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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4. 28. 선고 2015헌바216 판례집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 위헌소원]
[판례집28권 1집 30~36]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3항 단서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해당 형벌조항이 성립될 당시에는 합헌적인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시대 상황이 변하게 되면 더 이상 효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합헌으로 평가되던 법률이 사후에 시대적 정의의 요청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해 버린다면, 법집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깨지고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위헌이더라도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급효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의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여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문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④~⑤ 생략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① 법률의 위헌결정은 법원과 그 밖의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기속(羈束)한다.

②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③ 생략

④제3항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③ 제2항 단서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④ 생략

참조판례

헌재 1993. 5. 13. 92헌가10 등, 판례집 5-1, 226, 249-250

헌재 2001. 12. 20. 2001헌바7 등, 판례집 13-2, 854, 859-860

헌재 2002. 12. 18. 2001헌바55 , 판례집 14-2, 810, 818

헌재 2005. 12. 22. 2003헌가8 , 판례집 17-2, 577, 612

헌재 2008. 9. 25. 2006헌바108 , 판례집 20-2상, 488, 491-492

헌재 2011. 10. 25. 2010헌마661 , 판례집 23-2하, 101, 129

당사자

청 구 인이○태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석영

당해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15재고단28 간통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88. 5. 11. 간통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90고단425, 이하‘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나. 헌법재판소는 간통죄를 처벌하는 형법 제241조 제1항에 대하여 1990. 9. 10. 합헌결정을 선고한 이래 2008. 10. 30.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합헌결정을 선고하였고, 2015. 2. 26.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다. 한편, 종래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면 해당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으나, 2014. 5. 20.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가 신설됨에 따라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에는 그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라. 청구인은 2015. 5. 7. 위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법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에 따라 형법 제241조 제1항은 위 조항에 대한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인 2008. 10. 31.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그 이전의 행위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재심대상판결의 적용법조는 효력을 상실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15. 5. 15.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5재고단28).

마. 청구인은 2015. 5. 20. 위 재심기각결정에 대하여 항고하면서(서울서부지

방법원 2015로32), 2015. 5. 2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5. 5. 29. 기각되자(서울서부지방법원 2015초기458), 2015. 6.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3항 단서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관련조항]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① 법률의 위헌결정은 법원과 그 밖의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기속(羈束)한다.

②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④제3항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②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③ 제2항 단서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종전 합헌결정 후에 유죄판결을 받은 자에 대하여만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도록 함으로써 그 전에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재심청구 및 형사보상청구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형벌조항의 경우 법적 안정성보다 피고인의 인권과 실질적 정의 보장을 우선하기 위해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한 취지에 반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청구 및 형사보상청구에 따른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신설된 것인바, 재정적인 이유로 일부 피고인들로 하여금 무죄판결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간통죄에 대한 종전 합헌결정이 있기 전에 유죄판결을 받은 청구인을 불합리하게 차별 취급하는 것으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 단

가. 쟁점과 심사기준

(1)심판대상조항이‘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 범위를 달리 규율하고 있는 것이 과연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원칙에 반할 뿐이다(헌재 2002. 12. 18. 2001헌바55 ; 헌재 2005. 12. 22. 2003헌가8 ; 헌재 2011. 10. 25. 2010헌마661 등 참조).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고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제정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가 아니면 장래에 향하여 효력을 상실하는가의 문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합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입법자가 법적 안정성과 개인의 권리구제 등 제반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가면서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이다(헌재 1993. 5. 13. 92헌가10 등; 헌재 2001. 12. 20. 2001헌바7 등; 헌재 2008. 9. 25. 2006헌바108 참조).

과거 입법자는 비형벌법규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한 경우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해당 조항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의 이념을 우선한 반면, 형벌법규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한 경우는 해당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의 이념보다 국민의 권리구제 및 기본권 보호의 요청을 우선하도록 하였다(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즉 형벌법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선고하면 종전 합헌결정을 선고

한 사실이 있었는지를 불문하고 해당 조항의 제·개정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2009. 11. 26. 혼인빙자간음죄 처벌조항에 대하여 과거 합헌결정을 변경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면서 위헌결정의 효력을 완전히 과거로 소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통해 그 정당성을 인정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위헌결정이 선고되었다는 이유로 합헌결정 이전에 해당 형벌조항으로 처벌받았던 모든 사람을 무죄로 인정하고 국가로부터 보상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연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정의 관념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의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입법자는 2014. 5. 20.‘형벌법규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내용의 심판대상조항을 신설함으로써,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과 관련하여 과거의 완전 소급효 입장을 버리고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까지 그 소급효를 제한하는 부분 소급효로 입장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을 통해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는 합헌이었음이 인정된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률의 합헌성에 관한 최종 판단권이 있는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 해당 형벌조항이 성립될 당시에는 합헌적이며 적절한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시대 상황이 변화하게 되면 더 이상 효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합헌으로 평가되던 법률이 사후에 시대적 정의의 요청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해 버린다면, 끊임없이 개별 규범의 소멸과 생성이 반복되고 효력이 재검토되는 상황에서 법집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깨지고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는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상황에서는 위헌이라 하더라도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에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급효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의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여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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