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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3. 26. 선고 2008헌바52 2008헌바104 판례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판례집21권 1집 434~44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조세포탈범을 가중처벌 하는 경우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1966. 2. 23 법률 제1744호로 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과잉처벌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가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3.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때에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이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4. 조세포탈액의 경중이 기준이 되어 이미 부정취득액을 납부한 자에게도 동일하게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조세포탈범에 대한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는 조세포탈행위의 반사회성, 반윤리성에 터잡아 거액의 조세포탈자에게 경제적인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한 이득을 박탈함으로써 국민의 납세윤리를 확립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서 비롯된 것인바, 법관은 정상에 따라 벌금형을 감액할 수도 있고, 벌금형만을 선고유예 할 수도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벌금형을 반드시 병과 하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거나 범행자를 귀책 이상으로 과잉처벌 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벌금형을 선고받는 자가 그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때에 그 집행 방법의 변경으로 하게 되는 노역장 유치는 이미 형벌을 받은 사건에 대해 또다시 형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형벌 집행 방법의 변경에 불과한 것이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조세포탈액 등의 다과는 조세포탈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성이 인정되며, 부정취득액의 납부는 조세범처벌법상의 즉시징수제도나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상 가산금, 가산세제도의 위하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양형절차에서 반영될 수 있는 것이므로 부정취득액의 납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하더라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그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한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포탈하거나 환급받은 세액 또는 징수하지 아니하거나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이하 “포탈세액 등”이라 한다)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포탈세액 등이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

한다.

② 생략

구 조세범처벌법(1993. 12. 31. 법률 제4667호로 개정되고, 2006. 12. 30. 법률 제8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ㆍ공제를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에 의하여 처벌한다. 단, 주세포탈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1. 특별소비세ㆍ주세 또는 교통세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환급ㆍ공제받은 세액의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2. 인지세의 경우에는 증서ㆍ장부 1개마다 포탈세액의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3. 제1호 및 제2호에 규정한 이외의 국세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이나 환급ㆍ공제받은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경우에 있어서 포탈하거나 포탈하고자 한 세액 또는 환급ㆍ공제를 받은 세액은 즉시 징수한다.

참조판례

1. 헌재 1998. 5. 28. 97헌바68 , 판례집 10-1, 640

헌재 2005. 7. 21. 2003헌바98 , 판례집 17-2, 34

3. 헌재 1994. 6. 30. 92헌바38 , 판례집 6-1, 619

당사자

청 구 인 1. 박○택[2008헌바52]

대리인 변호사 민충기 외 1인

2. 김○수[ 2008헌바104 ]

대리인 법무법인 한별

담당변호사 백창수 외 3인

당해사건1.대구고등법원 2008노54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2008헌바52]

2.

서울고등법원 2008노343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2008헌바104 ]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8헌바52 사건

청구인 박○택은 2005. 3. 15.경 김○달 등 소유의 대지 228㎡를 4억 2,500만 원에, 같은 달 18. 황○춘 소유의 대지 163㎡를 3억1,500만 원에 취득하여 같은 해 8. 17. 경 주식회사 ○○씨엔씨에 39억 5,900여 만 원 및 30억여 원에 매도하고도, 관할세무서에 양도소득을 신고함에 있어 양도금액을 6억 원 및 10억 원으로 축소하여 작성한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여 양도소득세 28억여 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9억 원을 선고받았다(2007고합498).

이에 청구인은 2008. 1. 18.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소송계속중(2008노54)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8초기43), 2008. 5. 29. 항소 및 위헌심판 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08. 6. 5. 위 규정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사건은 청구인의 상고로 현재 재판계속중이다(2008도5129).

(2) 2008헌바104 사건

청구인 김○수는 금 관련 업자로서 2003. 1. 24. 경부터 2004. 5. 11. 경에 이르기까지 다른 공범들과 공모하여 금 거래 과정에서 납부할 부가가치세 629억여 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되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벌금 1,250억 원을 선고받았다(2007고합1027, 1252).

이에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소송계속중(2008노343)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8초기773) 2008. 8. 13. 항소 및 위헌심판 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08. 9. 22. 위 규정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사건은 2008. 12. 11.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그 형이 확정되었다(2008도7995).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 박○택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및 제2항에 대하여 위헌 여부의 심판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심판청구 및 위헌심판 제청신청의 신청이유, 청구인의 주장 취지에 의하면 청구인은 포탈세

액 등이 연간 10억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규정 자체에 대하여는 위헌성을 주장하지 아니하고, 단지 징역형 부과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부분의 위헌성만을 다투고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같은 법 제8조 제2항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1966. 2. 23 법률 제1744호로 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개정된 것, 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1966. 2. 23 법률 제1744호로 제정되고, 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포탈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그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한다.

① 생략

[관련규정]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된 것) 제8조(조세포탈의 가중처벌) ①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포탈하거나 환급받은 세액 또는 징수하지 아니하거나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이하 “포탈세액 등”이라 한다)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포탈세액 등이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생략

구 조세범처벌법(1993. 12. 31. 법률 제4667호로 개정되고, 2006. 12. 30. 법률 제8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에 의하여 처벌한다. 단, 주세포탈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1.특별소비세ㆍ주세 또는 교통세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환급·공제받은 세액의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2.인지세의 경우에는 증서·장부 1개마다 포탈세액의 5배 이하에 상

당하는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3.제1호 및 제2호에 규정한 이외의 국세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이나 환급·공제받은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경우에 있어서 포탈하거나 포탈하고자 한 세액 또는 환급·공제를 받은 세액은 즉시 징수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위헌심판 제청신청 기각 결정 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포탈 세액의 차이라는 비본질적인 요인에 의하여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조세포탈로 인한 부정취득액을 이미 스스로 납부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는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연간 포탈세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기계적으로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형을 병과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범처벌법 제9조를 기본적인 구성요건으로 하여 규정되어 있는데, 조세포탈행위로 부정취득한 이득은 같은 법 제9조 제2항에서 즉시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세기본법상 가산세 제도, 국세징수법상 가산금 제도가 있어 손실된 국가재정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이중으로 이득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고, 이로써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연간 포탈세액이 일정액 이상이면 기계적으로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 할 수밖에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하고, 병과된 벌금형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노역장에 유치함으로써 사실상 징역형의 기간을 연장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의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나. 위헌심판 제청신청 기각 결정 이유요지

(1) 조세포탈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포탈세액이 많을수록 가중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세 포탈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 하는 데에는 수긍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그 한계금액을 전후한 사안에 있어서의 법정형의 현저한 차이는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조절할 수 있으며,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통하여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을 박탈하는 것은 국민의 납세윤리를 확

립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법관이 정상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감액하거나 그 선고를 유예할 수도 있으므로 과잉처벌이라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액 이상의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려는 입법자의 결단에 의한 것으로서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에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은 선고된 형의 집행에 관한 문제로서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다. 법무부장관 의견요지(2008헌바52)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2005. 7. 21. 2003헌바93 사건에서 이미 합헌결정을 하였고, 그로부터 불과 3년 남짓 경과한 현 시점에서 조세범에 대한 처벌을 완화할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여 특가법 제8조 제1항 제1호의 조세포탈액 한도가 상향조정된 것에 비해 제2항은 일관되게 규율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의 처벌의사가 확고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종전 선례를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나머지 부분은 법원의 위헌심판 제청신청 기각 결정의 이유와 대체로 동일하다.

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의견요지( 2008헌바104 )

조세포탈의 경우 조세형평 및 실질과세의 원칙 등을 훼손하는 조세사범을 엄단하는 의미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고, 3년 이내의 범위에서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여타 범죄와의 비교에 있어 형량의 형평성에 문제가 되지 아니하고, 관세법증권거래법위반죄의 벌금 규정과도 형평에 어긋나지 아니하며, 청구인이 부가가치세 수백억 원을 부정으로 환급받아 그 상당의 국고손실을 초래한 점에 비추어보면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및 개정 경과

일반적으로 특별법의 제정을 통하여 특정의 범죄를 가중처벌 하는 것은, 그 법률로 대응하고자 하는 사회현상에 큰 변화가 일어 일반법에 정한 형으로는 처벌의 실효를 거둘 수 없거나, 종래에는 단순한 행정범으로 인식되던 것이 사회사정의 변화에 따라 형사범으로 인식되게 된 경우와 같이 그 범죄의 성

격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거나, 또 경우에 따라서는 선고되는 형이 너무 낮아 입법으로 일정한도 이상으로 양형의 선택을 제한하게 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 흔히 사용되는 입법정책이다.

그런데 조세포탈은 국가의 존립기반인 재정권을 침해하는 국가적 법익에 관한 범죄로서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헌법상 국민의 기본적 의무인 납세의무를 면탈한다는 점에서 반사회적 범죄로 평가되고, 더욱이 복지국가적 경향이 갈수록 강화되어가는 오늘날에 있어 조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국민의 담세율과 담세액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조세포탈의 금액과 방법도 거대하고 교묘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입법자는 이러한 사회현상 및 사정의 변화에 비추어 조세포탈범을 포탈세액 등에 따라 가중처벌 하도록 하기 위하여 1966. 2. 23. 법률 제1744호로 제정된 특가법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특가법은 그 후 국가경제 규모의 확대, 물가상승, 사회가치관 및 국민 법감정의 변천에 따라 가중처벌의 기준 포탈세액을 상향 조정하여, 제정 당시에는 포탈세액 등이 연간 1,000만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연간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인 때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던 것을 3차례의 개정을 통하여 포탈세액 등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때에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였고, 법 제정 이래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다.

나. 헌법재판소의 선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미 1998. 5. 28. 97헌바68 사건(판례집 10-1, 640) 및 2005. 7. 21. 2003헌바98 사건(판례집 17-2, 34)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합헌 판단을 한 바 있고, 그 가운데 97헌바68 사건의 판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그런데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각 호는 그 법정형이 가장 중한 경우에 있어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등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 비하여 이

사건 규정은 그 법정형이 가장 경한 경우에 있어서도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포탈세액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조세범처벌법과 비교할 때 법정형이 상당히 높고, 이와 같은 차이는 연간 포탈세액이 199,999,999원인 경우와 2억 원인 경우를 놓고 그 법정형을 비교할 때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조세포탈범은 재정범으로서 일반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그것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조세포탈액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중된다는 점에서 볼 때 조세포탈액 등을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일응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뿐만 아니라 조세포탈범에 대한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이 사건 조항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는 조세포탈행위의 반사회성, 반윤리성에 터잡아 거액의 조세포탈자에 대하여 경제적인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한 이득을 박탈함으로써 국민의 납세윤리를 확립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서 비롯된 것인바, 법관은 정상에 따라 작량감경 등을 통한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규정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거나 범행자를 귀책 이상으로 과잉처벌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한편, 입법자가 이 사건 조항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조세포탈범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 헌법재판소는 2003헌바98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의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배되는지에 관하여도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한 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것으로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 판례집 6-1, 619, 627). 그런데 이러한 이중처벌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거듭 행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로 이 사건과 같

이 벌금형을 선고받는 자가 그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때에 그 집행 방법의 변경으로 하게 되는 노역장 유치와는 관련이 없다.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 유치는 이미 형벌을 받은 사건에 대해 또다시 형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형벌 집행 방법의 변경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유지함이 타당하다.

다. 기타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할 때 조세포탈액의 경중이라는 비본질적인 차이에 의하여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가 달라지고, 이미 조세포탈로 인한 부정취득액을 납부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에게 동일하게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5억 원의 조세포탈액 등을 한계금액으로 하여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하나, 조세포탈죄에 있어서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그 조세포탈액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중된다는 점에서 볼 때 조세포탈액 등을 기준으로 하여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비록 조세포탈액 등의 다과만이 그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또한, 조세포탈범죄에 있어서 포탈세액의 많고 적음은 그 불법의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일반화된 징표로서 법정화하기 쉬운 반면, 그 밖의 다른 양형자료들은 행위자 개개인마다 나타나는 양상이 다를 수 있어 이를 일반화하여 불법의 요소로 삼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탈세액만으로 가중처벌 조건을 정한 것에는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또한, 한계금액 5억 원을 전후한 경우에 있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할 것인지 여부는 그 법정형의 구체적인 적용에 있어 작량감경 등을 통하여 조절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것이 불합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조세포탈 이후 형사처벌을 받기 전에 포탈세액 등을 이미 납부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별하지 않고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사실이나, 부정취득액의 납부는 조세범처벌법상의 즉시징수제도나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상 가산금, 가산세제도의 위하력에 따라 이루어지고, 조세포탈이라는 범죄 성립 이후에 포탈세액을 납부했다는 사정은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범위 안에서 법관의 양형절차에서 반영될 수 있다

는 점을 고려할 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특가법의 입법배경, 현재 우리의 평균소득 수준에 비추어 본 5억 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 거액의 조세포탈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 내지 비난여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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