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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7. 26. 선고 2005헌바57 결정문 [형사소송법 제295조 등 위헌소원]
[결정문] [지정재판부]
사건

2005헌바57 형사소송법 제295조 등 위헌소원

청구인

권 ○ 섭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로6 기피기각결정에대한즉시항고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 위 사건의 담당재판장이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에 대하여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하는 등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담당재판장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는바, 담당재판부는 위 기피신청이 소송지연을 목적으로 한 것이고 기피의 원인되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 위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하였고(2005로6), 그 소송 계속중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95

조가 자신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5. 7. 5. 위 법률조항의 위헌여부가 당해소송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각하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같은 달 13. 위 법률조항과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를 채택한 법관의 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사소송법 제295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와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호 형사사건의 담당재판장이 검사가 채택하지 않겠다고 한 증거를 채택한 행위(이하 ‘법관의 행위’라 한다)의 위헌여부라 할 것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295조(증거신청에 대한 결정) 법원은 제294조 및 제294조의2의 증거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하며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위헌제청신청 각하결정의 이유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를 채택한 법관의 행위가 공평한 것이 되려면 형사소송법 제295조헌법에 합치하여야 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95조의 위헌여부는 이러한 행위를 한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 및 그에 대한 항고심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

(2) 재판은 법관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무엇이 법인지를 가리는 것이므로 법관이 직권으로 소송의 일방에게 불리한 또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청구인의 공평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나. 위헌제청신청 각하결정의 이유요지

청구인이 위헌제청을 구하는 형사소송법 제295조가 당해사건인 기피신청에 대한 즉시항고 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는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가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될 것이 요구된다(헌법 제107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참조). 그런데 여기에서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첫째 그 법률이 법원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그 법률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등).

(2) 이 사건의 당해사건은 형사사건의 담당재판장이 검사가 증거신청을 하지 않은 증거에 대하여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한 행위가 형사소송법 제18조 제1항이 정하는 법관의 기피사유에 해당한다며 위 형사사건의 피고인인 청구인이 제기한 기피신청의 즉시항고심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원의 소송지휘권의 한 내용으로서 검사, 피고인 등 소송당사자의 증거신청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 규정이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검사 등의 증거신청에 대한 법원의 증거조사결정 또는 법원의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결정 등 법원의 증거조사결정을 다투는 이의신청사건(형사소송법 제296조) 등에 적용될 조항이지, 법관이 당해사건에서 불공평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다.

물론 법관의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서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인 사유’에 해당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모든 증거조사가 기피사유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소송지휘권의 행사로서 현저히 자의적인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만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나 또는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나아가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기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위헌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조항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별도로 독자적인 심사를 하기보다는 되도록 법원의 이에 관한 법률적 견해를 존중해야 할 것이며, 다만 그 전제성에 관한 법률적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을 때에만 헌법재판소가 이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3. 5. 13. 92헌가10 등, 판례집 5-1, 226, 239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와 같은 법원의 법률적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으리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를 다투는 이 사건 청구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법관의 행위’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기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당사자의 증거신청에 대한 증거조사 또는 법원의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는 소송절차를 질서 있게 유지하고, 소송의 진행을 순조롭게 하기 위하여 법원 또는 법관에게 부여된 소송지휘권의 한 내용이다.

그런데 소송지휘권에 의한 재판장이나 수명법관, 수탁판사의 명령이나 사실행위는

종국판결을 위한 중간적․부수적 재판 또는 준비행위로서 성질상 종국판결에 흡수․포함되어 일체를 이루는 것이고, 그에 대한 불복은 종국판결에 대한 상소의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소송지휘권의 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는 결국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헌재 1993. 6. 2. 93헌마104 , 판례집 5-1, 431, 434 등 참조),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 역시 부적법하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1호 및 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5. 7.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전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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