 이를 증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바, 만일 무제한의 접견을 허용한다면 범죄단체조직원등이 의도적으로 매일 접견을 하는등 교정질서 유지나 교화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것임은 물론 가족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므로 동 규정은 교정 목적달성과 공익보호에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일본 감옥법의 경우 수형자는 친족아닌 자와의 접견과 서신수발이 금지되고 접견의 참여, 서신의 검열, 기타 접견 및 서신에 관한 제한을 하위법령인 감옥법시행규칙에 위임하고 있고, 동 시행규칙 제123조는 수형자의 접견을 월 1회로 제한하고, 다만 교도소장이 교화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그 횟수를 증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UN이 채택한 "피구금자처우최저기준규칙"도 제37조에서 "피구금자는 필요한 감독하에 일정한 기간을 두고 그의 가족이나 믿을 만한 친구와 통신 또는 접견에 의하여 교통하는 것이 허가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수형자의 접견등 외부교통의 제한을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행형법 제56조제1항은 헌법 제37조제2항 소정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포괄위임 금지원칙의 위배여부
56조는 접견횟수를, 제58조는 접견참여등을, 제61조는 서신발송횟수를, 제62조는 서신검열요령등을 규정하고 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외국의 입법례도 있는 만큼 포괄위임금지를 규정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판단
가.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대하여 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제1항은 제68조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청구기간과 그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에도 기본권을 침해받은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하므로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고,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1996. 3. 28. 93헌마198 . 판례집 8-1. 241, 1996. 8. 29. 92헌마137 . 판례집 8-2. 127등 참조)
나. 그러므로 보건대 수용자의 접견제한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행형법은 1962. 12. 24. 법률 제1222호로 개정되어 시행되었고, 수형자의 접견횟수를 제한하는 행형법시행령은 1995. 8. 26. 대통령령 제14756호로 전문개정되어 시행되었으며, 청구인들은 위 법령의 시행이후인 1997. 3. 25. 접견신청을 하였으나 거부되었으므로 그때부터 기본권이 침해되었음을 확정적으로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1997. 3. 25.부터 기산하여 60일 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기간이 지난 1997. 6. 10. 비로소 청구한 것이므로 그 청구기간을 경과하였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8. 4. 30.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
재판관 이영모
주심재판관 한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