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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5. 26. 선고 2010헌마499 판례집 [형사소송법 제405조 위헌확인]
[판례집23권 1집 254~260]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즉시항고의 제기기간을 3일로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405조(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민사재판의 즉시항고 제기기간보다 단기로 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즉시항고는 당사자의 중대한 이익에 관련된 사항이나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신속한 결론이 필요한 사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간이하고 신속한 판단을 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그 제기기간을 단기로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형사소송법상의 법정기간의 연장 또는 예외에 관한 규정은 즉시항고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3일이라는 기간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2. 형사재판의 경우는 부당한 구금의 장기화 방지,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증거의 멸실이나 왜곡 방지,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의 목적달성을 위한 형벌권의 조기실현 등을 위하여 민사재판에 비해 보다 신속하게 법률관계를 확정지을 필요가 있으므로, 민사소송법상 즉시항고 제기기간인 1주일의 절반 가량인 3일로 규정한 것은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는 형사재판은 당사자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

향을 주는 것들이 많고, 판결에 대한 상소의 경우와 달리 즉시항고에 대해서는 이유서를 제출하는 기간도 따로 주어지지 아니한다. 그런데 형사재판절차의 전문가인 검사와는 달리 당사자가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하거나 즉시항고이유를 작성하기에 3일은 너무나 짧은 기간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검사가 아닌 당사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제27조 제1항과 헌법 제12조 제1항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05조(즉시항고의 제기기간) 즉시항고의 제기기간은 3일로 한다.

형사소송법(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3(항소이유서와 답변서) ①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전조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344조를 준용한다.

②∼④ 생략

형사소송법(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4(항소기각의 결정) ①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전조 제1항의 기간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단,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② 전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참조판례

1. 헌재 2002. 10. 31. 2001헌바40 , 판례집 14-2, 473, 481헌재 2006. 11. 30. 2003헌바66 , 판례집 18-2, 429, 437헌재 2009. 6. 25. 2008헌마259 , 판례집 21-1하, 900, 907-908

당사자

청 구 인정○성청구인 대리인 법무법인 동래담당변호사 김충희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09. 12. 8. 부산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죄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고(2009고단3269)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수령하고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그 기간을 도과하여 제출함에 따라 2010. 5. 7. 위 법원으로부터 항소기각결정을 받았고(2009노4647), 그 후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2항에 의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도과되어 위 재판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제한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405조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0. 8.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05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05조(즉시항고의 제기기간) 즉시항고의 제기기간은 3일로 한다.

[관련조항]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항소이유서와 답변서) ①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전조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후문 생략)

제361조의4(항소기각의 결정) ①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전조 제1항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단,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② 전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고 있는 3일의 즉시항고 제기기간은 법에 무지한 일반인들이 즉시항고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또한 형사재판의 경우 즉시항고 제기기간의 도과로 재판이 확정되면 실형을 복역하여야 하는 일이 생기므로 민사재판의 즉시항고 제기기간인 7일보다 길거나 적어도 동일한 기간이어야 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사소송법과 달리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정하고 있는 것은 형사피고인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3. 판 단

가. 형사소송법상 즉시항고제도의 의의

법원의 재판 중 결정에 대한 상소제도인 항고는 불복기간의 제한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보통항고와 즉시항고로 구분되는데, 즉시항고는 당사자의 중대한 이익에 관련된 사항이나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신속한 결론을 얻는 것이 필요한 사항 등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법률에서 이를 개별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3일의 제기기간 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이러한 제기기간은 결정을 고지한 날로부터 기산한다(형사소송법 제343조 제2항).

즉시항고는 보통항고와 달리 그 제기기간 내에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법 제410조).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는 결정은 당사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즉시항고에도 불구하고 집행이 이루어져 항고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즉시항고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항고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는데(법제406조) 항고장의 기재사항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고, 항소나 상고와는달리 항고장 제출 이후 항고이유서를 제출하는 절차가 따로 없으므로 실무상으로는 항고장 자체에 항고이유를 기재하거나 즉시 항고이유서를 제출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1)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가) ‘법률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7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에 의하여 형성된 현행 소송법의 범주 안에서 권리구제절차를 보장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입법자는 청구기간이나 제소기간과 같은 일정한 기간의 준수, 소송대리, 변호사 강제제도, 소송수수료규정 등을 통하여 소송법에 규정된 형식적 요건을 충족시켜야 비로소 법원에 제소

할 수 있도록, 소송의 주체, 방식, 절차, 시기, 비용 등에 관하여 규율할 수 있다(헌재 2002. 10. 31. 2001헌바40 , 판례집 14-2, 473, 481 참조).

한편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는 것은 입법자가 그 입법형성 재량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고 그것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헌재 2006. 11. 30. 2003헌바66 , 판례집 18-2, 429, 437; 헌재 2009. 6. 25. 2008헌마259 , 판례집 21-1하, 900, 907-908 참조).

(나) 청구인은 3일이라는 형사소송법상 즉시항고 제기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즉시항고는 위에서 보았듯이 당사자의 중대한 이익에 관련된 사항이나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신속한 결론이 필요한 사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간이하고 신속한 판단을 하기 위한 절차이다. 따라서 즉시항고의 제기기간을 단기로 정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즉시항고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한정되므로 즉시항고를 제기할 것인지 여부 및 어떠한 이유로 즉시항고를 제기할 것인지를 비교적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한편 형사소송법상의 법정기간은 소송행위를 할 자의 주거 또는 사무소의 소재지와 법원과의 거리, 교통통신의 불편 정도에 따라 연장될 수 있으며(법 제67조, 형사소송규칙 제44조), 재소자의 경우에는 교도소장, 구치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자에게 상소장을 제출한 때에는 그 제기기간 내에 상소한 것으로 간주되고(법 제344조 제1항), 상소권자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때에는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할 수 있는바(법 제345조), 이러한 법정기간의 연장 또는 예외에 관한 규정은 즉시항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3일이라는 기간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재판에 대한 불복기간의 제한은 입법자가 상소심의 구조와 성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의 문제이다. 형사재판의 경우는 부당한 구금의 장기화 방지,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증거의 멸실이나 왜곡 방지,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의 목적달성을 위한 형벌권의 조기실현 등을 위하여 민사재판에 비해 보다 신속하게 법률관계를 확정지을 필요가 있는바, 즉시항고 제기기간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은 1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 절반 가량인 3일로 규정한 것은

상대적으로 신속한 확정이 필요한 형사재판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서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행사 및 평등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을 검사가 아닌 당사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사재판에 대한 즉시항고기간을 3일로 제한하고 있다. 그 기간내에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당해 재판의 집행이 정지되지만, 즉시항고기간을 지키지 못한 즉시항고는 결정으로 기각된다.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는 형사재판에는 정식재판청구 기각결정, 상소권회복청구 허부결정, 집행유예 취소결정, 선고유예한 형을 선고하는 결정, 항소기각결정, 형사보상청구 기각결정, 재심청구기각결정, 증인·감정인 등에게 과태료 등을 명하는 결정과 같이 당사자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다. 그러한 재판이 당사자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러한 재판에 대하여 당사자의 불복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

형사재판에 대한 상소절차에서는 상소장을 제출한 뒤에 상소이유를 제출하는 기간이 따로 주어지지만, 즉시항고에 대해서는 즉시항고이유를 제출하는 기간이 따로 주어지지 아니한다. 따라서 즉시항고를 할 때에 즉시항고이유를 함께 제출하여 불복의 사유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형사재판에 대하여 검사는 당해 형사재판절차에 대한 전문가로서 즉시항고 여부와 즉시항고이유를 3일 이내에 마련하여 제출할 수 있겠지만, 검사가 아닌 당사자가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하거나 즉시항고이유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더라도 3일의 기간은 너무나 짧은 기간이다. 검사가 아닌 당사자가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하고 즉시항고 이유를 작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짧은 기간이다. 즉시항고 과정에서 새로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검사가 아닌 당사자에 대해서도 형사재판에 대한 즉시항고기간을 3일로 제한하는 것은 당사자의 법적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사재판에 대한 불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는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을 무시하는 것이고 헌법 제12조 제1항이 보장하는 적법절차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검사가 아닌 당사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제27조 제1항[재판청구권]과 헌법 제12조 제1항[적법절차]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검사가 아닌 당사자가 즉시항고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즉시항고기간을 늘리게 하여야 한다. 즉시항고기간을 늘리면 당해 형사재판의 집행이 정지되는 기간이 늘어나게 되더라도, 형사재판에 대한 당사자의 불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고 밝혀야 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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