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4헌바101 병역법 제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전○진
대리인 변호사 오두진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3누13978 현역병입영처분취소
결정일
2014.03.17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06. 10. 26.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3급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병역처분(이하 ‘이 사건 병역처분’이라 한다)을 받았으나, 그 무렵부터 2011. 11. 15.까지 대학 재학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하였다.
청구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사람으로,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이 2012. 4. 13.
청구인에게 2012. 5. 29.까지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라는 내용의 현역병 입영통지(이하 ‘이 사건 입영통지처분’이라 한다)를 하자, 이 사건 입영통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3. 4. 18. 기각되었고(수원지방법원 2012구합9025) 이에 항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3누13978).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대체복무제 등의 대안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병역법 제3조 제1항 및 제2항, 제5조 제1항이 인격권, 양심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4. 1. 9.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3아582), 2014. 2.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병역법(1993. 12. 31. 법률 제4685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5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57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구 병역법(2006. 3. 24. 법률 제7897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3조 (병역의무) ①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헌법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한하여 복무할 수 있다.
제3조(병역의무) ②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特例)를 규정할 수 없다.
제5조 (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호와 같이 현역·예비역·보충역·제1국민역 및 제2국민역으로 구분한다.
1. 현역: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과 이 법 또는 「군인사법」에 의하여 현역으로 임용된 장교(將校)·준사관(准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
2. 예비역:현역을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 보충역:징병검사(徵兵檢査)를 받아 현역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대상자(現役兵入營對象者)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징병전담의사·국제협력의사·공익법무관·공익수의사·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 제1국민역: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 제2국민역: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身體檢査)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戰時勤勞召集)에 의한 군사지원업무(軍事支援業務)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3. 판단
가. 재판의 전제성의 의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 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의미한다(헌재 2000. 6. 29. 99헌바66 참조).
나. 선행처분의 근거 조항의 위헌 여부가 후행처분 취소소송의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
그리고 두 개 이상의 행정처분이 연속적으로 행하여지는 경우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8542 판결 참조).
따라서 설령 선행처분의 근거법률이 위헌이라고 하더라도 그 위헌성이 명백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한 선행처분에 취소할 수 있는 하자가 있
다. 심판대상조항의 재판의 전제성 인정 여부
현역병 입영통지처분은 현역병입영 대상자 병역처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두 처분은 별개의 행정처분으로서 독립성을 가지므로 병역처분에 하자가 있더라도 그것이 당연무효라고 볼만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병역처분에 의한 입영통지처분은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1두5422 판결 참조).
이 사건 입영통지처분은 청구인을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정한 이 사건 병역처분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구 병역법 제3조 제1항 및 병역의 종류를 정한 구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이 사건 병역처분의 근거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병역법 제3조 제2항은 이 사건 병역처분이나 이 사건 입영통지처분의 근거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며 달리 당해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조항이라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다만 이 사건 병역처분의 근거법률이라 할 수 있는 구 병역법 제3조 제1항 및 제5조 제1항이 설령위헌이라고 하더라도 그 위헌성이 명백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이 사건 병역처분에 취소할 수 있는 하자가 있음에 불과하고, 이 사건 병역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병역처분의 위와 같은 하자는 이 사건 입영통지처분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구 병역법 제3조 제1항 및 제5조 제1항의 위헌 여부는 이 사건 입영
통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그 위헌여부에 따라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의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